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1132 챕터

제461화 이 여자는 그냥 죽이면 돼

심지안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 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그 남자를 따라 나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꿇어앉았다.밖은 정말 아수라장이었다.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때를 틈타 도망쳤고 일부분 사람들은 강도들에 의해 제압되었는데 그중에는 고청민과 신현아도 있었다.신현아는 유일하게 다친 사람이었다. 그녀는 얼굴에도 멍이 들었고 다리에 총상까지 있었다. 아마도 이들과 싸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무기도 없는 그녀가 총을 든 남자를 이길 수는 없었다.제압당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경찰은 협상을 제의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당장 차를 준비해. 3분 준다. 1분이 넘어갈 때마다 한 명씩 죽어 나갈 줄 알아!”우두머리는 잔인한 사람이었다. 그는 총을 심지안의 이마에 대고 으스대며 얘기했다.“성연신에게 얘기해. 현금 100억을 준비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 여자의 머리통이 날아가게 될 거야.”오지석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며 일단 차를 준비시키라고 했다.고청민은 억지로 끌려가는 심지안을 보며 갑자기 일어섰다.“그 사람을 놓아줘요. 내가 인질이 될게요. 난 세움의 후계자여서 그 사람보다 더욱 몸값이 비싸요.”심지안은 복잡한 심경으로 고청민을 바라보며 굳어버렸다.이게 무슨 일인가.성연신과 함께 달려온 성동철은 그 말을 듣고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고청민에게 입을 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옆에서 염라대왕처럼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는 성연신을 보고 말을 할 수 없었다.오지석은 성연신이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봐 목소리를 낮추고 얘기했다.“차에 위치추적기를 달 거야. 일단 이 상황부터 모면해야지.”성연신은 대답을 하지않고 심지안만 노려보았다. 담담해 보이는 그였지만 사실 옷이 흠뻑 젖을 만큼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손가락은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남자는 이상한 시선으로 고청민을 쳐다보았다.“너 이 새끼, 죽는 게 안 무서워? 인질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고청민은 몸에 들고 다니는 비수를 만져보고 얘기했다.“무섭지만 다른 사람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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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심지안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우두머리는 남자에게 칼을 던져주며 얘기했다.“총알이 바닥났어. 이걸로 처리해.”남자는 칼을 들고 심지안을 향해 걸어갔다.심지안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대문이 잠겨있으니 도망갈 곳은 없었다.그녀는 큰 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그만 소리 질러. 여기는 사는 사람이 없는 폐가야. 우리 빼고는 사람이 없어.”심지안은 얼음물에 빠진 것 같았다. 아무리 살려달라고 빌어봐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자 눈에는 절망이 가득했다.남자는 예쁘장하게 생긴 심지안을 보며 조금 동정심을 가졌다.“말 좀 들어. 반항하지 말고. 내가 빠르게 단칼에 죽여줄게. 아프지 않을 거야.”심지안은 구석에 놓인 벽돌을 보고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승산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다. 심지안은 남자의 시선 속에서 젖은 눈으로 바닥에 놓인 맥주를 바라보았다.“저기요, 저 맥주라도 마실 수 있게 해주면 안 돼요? 술에 취하면 덜 무서울 것 같아요.”남자는 살짝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우두머리를 쳐다보았다.“형님 술에 눈독을 들이는데요?”우두머리는 맥주를 던져주며 얘기했다.“아가씨, 우리를 탓하지는 마. 이게 다 아가씨 운명인 거야. 이것만 다 마시면 죽여줄게.”심지안은 맥주를 가지고 구석으로 갔다.그리고 맥주를 마시는 척하면서 벽돌을 발아래에 깔았다. 그녀는 긴 코트를 입고 발을 가렸기에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을 보아내지 못했다.맥주를 반병 마신 후, 그녀는 술에 취한 것처럼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남자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걸어갔다.심지안은 그와 눈을 마주쳤다. 공포심 뒤로 강렬한 생존 욕구가 일었다.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 그녀의 아기는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가느다란 목을 향해 대동맥을 바로 찌르려고 비수를 들었다. 칼이 심지안의 목을 찌르려던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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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병원에 가면 임신한 일이 드러나니까

갑자기 최루탄이 남자의 발밑에 떨어졌고 번쩍 빛을 내면서 잠깐 시력을 잃게 만들었다.심지안의 동공이 흔들렸다. 급하게 외투를 벗어 공기를 마시지 않으려고 애쓰며 구조를 기다렸다.쿵.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차가운 손이 그녀를 잡았다.“눈 뜨지 마요. 코와 입은 다 막고 나랑 나가요.”그들은 이미 한 시간 전부터 이곳에서 매복하고 있었다.경거망동할 수 없어서 잠복해 있으면서 적당한 시기를 찾고 있었다.심지안은 놀라면서도 기뻤다. 성연신이 왔다.심지안은 울먹임을 겨우 참으며 얘기했다.“네.”“젠장, 잡아!”우두머리는 심지안의 팔을 꽉 잡았다. 힘이 어찌나 센지, 심지안을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심지안을 놓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성연신은 차가운 눈으로 우두머리의 가슴을 발로 차서 멀리 날아가게 만들었다.최루탄 앞에서 강도들은 전투력을 잃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재채기를 멈추지 못했다.방독면을 쓴 경찰들이 들어왔고 강도들을 제압했다. 성연신은 심지안이 이곳에서 너무 많은 가스를 들이킬까 봐 그녀를 안아 차 안으로 데려왔다.“어때요? 어디 불편한 곳 있어요?”고작 네 시간 만에, 심지안은 생사를 오갔다.심지안은 성연신을 보면서 눈물을 터뜨렸다.작은 소리로 울먹이는 것이 아닌, 정말 참지 못하고 대성통곡하는 느낌이었다.심지안은 정말 무서웠다. 다시는 성연신을 만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긴장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오후 내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뜨거운 눈물이 성연신의 팔에 떨어졌고 성연신의 마음 또한 매우 아팠다.한편으로는 심지안이 최루탄 가스를 마신 것이 걱정되었다.“조금만 참아요. 바로 병원부터 가요.”병원이라는 얘기를 들은 심지안은 바로 울음을 멈췄다. 그리고 눈물바다가 된 얼굴로 얘기했다.“싫어요, 병원은 안 갈래요.”병원에 가면 임신한 일이 드러나지 않는가.“꼭 가야 해요. 한번 전체적인 검사를 받아요. 최루탄은 위력이 어마어마하니까...”“가스를 마시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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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진심을 감추기 위해

심지안은 비몽사몽으로 일어났다. 시간을 보니 오후 두 시였다.성연신은 이미 깨나서 옷을 바꿔입었다. 그는 여유롭게 단추를 잠그며 얘기했다.“세수부터 해요. 화장은 하지 않아도 돼요. 아래에서 꽤 오래 기다리셨어요.”“네.”물로 세수를 간단히 한 심지안은 피곤함을 던지고 정신을 차렸다.거울을 보니 눈가가 조금 붉었다.아마도 어제 너무 울어서 그런 것 같았다.정원의 다실.고청민은 간단하게 흰 티에 청바지를 입었다. 어제 올렸던 머리는 또 그의 이마를 덮고 있었다. 마치 잘못한 것이 있는 아이 같았다.윗층에서 내려온 성연신은 그 모습을 보고 작게 코웃음을 쳤다.불쌍한 척은.“지안아, 너 괜찮은 거냐?”성수광이 먼저 입을 열고 물었다.경찰 측에서는 갑작스러운 일이었으니 일단 정보를 흘리지 않았다. 성동철이 오늘 찾아오지 않았다면 성수광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를 것이었다.“다행히 경찰이랑 연신 씨가 제때 와줘서 아무 일도 없었어요.”심지안이 말을 마치고 성동철에게 인사를 했다.“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게 만들었네요.”성동철은 손을 저으며 숙연하게 얘기했다.“어제는 세움의 보안이 철저하지 못한 탓이야. 많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피해를 보았으니 오늘 내가 청민이를 데리고 사죄하러 온 거다.”성동철은 사람의 목숨을 두고 자존심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자존심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목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청민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그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 엿보였다.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무거운 말투로 진지하게 얘기했다.“성연신 씨, 지안 씨, 죄송합니다.”심지안은 고청민을 부축하고 싶었지만 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앞을 막아 나서며 웃을락 말락 하며 얘기했다.“괜찮습니다. 이런 돌발상황은 피할 수 없죠. 그저 어제 왜 인질을 바꾸려고 했는지 궁금하네요.”성수광의 눈이 반짝였다. 이런 일도 있다니?“아직 어려서 일 처리가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 내가 이미 타일러 놓았어.”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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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피해자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고청민은 성연신의 눈을 마주 보았다. 형용하기 어려운 눈빛이었다.그리고 고청민은 또 심지안에게 사과했다.심지안은 괜찮았다. 고청민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심지안은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이다. 성씨 가문의 얼굴을 봐서 심지안을 구해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성수광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며 얘기했다.“됐어, 이 일이 청민이의 탓도 아니고, 이번 전시회의 손해도 만만치 않을 거야. 세움의 명예도 추실 되었고.”고청민은 말로는 성씨 가문이 세움을 보살펴 주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성원 그룹은 이미 몇 년간 손해를 보고 있었으니 다른 사람들 도울 여유가 없었다.그저 성동철 네 성씨 가문이 그들을 받들어 주고 있을 뿐이다.성동철과 고청민의 성의를 보고 그들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성수광은 고청민과 성동철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다.두 노인네는 올라가서 장기를 두기로 했고 남은 사람들은 거실에서 얘기를 나눴다.성연신은 어찌 된 일인지, 손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심지안에게 포도를 먹여달라, 물을 먹여달라 하면서 고청민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청민은 다른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냥 앉아있는 게 온순한 양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연이 귀부인들을 데리고 들어왔다.아마도 오지석한테서 소식을 듣고 심지안을 보러 온 모양이었다.다른 사람도 비슷한 목적으로 손에 선물을 들고 왔다.사람이 많아지니 말도 많아졌다.거실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고청민은 웃으면서 성연신에게 얘기했다.“우리도 올라가서 장기나 둘까요?”성연신은 의미심장하게 고청민을 보더니 얘기했다.“그래요.”백연은 성연신이 장기를 두러 들어가는 것을 보고 온화한 표정을 지우고 심지안에게 얘기했다.“요즘 너무 나대는 것 같네요. 좀 숨죽이고 살아요. 무슨 전시회에 참가하고...”“그래요, 할 일이 없으면 집에서 내조나 잘해요. 남편 내조를 잘하는 게 여자의 의무에요.”“아가씨, 우리가 뭐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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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아저씨는 느끼해

백연은 벌컥 화를 냈다.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지금 날 이리 모욕하는 거예요?”“모욕한 적 없어요. 그냥 숙모님의 말에 따라 해본 소리였는데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 건지?”심지안은 눈빛이 차갑게 변하였다. “그래요. 두 사람이 아직 재결합도 하기 전인데 이리 날 무시하는 걸 보면 앞으로 심지안 씨는 아버님조차 안중에 두지 않을 것 같군요.”“그럼요. 안중에 두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두는 거죠. 마음속 깊이 존중할 거예요.”심지안의 말에 백연은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이 심지안의 말싸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안 백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임시연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겠어. 눈앞의 이 여자는 자격이 없어.’저녁 식단은 풍성했다. 심지안은 배부르게 먹고 나니 졸음이 막 몰려왔다. 그 모습을 본 성수광은 그녀에게 일찍 위층으로 올라가서 쉬라고 했다.곧 잠이 들려고 할 때, 갑자기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성연신일 것 같다는 생각에 그녀는 못 들은 척하고 계속해서 잠을 청하였다.그러나 성연신은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감쌌고 심지안은 따뜻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의 가슴을 애틋하게 파고들었다.그는 그녀의 볼에 몇 번이나 뽀뽀하고는 더는 인기척이 없었다. 심지안은 여전히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정신이 조금 든 것 같았다. 아무리 잠을 청해봐도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을 떠보니 그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는 절제된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잠시 멍해 있던 그녀가 얼굴을 살짝 붉혔다.“왜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요?”갑자기 그가 그녀의 허리에 있던 손을 천천히 그녀의 가슴으로 가져가더니 이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다 보여요.”심지안은 고개를 숙였다. 잠옷의 네크라인이 너무 큰 데다 옆으로 누워있는 바람에 가슴이 훤히 드러나게 된 것이었다.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장면은 너무 야해 보였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심지안은 그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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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누구의 아이든 낳을 수밖에 없는 상황

간호사는 잘생긴 남자가 말을 걸어오자 얼굴이 붉어졌다.“구체적인 개념은 없어요. 아마 서른 살 이상이면 아저씨 아닐까요?”마침 31살인 성연신은 얼굴이 더 굳어졌다.“저기, 우리 카톡 추가할래요?”간호사가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저 31살입니다.”“이봐요? 거기 서요!”‘31살이 뭐? 잘생기면 된 거잖아!’병원 안, 임시연은 복도 벤치에 앉아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베이지색 긴 치마에 어깨 숄을 걸치고 있었다. 구두를 신고 가녀린 발목을 드러내고 있는 그녀는 딱 봐도 많이 허약해 보였다. 그녀의 옆에는 김슬비가 앉아있었다. 성연신은 멀리서 그녀를 쳐다보고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곧장 의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마침 정욱도 사무실 안에 있었다. “성 대표님, 임시연 씨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검사해 본 결과 유전자 검사는 아무리 빨라도 2개월 뒤에 해야 할 것 같습니다.”성연신은 눈빛이 차갑게 변한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2개월 뒤면 배 속의 아이는 5개월이 거의 다 된다.정욱 또한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다.“임신 5개월이면 아이를 지울 수 있나요?”“그건... 아이가 만약 기형이거나 발육상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지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문제가 없다면 아이를 지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임시연 씨는 워낙 몸이 허약해서 아이를 지우는 건 산부에게 큰 고비가 될 것입니다.”그 말에 정욱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이 아이가 누구의 아이든 낳을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성연신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구체적인 일정 잡아요.”“네, 대표님.”성연신을 발견한 임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하게 웃었다.“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어. 2개월 뒤면 유전자 검사 할 수 있대.”성연신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는 차갑게 말했다.“임신 5개월이면 아이 지울 수 없다고 했어. 정말 결정한 거야?”“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난 이미 마음먹었어.”임시연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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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현명한 포기가 끈질긴 매달림보다 낫다

잔뜩 긴장했던 그녀의 마음이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CCTV를 봤다면 진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강도들은 내가 임신한 걸 알고 심지안 씨를 목표를 바꾼 거야. 뭐가 잘못됐어?”“강도들이 네가 임신한 걸 발견한 거야? 너 스스로 말한 게 아니고?”임시연과 심지안 두 사람은 모두 가녀린 몸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임신 3개월이라도 널찍한 옷을 입으면 티가 나지 않았다. 몸을 휘청거리던 그녀는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그래서 뭐? 내가 죽게 생겼는데. 난 살고 싶었어. 내 배 속의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고. 그게 뭐 잘못됐어? 그리고 심지안 그 여자는 뭐 얼마나 고상하길래?”옆에 있던 김슬비가 맞장구를 쳤다.“그러니까요. 게다가 두 사람은 워낙 사이도 안 좋아요. 심지안 씨를 살리기 위해 시연이가 자신의 목숨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성연신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지안 씨가 대단한 사람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사지로 밀어내는 그런 사람은 아니야.”“내 배 속에는 아이가 있어. 우리는 목숨이 두 개라고.”임시연은 이를 갈며 입을 열었고 창백한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어졌다. “그건 변명이 아니야.”성연신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다른 사람의 목숨은 목숨도 아니야?”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성연신, 너 정말 사람 마음 아프게 한다. 내 배 속에 있는 아이, 네 아이야. 심지안 그 여자 때문에 네 자식도 상관없어?”“그런 걸로 날 붙잡을 생각 하지 마. 인간의 도리는 나한테 안 중요하니까.”그의 눈빛은 마치 고인 물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그저 차갑기만 했다. 그 모습에 겁이 난 김슬비는 대놓고 성연신과 맞설 용기가 없어 조심스럽게 불만을 드러냈다. “어찌 됐든 아이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시연이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성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 아닌가요?”그녀의 말이 맞았다. 아이보다 중요한 건 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아이가 확실한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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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개똥 같은 그녀

김슬비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잘 모르겠어.”“그럼 잘 생각해 봐.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임시연은 심호흡한 뒤 말을 하고는 자리를 뜨려 했다.“잠깐. 네티즌들한테 돈 주고 심지안 그 여자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라고 하는 건 어때?”그 말에 임시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건 일도 아니야.”만약 심지안이 그런 일에 무너질 만큼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애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세움의 이미지는 조금 영향을 받고 있어. 만약 글로벌 엠버서더인 심지안이 또다시 나쁜 행동을 한다면 세움은 아마도 심지안을 버릴지도 몰라.”그 말에 임시연은 눈빛을 반짝거렸다.“그럼 한번 해봐.”그러나 단순히 네티즌들만 찾아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분명 고청민은 심지안을 지킬 거니까. 그러나 이번 기회에 그 사진들을 퍼뜨릴 수 있다면...솔직히 임시연은 고청민의 목적이 뭔지 잘 알지 못하였고 고청민의 손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심지안은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걸어 나왔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유진은 이내 그녀에게로 달려갔다.“어때? 별 이상 없지?”심지안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난 최루탄 가스를 흡입하지 않았어.”“네가 똑똑해서 제때 입과 코를 막은 게 다행이야.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최루탄의 위해가 생각보다 크더라.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재채기를 하지만 심한 사람들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했어.”진유진은 생각하면 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져 가슴을 쳤다. “걱정하지 마. 이틀이 지났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으니까.”사실 오늘 그녀는 병원에 올 계획이 없었지만 고민 끝에 한 번 와서 검사해 보기로 했다. 어찌 됐든 배 속의 작은 생명은 연약하고 검사하면 마음이 놓이니까. 진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정말 계속 말 안 할 거야?”하루가 다르게 배가 커지는 걸 어떻게 속일 수가 있겠는가?“이젠 가을이라 여름보다 옷을 두껍게 입으니 한두 달은 숨기는 데 문제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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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유출된 사진

다시 가공했을 거라는 말에 심지안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그건 어머니가 그녀에게 남긴 혼수였다...옆에 있던 진유진이 입을 열었다.“고청민 씨한테 물어봐. 아줌마가 남기신 주얼리들은 좋은 것들이니까 재가공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그렇게 생각할 수밖에.”오늘 진유진은 회사에 연차를 냈다. 며칠 있으면 그녀의 생일이었다. 진유진이 마음에 들어 하는 가방이 하나 있었는데 마침 성연신이 그녀에게 준 가방들 사이에 그 모델이 있었다.하여 심지안은 진유진에게 그 가방을 생일 선물로 줄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가방을 가지러 선진 그룹의 창고로 갔다. 창고에 쌓여있는 명품 가방들을 보면서 진유진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 물건들을 이리 놔둘 수 있어?”심지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중고로 내놓은 것도 있어. 안 그러면 지금보다 더 많을 거야.”“세상에...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돈 자랑하는 사람들 보면 한 대 때리고 싶더라!”“마음껏 골라. 가지고 싶은 것 있으면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아.”그 말에 진유진은 이내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팔을 끌어당겼다.“방금 한 말 취소할게. 지안이 넌 내 인생 최고의 친구야.”심지안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피식 웃었다.선진 그룹은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이 그리 많지 않았다. 가을 시즌은 업무가 적어서 이틀 넘게 업무를 보지 않아도 두 시간이면 다 처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일을 다 마칠 때까지도 진유진은 가방을 고르고 있었다. 처녀 자리의 사람들은 선택 장애가 있다는 게 정확한 말인 것 같다. 심지안은 밀크티 두 잔을 주문하고는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바로 그때, 한 게시물이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심지안 그 여자는 도대체 무슨 배경이 있는 걸까?」게시물을 클릭하자 세 가지 일이 적혀있었다. 첫 번째는 그녀가 임시연의 사랑을 빼앗아 갔다고 했고 두 번째는 성수광이 기자회견을 열어 그녀의 편을 들었다고 했으며 세 번째는 고청민이 대중 앞에서 인질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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