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381 - 챕터 390

1132 챕터

제381화 그 남자의 또 다른 여자

심지안은 아침을 한 상 가득 차렸다. 두유, 샤오룽바오 같은 중식도 있었고 과일 주스, 샐러드, 연어구이, 베이컨과 커피 같은 양식도 있었다. 가끔 서백호도 함께 식사하기 때문에 그녀는 조금 더 만들었다. 성수광은 샤오룽바오를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성연신과 그녀한테 단둘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던 그는 하인에게 아침을 위층으로 가져다 달라고 명했다. 성연신은 오랜만에 그녀가 만든 아침을 먹었다. 겉으로는 아무 내색 하지 않았지만 사실 맛있어서 꽤 많이 먹었다. 몇 숟가락 뜨던 심지안은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젓가락을 놓고 주방으로 들어가 과일을 찾았다.“연신 오빠!” 애교 섞인 목소리와 함께 공주 치마를 입고 깡충깡충 뛰어 들어오는 고연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주방에서 포도를 먹고 있던 심지안은 주방에서 나갈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곧 떠나는 마당에 성연신의 여자 문제에 개입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성연신은 고개를 들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냄새 좋은데요. 급하게 오느라 아침도 먹지 못했어요... 같이 먹어도 돼요?”고연희는 냄새를 맡으며 납작한 배를 어루만졌다. 그 말에 심지안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그녀가 아침을 준비한 건 늘 그녀에게 다정한 성수광과 어제 그녀를 구해준 성연신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하여 그녀는 힘들게 만든 아침을 고연희가 먹는 게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여긴 성연신의 본가이고 그가 원한다면 그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성연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연희를 거절했다.“안돼, 먹고 싶으면 셰프님한테 만들어 달라고 해. 테이블 위에 있는 음식들 건드리지 마.”그 말에 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양심은 있네.’“알았어요. 안 먹을게요. 근데 오빠 어제는 무슨 일 있었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요.”“뭐?”“어제 단체 채팅방에서 오빠가 헬기를 타고 나갔다는 소식을 봤어요.”긴급할 상황이 아니라면 헬기를 띄우는 일은 거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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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사실이야

성연신은 어깨를 들썩이며 담담하게 말했다.“사실이야.”“연신 오빠, 이 여자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그녀는 큰 충격에 빠진 듯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얼마나 급한 일이길래 헬기까지 운전한 거야? 오빠가 이 여자를 엄청 좋아하나?’“잘해주는 게 아니라 난 단지 경찰 쪽의 체면을 생각해 도와준 것뿐이야.”“경찰이요?”그의 말에 고연희는 입을 삐죽거렸다.“거짓말하지 말아요. 오빠가 무슨 좋은 시민도 아니고. 그리고 경찰 쪽에서 부탁한 거라면 그냥 헬기만 빌려줬어도 되잖아요. 굳이 오빠가 직접 갈 필요 있었어요? 이 여자 때문에 간 거잖아요!”웬일인지 그는 고연희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어린애는 어른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마.”“그래요. 오빠는 단지 도움을 준 것뿐이죠. 나라를 위해 헌신한 거고 그 누구 때문도 아니에요.”고연희는 비꼬는 말투로 심지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그쪽이 도대체 뭐가 특별한 거예요?”“특별한 게 없는데요. 난 그냥 보통 사람일 뿐이에요.”심지안은 성씨 가문의 친척인 오지석이 한 부탁을 성연신은 모른 척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어쩌면 성연신이 자신을 조금 걱정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안이 감추는 게 있다고 생각한 고연희는 그녀를 끌고 밖으로 걸어갔다. “잠깐 얘기 좀 해요. 할 말이 있어요.”심지안은 고연희가 자존심이 강한 부잣집 아가씨일 뿐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녀를 따라 정원으로 갔다. “말해봐요. 연신 오빠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은 거예요? 그 비법 내가 돈으로 살게요.”“사겠다고요? 얼마 줄 수 있는데요?”“나 돈 많아요. 연신 오빠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아요!”“그거 알아요? 당신의 연신 오빠한테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아이요?”“연신 씨와 임시연 씨 사이에 아이가 생겼어요.”그녀의 말에 고연희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임시연 그 여우 같은 여자가 돌아왔단 말이에요?”“임시연 씨 알아요?”“진작부터 알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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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그녀의 제안

“아니요...”“거짓말이죠. 오빠는 보통 친구를 집에 들이지 않는 사람이에요.”“그렇다면요. 어쩔 생각인가요?”‘나한테 복수라도 할 생각인가?’“오해하지 말아요. 연신 오빠의 전처를 찾아 우리 셋이 함께 임시연을 쫓아내요!”심지안은 한참 동안 고연희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연신 씨 전처는 아마 당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시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요?”“시도해 볼 필요 없어요. 내가 바로 그 전처이니까.”심지안은 고연희의 어깨를 토닥이며 피식 웃었다. 그 말에 당황한 고연희는 얼굴이 차갑게 변하였다.“처음부터 날 놀린 거예요?”“아니요. 난 처음처럼 당신이랑 엮이고 싶지 않았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근데 뜻밖에도 고연희가 그녀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우리 함께 힘을 합쳐서 임시연을 쫓아내요. 당신한테서 연신 오빠 뺏을 생각은 없어요.”“그럼 당신이 원하는 건 뭐예요?”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 심지안의 말에 고연희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난 연신 오빠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에요. 그거면 난 만족해요.”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만 행복하다면 뭐든 다 좋으니까. 잠시 침묵하던 심지안이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난 이미 연신 씨와 끝난 사이에요.”“아니요. 끝났다는 건 다시는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나 난 지난번 할아버지 생신 연회에서 당신을 봤어요. 그게 우연이라면 어젯밤 오빠가 왜 그리 급히 당신을 찾으러 갔겠어요?”그 말에 흠칫한 심지안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그건 경찰들을 도우려고 그런 거예요.”“그쪽 생각에 오빠가 아무 사람이나 도와주는 착한 사람 같아요? 어젯밤에 전혀 감동받지 않은 거예요? 언니, 행복은 스스로 쟁취하는 거예요. 임시연 그 여자는 여우 같은 여자예요. 절대 이 집안에 들일 수 없어요!”“아니요. 어찌 됐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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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수상한 조직

성수광은 차갑게 웃었다.“이유 없이 어찌 대가를 받겠나. 자네의 선물은 받을 수가 없네.”“할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이건 제가 할아버지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거예요.”“자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효도를?”임시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선물을 손에 들고 있었다.“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절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예전에 제가 했던 일들은 어쩔 수 없었던 거예요. 저도 먹고살아야 했으니까.”“연신이 그놈도 없는 자리에서 불쌍한 척 연기 하지 말거라. 나한테는 전혀 소용없으니까.”성수광은 차갑게 콧방귀를 끼었고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임시연은 낮은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불쌍한 척하는 게 아니에요...”아무리 공부를 잘했다 하더라도 그녀는 여전히 시골 출신이고 내세울 집안이 없는 여자였다. 뼛속까지 궁핍한 시골 사람의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애써 상류층 사람들의 비위를 맞췄고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노력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하는 것이지 비난받을 일이 아니야.”한편, 성수광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며 말을 꺼냈다.“지안이를 납치한 건 네가 한 짓이냐?”“지안 씨가 납치됐어요? 어떻게 그런 일이... 지금은 어떻게 됐어요? 무사한가요?”그녀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되물었다.“거짓말하지 마. 네가 한 짓이라는 걸 난 알고 있다.”임시연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눈물을 흘렸다.“할아버지, 제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드셔도 저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면 안 돼죠. 제가 어찌 감히 그런 천리에 어긋나는 일을 할 수 있겠어요?”“증거까지 내놓아야 인정할 것이냐?”그 말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은 임시연은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아니야, 늙은이한테 증거가 있을 수 없어. S 그 사람이 이렇게 쉽게 노출될 일은 없다고. 분명 날 떠보고 있는 것이겠지.’“제가 하지도 않은 일에 증거라니요?”그녀의 표정 변화를 눈치챈 성수광은 엄숙하게 되물었다.“배후를 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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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장을 입고 온 심지안은 골프장에 도착해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블랙 컬러의 슬림하고 스포티한 원피스는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고 훤히 드러난 하얗고 매끄러운 팔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심지안은 거울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골프를 잘 치지 못하지만 어떤 자리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상대방의 취미를 존중할 줄 아는 센스도 가지고 있었다. 여자 탈의실을 나와 남자 탈의실을 지나칠 때 그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주 대표님인 것 같은데...’발걸음을 멈추고 잠깐 서 있자 주 대표가 주원재를 데리고 안에서 걸어 나왔다. 환하게 웃으며 다가가 인사를 건네려고 할 때 그녀는 두 사람의 뒤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되었다.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성연신은 귀티가 넘쳐흘렀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그의 검은 눈동자가 살짝 떨리더니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어떻게 인사를 건네야 할지 몰랐던 심지안은 그 자리에서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두 사람을 쳐다보던 주 대표가 먼저 입을 열었다.“혼자예요? 우리랑 같이 칠래요?”“아니요. 사업 파트너와 함께 왔어요.”옆에 있던 주원재가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어느 구역으로 갈 건데?”심지안은 솔직하게 대답하고는 이내 자리를 떴고 파트너를 찾으러 갔다. 그녀의 파트너는 유정호라는 사람이었다. 그녀를 본 유정호는 눈빛을 반짝였다.“역시 세움의 모델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정말 예쁘시네요!”그 말에 심지안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과찬이세요. 일단 사업 얘기부터 할까요? 아니면 골프부터 칠까요?”“당연히 공부터 쳐야죠. 골프 칠 줄 알아요?”유정호는 골프채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조금요. 잘 치지는 못해요.”“자자자, 내가 가르쳐줄게요.”말을 마친 그가 그녀의 뒤로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아니요!”심지안은 이내 그를 밀어내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 그와 거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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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직원의 야한 옷차림

“아니야, 난 모르는 사람인데.”그리고 성연신이 불편했던 그녀는 단번에 거절했다.“괜찮아, 채영이 까칠한 사람 아니야. 가자. 내가 방금 유정호도 쫓아내 줬잖아. 그러니까 네가 날 좀 도와줘.”주원재는 결국 심지안을 끌고 갔다. 한편, 주 대표와 성연신은 한창 골프를 즐기고 있었고 그 옆에는 약간 통통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160CM 쯤 되어 보이는 키에 통통한 몸매,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한눈에 봐도 귀티 나는 부잣집 딸 같아 보였다. 심지안은 성연신의 옆으로 가서 앉았고 그런 그녀를 성연신은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러나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성연신은 차갑게 시선을 거두고 그녀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주 대표와 성연신은 비즈니스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고 그 사업에 관한 관여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조용히 옆에서 듣고만 있었다.그러나 주 대표는 그녀를 끌어들일 생각인지 가끔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 심지안은 완곡하게 그를 거절했다.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자신이 이런 사람들 사이에 끼는 게 자격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성연신이 그녀를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한 시간 동안, 쌀쌀맞은 성연신과는 달리 주원재와 박채영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지안 씨가 왠지 모르게 낯이 익어요.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아줌마와 많이 닮은 것 같은데.”박채영은 두 손으로 오동통한 얼굴을 받들고 심지안을 쳐다보았다. “푸흡. 요즘 사람들이 자꾸만 내가 누구랑 닮았다고 하던데. 내가 흔한 얼굴이라서 그런 가 봐요.”심지안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이에요. 성동철 할아버지의 따님과 많이 닮았어요. 그분 사진 본 적 있거든요.”주원재는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많이 닮았어?”“많이 닮은 건 아닌데. 눈매랑 얼굴형이 많이 닮았어.”박채영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두 사람 혹시 먼 친척 사이 아니에요?”‘먼 친척 사이라...’심지안은 흠칫했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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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남편

“손님, 그런 게 아닙니다. 날이 더워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 겁니다.”직원은 안절부절못하며 다급히 설명했다.“그건 당신들 사정이고요.”“네... 죄송합니다.”성연신은 심지안을 끌고 이내 자리를 떴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맞잡은 두 손을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오후 내내 아는 척도 안 하더니. 왜 또 이러는 거야?’그의 손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쳤지만 워낙 힘이 세서 전혀 소용이 없었다.“뭐 하는 거예요?”“데려다줄게요.”“그럴 필요 없어요.”“조용히 해요.”심지안은 말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급히 입을 틀어막으며 헛구역질했다. 그 모습에 성연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날 보는 게 구역질이 날 만큼 싫은 거예요?”“아니요. 그냥 속이 좀 울렁거려서요.”그 말을 듣고 그제야 그의 얼굴이 조금 환해졌다.“속 안 좋아요?”“아니요, 나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심씨 가문에서 나온 뒤로 그녀의 삶은 많이 여유로워졌다. 아무리 일이 바빠도 군것질도 챙겨 먹어서 위병이 많이 좋아진 상태였다. 최근에는 거의 위가 아픈 적이 없었다.“병원에 갈래요?”“아니요, 괜찮아요.”그녀는 구역질하는 건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뭘 잘못 먹은 것이겠지.’성연신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그녀한테 안전벨트를 매라고 했다.그의 변덕스러운 행동이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심지안은 고분고분 그의 뜻에 따랐다. 집으로 가던 길에 주얼리를 맡긴 전당포를 지나쳤는데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녀가 처음 이곳을 왔을 때도 문을 열지 않았었다. 만약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가게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가게 문을 닫을 리가 없는데 말이다...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앞쪽 도로가 무너져 내려 길이 막혀있었다. “여기서 내릴게요. 골목길로 돌아가면 돼요.”가로등조차 없는 깜깜한 골목길을 보고 성연신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마음대로 해요.”‘여기까지 데려준 게 어디야? 이 여자의 안전까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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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특이한 점

흠칫하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의 말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어때요? 나 똑똑하죠?”방금 울고 난 그녀의 눈시울은 아직도 약간 붉어있었지만 여전히 톡톡 튀는 아이 같은 매력은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를 쳐다보며 성연신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죽을 까봐 걱정하는 게 안쓰럽군. 아무 걱정 없이 살아야 할 사람이... 예전처럼...’“경호원 붙여줄까요?”심지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날 걱정하는 거예요?”“그래요.”그 말에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그녀가 기뻐할 새도 없이 그가 말을 이어갔다. “당신한테 사고라도 나면 날 대신해 우리 할아버지를 상대할 사람이 없으니까.”“필요 없어요!”성연신은 허리를 숙이고는 그녀의 두 볼을 감싸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내가 당신 걱정하는 줄 알았어요?”그에게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그녀는 화를 벌컥 내며 그를 밀어냈다.“아니요! 착각하지 말아요.”“쳇.”성연신은 말끝을 흐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심지안을 별장 단지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돌아갔다. 집 앞에 도착한 심지안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진현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턱에 잔수염이 가득했고 예전에 혈기 왕성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게다가 아직 다리가 회복되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있어 많이 초라해 보였다. “지안 씨, 며칠 동안 생각해 봤는데 교통사고에 관해 당신한테 속이지 말았어야 했어요. 내가 잘못했어요.”“아니요.”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진현수가 거짓말한 걸 알고 화는 내지 않았다. 단지 그가 그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을 뿐.진현수는 심지안이 아직도 화가 난 줄 알고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알아요. 지안 씨한테 신뢰를 잃었다는 걸. 하지만 다시 한번 나에게 기회를 주길 바라요. 날 시험해도 좋고 어떻게 해든 좋아요. 난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이러지 말아요. 우린 이미 끝났어요.”긴 아픔보다는 짧은 아픔이 낫다는 생각에 심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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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임신 1개월 차

심지안은 간단히 씻은 뒤 집을 나섰다. 이상하게도 오지석은 그녀를 경찰서로 부른 것이 아니라 경찰서 옆에 있는 공원으로 그녀를 불렀다. 심지안은 그를 만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조사 결과는 어떻게 됐어요? 범인이 다 털어놓았나요?”그녀를 침범하려 했던 그 남자는 고청민의 칼에 찔려 피를 많이 흘렸고 체포 당시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어제 의식이 돌아왔다. 그 물음에 오지석은 고개를 저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자살 시도까지 했어요. 하지만 다 털어놓을 때까지 취조할 생각이에요.”심지안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인간이 이렇게 의리가 깊을 줄은 몰랐네. 자살하면서까지도 동료들을 말하지 않은 걸 보면.’“지안 씨가 생각하는 그런 이유 아닐 거예요. 그 사람이 자살한 이유는 아마 더 이상 정상적인 남자로 살 수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그리고 조사한 결과 그의 가족은 그가 체포당하는 날 실종되었어요.”“가면을 쓴 여자가 가족을 빌미로 협박했을 거라는 말인가요?”“네.”그 말에 심지안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들이 날 납치한 목적이 뭐예요?”‘내가 왜 이런 무서운 사람들과 엮이게 된 걸까?’“일단은 돈을 목적으로 저지른 납치 사건이라고 정했어요.”오지석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지안 씨 인간관계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원한에 의한 납치는 아닌 것 같아요. 반면, 세움의 후계자인 고청민 씨를 노리고 납치한 확률이 높아요. 게다가 범인들은 성씨 가문에 편지를 보내 2000억을 요구했었어요. 가면을 쓴 여자가 지안 씨 목숨을 원한다는 건 아직 그 진위를 밝혀내지 못해서 조금 더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아요.”그의 말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만약 그들의 목적이 고청민 씨였다면 왜 그 가면을 쓴 여자는 화장실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생각에 잠긴 그녀를 보고 오지석은 말을 이어갔다.“사건을 조사하는 건 우리의 책임이에요. 오늘 지안 씨를 여기로 부른 건 혈액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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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이혼 후에 생긴 아이

의사가 하는 말을 심지안은 한 글자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혼자 중얼거렸다.“매번 피임약 꼭 챙겨 먹었는데.”“피임약을 먹었다고 해서 꼭 피임되는 건 아니에요.”의사는 그녀의 표정을 관찰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 아이 낳을 거예요? 지워버릴 거면 최대한 빨리 입원해서 수술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아이가 크면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을 테니까.”“저도 잘 모르겠어요...”“일단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요.”심지안은 넋을 잃은 채 병원을 나섰다. 그녀는 손을 들어 평평한 배를 만지며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한편, 그녀는 택시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걸어갔다. ‘임신 1개월이라는 건 남해 별장에서 생겼다는 거잖아. 이혼 후의 임신이라니... 참 웃기는 일이군.’ 가는 길에 한 중년 부부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며 절망적으로 울기 시작했고 그들의 손에는 병원 기록이 들려있었다. “벌써 다섯 번째야. 이번에도 시험관 실패했어. 도대체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하느님은 왜 우리를 이렇게 벌하는 거야?”“울지 마, 우리 이제 그만 포기하자. 당신 고생하는 거 더는 못 보겠어. 내 마음이 너무 아파...”“하지만 난 아이를 갖고 싶단 말이야...”“여보, 우리 그냥 아이 입양하자. 그만 울어.”남자는 다정하게 여자를 위로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산부인과 검사 기록을 움켜쥐었다. 더 이상 들을 용기가 없었던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누군가의 영향도 받지 않고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해.’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그녀는 성연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임시연과 헤어지라고 강요해야 하는 걸까? 연신 씨가 그걸 원할까? 한발 물러나 그가 승낙한다고 해도 그럼 임시연의 아이는?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어서...’임시연의 아이를 데려다 키울 만큼 그녀는 너그럽지도 않았고 마음이 강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성연신이 외도한 사실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심지안의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바로 이때 진유진한테서 같이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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