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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저 임신했어요

레스토랑에서 떠나니 이미 새벽이었다. 심지안은 갑자기 무언가 생각 났는지 옆의 남자의 옷소매를 잡으며 얘기했다.

“그러니까 아까 말한 금융 포럼이 모레라는 거죠?”

이미 12시가 지났다.

“목요일이요.”

그러니까 모레라는 것이다.

한남 더힐로 돌아온 심지안을 따라 성연신은 아파트로 올라가 같이 집에 들어섰다.

그는 집에 들어서서 인테리어를 한번 보았다. 가구들도 매우 간단했다.

이런 곳에 산다니 조금 불쌍해 보였다.

심지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여기서 잘 거예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요.”

“...거절해도 돼요?”

성연신이 그녀를 보며 손으로 넥타이를 풀어 소파에 던져버렸다.

“될 것 같아요?”

“자는 건 괜찮은데 저한테 손도 대지 마요.”

“왜요?”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늘이 그날도 아니잖아요. 얼음물 마시는 것 봤어요.”

“그냥 싫어요. 게다가 이런 일은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심지안은 고개를 떨구었다. 기다란 속눈썹이 감정을 담은 눈을 가렸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삐죽 나왔는데 그 모습이 꽤 가여웠다.

어떤 남자라도 그 모습을 봤다면 그녀의 편에 설 것이다.

성연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의견을 굽히고 심지안을 자기 다리에 앉힌 후 심지안의 턱을 잡고 물었다.

“정말 싫어서 그래요?”

심지안은 억지로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맞췄다.

사람은 밤에 감성적으로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심지안은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

“정말 원인을 알고 싶어요?”

“네.”

“저 임신했어요.”

성연신은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

심지안은 긴장 해서 손가락을 만지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성연신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하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싫으면 싫은 거지. 이런 핑계를 대요?”

성연신은 놀랐다가 곧이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심지안이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안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가슴이 답답했다. 심지안은 크게 실망했다. 아마도 둘째 아이가 갖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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