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631 - Chapter 640

1132 Chapters

제631화 송석훈의 아들이라는 것

성연신은 시선을 내려 심지안의 눈시울이 토끼처럼 붉어진 것을 발견했다. 물기에 젖은 눈동자와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은 어떤 남자도 당해내지 못하고 심지안을 위로해 줄 것이다. “왜 울어요.”성연신은 마음이 아파 재빨리 심지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성연신이 심지안을 괴롭힌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우는 것인지.“손대지 마요.”심지안은 성연신의 손을 밀어내고 눈물을 훔치며 성연신을 무시해 버렸다.성연신도 어쩔 수 없었다. 커다란 손으로 심지안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전했다.어느 정도 진정이 된 심지안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졸음이 몰려왔다.눈을 감자 바로 잠이 쏟아졌다.성연신은 떠나지 않고 심지안을 안고 잠에 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철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홍지윤이 죽어도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성연신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사람 몇 명을 데리고 홍지윤을 끌고 부두로 와요. 이따가 도착할 테니.”안철수가 머뭇거리며 얘기했다.“정말 물고기 밥으로 던져줄 건가요? 비실비실해서 물고기 밥이 될 수 있겠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물고기가 뼈를 씹어먹을 것도 아니고...”“쓸데없는 말이 많네요.”“알겠습니다. 이따가 봬요.”전화를 끊은 성연신은 송준의 연락처를 찾아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그리고 바로 차에 탔다.송준은 문자를 받은 후 바로 송석훈을 찾아가 물은 후 대답을 받았다. 송준은 한참이나 멍하니 있으며 송석훈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도 믿지 못했다.부두로 향하는 길. 송준은 임시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홍지윤을 구해오라고 했는데 왜 계속 가만히 있어요?!”임시연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홍지윤이 어디 갇혀있는지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구해요. 성연신이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연신이 앞에서 잔머리 굴리는 게 쉽지 않아요.”“쓸모없는 사람. 할 줄 아는 일이 없어.”임시연이 성연신을 유혹한 지 오래되었지만 임신은 결국 심지안이 했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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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쓸모없는 사람

홍지윤을 본 송준은 놀랐다. 홍지윤은 다리 하나가 부러져 있었고 얼굴은 흙빛에,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원래도 마른 몸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살가죽이 뼈에 붙을 만큼 살이 빠져있었다.홍지윤은 송준을 보고 표정이 약간 환해졌다.송준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홍지윤을 바라보지 못했다.안철수가 의자를 가져와 성연신 옆에 놓았다.검은색 코트를 입은 성연신은 저승사자 같은 차가운 얼굴로 도도하게 송준을 내려보고 있었는데 권력자의 포스는 여전했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패딩을 입은 안철수는 몸집이 더욱 거대해졌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송준을 보며 물었다.“돈은? 4천억을 가져오라고 했을 텐데.”“아버지가 홍지윤을 너한테 넘기기로 했어. 쓸모없는 사람이니 이제 비밀 조직에서도 큰 가치가 없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홍지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홱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럴 리가 없어! 송석훈 님이 나를 버릴 리 없어!”송준은 홍지윤을 무시하며 성연신을 보고 얘기했다.“치워버려.”“앞으로 송석훈이 너한테 똑같은 말을 할 것 같지 않아?”웃을락 말락 하는 성연신은 이런 결과를 예상한 듯했다.송준은 여전히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그럴 리 없어. 난 아들이야. 홍지윤과는 달라.”“네가 무슨 친아들도 아니고.”“죽일 거야, 말 거야? 내가 도와줘?”송준은 짜증스레 얘기했다. 이 짜증은 홍지윤에 대한 죄책감과 이해할 수 없는 매정한 선택을 한 송석훈한테서 비롯된 것이었다.송석훈이 잔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홍지윤은 비밀 조직에서 10년을 일했다.10년 동안 같이 산다면, 키우던 개한테도 감정이 생길 것이다.성연신은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눈썹을 까딱였다.“안철수 씨.”“네.”안철수는 고양이를 들어 올리듯이 홍지윤의 멱살을 잡고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홍지윤의 아래에는 차갑고 깊은 바닷물이었다.묶여있지 않고, 다리가 부러지지 않아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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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믿기지 않는 일

“성 대표님, 이렇게 해서 이 여자가 우리한테 고마워할까요?”성연신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의 홍지윤을 쳐다보며 얘기했다.“고마워할 필요까지는 없어. 송석훈을 원망하게 만들면 돼.”홍지윤은 비밀 조직의 핵심 인원으로서 많은 일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성연신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파낼 예정이었다. 홍지윤을 죽여봤자 괜히 손만 더럽히는 꼴이 될 거니까....심지안은 깊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하늘이 어두컴컴해진 후였다.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옆을 더듬거렸다.그 어떤 온기도 없이 차가웠다.보아하니 성연신은 일찍이 떠난 모양이었다.내려가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서백호가 들어왔다.“가서 이 제비집을 끓여요. 그리고 내려가서 어르신의 카디건을 가져와요.”서백호는 두 가정부에게 일을 시키고 손을 저으며 빨리 행동하라고 눈치를 줬다.가정부는 서백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빠릿빠릿 행동했다.심지안은 부엌으로 가서 수저를 들고 오더니 얘기했다.“제비집을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같이 식사하고 가세요.”“난 오늘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찾아온 건 긴히 할 말이 있어서예요.”“제비집을 주시러 온 게 아니에요?”숟가락을 들고 있던 심지안은 그대로 굳어버려 국을 흘리고 말았다.서백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 가정부가 멀리 떠난 것을 본 서백호는 다시 심지안을 바라보며 얘기했다.“내일 점심, 차 한 대가 지안 씨를 데리러 올 거예요. 차를 타고 와요. 만날 사람이 있어요.”심지안은 의아해하며 물었다.“누구요?”“만나면 알 거예요.”서백호는 부드럽게 웃으며 얘기했다.“지안 씨가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요.”“보고 싶은 사람...”심지안은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데...”엄마. 그리고 할아버지.심지안을 잘 대해주던 두 사람은 이제 세상을 떠났다.서백호는 작게 웃으면서 믿음직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가보면 알아요. 지금은 많이 말할 수 없어요.”“연신 씨가 저를 막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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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감동한 것은 아니다

김민수는 한참이나 침묵을 지켰다. 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임시연은 마음이 복잡해서 다시 입을 열었다.“민수 씨, 민수야? 듣고 있어?”“무슨 일이죠.”“너랑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 그러는데, 우리 좀 만날까?”대답을 들은 임시연은 환하게 웃으며 얘기했다.“나를 만나서 한 번 더 죽이려고요?”“아니... 그건 오해야... 만나서 제대로 해명하게 해줘. 나도 어쩔 수 없었어...”임시연이 울먹이면서 불쌍한 척 얘기했다.“성연신의 침대에 기어 올라간 것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거예요?”“그래...”임시연의 울먹임은 더욱 커졌다.“제발... 이렇게 날 수치스럽게 만들지 마... 모든 일은 내가 만나서 해명할게.”“생각 좀 해볼게요.”임시연은 살짝 짜증이 났다. 예전의 김민수는 제발 한 번만 만나달라고 매달려서 구애하던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다.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성을 붙잡은 임시연은 앞으로 남은 날이 많다고 생각하며 화를 억눌렀다.작은 일에 흔들리면 큰일을 망칠 수 있다.김민수의 존재는 가장 큰 우환이다. 김민수가 임시연을 까밝히는 순간, 임시연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그래. 그럼 천천히 생각하고 나서 다시 연락해.”...동지가 지나자 날은 더욱 추워졌다.밤에는 눈이 내렸는데 그 세상에 밖은 눈으로 뒤덮여 버렸다. 아침, 성연신은 심지안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겨울에 입을 임산부의 옷을 골랐다.쇼핑몰에서 주차장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길가에서 탕후루를 파는 것을 본 심지안은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성연신은 심지안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물었다.“어느 탕후루가 먹고 싶은 거예요? 오리지널? 아니면 딸기요?”“오리지널이요.”“두 개 주세요.”심지안은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보며 얘기했다.“난 하나만 먹을 건데요?”“냉장고에 넣어두고 오후에 더 먹어요.”오랜 시간 동거하다 보니 성연신은 심지안의 습성을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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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다

“...”심지안은 성연신이 일부러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었다.오리지널 산사 탕후루를 다 먹고 나니 이가 시릴 정도였다.성연신은 친절하게 보온병은 건네주었다. 보온병의 물을 반 정도 마시고 나서야 심지안은 입안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중정원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얼마 있지 않고 바로 회사로 갔다.심지안은 낮잠을 자지 않고 1층 소파에 앉아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벽에 걸린 시계의 시침이 1을 가리키자, 서백호가 찾아왔다.환한 표정의 심지안이 바로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백호 아저씨!”서백호는 심지안을 향해 손을 저었다. 그러자 심지안이 바로 따라갔다.마당으로 나갔지만 보디가드들은 심지안을 막지 않았다. 심지안은 마음 편히 서백호의 차에 앉았다. 옆의 서백호는 심지안을 위해 문을 닫아주면서 얘기했다.“나는 가지 않을 겁니다. 사람이 많으면 눈에 띄기 쉬우니까요. 그곳에서 가서 2번 방을 찾아가면 됩니다.”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차가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창밖의 풍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두 손을 꽉 쥔 심지안의 마음은 떨리고 긴장되었다.심지안의 예상이 십중팔구 맞을 것이다.할아버지는 살아있다....이름이 무릉도원인 한 식당.이곳은 비밀스러운 곳이었다. 모든 룸은 따로 된 마당이 있었다. 물론 벽 하나만 사이 두고 있지만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어젯밤에 눈이 내렸기에 직원들은 티테이블을 마당에 내왔다. 그 옆에 난로까지 두니, 차를 마시면서 설경을 즐기는 것이 별미였다.임시연은 새하얀 눈밭에 서서 김민수의 팔짱을 끼려고 했지만 김민수는 차갑게 피하면서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나한테 손대지 마요.”김민수가 차갑게 밀어냈다.임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나랑 연신이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네 애를 임신하고 성연신을 찾아갔겠어? 난 그냥 우리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던 것뿐이야.”“사실은 그냥 성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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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눈에 익은 사람

김민수가 떠나자마자 마당에 있던 임시연은 추워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옷깃을 꽉 여미고 바로 김민수를 좇아 나갔다.2번 방에 서 있던 성수광은 마침 임시연과 마주쳤다. 익숙한 분위기에 발걸음을 멈춘 임시연은 천천히 문을 열어 확인하려고 했다.임시연이 성수광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성수광은 지팡이를 휘둘렀다.놀란 임시연이 피하려고 했지만 임신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꽤 어려웠다. 그러다가 팔을 얻어맞아 비명을 꽥 질렀다. 그리고 눈앞의 노인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이 노인네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귀, 귀신이다!“네 배 속의 아이는 우리 성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야! 네 이년! 감히 우리를 속여!?”성수광은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럴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임시연 때문에 성연신과 심지안이 싸우고 화목하던 가정이 깨졌다.불쌍한 심지안이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모든 게 임시연의 거짓말이었다니.“아니에요, 할아버지. 제 아이는 연신이 애가 맞아요. 나이가 드셔서 잘못 들으신 거예요.”임시연이 대충 얼버무리며 성수광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주변에 CCTV가 있는지 둘러보았다.“전에 금방 돌아가셧다고...”“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성수광은 차갑고 엄숙한 얼굴로 화를 내며 얘기했다.“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난 너 같은 손녀를 둔 적 없어! 우리 성씨 가문은 너와 상관이 전혀 없어! 감히 이딴 짓을 해?! 어떤 후과를 겪을지는 너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성수광은 임시연과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핸드폰으로 성연신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했다.하지만 임시연은 성수광을 막아야 했다. 주변에 놓인 꽃병을 보고, 장갑을 낀 손을 보던 임시연은 마음을 먹은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쨍그랑.큰 소리와 함께 꽃병이 깨졌다. 꽃병의 파편에는 피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몸을 바르르 떤 성수광은 들었던 핸드폰을 그대로 떨어뜨렸다. 성수광의 이마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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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고미연과 닮은 사람

심지안은 조급해하면서 빠르게 사건의 경과를 서술해 주었다. “직원한테 물어봤는데 고객의 사생활을 위해 CCTV는 설치하지 않았대요. 얼른 가서 경찰에 신고부터 해요. 내가...”성연신은 어두운 표정으로 심지안의 말을 잘랐다.“이미 신고했어요. 이미 사람들이 식당에 가서 증거를 찾으러 갔어요. 현장에서 수상한 사람 못 봤어요?”“네...”“할아버지랑 만나는 거,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예요?”“허락해 주지 않을 것 같아서요. 게다가 할아버지가 살아계신다는 사실도 숨겼잖아요.”성연신은 심지안을 쳐다보고 그녀를 끌어당겨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가끔은 모르는 게 약입니다.”성연신은 심지안까지 이 위험 속으로 끌어당기고 싶지 않았다. 성연신이 서 있는 곳은 늪과도 같아서 사방에 위험이 가득했다.심지안은 입을 비죽이며 얘기했다.“날 못 믿는 거죠?”“...”성연신은 그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믿음은 종잇장과도 같아서 찌그러지면 원상태로 돌아오기 어렵다고.경찰이 와서 현장에 있던 사람의 진술을 받아 갔다. 그러다 어느새 배청미의 순서가 되었다.“현장에서 뭘 봤습니까. 방의 문은 열려 있었나요, 닫혀 있었나요.”잠시 머뭇거리던 배청미가 대답했다.“문은 반쯤 닫혀있었어요. 제가 봤을 때...”“뭘 봤죠?”“...무서워요.”“괜찮습니다. 본 게 있다면 모두 얘기해 주십쇼. 저희가 보호해 드리겠습니다.잠시 입술을 달싹인 배청미가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밖에서 봤을 때, 심지안 씨가 꽃병을 닦고 있었어요.”경찰은 옆의 동료를 쳐다보더니 물었다.“확실합니까?”일반인이라면 범인이 놓고 간 증거를 찾기 위해 사건 현장을 보호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심지안이 꽃병을 닦았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러웠다.“네. 게다가 심지안 씨는 방에서 5분 정도 있다가 나와서 구조요청을 했어요.”“그렇게 오래 있었다는 걸 어떻게 압니까?”“제가 화장실에 갔거든요. 갈 때 지안 씨는 방에 있었어요. 문이 반쯤 열려 있어서 안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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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죽어야 하는 건 너야

손남영도 믿지 못해서 굳어버린 채 물었다.“잘못 본 거 아니야...?”심지안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배청미과 심지안은 처음 보는 사이기에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배청미는 표정이 약간 변해서 억울한 듯 얘기했다.“날 못 믿는 거야?”“아니, 아니. 내가 못 믿는 게 아니라... 그냥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피곤해서 잘못 본 거 아니야?”“위증은 범죄입니다.”차가운 눈빛의 성연신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말투로 얘기했다. 성연신의 말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다.배청미는 손남영을 믿고 지지 않고 얘기했다.“성 대표님, 어르신은 친가족이고 심지안 씨는 전처잖아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서 속상하신 것 알아요. 하지만 저도 성 대표님과 남영 씨가 오랜 친구인 걸 알기에 본 걸 모두 얘기한 거예요. 그러니 전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요. 하늘에 대고 맹세합니다.”그 말을 들은 심지안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매번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을 보면, 심지안은 바로 달려가 뺨을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심지안은 매번 참았다.길가의 개가 짖는다고 같이 개가 될 수는 없으니까.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정말 배청미와 처음 만나는 사이인가?처음 만난 사이에, 아직 잘 모르는 사이에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손남영은 맹세까지 하는 배청미를 보고 놀라서 그녀를 끌어당겨 낮게 속삭였다.“그만 얘기해.”“왜... 난 성 대표님을 생각해서 한 말이야...”배청미는 억울하다는 듯 표정을 구겼다.“됐어요. 내가 알아서 판단합니다.”성연신의 조각 같은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 서렸다. 검은 눈동자는 먹을 갈아 만든 것 같았는데 그의 감정을 그 어둠 속에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 알 수 있었다. 성연신은 지금 심지안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성연신을 쳐다보며 마음이 떨렸다.배청미는 주먹을 꽉 쥐었다. 한순간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에 질투가 서렸다.손남영은 이 장소에서 같이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성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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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그 누구도 그녀의 편은 아니었다

심지안은 백연과 성여광을 상대할 힘도 없었다. 그저 묵묵히 소매로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고 조용히 병실로 걸어가 성수광 옆을 지켰다.그 모습을 본 백연은 더욱 화가 났다. 심지안의 멱살을 꽉 잡고 흔들며 얘기했다.“내 말이 안 들려?! 귀먹은 거야!?”“못 들은 척하면서 책임을 피하려고 하지 마. 우리도 경찰한테서 다 들었어. 네가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며? 얼른 가서 자수 해!”성여광도 백연의 옆에서 거들면서 울분을 쏟아냈다. 할아버지가 심지안 때문에 죽을 뻔했다. 경찰도 심지안을 유력 용의자로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성연신은 심지안을 감싸고 돌다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성연신은 사랑에 눈이 먼 바보였다.“됐어!”성연신이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시선으로 얘기했다.“난동을 피우려거든 나가서 피워. 이곳에서 시끄럽게 하지 말고.”“형, 난동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우리는 심지안이 죗값을 받게 할 거예요!”“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만 빠져.”“알아서 한다면서, 왜 심지안을 경찰에 안 넘겨요?!”“경찰 쪽에도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24시간이면 풀어줘야 해. 그럴 바에는 내 곁에 두고 내가 직접 조사할 거야.”성연신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성여광을 훑어보며 차갑게 얘기했다.심지안은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손남영 앞에서는 심지안을 믿어주더니, 성여광 앞에서는 또 그녀를 의심한다.도대체 어느 쪽이야말로 성연신의 진심인지, 심지안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다 소용없다.성여광은 굳어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정말... 형이 조사하려고요?”“날 의심하는 거야?”성연신의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차갑고 무서웠다.무거운 압박감 앞에서 성여광은 고개를 저으며 마른침을 삼켰다.“아니요, 난 당연히 형을 믿죠...”“우리는 그저 어르신이 걱정되고 또 범인이 도망칠까 봐 그래. 왜 여광이한테 겁을 주고 그래. 게다가 넌 어르신이 살아계신다는 걸 우리한테 숨겼잖아. 이건 해명 안 할 거야?”백연이 불만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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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성연신은 몸을 일으켜 컵에 물을 따르며 백연에게 얘기했다.“사업을 하고 싶으면 해요.”성수광이 얘기했었다. 백연이 어떤 사람이든지, 성형찬이 바람을 피운 것은 사실이니 성씨 가문은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백연을 도와줄 수 있을 만큼 도우라고 했다.“그럼...”“사업을 해서 성과가 보이면, 앞으로 도와줄지 말지 생각해 보죠.”백연은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백연은 무표정한 성연신을 쳐다보며 자기가 어린 성연신을 얼마나 모질게 대했었던지를 떠올렸다.어린 성연신은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모든 사람을 차갑게 대했다. 백연도 그런 성연신에게 정을 붙이지 못했다.게다가 성수광이 성여광을 더 아껴줬으면 해서 항상 몰래 성연신을 괴롭혔다.하지만 성수광은 항상 성연신을 더욱 아꼈다.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성수광이 이유도 없이 성연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성연신은 항상 성여광보다 좋은 성과를 내보였다.그녀는 처음부터 줄을 잘못 탔다.백연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지나간 20여 년을 돌아보다가 그제야 깨달았다.성여광은 심지안을 경찰서에 데려가지 못하자 그대로 병원을 떠났다.그러면서 백연을 원망했다.두 사람이 떠나자 병실은 조용해졌다.성연신은 심지안의 손을 꽉 잡고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송씨 가문이 성여광 쪽에 소식을 흘린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지안 씨를 의심해서 그렇게 얘기한 건 아니에요.”성형찬은 이미 버려졌으니 성여광을 이용하려는 것이다.시선을 내린 심지안은 가볍게 얘기했다.“괜찮아요.”어차피 심지안은 신경 쓰지 않았다. “운전기사한테 지안 씨를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요. 가서 쉬어요. 할아버지 쪽은 제가 지키고 있을게요.”“아니요. 전 쉬고 싶지 않아요.”성수광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잠이 올 리가 없었다.성연신은 화장기 없이 깨끗한 심지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깨끗한 얼굴에는 보송보송한 솜털까지 잘 보였다.그런 심지안을 쳐다보는 성연신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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