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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그 남자의 오해

카드에 적힌 정연한 글자를 보니 심지안이 직접 쓴 건 같지 않았다. 선물 박스를 열어보니 박스 안에는 사이즈가 적당한 셔츠와 정장 외투가 들어있었다.

딱 봐도 고급 정장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

186 cm의 큰 키를 가지고 있는 성연신은 타고난 옷매무새를 가지고 있었다. 하얀 셔츠는 빈틈없이 단추를 채우고 있었고 정장 바지 안에 셔츠 밑단을 집어넣고 있어 그의 허리선이 더 돋보였고 매력이 철철 흘러넘쳤다. 그는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귀티가 났다.

정욱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지안 씨가 대표님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네요.”

‘후회하고 있는 거겠지. 대표님이랑 다시 화해하고 싶은데 창피해서 이러는 건가? 선물이라도 해서 대표님의 마음을 돌리려 하는 건가?’

성연신은 무심하게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이고는 차가운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쳇. 바보 같은 여자가 아직 날 잊지 못했다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진현수보다 더 나은 남자라고 생각한 거겠지.’

어찌 됐든 성연신은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화가 치밀어올라 얼굴이 굳어졌다.

심지안이 이혼하기 전에 진현수한테도 양복을 선물해 준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 똑같은 방법으로 날 갖고 노는 거야? 어장관리야 뭐야? 겉으로는 정이 깊은 척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다 건드리고 다니잖아! 이런 여자의 마음속에는 자신밖에 없겠지.’

한편, 그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정욱은 그를 향해 공손하게 물었다.

“대표님, 이 옷 입으실 건가요? 세탁소에 맡길까요?”

결벽증이 있는 성연신은 아무리 깨끗한 옷이라 해도 깨끗이 씻은 후에야 그 옷을 입었다.

“내가 언제 이딴 싸구려 입는 것 봤어?”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정욱을 쳐다보았다.

“네, 지금 당장 갖다 버릴게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정욱의 말에 성연신의 눈빛은 더 차갑게 변하였다.

성연신의 생각을 알 수 없었던 정욱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회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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