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1132 챕터

제431화 어떻게 고청민을 다른 천한 놈들과 비길 수 있어

고청민은 침울한 눈빛을 숨기고 고개를 돌려 하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지안 씨 보러 왔어요. 캔디 가게에 마스코트 시리즈 캔디에요. 기분컬러라는 캔디인데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네요.”심지안은 의문스러운 마음을 품고 예쁘게 포장한 캔디를 받았다.“기분컬러요?”“저 오늘에야 어제 라이브 방송 재방송을 보았어요.”그는 요즘 논문을 쓰느라고 전자제품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어제 논문을 완성하고 인터넷에 들어가 보았는데 우연히 임시연의 자살 라이브 방송을 보았던 것이다.대부분 여론은 성연신 덕분에 가라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부분 소문이 떠돌고 있었다.“저를 위해서 여기까지 가져온 거예요?”고청민은 의아해하는 그녀의 눈빛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물건 사러 서쪽에 있는 거리에 간 김에 산 거예요.”심지안은 자신이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고 생각했다. 고청민이 착하고 다른 사람을 잘 대해준다고는 하나 한가한 사람도 아닌데 자신을 위해 캔디 가게까지 들어올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앗, 여기 금방 이사 와서 모를 수도 있는데 서쪽 거리에 도둑놈들이 많거든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이미 늦은 것 같은데요. 아까 오면서 이미 당했어요.”고청민은 씁쓸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네?”“가지고 다니던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아마도 도둑질 당한 것 같아요.”심지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지갑 안에 혹시 중요한 물건이라도 넣어뒀어요?”“주민등록증 빼고 할아버지랑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는데 그게 저한테 좀 중요하거든요.”심지안은 고청민의 가정 배경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입을 열었다.“내일 서쪽 거리에 야시장을 여는데 어떤 도둑들은 도적질한 물건들을 모아서 야시장에서 중고 거래를 하거든요. 비싼 지갑이라면 아마 야시장에 있을 수도 있어요. 그리도 운도 따라주면 사진도 다시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고청민은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렸는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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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화풀이

정욱은 신철호를 데리고 심지안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정욱은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신현아를 심지안에게 소개해 줬다.“심지안 씨, 이분은 성 대표님께서 심지안 씨를 보호하기 위해 모신 경호원입니다. 평소에 심지안 씨의 곁을 따라다니면서 보호해 드릴 겁니다.”신현아는 앞으로 한 발 나서서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심지안에게 인사했다.“심지안 씨.”모니터를 보고 있던 심지안의 시선이 신현아를 향했다.신현아는 키가 엄청 컸는데 보기에는 아마 175 좌우가 되는 것 같았다. 귀밑까지 오는 단발머리와 뚜렷한 이목구비, 여자지만 남자 같아 보였다.심지안도 키가 170은 되었는데 신현아 앞에 서니 유독 작아 보였다.“안녕하세요, 하지만... 매일 저의 곁을 따라다니실 건 아니죠? 휴식일 있으세요?”“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심지안 씨. 평소에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게 조심하겠습니다.”옆에 서 있던 정욱이 몇 마디 보탰다.“매달 두 날씩 휴식일이 있는데 혹시 휴가를 주고 싶으시다면 심지안 씨 수요에 따라 안배하시면 됩니다.”“네, 알겠어요.”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면서 신현아를 바라보았다.“그럼 성씨 집안으로 갈 때마다 휴가를 줄게요. 아무튼 그곳은 안전해서 괜찮을 것 같아요.”신현아는 심지안과 같은 또래로 보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심지안은 높은 강도의 업무를 맡은 경호원이 한 달에 두 날만 쉴 수 있다는 게 너무 적다고 생각되었다.신현아는 동공이 흔들렸다. 그녀는 다른 사람 곁을 따라다니면서 그 사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을 시키기도 전에 자신에게 휴가를 줄 생각부터 하는 고용인은 처음이었다.“네... 알겠습니다.”정욱은 신현아가 부러웠다.‘우리 대표님은 언제쯤이면 심지안 씨처럼 사리에 밝아질까?’신현아를 심지안 곁에 두고 정욱은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그는 임시연의 주치의를 찾아 그녀의 상황을 물어보았다.“환자분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지금 보아서는 다음 달에 양수검사를 하기 바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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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같이 죽으면 되지

보광 중신.백여 층이 되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높은 건물, 성연신의 사무실은 손만 뻗으면 별이라도 딸 것 같은 제일 꼭대기 층에 있었다.임시연은 성연신의 단독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정욱도 그녀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바로 이때 밖에 있던 직원 한 무리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왔는데 아직 닫히지 않은 엘리베이터 문 때문에 마침 그 안에 타고 있는 임시연과 정욱을 보았다.정욱은 그들이 기획팀 직원들이라는 걸 알아보았다.그들은 앞에 멈춰서서는 이상한 눈길로 임시연을 바라보았다.“저 여자가 지안 씨를 내쫓고 자리를 차지한 여자라던데. 대표님 애까지 임신했대.”또 다른 한 직원이 말했다.“대표님이랑 저 여자 오래전부터 같이 있었다던데, 지안 씨가 두 사람 사이에 껴들었다는 소문도 있어.”그들은 성연신의 사적인 일에 관해 별로 알고 있는 건 없었지만, 그들은 심지안이 그런 사람이라는 걸 믿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임시연은 머리를 정리하면서 말했다.“아까 사람들 심지안 씨를 아나 봐요?”정욱은 임시연이 알아차린 걸 보고 더는 숨기지 않았다.“네.”“같은 팀 출신인가 봐요?”“네.”“아까 회사 직원들 주려고 온라인으로 커피 주문해 놨어요. 비록 당신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당신 것까지 시켰어요. 조금 있으면 올 거예요.”그녀의 화려한 자태와 턱을 약간 치켜든 모습은 상류 인사와도 같았다. 마치 이미 성씨 집안 미래 안주인 자리에 앉은 듯했다.‘여기에 와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싶었던 거야?’하지만 확실히 똑똑한 수단이었다.많은 공을 들이지도 않고 회사 전체 직원들 환심을 사면서 자신을 기억하게 만들다니.성연신이 알았다고 해도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성연신은 임시연이 찾아온 걸 보고 손에 있던 일을 멈추고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할 일이 없으면 여기까지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최근 시정에서 경매 과정이 없이 그들에게 프로젝트 하나를 맡겼기 때문에 보광 중신은 아주 바쁜 상태였다. 앞으로 1년 후, 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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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금융 포럼

“화내지 말고 진정해. 약혼녀가 시청 책임자 딸인데, 나도 당신이 이 약혼식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힘겹게 얻은 절호의 기회를 이대로 버릴 수는 없잖아.”느릿느릿 말하는 임시연은 성연신 앞에서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과는 다르게 여우처럼 아주 유혹하는 자태였다.여진구는 임시연과 함께 있었던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뭘 도와주면 되는데?”주변에 오고 가는 보광 중신에 직원이 많았는지라 임시연은 경각심을 놓지 않고 말했다.“조금 있다 다시 연락할게.”...저녁 7시.성연신에 손에 있던 일을 다 끝마치고 차를 몰고 선진 그룹으로 가 심지안을 데리고 원이 있는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회복능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심하게 다친 탓에 원이는 애완견 캐비닛 안에서 풀이 죽은 듯이 엎드려 링거를 맞았다.“걷는 데 문제가 없으면 한 달 정도만 더 치료하면 될 것 같습니다.”수의사가 말했다.성연신은 허리를 굽히고 큰 손으로 원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물었다.“언제 퇴원해서 집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요?”“다음 달이요.”심지안은 성연신의 표정을 보고 멈칫하더니 말했다.“이번에 퇴원하고 성씨 집안 본가 저택으로 데려가는 게 어때요? 환경도 좋고 더 자유롭게 뛰놀 수도 있는 데다가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도 없을 거 아니에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조건만 되면 오레오도 같이 데려가요.”그녀는 오레오와 임시연 사이 관계가 너무 좋지 않은 것 같았다.성연신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오레오는 임시연 애완견이에요. 데려가려고 해도 임시연 동의를 받아야 해요.”심지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이 도리는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옥상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양초 두 개, 빨간 장미 한 송이, 맛있는 음식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저녁 바람까지 아주 상쾌하고 편안했다.심지안은 분위기에 도취해 저도 모르게 많이 먹었는지라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왔다.하지만 성연신은 별로 먹지 않았다. 그는 나이프와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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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저 임신했어요

레스토랑에서 떠나니 이미 새벽이었다. 심지안은 갑자기 무언가 생각 났는지 옆의 남자의 옷소매를 잡으며 얘기했다.“그러니까 아까 말한 금융 포럼이 모레라는 거죠?”이미 12시가 지났다. “목요일이요.”그러니까 모레라는 것이다.한남 더힐로 돌아온 심지안을 따라 성연신은 아파트로 올라가 같이 집에 들어섰다. 그는 집에 들어서서 인테리어를 한번 보았다. 가구들도 매우 간단했다.이런 곳에 산다니 조금 불쌍해 보였다.심지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여기서 잘 거예요?”“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요.”“...거절해도 돼요?”성연신이 그녀를 보며 손으로 넥타이를 풀어 소파에 던져버렸다.“될 것 같아요?”“자는 건 괜찮은데 저한테 손도 대지 마요.”“왜요?”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드러냈다.“오늘이 그날도 아니잖아요. 얼음물 마시는 것 봤어요.”“그냥 싫어요. 게다가 이런 일은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심지안은 고개를 떨구었다. 기다란 속눈썹이 감정을 담은 눈을 가렸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삐죽 나왔는데 그 모습이 꽤 가여웠다.어떤 남자라도 그 모습을 봤다면 그녀의 편에 설 것이다. 성연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의견을 굽히고 심지안을 자기 다리에 앉힌 후 심지안의 턱을 잡고 물었다.“정말 싫어서 그래요?”심지안은 억지로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맞췄다.사람은 밤에 감성적으로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심지안은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정말 원인을 알고 싶어요?”“네.”“저 임신했어요.”성연신은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심지안은 긴장 해서 손가락을 만지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성연신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하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싫으면 싫은 거지. 이런 핑계를 대요?”성연신은 놀랐다가 곧이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심지안이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심지안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가슴이 답답했다. 심지안은 크게 실망했다. 아마도 둘째 아이가 갖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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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아무리 예쁜 여자도 심지안보다는 못하다

미간을 찌푸리던 심지안은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깔끔하게 돈을 집어넣고는 카운터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돈을 보냈다. 사장은 20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안내음을 듣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돌려주었다. “여기까지 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러면 놓칠 뻔했어요.”심지안은 고청민을 쳐다보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내 말 맞죠?”고청민은 옛날 사진을 집어 들고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저들이 일부러 바가지를 씌우는 걸 알면서 왜 돈을 준 거예요?”“이 사진이 당신에게 중요한 거잖아요. 당신한테는 값진 보물이니까. 잃어버렸던 걸 다시 찾은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니까요. 그 정도의 요구는 들어줄 수 있는 거니까 저들과 굳이 얼굴 붉힐 필요 없잖아요?”심지안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편안했다. 옅은 화장을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밝고 아름다웠으며 달빛이 그녀의 몸에 내리비추자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고청민은 그녀를 바라보며 한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세상의 아름다운 수천만 가지, 각자의 눈에 들어오는 것 또한 천차만별이다.심지안은 비록 그가 본 여자들 중에서 가장 예쁜 여자는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심지안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이상한 눈빛을 눈치챈 심지안이 손을 뻗어 그를 건드리며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왜요? 감동받았어요?”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조금요.”그녀가 그의 아픈 곳을 콕 찔렀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한테 잘해줬다. 그러나 그건 아첨일 뿐 진심이 아니었다. “나에게도 엄마와 함께 찍은 지 오래된 사진이 있어요. 만약 잃어버린다면 너무 슬펐을 거예요. 20만 원이 아니라 100만 원, 200만 원을 주더라도 사 올 거예요. 청민 씨 마음 이해해요.”심지안은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이 지키고 싶은 뭔가가 있으니까. 이 세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기억하고 있는 한 영원할 것이다. 진정으로 사라지는 건 잊혀지고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고청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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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손을 꼭 맞잡은 두 사람

“난 예쁘면 다 좋아. 너도 마찬가지고.”여진구는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 그윽한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여진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뻗어 여진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결혼 전에 한번 놀아보는 건 어때?”그녀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린 여진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널 돕는 게 내 마지막 한계야. 저 여자까지 상대하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성연신이 이런 자리에 데리고 나온 여자는 눈앞의 임시연을 제외하고 오늘 이 여자가 처음이었다. 그의 직감으로 성연신은 오늘 데리고 나온 여자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일에 끼어들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여자 연신이 말고는 다른 남자랑 잔 적 없어. 어떤 기분인지 한번 느껴보고 싶지 않아?”옅은 화장을 하고 있는 임시연은 입술에 립밤을 바르고 있어 입술이 유난히 깨끗하고 연약해 보였고 사람의 보호 의식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엄청난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는 단번에 거절했다.“너 알잖아. 난 예쁜 여자보다 출세가 더 좋아.”물론 임시연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여진구가 출세에 눈이 멀지 않았다면 어찌 키도 작고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무드 없는 여자랑 결혼할 수 있겠는가?“그래. 네가 싫다면 나도 강요하지 않을게. 물건은 너한테 줬으니까 반드시 연신이가 마시도록 해야 해.”“알았어. 성연신이 물만 마셔도 덫에 걸려들 거야. 하지만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나도 별다른 방법 없어.”임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가 제일 걱정되는 건 심지안이 지난번처럼 튀어나와 그녀의 계획을 망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약의 양이 적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을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연신이와의 잠자리를 남한테 들키는 것보다는 심지안 그 여자한테 들키는 것이 백배 더 낫지 않을까?’포럼이 진행되었고, 예전에 보광 중신에 있을 때, 성연신과 함께 이런 자리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었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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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임시연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무대로 내려오는 계단은 길이가 5m 정도 되었다. 1분이면 내려올 수 있는 길을 성연신과 임시연은 한참 동안 걸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손을 잡은 모습을 보니 심지안은 마음이 아팠고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어 자리를 떴다.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성연신이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안 씨, 앞에는 길이 없어요.”소년의 독특하고 맑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성연신이 아니라 고청민이었다. 그녀는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서 고청민을 쳐다보았다.“왜 따라왔어요?”“지안 씨가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요. 지금은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지안 씨랑 함께 있어 주고 싶었어요.”흠칫하던 그녀는 힘없이 말을 내뱉었다.“고마워요.”‘고청민도 그 인간보다는 눈치가 있네.’“사실 이런 일에 난 지안 씨 편이에요. 남자로서 성연신 씨가 굳이 직접 임시연 씨를 부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심지안은 그를 쳐다보았다.“청민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그럼요. 현장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성연신 씨가 아니더라도 부축해 줄 사람은 많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어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 이 자리에는 지안 씨랑 함께 온 거잖아요. 그럼 다른 여자들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어야죠.”“그만 해요.”심지안은 점점 더 화가 났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30분이나 지난 시간이었다. 그러나 성연신은 전화 한 통도 없고 문자 한 통도 없었다.‘설마 임시연이랑 같이 있는 건가?’그녀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안돼, 임시연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거야. 돌아가야 해!’화가 잔뜩 나서 뾰로통해진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고청민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볼 한번 꼬집어 보고 싶네.’“됐어요. 나도 그냥 한번 해본 소리예요. 성연신 씨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겠죠. 어찌 됐든 임시연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성연신 씨의 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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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왕의 여자들

한편, 심지안은 고청민의 이런 행동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그가 금융 쪽 사람들과 많이 접촉해야 한다는 어르신의 당부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진구의 뒤를 따라 두 사람은 회의실로 들어왔다. 룸 안, 원형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많아 앉아있었고 심지안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 자리에는 성연신도 있었고 임시연도 있었다. 임시연은 자신이 성연신의 파트너인 것처럼 그의 옆에 앉아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심지안은 두 발이 묶인 듯 움직일 수가 없었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목적에 달성했다고 생각하던 여진구가 일부러 말을 건넸다.“성 대표님, 심지안 씨 오셨습니다.”“청민 도련님, 편하게 앉으시죠.”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앉았다.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성연신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이쪽으로 와요.”심지안은 그의 옆자리가 비어있는 걸 발견하였다.‘내가 가서 앉으면 임시연과 같이 그의 옆에 앉아있는 거잖아. 자기가 뭐 왕이야? 이 여자 저 여자 다 안고 있게?’반항심이 생긴 그녀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고청민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그 모습에 성연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그의 싸늘한 기운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내 눈치챌 수 있었다. “우리 계속하죠. 계속 얘기해요.”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썼다. 토론 내내 성연신은 크게 말이 없었고 가끔 일침을 가했다. 그 사이 여진구는 고급 차 한 주전자를 가져왔고 임시연은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차를 따라줬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일에 꽤 익숙한 듯했다. 이 자리에 데리고 온 여자 파트너는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동시에 그들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심지안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찌 됐든 그녀는 하인처럼 이 남자들을 모실 생각이 없었으니까. 물론 그들에게 부탁할 일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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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바람피우던 강우석의 모습이 떠오르다

“진정해요. 할 얘기 있으면 우리 집에 가서 해요.”성연신은 그녀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진구가 그들을 향해 걸어오며 다급히 입을 열었다.“성 대표님, 임시연 씨가 방금 쳐들어온 건달에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많이 놀란 것 같은데 대표님께서 한번 가보시죠.”“당신도 같이 가요.”심지안과 고청민이 함께 있는 것이 못마땅했던 성연신은 심지안을 끌고갔다. ‘어린놈이 꿍꿍이는 많아서.’임시연이 또 무슨 일을 벌이는지 궁금했던 심지안은 고청민과 인사를 나누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 ...휴게실.임시연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옷이 다 찢어져 하얀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성연신을 발견한 그녀는 대성통곡하며 그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연신아, 아까 어떤 건달이 하마터면 내 옷을 다 찢어버릴 뻔했어. 우리 아이를 해칠까 봐 무서웠어...”성연신은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녀는 그의 소매를 꽉 잡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던 그는 양복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뒤에 서 있던 심지안은 임시연의 작은 움직임을 보지 못한 탓에 성연신이 주동적으로 외투를 덮어준 거라고 오해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을 이리 보게 될 줄 심지안은 상상도 못 했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뒤에서 종업원이 들어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였다. 갑자기 차가운 물이 몸에 쏟아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숙여보니 배 위가 흠뻑 젖어있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옷 갈아입으세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종업원은 고개를 숙인 채 서둘러 사과했다. 성연신은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잠깐만 기다려요. 나랑 같이 가요.”“아니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그곳에 있는 것이 답답했던 심지안은 바로 거절했다. 옷도 젖은 상태라 아이가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빨리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성연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정 괴로우면 의사 불러줄게. 난 지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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