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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심지안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우두머리는 남자에게 칼을 던져주며 얘기했다.

“총알이 바닥났어. 이걸로 처리해.”

남자는 칼을 들고 심지안을 향해 걸어갔다.

심지안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대문이 잠겨있으니 도망갈 곳은 없었다.

그녀는 큰 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

“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그만 소리 질러. 여기는 사는 사람이 없는 폐가야. 우리 빼고는 사람이 없어.”

심지안은 얼음물에 빠진 것 같았다. 아무리 살려달라고 빌어봐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자 눈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남자는 예쁘장하게 생긴 심지안을 보며 조금 동정심을 가졌다.

“말 좀 들어. 반항하지 말고. 내가 빠르게 단칼에 죽여줄게. 아프지 않을 거야.”

심지안은 구석에 놓인 벽돌을 보고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승산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다.

심지안은 남자의 시선 속에서 젖은 눈으로 바닥에 놓인 맥주를 바라보았다.

“저기요, 저 맥주라도 마실 수 있게 해주면 안 돼요? 술에 취하면 덜 무서울 것 같아요.”

남자는 살짝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우두머리를 쳐다보았다.

“형님 술에 눈독을 들이는데요?”

우두머리는 맥주를 던져주며 얘기했다.

“아가씨, 우리를 탓하지는 마. 이게 다 아가씨 운명인 거야. 이것만 다 마시면 죽여줄게.”

심지안은 맥주를 가지고 구석으로 갔다.

그리고 맥주를 마시는 척하면서 벽돌을 발아래에 깔았다. 그녀는 긴 코트를 입고 발을 가렸기에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을 보아내지 못했다.

맥주를 반병 마신 후, 그녀는 술에 취한 것처럼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남자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심지안은 그와 눈을 마주쳤다. 공포심 뒤로 강렬한 생존 욕구가 일었다.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 그녀의 아기는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가느다란 목을 향해 대동맥을 바로 찌르려고 비수를 들었다.

칼이 심지안의 목을 찌르려던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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