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371 - Chapter 380

1132 Chapters

제371화 그의 자식이 다른 사람의 자식이 된다니

고청민은 주머니에서 박하사탕을 꺼내더니 두 알을 입 안으로 넣어버렸다. 그는 순진무구한 잔인함으로 의문을 던졌다. 마치 교수님께 질문하는 대학생 같았다. “임시연이 여자친구라고요? 그럼 임시연과 성연신은 무슨 사이죠?”김민수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고통으로 인해 얼굴은 이미 구겨졌다.“저도 몰라요. 모른다고요.”그는 왜 갑자기 죽을 뻔했는지 몰랐고 임시연이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이유도 몰랐다. 그녀와 성연신의 일에 대해서도 하나도 몰랐다. “임시연이 임신했어요.”“이건 저도 알아요!”김민수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앞으로의 행복한 삶에 대한 기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고청민은 흥미진진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래요?”김민수는 그가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단언했다.“제가 남자친구인데 임신했다는 건 제가 더 잘 알죠!”“확실히 김민수 씨 아이예요?”“당연하죠. 우리는 한 달 내내 붙어있었어요.”매일 붙어있었고 몇 번 잠자리를 가지니 임신이 되었다. 하지만 임시연이 그와 헤어지면서 아이를 지우겠다고 했고 그 후에는 임시연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청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청순한 얼굴로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답은 다 나왔고 진실은 눈앞에 있다.남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라니. 김민수는 잠시 멈칫하더니 불안함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제 여자친구와 아는 사이예요?”“글쎄요.”“어떻게 임신했다는 걸 안...”“내가 임시연을 모르면서 임신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한 거죠?”“네...”“난 임시연을 모르지만 성연신은 알거든요.”고청민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날카로운 말을 뱉어냈다.“얼마 후, 임시연은 당신의 아이를 임신한 채 성씨 가무에 시집가겠죠. 그럼 당신은 그저 구석에 숨어서 죽은 듯이 살아야 해요. 나타나기만 하면 임시연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당신을 죽이려고 할 테니까.”김민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현실을 부정하며 고개를 젓자 머리카락에서 물이 튀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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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본능적으로 기대고 싶은 사람

성수광은 화가 난 듯 소매를 걷었다. 임시연만 생각하면 기분이 확 나빠졌다.“그럴 일은 절대 없다! 그 여자는 절대로 우리 가문에 발을 들일 수 없어!”...남자는 느긋하게 시선을 들어 빈손으로 돌아온 여자를 쳐다보고 계속해서 서류를 봤다. 이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할아버지가 안 주신대요.”“계속 달라고 해봐요.”“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연신 씨가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유서를 주겠대요.”서류를 훑던 성연신의 손이 잠시 굳어버렸다. 그리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물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저는 이 일을 완수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심지안은 고개를 푹 떨구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다른 임무로 바꿔서 얘기해주면 안 돼요?”성연신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그녀가 어떻게 성수광에게서 유서를 가져온다는 말인가. 성연신은 더 이상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뭐로 바꿀지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네!”“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동안, 부르면 바로 와야 해요.”“...”성수광은 심지안은 붙잡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와 성연신 사이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해서 더는 질척거리지 않는 것이었다.성연신은 그녀를 선진 그룹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심지안은 머릿속이 복잡해 인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려서 갔다.성연신의 시선은 계속 심지안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그의 눈빛이 확 변했다.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은 그가 안전벨트를 풀고 얼른 차에서 내렸다.심지안은 주변의 상황을 신경 쓰지 못하고 몇 걸음 걸어 나갔다가 몰려오는 기자들한테 포위당했다.“어떻게 피해자 가족에게 배상할 겁니까? 직원들에게 안전 장비도 제대로 사주지 않는 사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당신은 건축법을 어겼으니 구류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사건이 종결되기 전에 나온 겁니까? 혹시 알면서도 법을 어긴 겁니까? 혹은 인맥을 사용하신 겁니까?”“인터넷에서 보니까 월급도 제대로 나눠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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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고작 비서의 보살핌

성연신은 걸음을 멈춘 채 미간을 찌푸렸다.심지안은 이상함을 눈치채고 같이 멈춰 섰다. 두 사람이 같이 가고 있었기에 심지안은 시선을 살짝 돌려 무의식 간에 핸드폰의 내용을 보게 되었다. 분홍색 네일이 손바닥을 파고들었고 그 아픔에 심지안은 정신을 번뜩 차렸다. 그녀는 가까이에 있는 남자를 보다가 하루 종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이성의 끈이 뚝 끊어졌다.왜 또 잊어버린 것일까.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의 남자인데.성연신은 임시연과 한 가족이다. 심지안은 시선을 내려 속눈썹으로 복잡한 감정을 가리며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데려다 줄 필요 없어요. 얼른 가서 시연 씨를 챙겨줘요.”“괜찮아요. 정욱을...”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지안은 멀리 도망가 버렸다.“진짜 괜찮아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돌아가서 임시연 씨를 돌봐줘요. 지금 시연 씨는 연신 씨가 필요해요.”성연신은 불쾌함을 담아 큰 손에 힘을 주어 심지안의 하얗고 가는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투로 얘기했다.“다시 한번 얘기하죠. 데려다줄게요. 알겠어요?”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못 알아들었다는 듯 얘기했다.“하지만 임시연 씨가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아이가 걱정되지 않아요?”“내가 의사도 아닌데, 가서 멍하니 서 있기만 하면 일이 잘 풀립니까?”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에는 구겨진 표정이 드러났다. 심지안은 그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법이다. 성연신은 그녀의 생각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그대로 심지안을 끌고 차에 탔다. 얼마나 세게 밟은 것인지, 시속이 120까지 나왔다. 그동안 성연신은 정욱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가 임시연을 챙겨주라고 했다.이미 침대에 누웠던 정욱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명령에 따르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자기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가. 게다가 임시연은 성연신이 보고 싶어서 문자를 한 것일 텐데, 정욱이 가면 별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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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내가 너랑 결혼하겠다고 했던가?

임시연은 심호흡을 하며 금방 터질 것 같은 화를 꾹 눌렀다. 갑자기 한 남자가 문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눈이 갑자기 반짝이더니 바로 눈물을 흘렸다.“난 괜찮아요. 그저 애가 너무 걱정되어서... 아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그냥 죽어버릴 거예요.”“의사는 뭐라고 했어?”성연신이 걸어들어오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차가운 눈은 그의 감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정욱이 먼저 얘기했다.“성 대표님, 임시연 씨는 괜찮습니다.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합니다.”성연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욱에게 가봐도 된다고 했다.고개를 끄덕인 정욱은 문을 닫기 전에 임시연을 한번 보았다.그는 임시연을 보며 임산부의 감정은 많이 격하다고 생각했다. 아까까지 만해도 욕을 뱉을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니. 성연신을 봐서 그런 것이었다.성수광의 말이 맞았다. 임시연은 가식적인 여자였다. 하지만 이 일은 비서인 정욱과 큰일은 없었다. 성인이라면 다 가식적인 면이 있으니. 심지안도 처음에는 성연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를 썼던가. 그저 적당히 가식적이면 된다. 성연신이 침대맡의 의자에 앉아 검은 눈동자로 임시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어쩌다 넘어진 건데?”임시연은 훌쩍이더니 입을 열었다.“실수로 넘어졌어. 큰일은 아니야.”“항암치료는 끝났어?”“임신 전에 이미 끝났어.”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그 모습이 조금은 불쌍해 보였다.“연신아, 네가 점점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게 느껴져. 산부인과에 검사하러 오는 임산부들은 다 남편이랑 같이 오던데. 다음에 검사하러 갈 때 같이 가주면 안 돼?”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임시연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는 이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하지도 않고 아무 감정도 없는데 어떻게 관심하겠는가. 그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배 속의 아이였다.“난 바빠. 같이 가줄 사람이 필요하면 내가 찾아볼게.”임시연은 참지 않고 바로 말을 뱉어냈다.“심지안 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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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환상적인 부부의 모습

귓가에는 익숙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중하고 매력 있는 목소리였다.“얘기해요.”“저기요, 심지안도 같이 처리해 주세요. 심지안 때문에 성연신의 마음을 얻기 너무 어려워요.”남자는 호탕하게 웃었다.“그래요? 5년 전에는 심지안이 없었지만 그때도 성연신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것 같은데.”“...이번에는 제가 더 노력할게요. 성연신은 지금 제 배 속의 아이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더는 날 실망 시키지 않길 바라요.”“감사합니다!”...달이 환하게 뜬 저녁, 심지안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그날 밤, 그녀는 악몽을 꾸었다.꿈에서는 사고로 사망한 직원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울면서 그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직원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고 그녀를 산 채로 잡아먹겠다고 했다. 중요한 시각에,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이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났다.심지안은 남자와 함께 달렸다. 결국 달리기 힘들어질 때, 남자에게 제발 멈춰달라고 빌었다.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그녀를 바보라고 말한 후, 허리를 굽혀 그녀더러 업히라고 했다.심지안은 시키는 대로 했다. 남자의 등은 넓고 두꺼워서 안전감을 주었다. 그의 모습이 궁금해서 고개를 숙여 쳐다보았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걸어갔다. 그러더니 남자가 갑자기 그녀를 내려놓으며 얘기했다. “전 이제 집에 가야 해요. 앞으로 같이 가줄 수 없겠어요.”심지안이 저도 모르게 얘기했다.“같이 집에 가면 안 돼요?”“안 돼요.”이 말은 그 남자가 한 얘기가 아니었다.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난 임시연이 한 얘기였다. 놀란 심지안이 시선을 돌려 옆의 남자를 확인했다. 그건 성연신이었다.그녀는 성연신이 임시연과 함께 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집에 돌아간 후의 모습도 영화의 장면들처럼 눈에 보였다. 두 사람은 정말 환상적인 부부의 모습 같았다. 따르릉. 알람 소리와 함께 심지안이 희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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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납치된 두 사람

심지안은 자신보다 어린 고청민이 일사불란하게 일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청민 씨 여자친구는 참 복 받은 사람일 거예요.”“무슨 뜻이에요?”“잘생겼지, 돈 많지, 듬직하고 성격도 좋잖아요.”그녀의 말에 고청민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정략결혼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재벌 집 남자들은 왜 그렇게 정략결혼을 싫어하는 거예요?”‘이 정도 집안의 정략결혼이면 분명 엄청난 집안끼리 손을 잡는 것일 텐데.’잠시 생각에 잠겼던 고청민은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천성적으로 반항하는 걸 좋아하거나 아니면 내 인생의 주도권은 내가 쥐고 싶어서 아닐까요?”...장례식이 끝난 후, 고청민은 심지안에게 여론에 대응할 방안을 상의해 보자고 했다. 비록 경찰 쪽에서 곧 정식 발표가 있겠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그걸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더 떠들어댈 것이다. 고청민 옆에 있는 경호원은 평소에도 자주 심부름을 했었다. 두 사람은 따로 룸이 있는 은밀한 카페를 찾아 들어갔고 경호원은 데스크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였다. 여론에 대응할 법을 잘 몰랐던 심지안은 고청민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한참 동안 듣고 있던 그녀는 뭔가 깨달은 듯했다.“그러니까 청민 씨 뜻은 내 사적인 일이 세움과 연결된 거라면 세움 쪽에서 처리한다는 거죠? 난 신경 쓸 필요 없고요.”“맞아요. 세움에는 이런 일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요. 그분들은 아주 전문적인 분들이에요.”“네, 알았어요.”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창밖을 쳐다보았다. “손님이 많은가 봐요. 경호원분이 주문하러 간 지 꽤 지났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화장실 들렀을 거예요.”“그래요. 나도 마침 화장실 가고 싶었는데. 잠깐 실례 좀 할게요.”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녀를 향해 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화장실 안, 그녀는 손을 씻으려고 세면대 앞에 섰다. 수도꼭지를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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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이 사람 죽은 건 아니겠죠?

겁에 질린 심지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최근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산 적도 없었고 사업을 하면서 늘 업계의 룰을 잘 지켜온 그녀였다. ‘도대체 누가 날 납치한 걸까...’바로 이때, 조수석에 앉아있던 가면을 쓴 여자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눈빛에 심지안은 몸을 살짝 떨었다. 가면 속 그녀의 눈은 매의 눈 같았고 유난히 특이하고 음산한 것이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공포 영화 속의 귀신 같아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반면, 고청민은 겁먹지 않고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게 뭐야? 돈이야? 아니면 목숨이야?”“우린 둘 다 원해.”가면을 쓴 여자는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큰소리로 웃었다. “이 여자는 돈이 없어. 돈은 내가 줄 테니까 이 여자 풀어줘.”“그건 안돼. 돈은 없어도 목숨은 붙어있으니까.”“나도 목숨 있어!”가면을 쓴 여자는 자신을 떠보는 고청민의 말에 당당하게 대답했다.“내가 원하는 건 이 여자 목숨이랑 당신 돈이야.”‘한 사람을 잡든 두 사람을 잡든 달라질 건 없어. 게다가 이 남자가 세움의 후계자라고 했으니 이참에 돈이나 뜯어내 보지 뭐.’그 말에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심지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청민 씨는 죽이지 않더라도 난 반드시 죽이겠다는 뜻이구나.’“이유는? 왜 이 여자를 죽이려는 거야?”고청민은 굳은 얼굴로 되물었다. “그래요. 왜 날 죽이려고 하는 건데요? 난 당신한테 미움을 산 적이 없단 말이에요. 그리고 정말 내가 그쪽한테 잘못한 게 있다면 사과하면 될 거 아니에요!”생사를 앞에 두고 체면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그 사람은 당신이 죽길 바라거든.”그 말에 심지안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무슨 원한이 있길래 날 죽이려고 하는 걸까?’가면을 쓴 여자는 공포에 질린 심지안을 쳐다보며 조롱하듯 크게 웃었다. 10분 뒤, 뜻밖에도 차가 고장이 났다. “지안 씨, 한번 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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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필요한 사람이 의사가 아니라 여자

흠칫하던 심지안은 이내 그를 위로했다.“아니에요. 죽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당방위라고요.”...한편, 가면을 쓴 여자는 그동안 가끔 차 안을 들여다보았고 그 남자는 여전히 심지안의 몸을 누르고 있을 뿐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10분 뒤, 차가 수리되었고 차에 오르려고 하던 여자는 차 문이 열리지 않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밧줄에서 풀려난 고청민은 그 여자를 향해 웃으며 손을 저었고 그 여자는 눈을 부릅뜬 채 차창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순식간에 차창에 여러 갈래의 금이 생겼고 곧 부서질 것만 같았다. 심지안은 반쯤 죽어있는 남자를 있는 힘껏 밀치고는 다급히 소리쳤다.“빨리, 출발해요!”고청민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운전석으로 뛰어가 페달을 밟았다. 백미러 속 가면을 쓴 여자는 잔뜩 화가 난 채로 길에서 아무 차량이나 빼앗아 타고 그들을 맹추격해 왔다. 한편, 심지안은 조금만 더 가면 산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당신 핸드폰도 빼앗긴 거예요?” “네, 그 남자한테 핸드폰 있는지 한번 봐봐요.”운전을 하며 당부하는 그의 말에 심지안은 그 남자의 몸을 샅샅이 뒤졌다.“찾았어요!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요.”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경찰에 알고 있는 단서들을 전부 말해줬다. 고청민도 함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경찰은 한 마디 되물었다.“세움 그룹의 고청민 도련님 말씀인가요?”“네, 맞아요.”경찰은 이번 사건에 관해 재물을 노리고 저지른 납치 사건이라고 초보적으로 판단하고 이내 위치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곧 그들이 성남시 교외에 도착한다는 걸 파악했고 따라서 그들이 적어도 4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현재 속도라면 성남시 경찰이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최소한 한 시간은 걸리는 상황이었다. 이 한 시간 사이 만약 그들이 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차를 운전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 위험한 상황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바로 이때, 경찰은 성씨 가문이 소유하고 헬기가 생각났다. 아니나 다를까 30분도 안 되어 울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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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짐승 출몰

“그만해. 할 얘기 있으면 돌아가서 해.”옆에 있던 오지석이 앞으로 다가와 두 사람을 말리며 얼른 헬기에 오르라고 했다.“깊은 산속이니 짐승이 출몰할지도 몰라.”심지안을 껴앉고 싶었던 성연신은 고청민의 훼방에 어쩔 수 없이 생각을 접게 되었고 아무 말도 없이 헬기에 탑승하였다. 심지안은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간단히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피부 외상만 있을 뿐 다른 데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의료진의 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마취제를 맞은 탓에 피검사를 했고 경찰들은 내일쯤 결과를 알려준다고 하면서 그들에게 연락처를 남기라고 했다. 바로 이때, 오지석은 헛기침했다.“고청민 씨는 내가 바래다줄 테니까 연신이 넌 지안 씨 데리고 가서 어르신께 안부 전해드려.”그 말에 심지안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께서도 아셨어요? 할아버지께서 병도 있으신데...”“그러니 어르신께서 걱정하시지 않게 안부 전해드려야죠.”오지석의 말에 심지안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옆에 있던 고청민은 저도 모르게 차갑게 웃었다. ‘안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안 씨랑 같이 있고 싶어서 이러는 거 아니야?’그러나 그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은 심지안의 사생활에 관여할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성씨 가문의 본가.서백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심지안을 쳐다보았다.“지안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이리 낭패한 꼴로...”“혹시 할아버지께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는 거예요?”미간을 찌푸리며 묻는 그녀의 말에 서백호는 더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말이에요?”“성연신 씨, 지금 나 속인 거예요?”“당신을 속인 건 오지석이지 내가 아니에요.”“옆에서 말리지도 않았잖아요!”성연신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오고 싶어 하는 걸 내가 왜 말리겠어요?”한편, 서백호는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 이내 핑계를 대고는 자리를 떴다.“나더러 지금 여기서 하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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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성수광과 임시연의 만남

그의 격렬한 키스에 심지안은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왠지 모르게 매번 그와 키스할 때마다 그녀는 전혀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스킨십에 노련한 성연신은 단번에 그녀를 리드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나누며 침실로 향했다. 몸이 폭신한 침대에 맞닿은 순간 갑자기 어젯밤 꿈이 생각난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를 밀쳐냈다. “안 돼요. 나 건드리지 말아요.”그전에 있었던 잠자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절할 수 있는 것이니 마땅히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으로서 윤리는 지켜야 하니까.한편, 성연신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그녀의 입술을 어루만졌다.“당신 참 솔직하지 못해.”그녀는 눈빛이 흐린 채 그를 쳐다보며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네?”“적극적으로 내 키스를 받아들인 건 당신 아니었어요?”입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몸은 정직한 것이다. 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그를 노려보다가 이내 수줍게 그의 시선을 피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인제 그만 자야겠어요.”“불은 당신이 질렀으니 당신이 꺼야 하지 않겠어요?”그의 뜨거운 눈빛에는 그녀에 대한 욕망이 가득 차 있었다. 심지안에게 왜 이렇게 반하게 되었는지, 왜 이렇게 그녀를 안고 싶어 안달이 났는지 그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시선에 심지안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 사람에 대해 미련조차 없는데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거야?’“지안 씨, 고청민 씨한테서 전화 왔습니다.”문밖에서 들려온 하인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심지안은 그의 품속을 빠져나왔다. 성연신은 아래층에서 전해진 목소리를 듣고는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 ‘고청민 이 인간. 분명 일부러 이러는 걸 거야! 진현수가 떨어져 나가니 이젠 이 인간까지!’바보 같은 이 여자가 남자를 홀리는 데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지안 씨, 자고 있었던 거예요? 내가 방해한 건 아니겠죠?”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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