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132 챕터

제321화 부탁은 겸손하게 해야 하는 법

성수광은 그녀에게 방 하나를 따로 내어주며 이곳에서 자고 가라고 하였다. 방안에 혼자 있던 그녀는 성수광의 따뜻한 말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노트북을 챙겨오지 않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때마침 진현수한테서 답장이 왔다. “그날 친구와 근처에서 골프를 쳤었어요.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지안 씨를 마주치게 된 거예요.”지도를 확인해 보니 정말 근처에 골프장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진현수를 오해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내 진현수에게서 또 한 통의 문자가 왔고 확인해 보니 실시간 검색어 링크였다. “지안 씨, 언젠가는 보게 되겠지만 당신한테 미리 말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네티즌과 나 때문에 지안 씨가 화내지 말았으면 해요.”기사를 확인해 보니 오전에 진현수가 그녀를 주헌 그룹으로 데려다준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었다. 아마 세움의 새 광고가 금방 출시한 탓에 화제가 되어 파파라치들이 그녀의 뒤를 따른 모양이다. 사진 속에는 진현수의 아래턱 상처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상처는 햇빛 아래에서 더 뚜렷하게 보여 조금 흉악했고 기사 아래의 댓글에는 진현수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았다. 「하하하, 미녀와 야수야?」「솔직히 저 상처가 아니라면 잘생긴 외모지.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비웃는 거야? 거울이나 한번 들여다봐 봐.」「이해가 안 되네, 요즘 예쁜 여자들 취향이 다 저런가?」댓글을 읽던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악성 댓글에 반박할 생각으로 글을 적었지만 이내 모두 삭제해 버렸다. 모델 계약 기간 3년 동안은 이미지에 주의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고청민의 말이 떠올랐다. 결국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 때문에 진현수가 얼굴을 다치게 되었다는 사실을 적으며 마지막에 한마디 더 보탰다. 「남자의 상처는 난공불락의 갑옷이에요. 요즘 세상에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한정할 필요가 있을까요?」기사의 주인공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자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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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박씨 가문에 잘 보여야 해

그를 쳐다보던 그녀의 눈빛은 놀라움에서 분노로 변하였고 얼마 지내지 않아 절망으로 변해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를 향해 소리쳤다. “나쁜 놈!”그가 왜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모욕하는지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성연신과 함께 한 시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그한테 잘못한 일이 없었다. 성연신은 미친 듯이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고 그녀를 집어삼켜 버릴 정도로 그의 손길은 거칠기만 했다. 그가 입을 열려는 순간 그녀가 눈을 뜨고는 차갑고 미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 그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고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팠다. 그는 그녀의 목을 꽉 틀어쥐며 그녀를 노려보았다.“내가 싫어요? 내가 아니고 진현수라면 싫지 않았겠지?”심지안은 그의 손길을 뿌리치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래요! 당신이 미워요! 더 묻고 싶은 거 있어요?”정신이 번쩍 든 성연신은 이내 그녀를 놓아주었다.“꺼져.”심지안은 힘겹게 책상 위에서 내려와 바닥에 널려있는 옷들을 집어 다시 입었다. 서재를 나오기 전 그녀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진현수 씨 펀드에 관한 일은 약속 지켜요.”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마침 위층으로 올라온 성수광을 마주치게 되었다. 성수광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서재로 들어가 성연신을 향해 호통쳤고 지팡이를 들어 성연신을 때렸다. “네놈이 제정신이야? 지안이랑 잘 지내라고 했지! 지안이 괴롭히지 말라고 했잖아!”성연신은 손을 뻗어 그를 막았고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로 하지 않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와 차를 몰고 본가를 떠났다. ...제경, 가평 별장.남진영은 심연아를 데리고 정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연아는 으리으리한 별장을 둘러보며 눈빛을 반짝거렸다. “아저씨, 이곳이 세움을 만든 성씨 가문이에요?”“그래, 이따가 어르신이 나오면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남진영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심연아를 쳐다보았다. 사실 오늘 이곳으로 심연아를 데려온 건 고청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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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심지안을 감싸는 고청민

“그럴게요!” 심연아는 눈빛을 반짝거렸다. 처음에는 왜 이곳에 자신을 데려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그녀와 고청민은 동갑내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또래였고 의도적으로 두 사람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일은 예전에 심전웅도 했던 일이었으니까. 비즈니스를 하는 자리에 자녀들을 데리고 나가 만남을 추진하고 만약 두 사람이 서로 마음에 든다면 집안끼리 사돈을 맺는 것이었다. 심연아는 고청민의 수려한 외모가 떠올랐다. 비록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생김새는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뒤에는 세움이 있으니 그녀한테 고청민은 만족스러운 상대였다. “어르신, 오셨습니까?”남진영은 이쪽으로 걸어오는 한 노인을 발견하고는 이내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7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성동철은 운동복 차림을 하고 있었고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건강한 모습이 마치 동네 자상한 할아버지 같아 보였다. 고청민은 스스로 한쪽으로 물러서서 두 사람에게 얘기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넌 왜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못해지는 것이냐? 멀쩡하던 회사를 이 꼴로 만들어 버리다니.”성동철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남진영을 꾸짖었다.“네. 어르신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너무 경솔했습니다. 어르신, 이 아이는 제 수양딸입니다.”남진영은 심연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연아라고 편히 불러주세요. 할아버지, 되게 젊어 보이세요. 전 할아버지께서 60대이신 줄 알았어요.”한편, 옆에 있던 심연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성동철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성동철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말 참 예쁘게 하네.”고청민과 남진영은 서로 마주 보았고 고청민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보아하니 성동철은 심연아를 알아보지 못하였고 심연아에 대해 큰 호감이 없는 듯했다. “난 널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봤어. 너의 회사 일은 내가 도와줄게. 너도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 무슨 일이나 경거망동하지 말거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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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손자와 할아버지의 같은 마음

“심지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세움에서 내보낸 광고들 전부 다 내려야 할 거예요. 그 손해를 누가 감당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호텔에서 그녀한테 손을 쓴다면 우리 세움에까지 그 불똥이 튄다는 걸 모르고 계셨어요? 이 일을 어르신께서 아시기라도 한다면 도와주시지 않을 거예요.”남진영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건 어르신께서 성연신 그놈이 외손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고 계셔서 그런 거야.”“그럼 성연신한테 찾아갔어야죠.”“성씨 가문을 건드릴 수가 없어서 그런 거잖아.”“일 좀 벌이지 말아요.”“손뼉도 마주쳐야 소리 나는 법이에요. 그리고... 성유진 이모한테 이런 말썽꾸러기 자식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사람 제대로 본 거 맞아요?”‘생김새도 닮지 않았고 심지안보다도 안 닮았단 말이야. 어쩌면... 처음부터 나이에 집중하고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을지도 몰라.’“말조심해. 말썽꾸러기라니. 연아가 어릴 때부터 부모 사랑 못 받고 자라서 그래. 우리가 잘 보호하고 챙겨줘야지. 분명 어르신한테 이쁨 받을 거야.”고청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내가 직접 조사해 봐야겠군.’...심지안은 화장실에서 두 시간 동안 꼼꼼히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러나 어떤 흔적은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옷깃을 세우고 그곳을 단단히 가렸다. 한편, 성수광은 거실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할아버지.”성수광은 그녀에게 와서 앉으라고 손짓했다. “지안아, 너 할아버지한테 솔직하게 얘기해 봐. 다른 남자가 생긴 거니?”“아니요,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연신 씨예요.”그 얘기를 꺼내며 그녀는 흥분된 모습을 보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성수광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네가 억울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연신이 그놈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는 없겠느냐? 너희 두 사람 어렵게 여기까지 왔잖아.”“할아버지, 저와 연신 씨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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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좋은 남자 찾길 바라요

가늘고 긴 속눈썹이 그의 어두운 눈동자를 가리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차갑기만 했다. “그 여자 때문에 이럴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해요.”‘몸도 깨끗하지 못한 주제에. 그녀가 나한테 와서 용서를 구한다면 내 곁에 돌아오는 건 허락할 수 있지만 난 절대 먼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거야. 결코 예전처럼 그녀한테 관대하지 않을 것이고 성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도 그녀한테 내어줄 마음이 없다.’한편, 바닥에 쓰러져 있던 성수광은 이번에는 정말로 가슴을 움켜쥐고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온 심지안은 피곤이 몰려와 바로 침대에 누웠고 깨어나 보니 벌써 이튿날 새벽이었다. 스케줄 표를 확인해 보니 오후에 진현수와 함께 병원에 가기로 약속했었다. 진료 시간을 오후로 예약했기 때문에 그녀는 오전에 특별히 진현수에게 약속 잊지 말라고 카톡을 보냈다. 오전에는 그리 바쁘지 않았다. 그녀는 회사 직원들과 회의를 마치고 직원들 월급도 올려줬다. 오후 세 시, 그녀는 진현수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참, 요즘 사업은 잘돼요?”심지안은 무심하게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흠칫하던 진현수는 어두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밝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문제가 좀 생기긴 했지만 지금은 다 해결된 상황이에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보아하니 현수 씨는 연신 씨가 중간에서 손을 쓴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네. 차라리 잘 된 일이야.’...안경을 쓴 의사가 진현수의 피부 검사 결과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에요. 흉터를 옅어지게 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대략 얼마 정도 걸릴까요?”“글쎄요. 환자분이 협조하는 데 따라 회복 기간도 달라요.”“네, 치료받을게요.”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약국에서 연고 한 봉지를 받아와 진현수에게 건네주었다.“박스 위에 사용법이 자세히 적혀 있으니까 매일 제때 바르는 거 잊지 말아요.”“흉터는 원래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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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그녀의 탓

홍교은은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당신 같은 사람은 당연히 모르겠죠. 난 그 병원 부원장님이랑 아는 사이거든요. 이런 일쯤이야 알아보는 건 식은 죽 먹기예요.”그녀의 모습을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 이 일이 사실이라면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임시연은 왜 성연신한테 거짓말을 한 것일까? 지금 그녀의 몸 상태로 임신은 그녀한테 큰 위험이 되는 것일 텐데. 그리고 성남시에는 뭐 하러 갔을까? 성남시에 무슨 볼거리가 있다고?’바로 이때, 젊은 남녀가 그들의 옆으로 지나갔다. “내가 말했잖아, 임신 6개월 차 되면 아이 지우지 못한다고. 예단비 안 내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야?”“아니야, 넌 어차피 나와 결혼할 거잖아. 예단비는 내가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꼭 줄게...”심지안은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불현듯 생각이 떠올랐다. 한편, 옆에 서 있던 진현수는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직원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였고 누군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고 말이다. 심지안은 이내 현장으로 달려갔고 다행히 그 사람은 많이 다치지 않아 병세는 이내 안정되어 몸조리만 잘하면 금방 나을 수 있는 상태였다. 심지안은 그 사람에게 보상금을 챙겨주었고 일련의 문제들을 해결한 난 뒤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심전웅이 전에 투자한 관광산업이었고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에 완공될 것이다. 심지안은 냉장고에서 콜라 한 병을 꺼내 마셨고 차가운 콜라가 입안을 가득 채우자 피로가 금세 풀리는 것 같았다.그녀는 TV를 켜고 소파에 편히 누워 모처럼 퇴근 후의 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잠시 후, 뉴스 하나가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현재 성수광 어르신의 몸 상태는 어떠한가요?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째인데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더 안 좋아진 상태인가요?”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병원 원장은 기자들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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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3개월이라는 시간

남자는 그녀를 쳐다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심지안 씨도 어르신 뵈러 온 거예요?”“네, 혼자 왔어요?”“네, 집안 어르신들은 다 바쁘셔서요.”“그럼 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편하게 말해요.”“병실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 없으면 나한테 문자 해줄래요. 그때 들어가려고요.”고청민은 피식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다른 사람이라는 게 성 대표님 말하는 거예요?”“네...”“알았어요. 들어가서 문자할게요.”“그냥 지안이라고 불러요. 나보다 어리면 누나라고 해도 좋고요. 다른 뜻은 없으니까 편하게 생각해요.”그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아이스크림을 쥐고 있던 한 남자아이가 실수로 그의 옷에 아이스크림을 묻혔다. 남자아이는 이내 고청민을 향해 사과했다.“형, 미안해요. 빨리 괜찮다고 해요.”“괜찮아...”심지안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물티슈 한 장을 꺼내 고청민에게 건네주었다. “닦아요.”등 뒤에 아이스크림이 묻힌 탓에 고청민은 힘겹게 닦았다. 그 모습을 보고 심지안이 입을 열었다.“내가 해줄게요.”그녀는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물티슈를 들고 아이스크림을 닦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부드러운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진영에게 며칠 동안 감금되어 있던 동안 그녀는 볼살이 많이 빠져 얼굴이 갸름해졌고 하얀 피부가 돋보여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동안 아무도 그에게 이렇게 가까이하지 않았던 터라 그는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다 됐어요. 한참 말려야 할 거예요. 아직은 젖은 상태예요.”“괜찮아요. 고마워요. 지안 씨.”심지안은 의자에 앉아 고청민의 문자를 기다렸다. 5분 뒤, 성연신이 안에 없다는 그의 문자를 받고 나서야 그녀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30분 뒤, 고청민이 병실 밖으로 나오자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성수광은 허약한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있었고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그의 상태가 저번보다 훨씬 더 안 좋은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심지안은 눈시울을 붉혔다.“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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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건강 상태

그녀는 반신반의하며 되물었다.“단지 그렇게만 하면 되는 거예요?”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걸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중정원에 있지도 않고 3개월의 시간은 금방 지나가게 될 테니까. “그래, 하지만 조건이 있어.”그 말에 심지안은 역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겁먹지 말거라. 시간 되면 중정원에 원이 보러 자주 들러 거라. 원이가 너 없으니까 살이 많이 빠졌어.”심지안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성연신 씨와 자주 얼굴 보게 되는 거잖아.’그녀는 지금 성연신과 마주치기도 싫고 그와 엮기는 게 싫었다. “3개월 후, 그때도 너희 두 사람이 화해하지 못한다면 나도 마음을 접을 것이야. 안 그러면 내가 병원에서 치료도 맘 놓고 받을 수가 없구나.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라도 한다면!”“할아버지,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그럼 내 뜻에 따르겠느냐?”“저...”‘콜록콜록...’갑자기 성수광은 기침을 세게 했다. 그 모습에 그녀는 헐레벌떡 의사를 부르러 병실을 나가려고 했고 때마침 서백호가 그녀를 막아섰다. “어르신께서 요 며칠 계속 이러세요. 의사 선생님께서 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하셨어요. 이대로 병세가 악화한다면 어쩌면... 내년 봄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작은 사모님, 어르신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시는 걸 보고 싶은 건 아니죠?”그의 말에 그녀는 마음이 덜컥 내렸다. 그녀는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그녀를 따뜻하게 대해준 분이셨다. 심전웅보다 더 그녀한테 잘해준 분이셨다.“약속할게요... 하지만 연신 씨가 그걸 받아들일까요?”때로는 다정하고 때로는 차가운 그 남자의 마음을 그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성수광은 기침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그놈한테는 내가 말할 것이다.”“네, 할아버지 뜻에 따를게요. 저희 두 사람 일 걱정하지 마시고 몸조리 잘하세요.”“그래, 난 좀 쉬어야겠다. 너도 그만 가보거라.”“네.”심지안이 병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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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타요.” 그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심지안은 마음이 무거웠지만 할아버지와 약속한 이상 그와 언젠가는 마주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심호흡한 뒤 차에 올라탔다.“할아버지가 당신한테도 말했나요?”“네.”“3개월은 오늘부터 시작이에요. 그러나 내가 당신을 용서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쌀쌀맞게 말하는 성연신을 보며 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그 말은 내가 할 말인 것 같네요.”‘하룻밤 사이에 두 여자와 잠자리를 한 사람에게 용서는 없다고!’성연신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왜 할아버지의 뜻에 따르기로 한 거예요?”“난 감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할아버지가 그동안 나한테 잘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그랬어요. 왜요? 그러면 안 돼요? 당신처럼 냉혈하고 잔인해야 하는 거예요?”심지안은 화를 내며 반박했고 성연신은 그녀한테 딴마음이 있다고 확신하고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와 말을 섞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창밖을 쳐다보았다. 차가 한창 달리고 있을 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중정원이요.”“가기 싫어요.”“고속도로에서 차를 멈출 수는 없어요. 그렇게 가기 싫으면 차에서 뛰어내리면 되겠네.”심지안은 주먹을 불끈 쥐며 심호흡했다.‘참자, 조금만 참자. 곧 고속도로에서 빠질 테니까.’그런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며 성연신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잠시 후, 성연신의 핸드폰이 울렸고 조수석에 탄 그녀는 핸드폰 화면에 나타난 ‘임시연’이라는 세글자를 똑똑히 보게 되었다.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그녀는 이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운전 중이던 성연신은 스피커 버튼을 눌렸다. “연신아,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 들었어. 할아버지는 괜찮은 거야?”“병세는 많이 안정됐고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야.”전화기 맞은켠에 있는 임시연은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노인네가 빨리 죽을 것이지. 그럼 내가 임신한 걸 알아도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지금은 반드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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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억지 부리지 말아요

핸들을 쥐고 있던 성연신은 오른쪽을 향해 쳐다보았다. 백미러 속의 여자는 서글픈 표정을 짓다가 고민에 빠진 듯하였고 걱정거리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성연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술을 깨물었다. 한편, 고민 끝에 심지안은 그 얘기를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증손자를 그렇게 원하시는데 만약 임시연이 정말 임신한 거라면 아이를 데리고 성씨 가문으로 시집올 수 있는 거잖아. 할아버지께서 아무리 임시연을 좋아하시지 않더라도 아이를 지우라고는 하시지 않을 거야. 그때가 되면 3개월의 시간은 없던 일이 되겠지.’마음의 결정을 내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어제 홍교은 씨를 만났어요.”그는 무뚝뚝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임시연 씨가 임신했다고 했어요. 성남시 병원에서 임시연 씨가 산부인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대요. 그리고 병원 차트에 임신이라고 적혀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하네요.”“홍교은이 그렇게 말한 거예요?”“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고속도로를 빠진 뒤 그는 차를 길 한쪽에 멈춰 세우고 전화를 걸었다.“성남시 병원에 임시연의 병원 기록이 있는지 확인해 줘.”상대방은 최대한 빨리 답장을 주겠다고 했고 심지안은 그 틈을 타 콜택시를 불렀다. 그 사람은 아마도 성남시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인 듯했다. 전화를 끊은 지 5분이 채 안 돼서 그녀가 콜택시를 부르기도 전에 그 사람은 성연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대표님, 병원 차트 확인했는데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그분은 병원에서 진료받은 적이 없습니다.”성연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심지안을 쳐다보았고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지금 내가 헛소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심지안 씨, 똑똑한 줄 알았는데 남의 거짓말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군요. 왜 남의 말을 그렇게 잘 믿어요? 한 번 속은 것으로는 모자라나?”“홍교은 씨가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고요. 임시연 씨가 당신을 속이고 있는 것 같아 좋은 마음에서 얘기해 준 건데. 그게 내 잘못이에요?”“임시연은 당신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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