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651 - Chapter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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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성연신의 눈시울이 붉어지다

“아니요… 난 진현수를 좋아하지 않아요.”그녀의 영롱한 두 눈 가득 눈물이 흘렀다. 너무 불쌍했다.“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왜 내 옆에 있으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전 연신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심지안이 눈을 꼭 감았다. 두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흘렀다.이 말을 할 때 그녀는 너무 아파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머릿속에 과거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사실 성연신이 잘 대해줬던 것을 그녀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실망이 쌓이자 사랑도 사라지게 되었다.그녀는 지금 무사하게 아기를 낳아 아기가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성연신은 멘붕이 왔다. 그는 손바닥을 꼭 맞잡았다. 답답한 마음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의 심장을 찔렀다.‘내가 사라져 준다면 그녀가 더 잘 살 수 있을까? 처음에는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여자가 나를 얻은 지금 이렇게 콧방귀를 낀다고?’성연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난처함이 발바닥으로부터 머리끝까지 몰려왔다.하지만 가슴 아픈 게 난처함보다 컸다. 마치 수만 마리의 개미들이 살코기를 갉아 먹는 느낌이었다.정욱은 백미러를 쳐다봤다. 성연신의 눈이 붉어져 있었다.‘화가 났나? 아니면 슬픈 건가?’그는 알 수가 없었다.“차 세워.”성연신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정욱은 바로 차를 멈췄다.‘대표님께서 심지안 씨를 차에서 내리게 하려는 건가?’그는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밖은 이미 날이 어두워져 있었고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한적한 곳이었기에 여기서 내린다면 틀림없이 택시를 잡기 어려울 것 같았다. ‘심지안 씨는 지금 임신 중이고 몸도 허약해서 이곳에서 내리면 안 될 텐데.’여기까지 생각한 정욱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대표님 화 푸시고 무슨 일 있으시면 집으로 가서 다시 얘기하시죠…”“너만 입 있어?”성연신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욱을 바라봤다. 정욱은 벌벌 떨며 뒷말을 삼켰다.“지안 씨를 장원에 데려다줘.”“네?”정욱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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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사레가 들려 죽을 뻔하다

이번에 심지안은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라고요?”“저번에 비밀 조직의 사람이 지안 씨의 목숨을 노렸던 사건도 다행히 무사하게 넘어갔지만 비밀 조직에는 홍지윤 말고도 몇백 명의 킬러가 있습니다. 송석훈 그 사람은 사이코패스입니다. 대표님의 어머니를 찾지 못했으니 대표님에게 보복할 게 분명합니다. 지안 씨는 대표님께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비밀 조직이 지안 씨에게 손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안 씨에게 신경 쓰지 않는 척하고 임시연에 대한 태도를 바꾸셨습니다. 비밀 조직에 혼란을 주어 지안 씨를 보호하려고 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최선을 다해 지안 씨에게 잘해주고 있습니다.”심지안은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다. 손바닥은 땀으로 흥건했다.“이제는 상관없어요.”성연신이 누구를 사랑하든지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정욱은 그녀의 담담한 반응에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안은 그가 말했던 신혼집에 도착했다.어둠 아래 장원은 엄청 커 보였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많은 등불이 켜져 있었지만 심지안은 여전히 불안했다.낯선 환경 탓에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서움이 올라왔다.다행인 건 중정원에 있었던 도우미 몇 명도 그곳에 있었다.도우미들은 이미 이곳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녀에게 이곳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줬다.심지안은 그 들의 소개를 더 들을 마음이 없었다.“제 방은 어디 있어요?”“사모님, 여기는 사모님과 대표님의 신혼집인데 더 둘러보지 않으셔도 괜찮으시겠어요?”“네.”“대표님께서 신경을 쓰셨는데 너무 존중해 주지 않는 거 아닌가요?”“그럼 이모님께서 존중해 주세요.”심지안은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아 아무 방문이나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서 누웠다.낯선 환경 탓인지 그녀는 잠이 오지 않았다.이때, 어렴풋이 말소리가 들려왔다.“체. 너무 오만한 것 같아. 언젠가 대표님이 사모님에 관한 관심이 사라졌을 때도 사모님이 저렇게 오만하게 나올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그만해,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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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이번 생에 다시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홍지윤이 그를 바라보며 반신반의하며 말했다.“정말 날 풀어줄 거예요?”“지윤 씨 생각에는요?”“난 백 퍼센트 믿을 수 없어요. 성연신 씨가 나에게 먼저 이득을 좀 주세요.”“지윤 씨는 나와 조건을 논의할 자격이 없어요.”홍지윤이 이를 악물었다.“그럼 나 말하지 않을래요.”홍지윤은 만약 자신이 다 말해도, 그가 번복한다면 그냥 놀아난다고 생각했다.말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가치가 있지 않은가.성연신은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은 상태라 그녀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나갔다.홍지윤은 언젠가 입을 열게 돼 있었다.빨리 알게 되느냐 늦게 알게 되느냐 그 차이였다.장원.장소가 바뀐 탓에 심지안은 자는 내내 악몽을 꾸었다.꿈에서 그녀는 사거리 교차로에 서 있었다. 오고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그때, 어렴풋이 작은 그림자 하나가 보였고 그 그림자는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앳된 목소리로 엄마라고 불렀다.심지안은 이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불쌍한 마음에 말랑말랑한 아이를 안고 아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와! 엄마 절 버리지 말아요. 버리지 말아요. 흑흑흑…”왜인지 모르겠지만 배 속 아이는 깜짝 놀란 듯 엉엉 울었다.심지안은 처음으로 아기를 달래는 거라 경험이 없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아가, 배고파서 그래?”“흑흑흑, 엄마 절 떠나가지 말아요. 제발…”아기는 대답하지 않고 저 말만 반복했다.심지안은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아기의 몸이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하다가 천천히 사라졌다.아기는 울면서 그녀의 옷깃을 붙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지만 언제 나타났었냐는 듯 아기는 사라졌다.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큰길에서 아이를 찾아 헤맸다.아침부터 저녁까지 찾았지만, 아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그녀는 막막하게 울면서 한 번 또 한 번 아이를 불렀다. 아이를 꼭 찾고 싶었다.“사모님, 아침밥 준비되었습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심지안은 꿈에서 깨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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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심지안은 병상 옆에 앉아서 의사에게 물었다.“할아버지 병세가 짧은 시간 안에 호전될 수 없을까요?”“네. 보호자 분도 아시다시피 식물인간이 된다면 깨어날 수 있을지, 시간이 얼마나 흐른 뒤에 깨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의사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 성수광이 팔십이 넘은 나이었기에 화분에 뒷머리가 맞은 뒤 깨어난다면 복받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었다.노인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겪고 무사할 수 있겠는가.“그럼 할아버지의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별일 없다면 3, 4년 더 사시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심지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3, 4년...설날이 세 번 지나가면 할아버지가...성연신이 그녀의 옆을 조용히 지켰다. 그는 일찍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심지안이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할아버지께 단독으로 얘기를 드려도 될까요?”성연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나가며 병실 문을 닫았다.심지안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얼굴에 미소를 띠고는 혼수상태에 빠진 성수광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저, 곧 외국으로 나가요. 할아버지 몸조리 잘하셔야 해요. 어느 날인가 제가 다시 돌아와서 할아버지께 손주를 보여드릴게요. 할아버지... 미안해요. 할아버지가 나와 연신 씨가 다시 합쳤으면 하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다시 회복이 안 될 만큼 이미 깨졌어요. 절 원망하지 말아 주세요...”그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누구도 이 지경까지 오고 싶지 않아 했었다.예전에 그녀와 성연신이 가정을 꾸렸을 때 둘은 영원히 함께 생활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발생했었다.가장 우스운 것은 그녀는 일 년 전에 ‘외삼촌’을 손에 넣겠다고 맹세했었지만 일 년 후에는 이혼녀가 되어 아이를 임신한 여자가 되었다.심지안은 성수광을 본 것으로 모든 일 처리를 끝냈다. 이제 고청민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성연신은 심지안을 되돌려 보내지 않고 차를 몰고 백화점으로 갔다.“밥 먹고 물건 좀 사고 다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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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난 너를 속였지만 해치지는 않았어

성연신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는 메일에서 검사 결과 보고서를 찾았다.“직접 봐.”컴퓨터를 본 손남영은 몇 초 사이에 의심이 놀라움으로 바뀌고 그다음에는 속았다는 마음에 혐오감과 분노로 바뀌었다.그는 성연신이 왜 친자 검사를 했고 어떻게 친자 검사를 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이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그는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았다.“내가 가서 처리할게.”손남영이 화가 나서 푸르딩딩한 얼굴로 나갔다.“먼저 친척들을 돌려보내고 다시 얘기해.”성연신이 입을 열었다.“창피당하지 말고.”손남영은 이를 악물고 문을 열고 나갔다.손남영 아버지는 손남영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손남영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둘이 싸웠나?’“여러분, 오늘 가족회의는 여기까지 할게요. 결혼식을 올린 뒤 다시 단톡으로 여러분께 알려드릴게요. 날도 저물었으니 제가 기사를 불러 여러분을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손남영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며 한줄기 이성의 끈을 잡고 친척들에게 말했다.친척들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결혼식에 관한 얘기는 거의 끝마친 상태였고 손씨 집안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니 바쁜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두 돌아갔다. 아무 사실도 모르는 심연아는 습관적으로 부드럽게 그의 팔짱을 꼈다.“성 대표님과는 얘기가 끝난 거야?”손남영은 바로 팔을 뺐다. 그러고는 차갑게 그녀를 쳐다봤다.심연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자기야, 왜 그래?”손남영은 여자를 때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마음속에 있는 한을 참을 수 없었다.“짝!”심연아의 고개가 돌아갔고 한참 동안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손남영의 아버지도 이 광경에 깜짝 놀라며 바로 앞으로 달려 나와 손남영을 힘껏 옆으로 잡아끌었다.“아내를 왜 때리는 거야?”“제 아내가 아니에요.”손남영이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이 여자는 사기꾼이에요. 진짜 배청미가 아니라고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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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임시연의 출산

심연아는 곧 들통나게 되자 더 이상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래요. 나 심연아 맞아요. 내가 한림 그룹에 면접을 보고 들어온 건 단순히 밥벌이하려고 들어온 거예요. 하지만 손남영에게 대한 내 마음은 진짜예요. 성연신 씨와 심지안은 내가 잘되는 게 그렇게 싫어요?”매번 그녀가 행복해지려 할 때면 심지안이 항상 고의로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누가 뒤에서 도와줬어요?”성연신은 화가 난 그녀의 기분을 생각해 주지 않고 바로 중점을 물었다.심연아의 실력으로는 여기까지 올 수가 없었다. 감옥에서 나오기도 힘들었을 것이다.“도와준 사람 없어요. 나 혼자예요. 전 다른 목적도 없어요.”심연아는 울며 돌아서서 손남영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렸다.“비록 내 신분은 가짜지만 내가 너에게 대한 마음은 진짜잖아. 우리 곧 결혼도 해야 하는데 나에게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줘. 다시는 널 속이지 않을게.”손남영은 그녀가 잡은 다리를 뿌리쳤다.“신고하고 이 여자를 데리고 나가요!”“안돼! 신고하면 안 돼! 남영아, 날 젤 좋아한다며 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없는 거야? 난 너를 속였지만 너를 해치지는 않았어.”아직은 그를 해치지 않았다. 그녀의 꿈은 부잣집 사모님이 되는 것이었다. 한 발만 더 내디디면 꿈을 이룰 수 있었기에 그녀는 이렇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내가 좋아한 것은 너의 이 얼굴이야.”손남영은 그녀의 턱을 잡고 증오하며 말했다.“네가 만약 고미연을 닮지 않았더라면 난 널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야.”그녀에 대해 호감을 느낀 것은 고미연을 닮은 이 얼굴이었다.사실을 알았으니 옅게나마 있었던 사랑도 자연히 사라졌다.손남영의 부모님도 몇 년 만에 고미연의 이름을 듣고는 마음이 복잡해지고 눈앞이 어지러웠다. 심연아는 얼굴의 따가움이 채 없어지지 않았다. 그의 말도 마치 힘껏 내리치는 따귀처럼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손남영의 이런 모습을 알고 있었다.어떤 남자들은 보기에는 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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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피로 물든 잠옷

심지안은 눈을 깜박였다. 그녀는 눈 밑에서 올라오는 시큰함을 감추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허리를 굽혀 물컵을 주우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배가 이미 많이 불러온 탓에 몇 번이나 손을 뻗어 주우려 했지만 줍지 못했다.“사모님, 제가 주워 드릴게요.”눈치 빠른 도우미 한 명이 앞으로 나오며 그녀를 도와 물컵을 주워줬다.“사모님. 물컵이 더러워진 것 같으니 제가 새 걸로 바꿔 드릴게요.”“네.”도우미는 물컵에 물을 가득 담아 그녀에게 건넸다. 심지안은 물컵을 들고 이 층으로 올라갔다.갑자기, 다른 도우미 한 명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우리가 방금 한 말들은 그냥 한 말들이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네네네, 우리 입이 문제예요. 인터넷에서 보고 몇 마디 나눈 것뿐이에요.”“흥, 말하면 말했지 왜들 그렇게 겁먹어요? 성 대표님도 지금 병원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데.”어떤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했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어차피 얼마 가지 못할 텐데 그녀를 무서워해서 뭐 하겠는가.심지안은 그녀의 말을 잘 듣지 못한 듯 곁눈질로 그녀를 쳐다봤다. 몇 분이 흐른 뒤 심지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소하는 말투로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요.”임시연이 출산을 하는데 성연신이 병원에서 그녀의 옆을 지키는 것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돌아서서 허리를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큰 배 때문에 계단을 올라가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절반쯤 올라가서 그녀는 휴대폰을 쳐다봤다. 도우미의 말 대로였다.매체는 성연신이 병원으로 들어가는 사진을 찍어 오후에 기사를 냈다.사진 속 남자는 양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긴 다리, 좁은 허리, 비록 뒷모습일 뿐이었지만 이렇게 화려하고 귀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성연신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이와 동시에 임시연은 인터넷에 셀카를 올렸다. 손목에는 임산부들이 출산 전에 착용하는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다.심지안은 머리를 숙이고 자신의 배를 만지며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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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안 아픈 곳이 없다

심지안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아랫배의 통증은 그녀의 의식을 흐리게 했다. 몇 명의 도우미들이 눈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힘들게 눈을 떴다. 아랫배의 통증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더 강렬했다. 마치 유리 조각으로 그녀의 배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오장육부가 모두 아파왔다.그녀는 말할 힘조차 없어 눈을 뜨고 흰색 가운을 입은 그림자들이 왔다 갔다 움직이는 모습만 쳐다봤다. 귓가에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연락됐어?”“아직이요. 대표님의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그럼 대표님 비서에게 한번 전화해 봐.”“대표님 비서 전화번호는 저에게 없어요.”“나한테 있어. 내가 한 번 찾아볼게.”“서두르세요. 환자 상태가 위급합니다. 바로 수술을 들어가야 해서 가족분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정욱 씨, 심지안 씨가 조심하지 않아 2층에서 넘어졌어요. 병원에 와 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대표님께 연락해 봤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요.”사무실에서 야간업무를 하고 있던 정욱은 깜짝 놀랐다.“좋기는 제일병원으로 가세요.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성연신의 전화기가 꺼져 있기 때문에 정욱도 연락할 수 없었다.하지만 성연신은 임시연의 출산 소식을 들은 뒤에 나갔기 때문에 아마 병원으로 갔을 것이다.임시연은 제일병원에서 출산하고 있었다. 만약 성연신이 그곳에 있다면 그는 성연신에게 이 소식을 알릴 수 있었다.심지안은 의식이 반만 있었다. 주위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은 그녀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입을 열어 말을 할 수 없었다. 마치 영혼이 몸을 빠져나간 듯했다.뻥 뚫려있는 길 덕에 구급차는 재빨리 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정욱에게 위독 통지서를 건네며 사인하라고 했다.“빨리 사인하세요. 수술을 해야 합니다.”정욱은 미간을 찌푸리고 재빨리 사인했다.“환자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위험한가요?”“위험합니다. 지금 환자분께서 과다 출혈을 한 상태가 아기와 산모 둘 다 위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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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성공적으로 수술을 끝마치다

정욱은 가만히 머리로 생각했다. ‘대표님께서 병원에 안 계시면 어디로 가셨을까?’그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성연신이 병원이 아닌 또 어디에 갈 수 있단 말인가.정욱은 안철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성연신은 그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어쩔 수 없이 정욱은 수술실 밖에서 기다렸다.수술은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었다. 김슬비가 정욱을 찾아와서 하품하며 말했다.“가서 시연이 먹을 것 좀 사다 줘요. 애를 낳느라고 기운을 다 썼어요.”“슬비 씨는 왜 안 가요?”“난 시연이 옆을 지켜야죠. 정욱 씨는 아기 아버지도 아니니까 간호사가 들어가라고 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김슬비가 머리카락을 만지며 오만하게 말했다.“그리고 난 연예인이잖아요. 내가 어떻게 함부로 다니며 얼굴을 팔겠어요.”정욱은 짜증이 났다.“저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요. 다른 사람 찾아봐요.”“안 돼요. 정욱 씨가 무조건 가야 해요. 그리고 병원비도 내야 한단 말이에요. 정욱 씨가 이런 거 하는 사람이잖아요.”그녀의 높은 목소리가 의사들의 불쾌함을 자아냈다.“여긴 병원입니다. 조용히 하시고 싸우시려면 밖으로 나가 주세요.”정욱은 자신에게도 불똥이 튀자 짜증 난다는 얼굴로 말했다.“그만 말해요. 나가서 사 올게요.”“입 아프게 굴지 말고 진작 이러면 좋았잖아요.”김슬비가 쌀쌀하게 말하며 돌아서서 걸어갔다.정욱은 아래 슈퍼에서 이것저것 구매하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슈퍼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멀리 걸어갔다.수술실.머리 위의 눈부신 하얀 등 때문에 깬 그녀는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 의사는 깨어난 그녀를 보고 머리를 들고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아기도 무사합니다만 일찍 태어난 터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며칠 상태를 지켜봐야 합니다.”“아기...”심지안은 중얼거리며 일어나려 했다.간호사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며 위로했다.“급해하지 마세요. 환자분 수술이 끝나면 아기와 만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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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마지막 만남

심지안을 지키고 있던 간호사도 졸다가 알코올이 그녀의 발밑까지 와서야 코를 찡그리며 이상함을 감지했다.그때, 수술실 밖에서 미세한 발소리가 들려왔다.간호사는 나가서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려 했으나 2m가 넘는 불이 수술을 문 전체를 감쌌다. 문에 달린 불 때문에 문을 열 수가 없었다. 간호사는 눈앞에 발생한 상황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불길은 그녀 발밑의 알코올을 따라 빠른 속도로 불이 붙었다.삼분도 안 되는 사이에 간호사 하반신에 불이 달렸다.그녀는 놀라며 빨리 불을 끌 수 있는 물건을 찾았지만 빠른 속도로 번지는 불길에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불덩이로 변했다.“아아악! 사람 살려!”“불이 났어요! 너무 아파, 누가 좀 구해줘요!”간호사의 비명에 심지안도 깨어났다. 뽀얀 연기가 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깨어나기 바쁘게 연기에 목이 메어 콜록거렸다. 폐에 돌덩이가 들어앉은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그녀는 이미 불에 타고 있는 간호사를 보며 너무 놀라 움직일 수가 없었다.“퍽.” 소리와 함께 철 한 조각이 위에서 간호사의 몸에 떨어졌다.간호사의 숨이 끊겼고 타닥타닥 불에 살이 타들어 가는 소리만 들려왔다.심지안은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벌벌 떨었다. 아랫배에서 전해져 오는 아픔이 눈앞의 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려줬다.그녀는 손등에 꽂혀 있던 바늘을 뽑고 온 힘을 다해 수술 침대에서 내려왔다.조그마한 움직임에도 그녀는 너무 아파 식은땀이 흘렀다.그녀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었다. 연기는 점점 짙어졌고 눈이 아파오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그녀는 가까이에 있는 수건을 손에 쥐고 코를 막고는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았다.수술실에는 창문도 없고 유일한 출구로는 나갈 수가 없었다.그녀는 구석으로 가서 물건들을 땅바닥에 던졌다. 안에 사람이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심지안은 이게 사고인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놓은 불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하염없이 흘러내린 눈물이 뜨거운 불길 속에서 다시 말라갔다.불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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