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반신반의하며 되물었다.“단지 그렇게만 하면 되는 거예요?”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걸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중정원에 있지도 않고 3개월의 시간은 금방 지나가게 될 테니까. “그래, 하지만 조건이 있어.”그 말에 심지안은 역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겁먹지 말거라. 시간 되면 중정원에 원이 보러 자주 들러 거라. 원이가 너 없으니까 살이 많이 빠졌어.”심지안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성연신 씨와 자주 얼굴 보게 되는 거잖아.’그녀는 지금 성연신과 마주치기도 싫고 그와 엮기는 게 싫었다. “3개월 후, 그때도 너희 두 사람이 화해하지 못한다면 나도 마음을 접을 것이야. 안 그러면 내가 병원에서 치료도 맘 놓고 받을 수가 없구나.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라도 한다면!”“할아버지,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그럼 내 뜻에 따르겠느냐?”“저...”‘콜록콜록...’갑자기 성수광은 기침을 세게 했다. 그 모습에 그녀는 헐레벌떡 의사를 부르러 병실을 나가려고 했고 때마침 서백호가 그녀를 막아섰다. “어르신께서 요 며칠 계속 이러세요. 의사 선생님께서 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하셨어요. 이대로 병세가 악화한다면 어쩌면... 내년 봄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작은 사모님, 어르신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시는 걸 보고 싶은 건 아니죠?”그의 말에 그녀는 마음이 덜컥 내렸다. 그녀는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그녀를 따뜻하게 대해준 분이셨다. 심전웅보다 더 그녀한테 잘해준 분이셨다.“약속할게요... 하지만 연신 씨가 그걸 받아들일까요?”때로는 다정하고 때로는 차가운 그 남자의 마음을 그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성수광은 기침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그놈한테는 내가 말할 것이다.”“네, 할아버지 뜻에 따를게요. 저희 두 사람 일 걱정하지 마시고 몸조리 잘하세요.”“그래, 난 좀 쉬어야겠다. 너도 그만 가보거라.”“네.”심지안이 병실을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