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132 챕터

제351화 최고의 선물

심지안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임시연 맞아. 저번에 사진 보여줬잖아.”흠칫하던 진유진은 이내 화가 치밀어 올랐다.“저 여자가 남의 남자 빼앗아서 임신까지 한 그 여자야?”그녀가 임시연의 쪽을 가리키며 큰 목소리로 말했던 터라 주위의 사람들은 궁금증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임시연을 쳐다보았다. 한편, 임시연은 명품샵에서 신상 옷을 입어보고 있었다. 사람들의 수군대는 소리에도 그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심지안을 향해 걸어와 인사를 건넸다. “지안 씨도 쇼핑하러 왔어요? 반가워요.”그녀는 진유진의 싫은 소리를 듣지 못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연신이한테 아빠 된 기념으로 선물을 하고 싶은데 지안 씨가 한번 골라줄래요?”“어머, 살다 살다 이런 뻔뻔스러운 사람은 또 처음 보네. 남의 남자를 가로챈 주제에 뭐가 이렇게 떳떳한 거야? 지금 우리 앞에서 자랑이라도 하는 거야 뭐야?”화가 치밀어 오른 진유진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지안이 앞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하는 걸 보면 참 당돌한 여자야.’그러나 임시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나랑 연신이가 사귀었을 때 심지안 씨는 학생 신분이었어요. 게다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데 가로챘다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뭐요? 나이가 많은 게 뭐 자랑이에요? 나이가 많으면 남의 남편한테 꼬리 쳐도 되는 거예요?”진유진은 점점 더 그녀를 몰아붙였다. “그쪽 마음대로 생각해요. 난 더 이상 할 말 없어요. 하지만 당신의 말을 들어보면 심지안 씨가 이 결혼에 대해 얼마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네요.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요. 내가 금관성으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요.”임시연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성연신은 자신에게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지난달 절에 가서 염주를 받아왔어요. 염주를 가져온 지 얼마 안 돼서 난 아이를 가지고 되었고 사랑도 얻게 되었죠. 이제 이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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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솔로는 알지 못하는 닭살이 돋는 말들

그녀의 말에 임시연의 얼굴이 굳어졌다.“농담이 지나치네요. 이 아이는 연신이 아이예요.”“그래요? 그럼 다행이고요.”심지안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옆에 걸려있는 양복을 무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이 양복 포장해 주세요.”옆에 있던 임시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남자 옷은 왜요? 누구한테 선물하려는 거예요?”‘진현수인가? 벌써 심지안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야? 진도가 빠르네.’심지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또박또박 말했다.“성연신 씨한테 주려고요.”자신이 잘못들은 것이라고 생각한 임시연은 다시 한번 되물었다. “연신 씨한테 선물하려고요. 우리 두 사람이 이혼하긴 했지만 서로 친구가 될 수는 있는 거잖아요. 시연 씨도 그 정도는 이해해 줄거라고 생각해요.”어차피 이런 짓은 임시연도 한 적이 있으니까. 친구라는 명목으로 성연신한테 접근해 심지안의 뒤통수를 쳤으니까.‘역시 심연아보다 똑똑하네.’“그럼요. 근데 연신이는 이런 싸구려 옷 입지 않아요. 지안 씨의 안목은 우리와 거리가 먼 것 같아요.”잠깐 망설이던 임시연은 그녀를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입기 싫어하는 건 알지만 내가 사준 거라면 또 모르죠.”심지안은 임시연이 보는 앞에서 성연신의 부카드를 꺼내 계산했고 매장 직원에게 보광 그룹으로 옷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성연신이 이 옷을 입든 안 입든 그건 상관없다. 임시연 이 여자의 도발적인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 일부러 그런 것이다. 한편, 부카드를 본 임시연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성연신이 유일한 부카드를 심지안한테 준 거야? 5년 전의 나도 이런 대접은 못 받았다고!’그녀는 이런 차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그녀는 억지웃음을 보이며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 “지안아, 너 진짜 짱이다. 임시연이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은데. 난 네가 또 손찌검이라도 할 줄 알았어.”진유진은 감탄의 표정을 지으며 심지안을 쳐다보았다. “임시연 같은 여자한테는 보통 방법을 써서는 안 돼. 자기가 상류층이라고 생각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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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그 남자의 오해

카드에 적힌 정연한 글자를 보니 심지안이 직접 쓴 건 같지 않았다. 선물 박스를 열어보니 박스 안에는 사이즈가 적당한 셔츠와 정장 외투가 들어있었다. 딱 봐도 고급 정장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186 cm의 큰 키를 가지고 있는 성연신은 타고난 옷매무새를 가지고 있었다. 하얀 셔츠는 빈틈없이 단추를 채우고 있었고 정장 바지 안에 셔츠 밑단을 집어넣고 있어 그의 허리선이 더 돋보였고 매력이 철철 흘러넘쳤다. 그는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귀티가 났다.정욱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지안 씨가 대표님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네요.”‘후회하고 있는 거겠지. 대표님이랑 다시 화해하고 싶은데 창피해서 이러는 건가? 선물이라도 해서 대표님의 마음을 돌리려 하는 건가?’성연신은 무심하게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이고는 차가운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쳇. 바보 같은 여자가 아직 날 잊지 못했다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진현수보다 더 나은 남자라고 생각한 거겠지.’어찌 됐든 성연신은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화가 치밀어올라 얼굴이 굳어졌다. 심지안이 이혼하기 전에 진현수한테도 양복을 선물해 준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 똑같은 방법으로 날 갖고 노는 거야? 어장관리야 뭐야? 겉으로는 정이 깊은 척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다 건드리고 다니잖아! 이런 여자의 마음속에는 자신밖에 없겠지.’한편, 그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정욱은 그를 향해 공손하게 물었다.“대표님, 이 옷 입으실 건가요? 세탁소에 맡길까요?”결벽증이 있는 성연신은 아무리 깨끗한 옷이라 해도 깨끗이 씻은 후에야 그 옷을 입었다. “내가 언제 이딴 싸구려 입는 것 봤어?”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정욱을 쳐다보았다. “네, 지금 당장 갖다 버릴게요.”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정욱의 말에 성연신의 눈빛은 더 차갑게 변하였다.성연신의 생각을 알 수 없었던 정욱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회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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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그한테 옷을 사준 이유

성연신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4개월을 못 기다리겠어?”“못 기다리는 게 아니라 네가 날 믿지 않잖아. 나랑 같이 있을 생각도 없고.”“내 아이라면 책임질게.”“그래, 유전자 검사하는 거 나도 동의해. 근데 나랑 이렇게 오랜 시간 알고 지냈으면서 네가 날 안 믿을 줄은 몰랐어.”눈에는 눈물이 반짝였고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애써 참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성연신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녀를 빤히 쳐다만 볼 뿐이었다. “너 이진우랑 잤니?”그 말에 임시연은 멍해졌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이진우 나쁜 놈, 결국은 연신이한테 다 털어놓은 거야?”“그래, 딱 한 번. 근데 그건 널 만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야.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실수하잖아.”성연신은 차분하게 되물었다.“그럼 그날 밤 나랑 하는 거 처음 아니네. 근데 그 피는 뭐야?”임시연은 온몸이 굳어버린 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성연신의 믿음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반드시 빈틈없이 대답하여야만 했다.“시골에서 태어나서 열여덟의 나이에 어렵게 예술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어. 성공하고 싶고 이 사회에서 단단히 발을 붙이고 싶은 마음에 잘못된 일을 한 적도 많아. 그러나 난 어쩔 수가 없었어.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유명해지기 전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레스토랑에서 연주하는 것뿐이었어. 어렵게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됐고 진정한 피아니스트가 됐어. 널 만나면서 난 열등감에 사로잡혔고 너한테 사실대로 말할 용기가 없었어. 그래서 몰래 처녀막 복원 수술을 했던 거야. 5년 전, 많이 아팠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널 떠났던 거야. 5년 후, 널 다시 만나게 되었고 우리한테 아이가 생겼어. 난 더 이상 널 놓치고 싶지 않아.”임시연은 눈물을 흘리며 성연신의 손을 꼭 잡았다.“넌? 나한테 전혀 감정이 없는 거야? 다 잊었어? 처음 사업 시작할 때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다 잊은 거냐고?”성연신은 그녀를 쳐다보며 손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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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진현수와 사귀다

임시연이 자리를 뜬 뒤, 성연신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잘생긴 그의 얼굴에는 차가움이 가득 묻어있었다. ‘어장관리도 아니고 이젠 날 이용만 하는 거야? 다른 여자한테 보여주려고 날 이용한 거냐고?’그는 옷장을 열고 양복을 꺼낸 뒤 옷장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심지안이 사준 양복을 바로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심지안은 오늘 특히 옷을 두껍게 입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그녀는 줄곧 일에 몰두해왔고 면허증을 딸 시간조차 없이 바삐 보냈었다. 심씨 가문의 회사를 맡게 된 후로는 어딜 가든 택시를 이용해야 해서 조금 불편했다. 하여 요즘 한가할 때 운전을 배우려고 학원에 가서 등록을 마치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어찌 된 일인지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한 직원이 장미꽃 한 송이를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장미꽃은 한 송이 또 한 송이...다들 장미꽃만 건네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심지안은 장미꽃을 두 손 가득 쥐고 있었다. 바로 이때, 진현수가 갑자기 나타났다. 아직 다리의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그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왔다. 잘생긴의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는 보기만 해도 호감이 생기는 사람이었고 그 누구도 그의 다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안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어요? 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직원들은 손뼉을 치며 크게 외쳤다.“받아줘, 받아줘!”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에 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바친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자신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이상 진현수의 마음을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계가 달라지면 그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지안 씨, 고마워요. 드디어 당신이 내 여자가 되었네요.”진현수는 기쁜 마음에 심지안을 끌어안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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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직원

그러나 그녀는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청민 씨는 현수 씨를 만난 적도 없잖아.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 같아.’그녀는 고청민한테 고마움을 전하고는 전화를 끊었고 이내 동영상을 올린 직원에게 연락했다.그러나 때마침 외근 중이었던 직원은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학교로 돌아온 고청민은 교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부스스한 갈색 머리카락이 눈썹을 살짝 가리고 있었고 그 아래 그의 맑은 눈이 훤히 드러났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SNS 계정을 전환한 뒤 진현수의 SNS 계정을 찾았다. 그러고는 고백 영상을 찾아 댓글 창에 보광 중신의 공식 계정을 태그했다. 한편, 퇴근 시간이 다 돼서야 동영상을 올린 그 직원은 회사로 돌아왔다. 그 직원은 심지안에게 사과하고는 바로 동영상을 삭제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대표님께서 세움의 광고 모델이라는 걸 깜빡 했어요.”“아니에요.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심지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저었다.이미 동영상을 올린 이상 이젠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는 거니까.진현수와 심지안은 오늘 병원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기로 약속했다. 이틀 동안 진현수를 보러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퇴근 후 병원으로 가겠다고 흔쾌히 답했다. 게다가 다리를 다친 그는 이동이 불편했기 때문에 병원 말고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소재를 다 정리한 뒤 심지안은 기지개를 켜고 퇴근 준비를 하였다. 바로 이때 진현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지안 씨, 병원으로 올 필요 없어요.”“왜요?”“회사에 일이 생겼어요. 회사 일부터 해결해야겠어요.”뭔가 생각이 떠오른 심지안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혹시 성연신 씨의 짓인가요?”잠시 망설이던 진현수가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부정하지 않았다는 건 그녀의 추측이 맞는다는 뜻이다.사무실에 앉아 한참 동안 고민하던 그녀는 성연신한테 문자를 보냈다.「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요?」그녀는 성연신이 이러는 이유는 분명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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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화가 난 그 남자

한편, 방울 소리를 들은 성연신은 그녀의 손목에 있던 팔찌를 단숨에 낚아챘다. 진귀한 구슬이 땅에 굴러떨어졌고 그가 구슬을 발로 밟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어디서 이딴 싸구려를. 없어 보이게.”심지안은 화가 났는지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진현수 씨한테 왜 그래요? 진현수 씨가 당신한테 실수한 것도 없잖아요. 나한테 불만 있으면 나한테 화 풀어요.”성연신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만지며 중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간단해요. 당신이 진현수와 헤어지면 진현수 건드리지 않을게요.”‘당신이랑 헤어졌어도 딴 놈이 당신 건드리는 건 못 참아. 역겨워서!’“당신은 내 인생에 참견할 권리 없어요.”성연신은 심지안을 놓아주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인제 그만 가봐요.”그 말에 그녀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가긴 어딜 가.’그녀는 앞머리를 정리하고는 복도에 있는 CCTV를 힐끗 보면서 사무실 쪽을 가리켰다.“들어가서 얘기해요.” 조심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며 성연신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광고 모델이 되고 나니까 사생활이 꽤 신경 쓰이나 봐?’사실 이 층에는 그와 정욱 두 사람뿐이라서 CCTV를 꺼둔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을 그녀한테 알려 줄 생각이 없다.잠시 망설이던 심지안은 손을 뻗어 성연신의 옷깃을 쥐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앉아서 얘기해요. 당신 마음속에 있는 원한, 내 마음속에 있는 원한 다 털어놓고 얘기해요. 네?”그녀의 속셈을 한눈에 알아차렸지만 성연신은 여전히 그녀의 뜻에 따랐다.아니다 다를까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바로 그의 옷깃을 뿌리쳤다. 성연신은 피식 웃으며 소파에 편히 앉았다.“말해요.”“진현수 씨 사업에 대해 손대지 말아요. 그 사람은 아무 잘못 없으니까.”중소기업은 위기가 몇 번 닥치면 바로 부도가 나게 된다.“나한테 부탁하는 입장에서 태도가 그게 뭐예요?”심지안은 입술을 꽉 물었다.“그럼 당신이 원하는 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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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붉게 달아오른 얼굴

그가 오랫동안 화를 참고 있었다는 걸 그녀는 알 수 있었다.‘내가 현수 씨와 사귀게 돼서 이러는 건가?’키스는 한참 동안 계속되었고 그녀가 발버둥 칠 때마다 성연신은 그녀를 깨물었다. 통증이 몰려온 그녀는 아파서 꼼짝도 하지 않고 눈이 빨갛게 된 채로 고분고분 그의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성연신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나 입술만 떼었을 뿐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심지안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입술이 저리고 아팠다. 거울을 안 봐도 입술이 분명 빨갛게 부어올랐을 것이다. 성연신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진현수와 헤어져요. 안 그러면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진씨 집안에 아들이 진현수 하나죠?”그는 진현수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여자였던 심지안한테 어울리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남자가 돼서 이렇게 협박하다니. 창피하지도 않은가?그의 말에 그녀는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러기만 해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마음대로 해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차갑게 입을 열었다.“당신과 진현수가 사고당한 그날, 충돌한 차량은 휘발유 운송 차량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정신을 잃게 됐죠. 진현수가 목숨 걸고 당신을 구한 게 아니라고요.”그녀는 성연신이 그 일에 대해 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내 머리를 저으며 단호하게 부정했다.“진현수 씨가 날 속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그녀의 기억 속에 진현수는 그녀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회사 일을 도와준 것도 모자라 얼굴을 다칠 위험까지 무릅쓰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었다. 그를 알고 지낸 뒤로 지금까지 진현수는 단 한 번도 그녀한테 해로운 일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옆집 오빠처럼 늘 그녀한테 다정했고 그녀는 그가 자신을 속였다고 믿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성연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현수는 믿고 난 믿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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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자살한 그의 아버지

먹구름은 달을 가리고 있었고 하늘에서 비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우산을 챙겨오지 않은 심지안은 길 한편에서 콜택시를 부르고 있었다. 5분 후, 성연신은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올라왔다. 그가 차창을 반쯤 내리고 차갑게 말했다.“타요. 오늘 밤에 폭우가 쏟아질 예정이래요. 택시가 잘 안 잡힐 거예요.”핸드폰을 보니 평소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콜택시가 잡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계속 빗줄기가 세진다면 택시가 거의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차에 탄 뒤 바로 주소를 말했다. 그녀의 집에 가본 적이 있던 성연신은 가는 길을 알고 있어 내비게이션도 켜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 심지안은 창밖을 내다보았고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졌고 콩알만 한 빗방울이 차창 유리에 떨어져 차창이 흐려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며칠 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궁금증을 털어놓았다.“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3개월의 기한에 왜 동의한 거예요?”그의 성격이라면 그리 쉽게 성수광에게 휘둘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물음에 성연신은 담담하게 말했다.“이제는 3개월의 기한이 없어요.”“알아요. 그냥 당신이 왜 그때 흔쾌히 대답했는지 그게 궁금했어요.”심지안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호기심이 많았던 그녀는 할아버지가 그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했다. 성연신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고 대답하기 싫은 눈치였다. 그 모습에 심지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아버지가 자살하기 전에 남긴 유서가 할아버지 손에 있어요.”그는 아주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그의 말에 조금 당황한 심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 성씨 가문에 가서 성수광만 만났을 때 그녀는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이런 방식으로 생을 마감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이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을 것이다. 만약 그의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지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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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생신 연회

다음 날 아침, 심지안은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고소한 만두에 뜨거운 두유를 곁들여 먹으니 속이 다 따뜻해졌다. 그녀는 밥을 먹으면서 면허 필기시험 문제를 봤다. 1차 시험은 필기만 있는 것이라 이론만 통과하면 되는 것이었다. 9시쯤, 회사에 도착한 그녀는 50대 중반의 한 중년 남자가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심지안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이내 놀란 표정을 지었다.“백호 아저씨?”서백호는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향해 웃었다.“지안 씨, 지나가던 길에 잠깐 들렀어요.”그 말을 믿을 리가 없는 심지안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정말 그냥 가던 길에 들리신 거예요?”“지안 씨 눈을 속일 수가 없네요. 오늘 밤에 어르신 생신 연회를 열 예정이에요. 어르신께서 며칠 전부터 지안 씨 얘기를 하셨어요. 꼭 참석해요.”서백호는 초대장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그녀는 망설였다.“저 이미 연신 씨랑 이혼한 사이예요. 이런 자리에 제가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연신 씨가 임시연 씨를 데리고 그 자리에 갈지도 모르잖아요...”“걱정하지 말아요. 도련님은 오늘 출장 갔으니까 참석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어르신께서 오늘 전우분들만 초대하셨으니 지안 씨의 일에 대해서 언급하시는 분은 없을 거예요.”“하지만...”서백호는 그녀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기어코 초대장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꼭 와요. 지안 씨 괴롭힐 사람 없어요. 만약 누가 지안 씨를 괴롭힌다면 어르신께서 가만두지 않으실 거예요. 그리고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어떠신지 지안 씨도 잘 알고 있잖아요. 내년 생신 때도 건강하실지...”“연신 씨와 임시연 씨 정말 참석하지 않는 거예요?”“정말이에요. 내가 이 나이를 먹고 지안 씨를 속이겠어요?”“알았어요. 저녁에 갈게요. 아저씨,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게 뭔지 아세요? 선물 사서 가려고요.”“지안 씨가 드리는 거면 어르신께서 다 좋아하실 거예요.”심지안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제가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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