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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이혼 후에 생긴 아이

의사가 하는 말을 심지안은 한 글자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매번 피임약 꼭 챙겨 먹었는데.”

“피임약을 먹었다고 해서 꼭 피임되는 건 아니에요.”

의사는 그녀의 표정을 관찰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아이 낳을 거예요? 지워버릴 거면 최대한 빨리 입원해서 수술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아이가 크면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을 테니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요.”

심지안은 넋을 잃은 채 병원을 나섰다. 그녀는 손을 들어 평평한 배를 만지며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한편, 그녀는 택시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걸어갔다.

‘임신 1개월이라는 건 남해 별장에서 생겼다는 거잖아. 이혼 후의 임신이라니... 참 웃기는 일이군.’

가는 길에 한 중년 부부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며 절망적으로 울기 시작했고 그들의 손에는 병원 기록이 들려있었다.

“벌써 다섯 번째야. 이번에도 시험관 실패했어. 도대체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하느님은 왜 우리를 이렇게 벌하는 거야?”

“울지 마, 우리 이제 그만 포기하자. 당신 고생하는 거 더는 못 보겠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하지만 난 아이를 갖고 싶단 말이야...”

“여보, 우리 그냥 아이 입양하자. 그만 울어.”

남자는 다정하게 여자를 위로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산부인과 검사 기록을 움켜쥐었다.

더 이상 들을 용기가 없었던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누군가의 영향도 받지 않고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해.’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그녀는 성연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임시연과 헤어지라고 강요해야 하는 걸까? 연신 씨가 그걸 원할까? 한발 물러나 그가 승낙한다고 해도 그럼 임시연의 아이는?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어서...’

임시연의 아이를 데려다 키울 만큼 그녀는 너그럽지도 않았고 마음이 강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성연신이 외도한 사실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심지안의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바로 이때 진유진한테서 같이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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