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1132 챕터

제341화 결혼해요?

“어머님. 제가 현수 씨랑 가장 좋은 피부과에 가봤는데 흉터는 앞으로 조금씩 옅어질 거래요. 혼사는... 그렇게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심지안이 예의 있게 얘기했다.“흉터가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늦어요. 이미 30세인데 더 기다릴 수는 없어요.”“확실히 흉터가 다 나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죠.”그녀는 완곡하게 얘기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게 급해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진현수의 어머니는 느긋하게 물었다.“왜요? 내 아들이 마음에 안 들어요?”“어머님, 그런 뜻이 아니라, 저는 그저 저희 둘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나도 그쪽이 내 아들에게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우리 집은 집안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집이 아니라서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내 아들이랑 잘 살면 돼요.”심지안은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사실대로 얘기하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진현수가 마침 왔다.“어머니, 여기서 뭐 해요?”진현수의 말투는 조금은 위협적이었다. 그는 급하게 온 모양인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내 아들이 여자 때문에 얼굴에 상처까지 생겼는데, 와 봐야지, 안 그래?”진현수의 어머니는 참지 않았다.“너도 마침 잘 왔어. 너희 둘의 혼사를 진행할 예정이니 어느 날로 할지 생각해 봐. 난 가서 호텔도 정해야 하고 청첩장도 보내야 해.”“어머니, 무슨 소리예요. 저랑 지안 씨는 아직 그 정도 사이가 아니에요.”진현수는 어색하게 심지안을 보다가 어머니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지안 씨, 저 먼저 어머니부터 보내고 다시 와서 얘기할게요.”심지안은 몰래 숨을 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들을 사무실 밖까지 보내준 다음, 진정이 된 심지안은 그제야 진유진이 건 전화가 생각났다.제대로 물어보기도 전에 진현수의 어머니가 걸어들어와서 빨리 끊어버릴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돌아가려는 데 핸드폰에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발신인은 임시연이었다. 「지안 씨, 저 이제 돌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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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진현수의 것

심지안은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리고 물었다.“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연신 씨랑 무슨 상관이에요?”“대답해요.”성연신의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다. 얼굴의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진 듯 굳어있었는데 표정은 차갑고 각박했다.“자기 일이나 잘 처리해요. 곧 아빠가 될 사람이 저한테 손을 대면 안 되지 않아요?”그녀의 하얀 턱에 붉은 자국이 났다. 심지안은 아파서 미간을 확 찌푸렸다. 사실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성연신은 처음부터 그녀를 속인 적도 없고 감춘 적도 없다. 하지만 그의 자식이 아니라면 임시연을 책임질 필요도 없었다.“이 일이 조금 이상해서요. 4개월 후에 유전자 검사를 할 예정입니다.”증거가 없으니 그도 확정을 내릴 수 없었다.“그래서요? 내가 기다려야 하나요? 왜요?”심지안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그와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나가주실래요?”성연신은 차가운 그녀의 눈빛을 보고 가슴 한쪽이 텅 비어버린 기분이었다.오랫동안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예전의 그녀는 환하고, 발랄하고, 뻔뻔했다. 하지만 지금은 왜 이런 걸까. 아니, 아니다. 그녀의 웃음, 따스함은 모두 그의 것이 아니었다.처음부터 그에게 시집올 생각이 없던 사람이다. 이 모든 것은 그의 것이 아닌 진현수의 것이다.성연신은 자신이 이 일을 잊어버린 채 그녀에게 그날 밤의 사고를 설명하려고 한 것이 우스웠다. 백번 양보해서 그날 밤이 심지안이었다고 해도 뭐 어떠한가.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 그가 아니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성연신은 순식간에 냉정해졌다. 질투심과 분노가 한데 섞여 얼음물처럼 그의 머리를 식혀주었다. 차가운 조각 같은 얼굴은 매정하게, 전보다 더욱 차갑고 어두운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 그는 천천히 심지안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눈에는 경계심이 엿보였다.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하고 있었다.성연신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억지로 자기를 보게 했다. 두 눈이 마주치고 성연신이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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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이런 선물, 좋아해요?

그의 힘은 너무 셌기에 심지안은 아파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발로 그를 차며 반항했다.성연신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잡고 그녀를 순식간에 제압했다.그리고 그녀의 목에 생긴 붉은 잇자국을 보더니 통쾌하게 웃었다.“이런 선물, 좋아해요?”“나쁜 자식...”심지안은 이런 수치를 당해내지 못하고 계속 반항했다.이때 진유진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리고 정욱도 동시에 들어왔다.두 사람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커다랗게 떴다. 진유진은 분노에 차서 성연신을 밀어냈다. 마치 어미 새가 아기새를 지키듯, 심지안을 몸 뒤에 숨겨주었다.성연신은 너무 질척대지 않고 차갑게 심지안을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정욱은 또 급히 따라갔다.두 사람이 간 후 진유진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반창고를 가지고 심지안의 상처에 붙여주었다.“개도 아니고, 이렇게 씹는 걸 좋아한대.”심지안은 손으로 목을 가린 후 시선을 내리깔았다.“앞으로 연신 씨 얘기는 하지 말자.”...건물 아래, 정욱은 차량을 바꿨다.성연신은 뒷좌석에 앉은 채 몸을 뒤에 기대고 차가운 시선으로 차창을 통해 수상한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선진 그룹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고 있었다.심연아는 재벌 2세처럼 입고 다닐 때는 언제고, 지금은 얼굴도 새까매진 채 수상쩍게 행동하고 있었다. 마치 버려져서 불쌍한 사람 같았는데 눈에는 독기를 품고 있었다.“운전해.”성연신은 눈을 감았다.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진현수에게 시집갈 것이니 이런 일은 진현수더러 처리하라고 해야지.“하지만 성 대표님... 심연아 씨 손에 든 액체가 염산인 것 같은데요?”성연신은 놀라서 눈을 확 떠서 다시 심연아를 쳐다보았다. 겨우 식힌 화가 또다시 치솟는 기분이었다.“이리로 오라고 해.” 정욱은 목을 빼 들더니 차에서 내려 사람을 데리러 갔다.심연아는 강제로 차에 타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남자를 만나자 눈에 놀라움과 공포가 가득했다.“성, 성연신... 뭐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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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교통사고

성연신은 짜증 나는 표정으로 그녀를 차버렸다. 그리고 아예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정욱더러 혼자 경찰서에 가게했다....저녁쯤에 심지안은 공사장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도 의외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심지안은 빨리 달려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봤다가 화가 나서 돌아버릴 뻔했다. “조금 상식만 있어도 안개가 낀 날에 타워 크레인을 쓰지 않아요.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고요. 이것도 몰라요?”가볍게는 접촉 사고가 날 수도 있었고 심하면 타워 크레인 기사님의 생명이 위험한 일이었다.“안개가 처음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점점 짙어져서요.”공사장의 책임자가 겨우 변명했다. “모든 일은 안전이 제일입니다.”“우리도 알아요. 하지만 조빈 씨가 빨리 완성하라고 하셔서.”심지안이 미심쩍다는 듯 물었다.“조빈이요?”“네, 바로 조 대표님이요.”“내가 가서 시간을 조율해 볼 테니 정상적인 진도로 진행하면 됩니다.”조빈은 이 프로젝트의 투자자였다. 심전웅은 익숙한 사람이겠지만 심지안은 이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그녀는 조빈의 연락처를 받고 연락했다. 조빈은 바로 오겠다고 그녀한테 공사장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던 중, 진현수가 전화를 걸어왔다.“지안 씨, 어디예요?”“밖에서 일처리하고 있어요.”“공사장에 또 일이 생겼어요?”심지안은 조금 머리가 아팠다.“네.”“제가 갈게요.”“괜찮아요. 혼자 처리할 수 있어요.”“당연히 지안 씨 능력을 믿죠. 저는 그저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진현수의 말투는 꽤 부드러웠다. “어떻게 우리 어머니한테 얘기해야 하는지 물어보려고요. 우리 사이가 어머님이 생각하시는 것이랑 다르잖아요. 알다시피 남자들은 여자만큼 세심하지 못하거든요. 이런 일도 거절할 건 아니죠?”심지안이 바로 해명했다.“거절이라뇨. 하지만 제 집안 상황도 알다시피 전 웃어른들과 얘기를 나눈 적이 적어서...”“괜찮아요. 그럼 이따가 봐요.”조빈은 엄청 일찍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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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짜고 치는 고스톱

다시 깨어났을 때는 울음소리에 깬 것이었다.심지안은 병실에 누워서 흐릿한 시선으로 목 놓아 울고 있는 진현수의 어머니를 발견했다.그녀는 겨우 입을 열었다.“어머님, 현수 씨는요?”진현수의 어머니는 깨어난 심지안을 보며 소리쳤다.“내 아들은 너를 지키려고 하다가 죽을 뻔했어! 아직도 수술실에서 나오지 못했다고!”심지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 몽롱한 의식 속에서 물었다.“저희는 다 안전벨트를 했는데...”교통사고가 나더라도 다친 정도가 이리도 큰 차이가 있을 리가 없었다. 진현수 어머님의 말로는 그들과 부딪힌 차가 휘발유를 운송하는 차라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심지안이 조수석에 갇혀서 진현수는 두 다리를 다친 상황에서도 그녀를 조수석에서 구해냈다.그래서 다리의 출혈이 너무 많아서 어쩌면 남은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할지도 몰랐다.심지안은 그대로 굳어 고통스럽게 자책하고 있었다.이튿날 아침 여섯 시.마취가 풀린 진현수가 깨어났다.심지안은 가벼운 뇌진탕과 찰과상을 빼면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나서서 진현수를 돌봐주었다.“지안 씨, 지안 씨도 다쳤으면서 제 걱정은 하지 말아요. 의사가 있으니 지안 씨도 알아서 쉬기만 하면 돼요.”심지안은 고개를 저었다.“전 괜찮아요.”진현수의 어머니는 옆에서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 정도 각오는 해야죠. 내 아들은 그쪽을 위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내 아들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은 생은 그쪽이 책임져야 해요!”눈을 깜빡인 심지안은 이번에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어머니, 그만 해요.”진현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몸을 돌려 심지안에게 얘기했다.“지안 씨, 나가서 아침을 사줄래요? 그 김에 바람도 쐬고요.”만두와 죽을 산 심지안은 돌아오는 길에 고청민의 전화를 받았다. 소년 같은 목소리는 여전히 듣기 좋았다. 마치 시원한 바람처럼 귓가에 울렸다.“지안 씨, 시간 괜찮아요?”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엠베서더 일에 관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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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얍삽한 어린놈

고청민은 핸드폰을 꺼내 심지안의 병실을 사진 찍어 성연신에게 보냈다.「지안 씨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병원에 오실 건가요?」평범한 한 장의 사진인 듯했지만 사진 속에는 진현수의 얼굴이 반쪽 담겨 있었다. 희미하게 보였지만 워낙 익숙한 사람이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청민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지금 바로 진현수의 진면모를 밝히는 것보다 그는 진현수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정략결혼보다 심지안과의 결혼 약속이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문자를 확인한 성연신은 사진 속 진현수의 모습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바보 같은 여자, 왜 자꾸 다치는 거야? 진현수와 같이 사고를 당했다는 건 두 사람이 같이 있었다는 거잖아! 고청민 이놈도 참 웃기는 놈이네. 나와 진현수가 서로 싸우면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어린놈이 꿍꿍이가 많군.’“국화꽃 하얀색으로 한 다발 사서 진현수한테 보내.”그 말에 정욱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하얀색 국화꽃은 장례식에서나 쓰이는 꽃 아닌가? 죽으라고 저주하는 거야 뭐야?’이런 일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았던 그는 다른 직원에게 이 일을 맡겼다. 한편, 성연신은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명품 펜을 들고 서류에 사인하고 있었다. 얇은 서류 종이가 날카로운 펜 끝에 의해 찢어지자 성연신은 서류를 구겨 휴지통에 버리면서 차갑게 말했다.“다시 프린트해 와, 어디서 이딴 불량품을 사 온 거야?”‘불량품이 아니라 대표님께서 하도 힘을 많이 쓰셔서 그런 거잖아요...’정욱은 어이가 없었지만 공손하게 대답하고 자리를 떴고 문을 나서려다가 그는 잠깐 멈춰 섰다. “대표님, 백호 아저씨께서 전화하셨어요. 오늘 어르신께서 퇴원하시니 대표님더러 병원에 오시라고요.”그의 말에 성연신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알았어.”사실은 임시연에 대해 의심이 든 성수광이 그한테 확인할 것이 있어 그를 병원으로 부른 것이었다. ...한편, 고청민은 성연신이 답장하지 않자 핸드폰을 거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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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심지안이 외손녀라면

고청민의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사진 속 여자는 바로 성유진이었다. ‘그럼 지안 씨가 할아버지의 외손녀이고 나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거잖아!’그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기뻤다.‘역시 심연아 같이 어리석은 여자가 성유진 이모의 딸일 수가 없지.’“고청민 씨? 왜 그래요?”멍해있는 고청민을 향해 심지안을 손짓했다. “아, 아니에요. 아주머니 참 예쁘시네요. 아주머니 미모에 잠깐 넋을 잃었어요.”정신이 번쩍 든 고청민은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수줍게 웃었다.“그건 너무 오버인 것 같은데요?”“정말이에요. 지안 씨만큼 예뻐요. 아주머니는 지안 씨랑 달리 전통적인 미인이네요. 한결같고 순결하신 분 같아요.”잠시 생각에 잠겼던 심지안은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청민 씨 말이 맞아요.”그녀의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남편에 대해 불평불만이 없는 사람이었고 늘 남편의 뜻에 따르는 사람이었다. “아주머니 손목에 있는 옥구슬이 좋아 보이는데 조상님께 물려받은 건가요?”고청민은 계속해서 물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외할아버지께서 엄마한테 물려주신 거라고 들었어요. 얼마 전에 급히 돈이 필요해서 전당포에 맡겼었는데 청민 씨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깜빡 잊을 뻔했네요. 며칠 뒤에 다시 되찾아와야겠어요.”그녀의 말에 고청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세움 전체가 당신 거예요. 이제야 제대로 주인을 찾았네요.’얘기를 나누면서 고청민은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럼 푹 쉬어요. 난 이만 가볼게요.”그는 당장 할아버지한테 이 좋은 소식을 알릴 생각이었다. 할아버지가 그토록 찾고 있던 외손녀를 찾았다고 그것도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그래요. 조심히 가요.”그녀는 손에 든 컵을 내려놓고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쌀쌀한 느낌이 들어 옷깃을 잡아당겼다. 뜻밖에도 목에 새겨진 붉은 상처가 훤히 드러났다. 고청민은 그녀의 목에 있는 자국을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의 표정을 눈치챈 심지안은 황급히 옷깃을 정리했다. 어색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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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자격 없는 그녀

성동철은 고개를 들며 환하게 웃었다.“당연히 좋지.”고청민이 말을 이어가려는 찰나 그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런 총명한 외손녀가 있다면, 게다가 성수광의 집안과 사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냐?”그 말에 얼굴이 어두워진 고청민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성연신 씨는 지안 씨한테 다정한 것 같지 않더라고요. 비가 오는 데 지안 씨를 밖에 그냥 내버려 둔 걸 보면요.”“젊은 부부가 살다 보면 싸우기도 하는 법이야. 어쩌면 심지안이 차에 타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아니에요. 오늘 지안 씨를 만났어요. 성연신 씨한테 어찌 괴롭힘을 당했는지 목에 상처도 있더라고요.”그 말에 성동철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이 녀석이 쓸데없이 세심하기는.”고청민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할아버지는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그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 성연신은 신분이든 사회적 지위든 모두 으뜸가는 사람이야.”“그럼 만약 지안 씨가 정말 할아버지 외손녀라면 저와의 결혼 약속은 없던 일로 하실 거예요?” 그의 고집스러운 말투에 성동철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심지안은 너보다 나이가 더 많지 않냐? 너희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아. 이런 얘기는 네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꾸나.”고청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대답했다.“네, 할아버지.” 그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성동철은 되물었다.“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아니에요.”고청민은 심지안이 성유진의 딸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낮잠을 자고 있던 심지안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어렴풋이 듣게 되었다. 눈을 떠보니 성수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께서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왜 할아버지한테 말하지 않았느냐?”성수광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께 걱정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단지 그 이유이냐?”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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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날 걱정하는 그녀의 마음

“할아버지!”심지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급히 성수광을 막았다. “저희 두 사람이 헤어진 건 연신 씨 때문만이 아니에요. 처음 저 사람한테 거짓말을 한 건 저예요. 이제는 임시연 씨가 임신했으니 당연히 책임져야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저 때문에 이러실 필요 없어요. 인제 그만 하세요.”“다른 여자라면 모를까, 임시연 그 여자는 안 돼. 그런 여자는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우리 집안에 들일 수가 없다!”“허락하시지 않으면요? 배 속의 아이는 어떡하고요? 할아버지 증손자잖아요.”“그리고 연신 씨 성격에 할아버지께서 계속 이러시면 두 사람 사이만 더 안 좋아질 거예요. 할아버지는 연신 씨한테 가장 가까운 분이세요. 저희 두 사람의 일로 연신 씨가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성수광은 그녀의 진심 어린 말에 감동했고 더 이상 그녀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지안아, 우리 걱정만 하지 말고 네 걱정도 해야지. 앞으로 어떻게 살 생각인 거냐?”그녀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녀 혼자 모든 짐을 짊어져야 하니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고달플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심지안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죠.”“네가 싫다면 할아버지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겠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혼한다면 저놈이 너한테 위자료는 꼭 줘야 할 거야.”“아니에요. 저 돈 있어요.”“거절하지 말거라. 이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거다.”“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지안이랑 얘기 잘 나눠. 또 한 번 지안이 괴롭히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성수광은 서백호와 함께 병실을 나갔다. 성수광이 이대로 물러날 것을 예상치 못했던 서백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임시연 쪽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일단 감시하고 있어. 허튼수작 부리지 못하게 해야지. 뻔뻔스럽게 금관성에 돌아온 이유가 뭔지 지켜보자고. 임시연이 아이를 지우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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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우연히 임시연을 만나다

더 이상 화를 내고 싶지 않았던 심지안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당신 마음대로 해요.”‘연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할아버지께서 병실을 떠나면 다시 돌려주면 되는 거야.’성연신은 지갑에서 블랙 카드 한 장을 꺼내 침대 머리맡에 놓아두었다. 그 카드는 예전에 그가 그녀한테 줬던 카드였고 중정원을 나오면서 그녀는 그에게 다시 돌려주었었다. 이 카드는 한도가 없는 카드였고 다시 말해 성연신이 파산당하지 않은 한 이 카드는 계속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예전에 한 집에 살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위자료의 명목으로 이 카드를 받게 되니 기분이 이상했다. 심지안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결국은 하고 싶던 말을 꺼내지 못했다. 큰돈에 그녀가 놀랐다고 생각한 성연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진현수와의 사랑이 깊은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다 거짓말이었군. 이 여자는 돈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네.’왠지 모르게 성연신은 기분이 좋아졌다. ...크게 다치지 않았던 심지안은 3일 동안 병원에 있다가 의사의 말대로 퇴원했고 진현수는 계속 입원해 있었다.“지안 씨, 나 보러 꼭 와야 해요. 병원에 있는 게 너무 지루해요.”“그럼요. 회사에 밀린 업무들 처리하고 나면 현수 씨 보러 올게요.”이화영은 옆에서 잔소리했다. “어차피 우리 진씨 가문으로 시집올 거 아니에요? 뭐 하러 그리 아등바등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여자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남편 뒷바라지 잘하고 아이들 잘 가르치면 되는 거예요.”“어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지안 씨와는 전 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친구 사이? 친구 사이에 너처럼 이러는 사람이 또 어디 있어? 앞으로 후유증이라도 남으면 누가 너한테 시집오고 싶겠냐고!”“어머니!”“아주머니 뜻 알겠어요. 저와 현수 씨 사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게요. 그러나 당분간 결혼 생각은 없어요.”심지안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의 대화를 끊어버렸다. 그녀의 말에 진현수는 들뜬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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