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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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의심하지 말아요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소년에게로 쏠렸다. 고청민은 맑은 눈빛을 한 채 전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이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성연신은 이를 악물었다.‘이 어린놈이 또 시치미를 떼고 있군.’그는 고청민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방금 본 거 다 말해봐요.”고청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당신을 도와줄 거라고 그리 확신해요?”그 말에 성연신은 하찮은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웃었다.“거짓말하면 어른들한테 혼날 거예요. 꼬마 청년.”“내가 어린 게 아니라 그쪽이 나이가 많은 거라고요.”고청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풋풋한 그의 얼굴에 남의 여자를 엿보는 밉살스러움이 가득했다. “세 살 차이는 천생연분이라고 하던데 마침 지안 씨가 나보다 딱 세 살 많더라고요.”성연신은 그의 말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꿈이 있는 건 좋은 일이지.”“그래요. 자신감이 있는 것도 좋은 일이죠.”“청민 씨, 말해봐요. 당신이 본 게 뭔지.”심지안은 그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임시연 또한 긴장한 표정을 지은 채 고청민을 쳐다보고 있었다. 행여라도 고청민이 허튼소리를 할까 봐 그녀는 두려웠다. 고청민은 심지안을 쳐다보며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그 모습에 심지안은 심호흡을 하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괜찮아요. 나 신경 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봐요.”사실이 어떻든 그녀는 이미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했다. “말해요, 당신이 본 게 무엇인지.”차갑게 말하는 성연신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었다. “사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고청민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성 대표님과 임시연 씨는 계속 앉아있었고 선 넘은 행동을 한 적도 없었어요. 다만 지안 씨가 돌아오기 1분 전, 임시연 씨가 갑자기 성 대표님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그리고 그녀의 옷이... 벗겨졌죠.”성연신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상처를 봐달라고 했어요. 다만 임시연의 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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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쉬운 여자

“연신아, 이게 다 내 탓이야. 빨리 심지안 씨한테 가봐. 나 신경 쓰지 말고.”임시연은 착한 여자인 척했다. 한편, 성연신의 안색은 극히 어두워졌다.“구급차 불렀으니까 금방 올 거야. 그럼 난 먼저 갈게.”“알았어. 조심히 가.”멀어져가는 성연신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임시연의 초췌한 얼굴이 점점 음흉하게 변해갔다. 이번 계획이 완벽하게 성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두 사람 사이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감정을 소모한다면 날이 갈수록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은 끝없는 싸움에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아무리 견고한 사랑이라도 그때가 되면 깨끗이 사라지게 될 거다. 임시연은 천천히 성연신의 외투를 챙겨입고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정리하고는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자리를 뜨려던 그녀는 고청민이 아직까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그 순간, 임시연은 김슬비가 세움의 광고 모델 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만약 내가 그걸 따낸다면... 심지안이 현재 모델인 건 맞지만, 명품 브랜드의 모델이 어디 한두 명인가?’그 생각을 한 임시연은 고청민에게 다가가 당당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임시연이에요.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그 소리에 고개를 든 고청민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했다.임시연은 전혀 어색한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 고청민은 또래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똑똑한 사람처럼 보였다. 성연신 같은 능구렁이만 아니라면 그녀는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죄송해요. 너무 갑작스러웠죠. 세움 주얼리의 디자인과 컨셉이 정말 훌륭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칭찬을 들었을 때 기본적으로 몇 마디 인사말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고청민은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그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네. 물론 친구가 될 기회가 있다면 더 좋고요.”임시연은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모습은 가식적인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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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온 남자

심지안은 십여 분 동안 귀를 쫑긋 세우고 밖의 상황을 살폈다. 성연신이 돌아간 것인지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렸다.‘함께 지낸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사람은 나한테 전혀 인내심이 없구나.’심지안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 누워 그동안 성연신과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렸다. 기쁨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고 화날 때도 있었고 감동받은 적도 있었다...어머니를 일찍 여읜 그녀는 심씨 가문에서 하루가 멀다 하게 괴롭힘을 당했었다.그 당시 강우석은 가끔 그녀에게 간식과 예쁜 옷을 챙겨주곤 했었다. 그런 그의 다정함에 그녀는 기뻤고 그래서 이번 생에는 그 사람과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강우석은 바람을 피웠고 이제 그녀에게 잘해주는 유일한 사람은 진유진뿐이었다. 그 후, 성연신이 점점 그녀의 삶으로 들어왔다. 까칠하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그는 가끔 그녀에게 잘해줬다. 그녀에게 일자리도 주고 그녀의 편도 들어주고 그녀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그녀를 도와주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심연아는 아직도 날뛰고 있었을 것이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진짜 이유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사람도 바로 성연신이었다.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갑자기,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심지안은 온몸을 떨었고 그녀는 성연신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누구 없어요? 가구 배달 왔는데요.”“가구 산 적 없거든요. 잘못 오신 거 아니에요?”“심지안 씨 아니에요?”“맞아요...”“그럼 맞아요. 여기로 배송되는 거 맞아요.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가구가 많아요. 복도에 두면 길을 막고 있어서요.”심지안은 경계심이 가득 찬 얼굴로 슬리퍼를 신고 현관문으로 다가가 밖의 상황을 살폈다. 문밖에는 작업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서 있었고 그의 뒤에는 가죽 소파, TV, 의자 등이 놓여있었다. 그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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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생떼 부리는 여자

심지안은 꽃을 건네받지 않고 입을 삐죽거렸다.“꽃은 왜 줘요?”“여자들은 다 꽃 좋아하지 않나?”성연신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꽃가루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꽃을 좋아해요?”“알았어요. 당신이 싫다면 다시는 사지 않을게요.”‘말을 들어야 할 때는 듣지 않고 듣지 말아야 할 때는 또 정말 말을 잘 듣네.’“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물어봐요. 다 말해줄 테니까.”성연신은 의자를 가져 와 앉았다. 까칠한 모습을 잠시 내려놓은 그는 꽤 태도가 좋았다.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궁금한 거 없어요.”고청민이 이미 다 말했으니까. 다만 그녀가 화가 난 건 임시연에 대한 성연신의 태도였다. 성연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여자들이란 참 알 수가 없는 존재군. 포럼에서 그렇게 몰아붙이던 사람이 왜 집에 와서는 한마디도 안 하는 거야? 뭐 싸우는 것도 장소 가려서 하나?’성연신은 지금 자신이 많이 참고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 어떤 여자에게도 이렇게 인내심이 있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심지안이 처음이었다.“가구는 왜 산 거예요?”갑자기 말을 돌리는 그녀의 물음에 성연신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당신이 불쌍해 보여서요.”...“왜요? 편하게 지내라고 산 건데. 그것도 잘못이에요?”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차갑게 대꾸했다. “이 집은 전세예요. 이런 것 살 필요 없다고요.”“이진우한테 집 명의 넘기라고 하면 돼요.”고작 집 한 채일 뿐, 사면 그만이었다. 심지안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부자들은 참 제멋대로야.’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성연신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날 밤 사고를 제외하고 다시 임시연이랑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5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날 믿어요. 내가 다 처리할게요. 무슨 일이든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어요?”그의 말에 납득이라도 한 듯 심지안은 귀를 살짝 움직였다. 성연신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툭하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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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마지막 기회

전화를 받은 홍지윤은 자초지종을 듣고는 귀찮게 입을 열었다. “3개월에 유전자 검사는 할 수 없어요. 당신의 배를 열지 않는 한. 왜 이리 당황해하는 거예요?”홍지윤의 호통에 임시연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래, 3개월이면 아직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없어. 최소한 4개월은 되어야 해. 게다가 지금 내 몸 상태로는 유전자 검사 못 해.’임시연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더 이상 당황하지 않았다. “됐어요. 큰일 아니면 전화하지 말아요.”보스가 맡긴 일 때문에 그녀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러나 오늘은 물건을 모두 들여보낼 수 있어 임무를 거의 완수할 것 같았다. 임시연은 전화를 끊고 병원으로 향했다.이 개인 병원은 성씨 가문에서 투자한 병원이었고 병원에는 전문적으로 성수광을 위해 복무하는 층이 따로 있었다. 그녀는 간호사를 따라 산부인과로 갔고 그곳에는 백연도 와있었다. “아주머니...”백연은 웃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왔어요.”“네... 아주머니. 할아버지께서 어쩐 일로 절 부르신 거예요? 아직은 유전자 검사를 할 때가 아닌데요.”“아버님께서 연세가 드시니 생각이 많으신 것 같아요.”백연은 그녀의 배를 빤히 쳐다보았다.“곧 4개월 되죠? 아이가 이제는 코도 자라고 눈도 자랐겠네요. 이따가 초음파 검사하면 나도 보여줘요.”옆에 있던 의사가 이내 입을 열었다.“지금 바로 초음파 검사 할 수 있습니다.”개인 병원은 5시 반이면 퇴근한다. 지금은 환자가 없는 상태라 모든 의사가 성씨 가문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었다. “그래요. 그럼 가봐요.”성수광은 위층에서 재검사하고 있어서 아직 내려오지 않은 상태였다. 임시연은 백연이 자신에게 악의가 없음을 느끼고 그녀의 말에 따라 초음파 검사를 하는 침대에 누웠다. 이내 기계 화면에 윤곽이 흐릿한 갓난아기의 모습이 나타났다. 백연은 가까이 와서 화면을 쳐다보았다.“아이고, 귀여워라. 연신이랑 하루빨리 결혼식을 올려야겠어요. 조금만 더 배가 부르면 결혼식 못 해요.”임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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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빌어먹을 노인네

흠칫하던 임시연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할아버지께서 절 그리 못 믿으신다면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소용없을 거예요. 유전자 검사 결과 이 아이가 정말 성씨 가문의 핏줄이라도 하더라도 할아버지께서는 그 결과가 가짜라고 하시겠죠.”“나쁜 일은 언젠간 들키게 돼 있어. 네가 찔리는 것이 없다면 왜 이리 펄쩍 날뛰는 것이냐?”“제가 할아버지의 말씀에 따른다면 절 더 이상 의심하지 않으실 건가요?”성수광은 수염을 만지며 입을 열었다.“글쎄, 그런 잘 모르겠다.”유전자 검사가 끝난 뒤에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한다. 임시연이 유전자 검사에 손을 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옆에 있던 백연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아버님, 이건 연신이 일이에요. 뭐 하러 시연 씨를 난처하게 하세요?”“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네, 제가 참견한 일은 아니죠. 하지만 아버님께서도 그저 시연 씨에게 겁주려고 이러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양수 검수는 하지도 못하잖아요.”백연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시연 씨가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전 시연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버님께서 오랫동안 손주 바라셨잖아요. 이제 드디어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거 아니에요?”그제야 한시름 놓인 임시연은 눈빛을 반짝였다. ‘노인네가 일부러 나한테 겁을 준 거구나.’자신의 계획이 뒤틀어지자 성수광은 벌컥 화를 냈다.“당장 꺼져!”성수광이 왜 화가 났는지 모르는 백연은 그의 호통 소리에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아주머니한테 화내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현재 백연은 유일하게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임시연은 백연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부터 네가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이 병원에 있거라. 절대 여길 벗어나서는 안 된다.”성수광은 손짓하며 입을 열었다.“사람 없느냐? 와서 임시연의 핸드폰과 신분증을 빼앗거라!”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두 명의 경호원이 나타나서 그녀의 가방을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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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묘지가 된 집

심지안이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고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새벽 2시였다. 무려 8시간이나 잤더니 저녁잠까지 다 잔 것 같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멍하니 있다가 아침까지 자려고 다시 눈을 감았다. 10분 동안 엎치락뒤치락하던 그녀는 배가 너무 고파서 침대에서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성연신은 아직 거실에 있었고 잠이 든 듯했다. 눈을 감고 있는 그에게서 더는 차가운 기운을 찾아볼 수가 없었고 훨씬 너그러워 보였다. 소파에 웅크리고 있어도 그는 여전히 귀티가 났다. 갑자기 그가 눈을 뜨고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강제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이제야 나왔네요?”“자는 척한 거예요?”“아니요. 계속 자지 않고 있었죠.”그가 그녀의 어깨에 턱을 괴고는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배고프죠?”“네.”“주방으로 가요.”심지안은 그를 쳐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밥해놨어요?”“셰프한테 부탁했어요.”“셰프요?”“본가의 셰프요.”...주방으로 향하니 냄비에서는 닭고기 수프가 끓고 있었고 맛있는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자극했다. 그 옆에는 수타면도 놓여 있었고 수프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다. 심지안은 수프를 한 그릇 먹고는 면을 끓여 먹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니 온몸이 한결 편안해졌다. 거실로 돌아오니 성연신은 또 눈을 감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잠이 든 것 같았다. 그의 긴 속눈썹이 눈 밑에 작은 그림자를 만들었다. 심지안은 손가락으로 그를 몇 번 찔러보았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성연신을 한참 동안 지켜보다가 침실에서 이불을 꺼내와 그에게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화장실로 가서 양치질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심지안은 6시에 깨어났다. 밖에서 성연신은 전화 중이었다. 그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고 통화를 했지만 그녀는 어렴풋이 통화 내용을 들을 수가 있었다. 얼핏 들어보니 성여광이 무단으로 매각한 집에 관한 얘기인 것 같았다. 관심이 생긴 심지안은 더 듣고 싶은 마음에 슬리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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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배후는 따로 있다

미국인의 덩치에 두려움을 느낀 심지안은 낮은 목소리로 성연신을 타일렀다.“감정적으로 이러지 말아요. 상대편에 사람이 많으니 우리가 불리할 거예요.”성연신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의 말은 아예 쓸모가 없는 듯했다. 당황한 그녀는 한 손으로 배를 감싸고 한 손으로 가방에 있는 방어용 스프레이를 몰래 꺼내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했다.미국인은 서툰 한국말로 윽박질렀다.“죽고 싶어?”“그 집에 관을 들여보내라고 한 사람이 누구야?”성연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골든 가든은 유명한 부자 동네였고 최고의 학군으로 손꼽히는 동네라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폭등하였고 돈 있는 사람이라도 쉽게 살 수 있는 동네가 아니었다.그러나 이 미국인은 집을 산 자금의 출처도 불분명했고 집을 묘지로 쓰려고 했기 때문에 극도로 악랄한 사람이었다. “내가 내 집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데 당신이랑 뭔 상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연신은 그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얻어맞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미국인은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고 그는 화를 벌컥 내며 옆에 있는 의자를 부숴버렸다. 심지안은 무의식적으로 성연신을 끌고 뒤로 물러섰다. 이때, 갑자기 신현아가 나타나서 미국인의 가슴을 향해 발차기를 했다. 미국인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그의 손에 있던 의자를 빼앗아 그의 몸을 향해 세게 내려쳤다. 이내 미국인은 신현아에게 제압당하였고 신현아는 미국인을 끌고 성연신의 앞으로 왔다. 신현아의 싸움 실력이 이 정도일 줄 몰랐던 심지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누가 시킨 거야?”성연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미국인을 노려보며 그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잘 생각하고 대답해. 기회는 한 번뿐이니까.”방금까지 오만하기 그지없던 미국인은 지금 겁에 잔뜩 질린 모습이었다.“누군가 나한테 돈을 줬어요. 이 집을 사라고. 그 관들도 다 그 사람이 시킨 거예요... 난 그냥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요.”“난 몰라요. 다들 누님이라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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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날 떠나지 말아요

병원에 도착해 보니 임시연은 작은 병실에 홀로 있었다. 병실은 비록 작았지만 있을 건 다 있어서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성수광이 임시연을 가뒀을 뿐 그녀를 학대하지는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임시연은 성연신을 발견하고 홍지윤이 백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알게 되었을 거라는 걸 짐작했다. “연신아, 나 여기 갇혀 있을 수 없어. 내 병을 치료하는 약은 제2병원밖에 없다고. 나 좀 살려줘.”옆에 있던 심지안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깜빡였고 왠지 모르게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 진짜 대단한 분이야.’그녀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성수광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내가 여기서 널 내보내 줄게.”임시연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개인 병원이고 약과 의료 장비가 제한되어 있어 제2병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임시연은 그의 말을 듣고 이내 침대에서 내려와 성연신의 뒤를 따라나섰다. 마침 그녀가 심지안을 발견 하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지안 씨도 왔네요.”심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빈정거리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성 대표님, 어르신께서 절대 임시연 씨를 병원에서 내보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소식을 들은 병원 원장은 황급히 달려와서 그들을 막아섰다. “시연이는 혈액암을 앓고 있어요. 여기서 치료할 수 있겠어요?”“치료는 불가능합니다. 임시연 씨 병원 차트 봤습니다. 지금은 몸이 많이 회복된 상태라 당분간은 항암치료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르신께서 앞으로 여기 산부인과에서 검사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성 대표님, 이해해 주십시오.”“산부인과 검사는 여기 와서 할 거예요. 그러나 사람은 오늘 데리고 가야겠어요. 할아버지께서 못마땅하시면 날 찾아오라고 해요.”성연신은 말을 마치고는 임시연은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 어쩔 수 없었던 병원 원장은 즉시 성수광에게 보고했다. 병원을 나서며 임시연은 심지안을 쳐다보며 성연신을 향해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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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날 속이지 말아요

거짓말에 꽤 익숙했던 그녀는 이번에는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노려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래요. 알았어요. 당신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 이것 좀 놓고 얘기해요. 아파요.”성연신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턱을 놔주기는커녕 더 세게 잡았다. 아래턱에서 전해진 통증을 느낀 심지안은 두 손을 그의 가슴에 대고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나 정말 아파요. 자꾸 이러면... 우웁!”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그의 키스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고 거칠게만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입안을 빈틈없이 헤집고 다니며 그녀를 집어삼킬 듯했다. 심지안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아 그를 피했고 그때마다 그는 더 미친 듯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강력한 손이 그녀의 뒤통수를 잡아당겼고 그녀가 피하지 못하도록 힘을 주고 있었다. 심지안은 감히 피하지 못하고 그의 키스에 반응했다. 그녀의 반응을 느낀 성연신은 그제야 조금 부드러워졌다. 심지안은 팔을 뻗어 그의 목을 감쌌고 점점 더 키스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점점 그의 키스는 더 부드러워졌고 그가 달콤한 그녀의 입술을 맛보았다. 심지안은 그제야 숨 쉴 틈이 생겼지만 그의 뜨거운 욕망에 포위되어 호흡조차 뜨거운 느낌이 들었다. 그의 거친 손길이 그녀의 허리춤으로 다가가더니 이내 가볍게 그녀의 옷 속으로 파고들어 그녀의 섬세한 피부를 어루만졌다. “우읍... 하지 말아요.”심지안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단호하게 거절했다. 성연신은 그제야 행동을 멈추었다. 길가에 세워진 차 안에서의 섹스는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대며 그녀를 그윽하게 쳐다보았다.“나 속이지 말아요.”심지안은 가슴이 아팠다.“네.”식사를 마친 후, 그녀는 회사로 돌아가서 직원들과 회의하고 일에 전념했다. 퇴근할 때까지 계속 바빴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고 오후에 진현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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