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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자격 없는 그녀

성동철은 고개를 들며 환하게 웃었다.

“당연히 좋지.”

고청민이 말을 이어가려는 찰나 그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런 총명한 외손녀가 있다면, 게다가 성수광의 집안과 사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냐?”

그 말에 얼굴이 어두워진 고청민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연신 씨는 지안 씨한테 다정한 것 같지 않더라고요. 비가 오는 데 지안 씨를 밖에 그냥 내버려 둔 걸 보면요.”

“젊은 부부가 살다 보면 싸우기도 하는 법이야. 어쩌면 심지안이 차에 타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니에요. 오늘 지안 씨를 만났어요. 성연신 씨한테 어찌 괴롭힘을 당했는지 목에 상처도 있더라고요.”

그 말에 성동철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이 쓸데없이 세심하기는.”

고청민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할아버지는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 성연신은 신분이든 사회적 지위든 모두 으뜸가는 사람이야.”

“그럼 만약 지안 씨가 정말 할아버지 외손녀라면 저와의 결혼 약속은 없던 일로 하실 거예요?”

그의 고집스러운 말투에 성동철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심지안은 너보다 나이가 더 많지 않냐? 너희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아. 이런 얘기는 네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꾸나.”

고청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대답했다.

“네, 할아버지.”

그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성동철은 되물었다.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아니에요.”

고청민은 심지안이 성유진의 딸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

낮잠을 자고 있던 심지안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어렴풋이 듣게 되었다.

눈을 떠보니 성수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께서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왜 할아버지한테 말하지 않았느냐?”

성수광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께 걱정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단지 그 이유이냐?”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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