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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눈에 익은 사람

김민수가 떠나자마자 마당에 있던 임시연은 추워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옷깃을 꽉 여미고 바로 김민수를 좇아 나갔다.

2번 방에 서 있던 성수광은 마침 임시연과 마주쳤다. 익숙한 분위기에 발걸음을 멈춘 임시연은 천천히 문을 열어 확인하려고 했다.

임시연이 성수광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성수광은 지팡이를 휘둘렀다.

놀란 임시연이 피하려고 했지만 임신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꽤 어려웠다. 그러다가 팔을 얻어맞아 비명을 꽥 질렀다. 그리고 눈앞의 노인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 노인네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귀, 귀신이다!

“네 배 속의 아이는 우리 성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야! 네 이년! 감히 우리를 속여!?”

성수광은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럴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임시연 때문에 성연신과 심지안이 싸우고 화목하던 가정이 깨졌다.

불쌍한 심지안이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모든 게 임시연의 거짓말이었다니.

“아니에요, 할아버지. 제 아이는 연신이 애가 맞아요. 나이가 드셔서 잘못 들으신 거예요.”

임시연이 대충 얼버무리며 성수광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주변에 CCTV가 있는지 둘러보았다.

“전에 금방 돌아가셧다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성수광은 차갑고 엄숙한 얼굴로 화를 내며 얘기했다.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난 너 같은 손녀를 둔 적 없어! 우리 성씨 가문은 너와 상관이 전혀 없어! 감히 이딴 짓을 해?! 어떤 후과를 겪을지는 너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성수광은 임시연과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핸드폰으로 성연신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임시연은 성수광을 막아야 했다. 주변에 놓인 꽃병을 보고, 장갑을 낀 손을 보던 임시연은 마음을 먹은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쨍그랑.

큰 소리와 함께 꽃병이 깨졌다. 꽃병의 파편에는 피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몸을 바르르 떤 성수광은 들었던 핸드폰을 그대로 떨어뜨렸다. 성수광의 이마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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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정숙
너무 꼬이니 짜증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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