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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쓸모없는 사람

홍지윤을 본 송준은 놀랐다. 홍지윤은 다리 하나가 부러져 있었고 얼굴은 흙빛에,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원래도 마른 몸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살가죽이 뼈에 붙을 만큼 살이 빠져있었다.

홍지윤은 송준을 보고 표정이 약간 환해졌다.

송준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홍지윤을 바라보지 못했다.

안철수가 의자를 가져와 성연신 옆에 놓았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성연신은 저승사자 같은 차가운 얼굴로 도도하게 송준을 내려보고 있었는데 권력자의 포스는 여전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패딩을 입은 안철수는 몸집이 더욱 거대해졌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송준을 보며 물었다.

“돈은? 4천억을 가져오라고 했을 텐데.”

“아버지가 홍지윤을 너한테 넘기기로 했어. 쓸모없는 사람이니 이제 비밀 조직에서도 큰 가치가 없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홍지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홱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 없어! 송석훈 님이 나를 버릴 리 없어!”

송준은 홍지윤을 무시하며 성연신을 보고 얘기했다.

“치워버려.”

“앞으로 송석훈이 너한테 똑같은 말을 할 것 같지 않아?”

웃을락 말락 하는 성연신은 이런 결과를 예상한 듯했다.

송준은 여전히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그럴 리 없어. 난 아들이야. 홍지윤과는 달라.”

“네가 무슨 친아들도 아니고.”

“죽일 거야, 말 거야? 내가 도와줘?”

송준은 짜증스레 얘기했다. 이 짜증은 홍지윤에 대한 죄책감과 이해할 수 없는 매정한 선택을 한 송석훈한테서 비롯된 것이었다.

송석훈이 잔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홍지윤은 비밀 조직에서 10년을 일했다.

10년 동안 같이 산다면, 키우던 개한테도 감정이 생길 것이다.

성연신은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눈썹을 까딱였다.

“안철수 씨.”

“네.”

안철수는 고양이를 들어 올리듯이 홍지윤의 멱살을 잡고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홍지윤의 아래에는 차갑고 깊은 바닷물이었다.

묶여있지 않고, 다리가 부러지지 않아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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