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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왕의 여자들

한편, 심지안은 고청민의 이런 행동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그가 금융 쪽 사람들과 많이 접촉해야 한다는 어르신의 당부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진구의 뒤를 따라 두 사람은 회의실로 들어왔다.

룸 안, 원형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많아 앉아있었고 심지안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 자리에는 성연신도 있었고 임시연도 있었다.

임시연은 자신이 성연신의 파트너인 것처럼 그의 옆에 앉아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심지안은 두 발이 묶인 듯 움직일 수가 없었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목적에 달성했다고 생각하던 여진구가 일부러 말을 건넸다.

“성 대표님, 심지안 씨 오셨습니다.”

“청민 도련님, 편하게 앉으시죠.”

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앉았다.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성연신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쪽으로 와요.”

심지안은 그의 옆자리가 비어있는 걸 발견하였다.

‘내가 가서 앉으면 임시연과 같이 그의 옆에 앉아있는 거잖아. 자기가 뭐 왕이야? 이 여자 저 여자 다 안고 있게?’

반항심이 생긴 그녀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고청민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그 모습에 성연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그의 싸늘한 기운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내 눈치챌 수 있었다.

“우리 계속하죠. 계속 얘기해요.”

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썼다.

토론 내내 성연신은 크게 말이 없었고 가끔 일침을 가했다.

그 사이 여진구는 고급 차 한 주전자를 가져왔고 임시연은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차를 따라줬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일에 꽤 익숙한 듯했다. 이 자리에 데리고 온 여자 파트너는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동시에 그들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심지안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찌 됐든 그녀는 하인처럼 이 남자들을 모실 생각이 없었으니까. 물론 그들에게 부탁할 일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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