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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타요.”

그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심지안은 마음이 무거웠지만 할아버지와 약속한 이상 그와 언젠가는 마주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심호흡한 뒤 차에 올라탔다.

“할아버지가 당신한테도 말했나요?”

“네.”

“3개월은 오늘부터 시작이에요. 그러나 내가 당신을 용서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쌀쌀맞게 말하는 성연신을 보며 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

“그 말은 내가 할 말인 것 같네요.”

‘하룻밤 사이에 두 여자와 잠자리를 한 사람에게 용서는 없다고!’

성연신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왜 할아버지의 뜻에 따르기로 한 거예요?”

“난 감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할아버지가 그동안 나한테 잘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그랬어요. 왜요? 그러면 안 돼요? 당신처럼 냉혈하고 잔인해야 하는 거예요?”

심지안은 화를 내며 반박했고 성연신은 그녀한테 딴마음이 있다고 확신하고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와 말을 섞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창밖을 쳐다보았다.

차가 한창 달리고 있을 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중정원이요.”

“가기 싫어요.”

“고속도로에서 차를 멈출 수는 없어요. 그렇게 가기 싫으면 차에서 뛰어내리면 되겠네.”

심지안은 주먹을 불끈 쥐며 심호흡했다.

‘참자, 조금만 참자. 곧 고속도로에서 빠질 테니까.’

그런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며 성연신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잠시 후, 성연신의 핸드폰이 울렸고 조수석에 탄 그녀는 핸드폰 화면에 나타난 ‘임시연’이라는 세글자를 똑똑히 보게 되었다.

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그녀는 이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운전 중이던 성연신은 스피커 버튼을 눌렸다.

“연신아,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 들었어. 할아버지는 괜찮은 거야?”

“병세는 많이 안정됐고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야.”

전화기 맞은켠에 있는 임시연은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노인네가 빨리 죽을 것이지. 그럼 내가 임신한 걸 알아도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지금은 반드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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