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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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가슴이 뭉클하다

북성에서의 일을 아직 다 처리하지 못했지만, 무진은 정말이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가까스로 손에 들고 있던 리스트를 끝낸 즉시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성연을 방문하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이날 성연은 아무리 해도 무진과 통화가 되지 않아 하루 종일 초조함을 억누를 수 없었다.성연은 자신도 모르게 상상하기도 두려운 몇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혹시 무진에게 사고라도 났을까 무척 걱정스러웠다.휴대폰을 들고 손건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손건호 또한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입술을 씹고 있는 성연의 기분이 푹 가라앉았다. ‘강무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섣불리 할머니 안금여에게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무진이 정말 사고가 나지 않았다 해도 할머니는 마음속으로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침대에 앉아 기다리는 것뿐. 계속 무진과의 연락을 시도하며.똑똑똑-호텔 객실 문을 누군가 두드렸다.성연은 미간을 좁혔다. 객실 서비스 시간은 지금 이때가 아님이 기억났다.그리고 음식을 주문하지도 않았다.심지환과 목현수라면 찾아오더라도 미리 알려주었을 터.그럼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안나라는 선례가 있어서 성연의 경계심이 높아졌다.은침을 꺼내며 문을 여는 순간, 문 앞에 섰던 사람이 와락 품에 끌어당겨 안았다.성연이 막 발버둥쳐 벗어나려던 순간 누구보다 익숙한 향이 났다.은침이 다시 천천히 소매 안으로 말려들어갔다. 성연이 고개를 들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누구보다 잘생긴,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성연의 마음은 놀람과 기쁨으로 가득찼다.“무진 씨 어떻게 왔어요?”“보고 싶어서 왔지.” 무진이 조금 뒤로 물러서며 성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무진은 성연의 이목구비 하나하나 뚫어져라 살폈다. 마치 아무리 봐도 부족한 듯이.무진의 시선에 성연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수줍은 마음에 볼이 연분홍으로 물들었다. 볼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성연의 볼을 바라보던 무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성연의 입술을 물었다.성연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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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친오빠처럼

무진이 금방 씻고 돌아오자 성연이 준비해 둔 드라이어로 무진의 머리를 말렸다.이리저리 바람 몇 번을 쇠어준 후 침대에 올라 간 무진은 성연을 품에 안고서 성연에게서만 나는 청신한 약향을 맡았다. 그러자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더니 결국 잠의 세계에 빠졌다.무진이 잠든 후에 숨소리도 점차 고르게 변했다.몸을 옆으로 굴린 성연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콧등을 살짝 눌렀다.그녀는 마음속으로 탄식했다.‘이 남자,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어쩌면 무진의 깊은 품속이 너무 편안했는 지도 모른다. 무진을 바라보던 성연 역시 졸음을 참지 못하고 그의 품에 안겨 잠들었다.두 사람이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날이 밝은 상태.성연이 깨어났을 때 무진은 이미 눈을 뜨고 성연을 바라보고 있었다.성연이 먼저 무진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얼른 일어나요. 오늘 소개해 줄 사람이 있어요.”그 한마디가 무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평소 성연은 무슨 일이 생겨도 대부분 자신에게 감추고 먼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무진은 이것이 성연의 신분과 관련이 있음을 눈치챘다.성연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어느 것도 따져 묻지 않았다.성연이 이렇게 진지한 모습으로 자기에게 사람을 소개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무진은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혹여 어른이 나와서 자신을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면서.성연은 무진의 마음속 걱정을 알지 못한 채 먼저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욕실에서 나온 성연이 방으로 돌아오자, 무진이 이어서 세수하러 갔다.욕실 세면대 앞의 거울로 자신의 슈트를 한 번 더 점검했다. 옷차림이 부적절하지 않는지도 살폈다.성연이 소개하는 이라면 필시 성연에게 중요한 사람일 터.무진이 방으로 돌아오자 성연이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성연과 그들이 약속한 고급 레스토랑.도착했을 때 목현수는 이미 룸 안에 앉아 있었다.성연이 열정적으로 두 사람을 소개했다.“무진 씨, 여기는 제 사형 목현수예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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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다

식사를 마친 후에 목현수가 계산하러 나갔다. 무진도 화장실에 갈 생각으로 룸에서 나왔다.목현수는 아직 카운터에 가지 않았다. 마치 일부러 무진이 나오길 기다렸던 듯하다.목현수는 기질이 온화한 편이지만 눈빛이 날카로워 마치 예리한 검처럼 웃으며 사람을 찌를 것 같았다.그리고 무진은 기질 자체가 서늘해서, 거기에 서 있기만 해도 말이 필요 없다. 눈빛 하나로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두 사람 모두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서로에게 지지 않았다.목현수가 미소를 지으며 무진을 향해 먼저 입을 열고 담담하게 말했다.“WS그룹은 확실히 국내에서는 무척 대단하지요. 그러나 전 세계에서 본다면 그저 그런 수준이죠.”이 말은 분명 무진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뜻.무진의 체면을 전혀 생각지 않은 말이다.입술을 단단히 오므린 무진의 새카만 눈동자에서 짙은 냉기를 뿜어냈다.목현수는 무진의 기세에 눌리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입술에 호선을 그었다.“당신은 나를 이길 수 없으니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습니다.”“그럼 목 선생은 똑똑히 알고 계셔야겠습니다. 당신 것이 아니었던 것은 영원히 당신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무진도 차가운 음성으로 받아쳤다.목현수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건 두고 볼 일이죠.”무진은 결국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성연의 사형이었다. 자신이 지나치게 말하는 것도 좋지 않을 터.그리고 자신과 성연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애정이 있으니 걱정할 게 없었다.목현수, 마음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 보라지.자신은 여태껏 두려워 물러난 적이 없다.한 차례 설전을 벌인 두 사람은 서로가 눈에 거슬리자 헤어져 각자의 볼일을 봤다.화장실을 다녀오던 무진은 마침 계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목현수를 다시 만났다.목현수를 먼저 룸에 들여보낸 후에 무진도 따라 들어갔다.성연은 두 사람이 앞뒤로 나란히 들어오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어째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계산하러 나가면서 강 대표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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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밖으로 나오자 무진이 말했다.“여기 온 뒤로 놀기만 하는 거 아니야? 아직 학교에 안 가봤지? 마침 잘됐다. 내가 데려고 갈까?”무진은 성연의 의견을 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도 사심도 숨어 있었다. 자신이 직접 성연을 데리고 학교에 가면서 목현수를 떨궈내고 싶었다.누군가 그들 두 사람의 세계에 끼어 들어 방해하지 않도록.무진의 뜻대로 하고 싶지 않은 확실했던 목현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러는 건 어때? 마침 가는 길인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Y국에 가보는 건. 오늘 차를 직접 몰고 와서 바람도 쐴 겸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겠다. 학교는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성연은 이 제의가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그러나 무진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우리 전용비행기를 타자. 그러면 빨리 갔다 올 수 있어.”그는 단 1분도 목현수와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성연은 또 유럽을 좀 둘러보고 싶었다. 파리에서 Y국 사이에는 오래된 관광명소가 아주 많아서 한 번 구경하고 싶었다.그래서 성연이 대답했다.“급하지 않아요. 한 번 둘러보면서 바람 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거기 경치가 정말 아름답대요.”말하면서 성연은 무진의 소매를 잡아당겨 흔들기도 했다. 그 동작은 무의식적인 애교의 표현이었다.무진은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언제든 성연 앞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무진.때로는 세상의 진귀한 모든 것들을 성연에게 주고 싶었다. 그런데 성연에게서 이런 눈빛을 언제 받아볼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자신이 거절할 수 없는 애교였다.“그렇게 오래 차를 타면 피곤하지 않아?” 무진이 친절하게 물었다.차를 잠깐 타는 건 괜찮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불편하다.무진이 성연을 개인 비행기에 태우려는 주된 이유다.물론 목현수와 동행하고 싶지 않은 것도 일부 있지만.“괜찮아요. 무진 씨도 나를 너무 우습게 보는거예요?” 성연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알았어, 이따가 불편하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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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사형의 저택

목현수는 앞에서 차를 몰았고, 무진과 성연은 뒷좌석에 앉았다.도중에 많은 아름다운 경치들을 구경하느라 성연은 심심하지 않았다. 마음에 든 풍경들을 모두 휴대폰으로 찍었다.간식을 먹으면서 창밖으로 풍경을 구경하는 게 무척 즐거웠다.무진이 수시로 옆에서 휴지를 건넨다, 음료수를 건넨다 하며 세심하게 성연을 살폈다.목현수는 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강무진 같이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성연을 돌보고 있었다.정말 보기 드문 모습이라 할 만했다.그리고 무진이 성연을 바라볼 때와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차렸다.그 눈에 담긴 깊은 애정을 숨길 생각을 하지 않았다.성연도 그 모습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북성에 있을 때부터 성연은 강무진에게서 늘 이런 보살핌을 받은 게 분명했다.목현수는 묵묵히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차를 몰았다.성연과 무진 사이에는 다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지금은 입을 열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님을 목현수도 알았다.이렇게 여기저기 둘러보며 그들 세 사람은 Y국, 옥스퍼드대학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막 Y국에 들어섰을 때 목현수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성연아, 너 내 저택에 놀러 가지 않을래? 여기에 부동산을 하나 장만했는데, 아주 아름다워. 네 마음에 들 거라 믿어.”성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무진이 먼저 거절했다.“아무래도 묵 선생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는 게 좋겠군요. 제가 성연일 데리고 가능한 빨리 입학 수속을 처리하겠습니다. 그 후에 학교를 둘러보는 게 이후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무진한 말들은 모두 이치에 합당했고 성연을 위한 고려가 돋보였다.목현수만이 성연을 자신의 곁에 두고 싶지 않은 무진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목현수가 다시 권했다.“오래는 걸리지 않아요. 반나절이면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습니다. 금방이죠.”그러면서 목현수가 성연을 쳐다보았다.“설마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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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너무 섣부르신 것 같군요

30분 가까이 운전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성연은 차에서 내려 앞의 장면을 보고 좀 멍해졌다.눈 앞에 자리한 것은 시선이 닿는 곳마다 예술적 향취가 배어 있는 고성이다.고성의 벽면은 담쟁이덩굴이 빼곡하게 뒤덮고 있었다. 중간중간 섞여 있는 이름 모를 들꽃이 청순하면서 예뻤다.목현수도 성연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 “들어가자.”“사형, 이... 이곳에 사는 거예요?” 성연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았다.목현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에 두 사람을 데리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차는?” 성연은 입구에 세운 차를 가리키며 물었다. 설마 차를 그냥 두고 들어가는 건가, 하고 생각하면서.“이따가 사람이 와서 몰고 올 테니, 두 사람은 그냥 따라 들어와.” 목현수가 성 안으로 들어갔다.뒤에 서 있던 성연은 무진의 손을 잡고 따라 들어갔다.하지만 성연을 더 놀라게 할 게 아직 남아 있었다.두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섰을 때, 유럽 명문귀족 가문에서나 볼법한 복장을 한 10여명의 고용인들이 입구 양 옆에 줄지어 서서는 자신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깍듯하게 인사했다.목현수를 향한 성연의 동공이 충격으로 흔들렸다.“사형이 정말 성공하긴 했나 봐요. 와, 정말 대단하네, 대단해.”목현수는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용인들을 각자의 일을 하도록 제 자리로 돌려보낸 목현수가 성연에게 말했다.“내가 성 내부를 구경시켜 줄게.”성 내부를 둘러보면 볼수록 성연은 속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유럽 쪽의 저택은, 특히 이런 고성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어느 정도의 신분이나 지위가 없다면 이런 곳을 살 엄두도 못 낼 터.그리고 저택에 이렇게 많은 고용인들을 두고 부린다는 것은 그냥 사치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했다.고성 뒤편에는 라벤더로 뒤덮인 정원이 있었다.푸른 하늘과 푸른 나무를 배경으로 눈에 펼쳐진 보라색 향연이 무척 아름다웠다.산들바람이 스치고 지나가자 공기 중에 온통 라벤더 향이 가득했다.성연은 두 팔을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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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특별한 대우

무진은 사실 목현수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에 약했다.어찌나 능숙하게 성연 앞에서는 전혀 드러내지 않는지, 완전 능구렁이가 따로 없다.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어쨌든 철저하게 대비해서 목현수가 빈틈을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없게 할 것이다.무진은 더 이상 알고 싶지도, 또 목현수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무진이 자리로 돌아가니 성연은 이미 케이크를 다 먹은 후였다.케익을 먹고 기운을 차린 성연은 고성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싶었다. 고성의 내부 구조에 대해 무척 흥미가 생겼던 것.무진은 성연과 같이 고성을 둘러보았다.두 사람이 정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성연이 호기심에 돌아보니, 화원 중앙에 급정거한 한정판 롤스로이스가 눈에 들어왔다.곧이어 차에서 아주 예쁜 금발 미녀가 내렸다.아름다운 몸매에 코가 오똑한데다 짙은 푸른 눈동자의 여자는 마치 요정 같았다.그런데 그녀를 돌아본 목현수의 안색이 일변하더니 몸을 돌려 내빼려 했다.금발의 미녀는 하이힐임에도 재빠른 걸음으로 목현수 앞으로 달려와 그의 진로를 막아섰다.“목현수, 왜 달아나요?”현행범으로 잡힌 모양이 되니 사랑하는 후배 앞에서 일순 난처해진 목현수.하지만 이미 당도한 사람 앞에서 실례를 범해서는 안 되는 법.성연은 지금 이 상황이 아주 재미있게 여겨졌다.사형 목현수에게 이런 표정을 짓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여태 본 적이 없었다.성연이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사형, 이 여성은 누구세요?”목현수는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성연이 물으니 할 수 없이 소개했다.“이 여성은 미스 샤넬, 유럽에서 알게 된 지인이야.”“안녕하세요 미스 샤넬, 저는 송성연이라고 해요. 목현수 씨의 후배예요.” 성연이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미스 샤넬도 손을 내밀며 성연의 손끝을 살짝 스쳤다.“나는 샤넬이에요.”무진은 샤넬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강무진입니다.”미스 샤넬도 같이 턱을 까딱이며 인사했다.샤넬이라는 이 여성은 명문 귀족가문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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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내가 사랑하고 있는데

결국 미스 샤넬은 목현수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고성에 남았다.목현수는 다시 차를 운전해서 무진과 성연을 학교까지 배웅했다.차 안에서 성연이 목현수를 놀렸다.“사형, 미스 샤넬은 사형의 여자사람 친구인가 보네요.”성연은 미스 샤넬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다. 집안이나 외모 같은 건 말할 것도 없다.다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던 사형에게 과연 어떤 미인이 어울릴지.목현수가 머리가 아픈 듯 눈살을 찌푸렸다. “난 정말 생각 없어. 그녀 혼자 저러는 거야.”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무진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무진의 생각에 성연의 사형이라는 이 작자는 여자를 밝히는 바랑둥이가 분명했다.아니 왜 미스 샤넬이 찾아와서 저러겠는가? 목현수가 제대로 거절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물론 이건 무진의 일방적인 추측일 뿐, 사실이 어떻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어쨌든 껌처럼 달라붙어서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는 여자들도 있는 법.이런 일에 대해서라면 무진도 경험이 있으니까.성연은 턱을 괸 채 느물거리며 말했다.“내가 보기에 미스 샤넬 꽤 괜찮은 것 같아요. 사형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던데, 사형은 미스 샤넬과 사귈 생각 없어요?”미스 샤넬처럼 도도한 사람이 쫓아다닌다는 것은 목현수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진심이라는 말이다.미스 샤넬에게 구애하는 사람도 분명 많을 텐데, 그런데도 그녀는 직접 목현수의 고성을 방문했다. 말하자면, 좋아하고 싫어함에 있어 아주 솔직한 사람인 것이다.목현수는 두 번 생각도 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감정의 부분은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느낌이 없는 건 없는 거야. 미스 샤넬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아.”“당연하죠. 사형을 저렇게 좋아하는데 그리 쉽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겠어요?” 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미스 샤넬을 거들었다.이 일에 대해 성연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갑갑했던 목현수.그래서 그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어른들의 일이니 어린애는 신경 쓰지 마.”“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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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불행한 일

성연과 무진은 손을 맞잡은 채 아주 다정한 모습으로 걸어갔다.두 사람이 막 학교 담당자를 찾아가서 입학 수속을 밟으려던 때.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일을 목격했다.비명에 이어 아이를 데리고 있던 동양 여성이 지나가던 차에 치였다.여성은 입에서 피를 토하고 손을 떨면서 아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아기, 내 아기...”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약해서 바짝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었다.여성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누워 있는 아이도 혼수상태였다.아이의 얼굴은 핏기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백한 것이 부상이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운전자가 바로 차에서 내렸다. “아, 아주머니, 괜찮으세요?”당황한 운전자는 그저 바닥에 누운 여성과 아이를 바라만 보았다. 의학적 지식이 없어서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다.그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잇달아 모여들며 길에 쓰러진 모자를 동정했다.“빨리 구급차를 불러,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와서 처리하게 해.”“이렇게 어린 아이인데, 정말 불쌍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거야?”“제발 이들이 무사했으면 좋겠어요.”군중 속에 있던 누군가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렀다.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한 채 그저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 무진은 제일 먼저 성연의 눈과 귀를 가렸다.성연이 이런 피로 범벅이 된 장면을 보고 무서워할까 봐.청력이 뛰어난 성연은 주위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음성을 들었다.성연이 무진의 손을 치우려고 했지만, 무진은 손을 내리지 않았다.“가만 있어. 아니야, 널 데리고 다른 데로 가야겠다.”이미 구급차를 불렀으니, 저들이 살아날 지는 이제 하늘에 맡길 수밖에.주위를 둘러싼 이들 모두 보통 사람들이다 보니,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도우려 해도 마음만 있을 뿐.“그러지 말아요, 무섭지 않아요.” 성연은 눈앞에 사고가 생겼음을 알고는 자신이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알았어.” 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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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이 소녀는 천사다

성연은 잠시 자리에 서서 여자와 아이의 상황을 관찰했다.충분히 관찰한 다음 성연은 앞으로 걸어갔다.이번에는 무진도 성연을 막지 않은 채 제자리에 서서 지켜보았다.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성연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구경하는 게 싫었다.그러나 사람 생명과 관련된 일. 성연은 잠시 망설였지만 여전히 꿋꿋한 걸음으로 다가갔다.성연은 여자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맥을 짚었다.옆에서 바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저 여자애 뭘 하려는 걸까?”“아마도 사람을 구하려는 거겠죠? 근데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진짜 구할 수 있을까요?”“그만 말해요. 이런 상황에 의학적 지식이 없다면 감히 앞에 나서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는 조용히 지켜보면 돼요.”그 말에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은침을 꺼낸 성연은 여자의 몸에서 혈자리를 찾아 찌른 후 먼저 출혈을 막았다.그러나 여자의 상황은 생각보다 위급했다. 조금 전 맥을 짚던 성연은 여자의 간이 파열된 것을 알았다. 이런 심각한 상태는 성연으로서도 방법이 없었다.의료 기구가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가볍게 놀러 나온 상황이라 성연은 은침 외에 가지고 있는 약도 없었다.그러나 다행히 은침으로 혈도를 막아서 과다출혈을 피할 수 있었다.이 모든 과정을 끝낸 후에 성연은 여자의 손을 톡톡 두드렸다.“몸을 움직이면 안돼요. 괜찮아요, 겁내지 마세요.”여자의 손이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성연은 조금도 꺼리지 않았다.바닥에 쓰러진 여자는 성연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입으로 계속 중얼거리기만 할 뿐. “아기, 내 아기, 내 아기 좀 살려주세요.” 이국 타향에서 마치 의지할 곳을 찾은 듯이 여자는 눈에 자그마한 희망을 빛을 담은 채 성연을 바라보았다.“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당신부터 보고 나서 아이도 살펴 볼게요.” 성연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성연은 자신이 모르는 증세가 있지는 않은 지 여자의 곁에 좀 더 머물렀다. 피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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