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1132 챕터

제401화 난 당신을 굳게 믿고 있어요

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보광 중신으로 가게요?”“네, 마침 같은 길인데 너무 난처해할 필요 없어요. 비록 연신 형과 헤어졌지만 우린 계속 친구잖아요.”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뻔뻔하게 그냥 앉겠습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팁도 드릴게요, 손 기사님.”“네, 안전벨트 꼭 매시고 지금 출발하겠습니다.”...‘출발?’‘왜 이렇게 섬뜩하게 느껴지지?’“연신 형은 왜 찾으러 가는 거예요?”손남영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설마 연신이 형 보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죠?”“애까지 가진 유부남을 보고 싶어 한다고요?”심지안은 비꼬는 듯한 말투로 자신을 비웃었다.“형이랑 임시연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잖아요.”“지금 안 한 거지, 곧 할거잖아요.”“안 할 것 같은데.”손남영은 혼자 중얼거렸다.“연신 형 임시연과 결혼하지 않을 것 같아요.”이진우가 임시연의 과거를 다 까발려 버렸는데 이런 상황에서 성씨 집안 안주인으로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심지안은 손남영을 곁눈질해 보면서 말했다.“그런데 임시연 씨말로는 두 사람 곧 결혼한다고 하던데요. 성연신이 아주 성대하고 로맨틱한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약속했다고 하더군요.”“임시연이 한 말을 그대로 믿는 거예요?”손남영은 의아한 표정을 하고 심지안에게 말했다.“그냥 지안 씨 질투하게 하려고 하는 거죠.”손남영 주변에 여자애들도 서로 질투하면서 스스럼없이 거짓말을 하는 게 일상 루틴이었다.너무 흔한 수단이었다.심지안은 그냥 당사자로서 발견하기 어려울 뿐이었다.심지안은 눈이 휘둥그레서 물었다.“진짜예요? 임시연 씨가 애를 낳는다고 해도 성연신 씨가 그녀완 결혼하지 않을 거란 말인가요?”“당연하죠. 안 그러면 제 절친이 결혼하는데 저를 안 알려줄 리가 없잖아요.”“왜죠?”‘비록 임시연이 싫다고는 하나 성연신을 위해 애까지 낳았는데 마땅히 애 엄마로서 성연신과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니야?’손남영은 심지안 앞에서 임시연의 뒷담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비도덕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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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우아한 백조

“회사에서는 바빠요.”성연신이 어쩔 수 없이 해명했다.옆에서 손남영이 말을 보탰다.“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 어제 연신 형한테 전화를 계속했는데 안 받더라고요.”정욱이 차를 들고 들어왔다.“성 대표님은 이미 며칠째 밤을 새워 야근 중입니다. 부하들도 야근한 지 일주일이 되고요.”심지안은 그제야 성연신의 얼굴이 까칠해지고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바쁘지 않을 때 오지석을 찾아가요.”성연신은 눈썹을 까딱거렸다. 관심 한 마디도 없는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입을 열자 생각하지 못한 말이 나왔다.“왜 원이를 보러 안 가요?”“갔다 왔어요.”심지안은 당당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과일칼을 가졌겠어요? 갈 때마다 연신 씨한테 인사라도 해야 해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고 옆의 정욱을 쳐다보았다.정욱은 씁쓸하게 웃었다. 분명 심지안과 연락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성연신, 본인이었는데 말이다.하지만 정욱은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동네북이 필요한 것 아닌가. “점심에 같이 밥 먹을래요?”손남영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쓰며 팔꿈치로 심지안을 쿡 찔렀다.“아니요.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해요.”“지안 씨, 설마 나랑 진짜 절교하려는 건 아니죠?”손남영은 상처받은 얼굴로 얘기했다.“전 아직 지안 씨랑 사업도 같이 하고 싶은데. 저랑 절교하려는 거면 어쩔 수 없죠.”그 말에 심지안의 눈이 빛났다.“사업이요? 무슨 사업?”“점심을 먹을 때 자세히 알려줄게요.”“알겠어요.”저번 리조트가 실패해서 돈과 인력을 너무 많이 썼다. 회사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손해였기에 앞으로 1년 동안은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출장을 하는 것도 많은 사업 파트너를 끌어들여서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게 하기 위해서였다.손남영은 웃으면서 성연신을 향해 윙크했다. 이로써 성연신은 손남영에게 빚을 지게 되었다.사람들은 1층의 양식 레스토랑에 갔다. 전에 심지안과 성연신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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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우습게도 설레어 오다

심지안은 눈이 휘둥그레서 말했다.“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하하하, 이 업계가 크다면 크고 좁다면 좁죠. 대부분 이 업계에 들어오고 나면 서로 다 알고 지내는 법이에요.”심지안이 말했다.“저는 그저 잠시 들어왔을 뿐이에요.”성원 그룹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성씨 가문을 알고 지낼 리도 없었고 세움의 엠버서더가 될 일도 없었을 것이다.“말 참 재밌게 하네요. 저의 아버지께서 심지안 씨가 만든 계획안을 마음에 들어 하시던데 혹시 저희와 합작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가격은...”손남영은 손으로 숫자를 세며 심지안에게 보여줬다.“받을게요!”심지안은 기업 총괄 매니저가 계획안을 써줄 사람 하나 못 찾는다는 걸 믿지 않았다. 아마 그녀의 능력을 시험하려고 그러는 것일 것이다. 예상과 부합된다면 후에 그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아무튼, 돈은 그대로 받았으니까.손남영은 심지안의 결연한 모습을 보고 웃어 보이며 말했다.“돈이 필요하세요?”“아니요, 돈보다 기회가 더 필요해요.”심씨 가문 회사는 아래로 비기면 여유로운 존재이고 대신 위에 있는 회사들과 비기면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아래로 떨어지기는 쉬우나 위로 올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회사였다.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성연신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남영은 아까 심지안과 했던 얘기를 성연신에게 알려줬다.성연신은 심지안과 손남영 사이에 있었던 대화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화제를 돌려 손남영에게 물었다.“아버지가 제경에서 하시는 프로젝트 나도 함께해도 될까?”손남영은 멈칫했다.“그건 어떻게 알았어요...”손남영의 아버지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심지안을 끌어들일 예정이었다.‘귀신도 아니고 어떻게 알았지?’“함께 해도 될까?”“당연히 되죠.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말해볼게요.”성연신은 짧게 응답하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웨이터들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서 매운 음식들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손남영은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형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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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돈은 없고 목숨이나 가져가세요

심지안은 손남영의 말을 듣고 눈빛이 흔들렸다. ‘할아버지가 알게 되면 할아버지도 두 손주가 싸우는 걸 원치 않을 거야.’‘할 말이 있으면 앉아서 차근차근 말하고, 정말 말이 안 통한다면 성연신 보고 성여광을 한 대 때리게 해서 화를 풀게 만들면 되지. 너무 어긋나는 일만 없으면 돼.’끝내 심지안은 손남영의 제안을 승낙했다....성연신이 너무 무서웠던 성여광은 15분 후에 성형찬까지 데리고 같이 나타났다.“연신아, 여광이가 철이 없어서 그런 거야. 그냥 좋게 넘어가 줘. 이제 자금 문제가 해결되고 돈이 들어오면 다시 그 집을 사 오면 되잖니.”“지금 당장 다시 사들이세요.”성연신은 더는 반박하는 말을 듣지 않을 셈이었다. 그의 눈빛은 전혀 온기가 없이 아주 차가웠다.성형찬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지금 돈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니. 게다가 네가 여광이 창업하는 걸 도와주면서 돈이라도 조금 보태어 줬어도 얘가 집을 팔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이사회에서 나가시든지 집을 다시 구매해 들이시든지 한 가지만 고르세요.”“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넌 어른을 존중하는 법도 다 잊었니?”심지안과 손남영도 옆에서 보고 있었는지라 성형찬 두 사람에게 웃음거리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는 화를 내면서 성연신을 호되게 혼내려고 자신이 성연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집안 어른이라는 티를 냈다.“형, 왜 그렇게 인색하게 구는 거야. 그 집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도 않았잖아. 게다가 집을 산 사람도 그 집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걸 꺼리지도 않고 돈도 푼푼이 줬잖아. 몇 달 후에 내가 돈을 벌면 집값을 그대로 형한테 주면 되잖아. 이자 1억도 보태어서 줄게. 그러면 되지?”심지안은 성여광의 말을 들으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사람이 죽은 걸 꺼리지 않는다고?’‘저 뜻은 죽은 사람이 가족이 아니라 남이란 말이야?’‘추억으로 남긴 집을, 게다가 다른 집을 함부로 팔고도 왜 억울한 척하는 거야?’성연신은 살기를 내뿜으며 눈살을 찌푸리고 성여광에 앞에 서 있던 성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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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바람피우는 것과 실수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어요

심지안은 이 순간만은 성연신에게 포옹을 해주고 싶었다.그녀는 그를 안고 최선을 다해 그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심지안은 두 손을 뻗었다가 그대로 제자리에 멈춰버렸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 사이 관계는 이런 친밀한 행동을 허용치 않았다.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띠더니 성연신과 거리를 두려고 마음먹었다.그러나 성연신이 갑자기 그녀를 껴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성연신은 턱을 심지안의 어깨에 기대고는 피곤함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조금만 기대고 있을게요.”심지안은 입술을 오므리고 작은 손으로 달래듯 성연신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네.”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는데 상대방의 몸에서 나는 향기를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평화로운 분위기였다.심지안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옥상에 있는 덕분에 이 각도에서 달이 아주 크고 둥글게 가까이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 또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성연신은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더니 계속 심지안을 안은 채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는 탐욕스럽게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우리 싸우지 말고 화해해요.”성연신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가볍게 말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마치 혼자서 중얼거리는 듯했다. 그의 얇은 입술은 심지안의 피부에 닿는 듯 마는 듯하면서 그녀를 간지럽혔는데 심지안은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했다.“지금 뭐라고 했어요...”성연신은 두 손으로 심지안의 얼굴을 감싸고 그녀의 콧등에 자신의 콧등을 맞대고 다시 말했다.“우리 화해해요.”심지안은 빨간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진심이에요?”“제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요?”“싫어요, 바람피웠었잖아요.”그녀는 그날 밤에 일에 집착하면서 그를 용서하려고 하지 않았다.“실수예요. 절대적인 실수요. 바람피운 것과 실수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잖아요.”“연신 씨가 실수라면 실수인 거예요?”‘바람피운 남자들은 항상 이렇게 변명하곤 하지.’심지안은 성연신의 사랑 넘치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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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조작된 하늘의 뜻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재결합에 동의한 적 없어요. 그날 밤은 실수였어요.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둘 다 신중하게 생각해 봐요.”임시연을 제외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는 재결합이 망설여지는 이유가 많았다.성연신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보 같은 여자가 분명 마음속으로는 엄청 기뻐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하기는. 그래, 당신의 연기에 나도 장단 맞춰줄게.’한편, 임시연은 성연신의 전화를 받고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그녀는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하얀 원피스를 차려입은 채 들뜬 마음으로 보광 그룹으로 향했다. 사무실 안, 손남영과 성여광은 이미 자리를 뜬 상태였다. 성여광이 다시 집을 구입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성연신은 구매자에게 연락해 보라고 정욱에게 당부했다. 곧 임시연이 올 때가 된 것 같아 심지안은 성연신을 향해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이따가 난 화장실에 가 있을 테니까 임시연 씨한테 내가 여기 있다는 거 말하지 말아요.”그녀가 있으면 임시연은 분명 자연스럽지 못하게 자신의 마음을 숨길 것이다. 심지안의 속셈을 눈치챈 성연신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임시연이 신경 쓸까 봐 그래요?”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3분 뒤, 밖에서 들려오는 엘리베이터 소리에 심지안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간 그녀는 문틈 사이로 밖의 상황을 몰래 살폈다. 그 모습에 성연신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짚었다.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연신아, 무슨 일로 보자고 했어?”임시연은 옅은 화장을 한 채 고급스러운 카멜 색상의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게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성연신을 빤히 쳐다보았다. 성연신은 며칠 동안 그녀한테 연락하지 않았었다. ‘왜 갑자기 날 부른 거지? 그것도 이 늦은 시간에. 혹시... 내가 보고 싶었나?’남자는 두 종류로 나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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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두 귀를 쫑긋

말문이 막힌 임시연은 안색이 굳어졌다. “아직도 심지안 씨 좋아하는 거야?”한편, 화장실에 있던 심지안은 그 말을 듣고 귀를 기울였다. 성연신은 소파에 편히 기댄 채 차갑게 웃었다. “알고 있으면서 뭐 하러 굳이 또 물어보는 거야?”“연신아, 너한테 진심인 건 나야. 심지안 씨는 진현수 씨와 사귀는 거 아니었어?”그 말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심지안은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와 비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어머, 임시연 씨가 내 사생활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임시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당신이 여긴 어떻게? 지금까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거예요?”‘무슨 꿍꿍인 거야!’“숨어있다니요? 잠깐 화장실에 왔던 것뿐이에요.”심지안은 진지한 얼굴로 뻔뻔스럽게 둘러댔다. 임시연은 한 발 뒤로 물러섰다.“연신아, 두 사람 지금...”“볼일 끝났으니까 넌 이제 가봐.”“나 온지 얼마 안 됐는데...”성연신은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정욱을 불렀다.“시연이 집까지 데려다줘.”“네, 대표님.”정욱은 미소를 지으며 임시연을 안내했다. “싫어!” 머리가 똑똑한 임시연은 단번에 성연신이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를 알아차렸다. 체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에 그녀는 벌컥 화를 냈다.“날 조롱하려고 일부러 이곳으로 부른 거야?”그녀는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아무리 불리한 처지에 처하더라도 늘 주도권을 자기 손에 넣으려고 애를 썼다. “널 조롱하는 거 아니야. 단지 지안 씨한테 해명을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미동도 없었고 그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이 섞여 있지 않았다. 임시연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눈시울을 붉혔다.“저 여자한테 해명하려고 내 자존심까지 짓밟은 거야?”그녀의 말에 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게까지 말할 필요 없잖아. 난 그냥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니까.”“근데 심지안 씨는 왜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거야?”임시연은 차갑게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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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그녀의 임신

임시연은 이를 악물며 화를 참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심지안에게 욕설을 퍼부을 것 같아 그녀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먼저 갈게. 며칠 후에 같이 산부인과 가는 거 잊지 마. 의사 선생님이 내가 항암 치료 환자라서 가족이 동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해줄 수 있으니까.”성연신은 정욱을 쳐다보았고 그의 뜻을 눈치챈 정욱이 이내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제가 함께 갈 겁니다. 대표님께서는 워낙 처리하셔야 할 업무가 많으셔서요.”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버렸지만 그녀는 최대한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알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 계속 있다가는 심지안과 싸움이 날 것 같아 급히 자리를 뜬 것이다. 순식간에 사무실에는 성연신과 심지안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성연신은 소파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그날 밤의 일이 사고였다는 거 이젠 믿을 거죠?”“믿어요.”그녀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해가 풀리면 쿨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아까 화가 잔뜩 난 임시연의 모습을 보면 분명 그날 밤의 일은 사고였을 것이다. “내일 나랑 본가에 같이 갈 거예요?”“아니요. 일해야 해요.”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뭘 그렇게 악착같이 일해요?”“악착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거예요.”“나한테 당신을 먹여 살릴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누가 당신한테 먹여 살려달라고 했어요?”그녀는 남한테 의지해서 사는 것보다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우리는 지금 이혼했 거든요. 그러니까 서로의 인생에 대해 간섭하지 말죠.”그 말에 성연신은 피식 웃었다.“당신은 참, 사람 마음을 몰라주는군.”“이만 갈게요.”심지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데려다줄게요.”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오해가 풀리니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나 심씨 가문에서 나와서 새로 집을 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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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오빠의 행복이 최우선

임시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게 가능해요? 혹시 들키기라도 하면요?”“가능하든 안 하든 당신한테는 지금 이 방법밖에 없어요. 예정대로 아이가 3개월이 되었을 때 지우는 건 이젠 불가능한 일이 되었으니까.”‘아이를 지운다고?’임시연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와서 아이를 지운다면 그녀는 더 이상 성연신의 옆에 있을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일은 종종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홍지윤은 조롱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됐어요. 보스님께서는 이미 당신한테 최대한 도움을 주셨어요. 모든 준비는 다 되었으니 만약 당신이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잘 알고 있죠?”“보스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근데 만약 심지안이 연신이한테 임신 사실을 알렸다면요?”“그건 신경 쓸 거 없어요. 그쪽은 가능한 당신이 성연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외부에 많이 알려요.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 수 있게. 나머지 일은 순리대로 흘러가게 신경 쓰지 말아요.”임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쫓아다녔던 남자들은 성연신, 이진우급의 남자를 제외하면 거의 다 그녀한테 넘어왔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들이댈지는 홍지윤이 말하지 않아도 임시연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오늘부터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었다. 길을 걸어가다 노랗게 물든 단풍잎을 보고 심지안은 놀랍기만 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쌀쌀한 느낌이 들어 그녀는 옷깃을 여미고 빠른 걸음으로 손씨 가문의 회사로 들어갔다. 손남영은 그녀를 데리고 그의 부친을 만나러 갔고 그들은 기획안에 대해 간단히 얘기를 나눴다. 그들의 요구는 보광 중신의 기준보다 훨씬 더 높았다. 그러나 그녀는 물러서지 않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손남영의 부친은 10분 정도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는 급히 자리를 떴고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손남영과 심지안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었다.심지안은 그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열심히 노트에 적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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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사무실에서 발견된 금기 물품

고연희는 입을 삐죽거렸다. “오빠만 행복하면 됐어요.”며칠 동안 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성연신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남녀 사이의 감정이 아니라 그냥 어린 소녀의 숭배심인 것 같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 성연신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 오빠였다. 졸업 후에는 집안의 도움 없이 홀로 보광을 맡아 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이런 사람은 어디를 가든 자연히 이목이 쏠리는 법이다. 누구나 훌륭한 사람에 대해 우러러보는 마음이 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성연신에 대해 단지 숭배심이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기적으로 변하게 되고 그 사람을 누구한테도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 잘생긴 성연신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띠었다.“많이 컸네.”고연희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오빠, 좋은 남자 있으면 나 소개해 줘요.”그 말에 심지안은 갑자기 한 소년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턱을 만지며 입을 열었다.“고청민 씨 알죠? 두 사람 잘 어울릴 것 같은데.”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집안도 비슷하고 외모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옆에 있던 성연신도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고청민이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아.”“고청민 씨요? 세움의 그 사람?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잘 안 나요.”“나중에 소개해 줄게.”“고마워요, 오빠.”영화가 곧 시작되고 그들은 영화에 집중하며 고연희와 더 이상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SF 영화라서 관람객이 대부분 남자와 아이들이었다. 두 사람의 앞줄에 앉은 아이가 계속 떠들어대고 있었고 큰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그들의 부모는 아이가 귀엽다고만 생각할 뿐 그냥 내버려 두었다. 문뜩 생각이 떠오른 심지안은 성연신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수군거렸다. “나중에 연신 씨 아이가 저러면 어떡할 거예요?”“한 대 때릴 거예요.”규칙이 없으면 아무 일도 성취할 수 없는 법,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는 건 대부분 부모가 오냐오냐하며 키워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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