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132 챕터

제261화 잡종

성수광이 물었다.“파티에 혼자 갔다고?”성연신의 모습은 마치 부모님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르는 듯한 어린아이 같았고, 그 혼자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성수광은 바로 심지안에게 시선을 옮기며 따지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지안아, 너는 이미 연신이와 결혼하지 않았느냐. 부부는 한 몸이다. 그런데 네가 혼자 친구가 연 파티에 참석하면 친구들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으냐. 뒤에서 몰래 너를 보며 수군수군하겠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 있으면 연신이랑 방에서 둘이서 해결하고 결정해.”“...할아버지, 죄송해요.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심지안은 추욱 주눅이 든 모습으로 벽 끝에 바짝 붙어 서서 손만 뜯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착한 아이로 보였지만, 사실 속으로는 성연신을 엄청나게 욕하고 있었다.성수광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은 듯 두 사람을 붙잡고 한참이나 잔소리를 했고 그제야 두 사람을 놓아주었다.심지안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성연신이 그녀의 팔을 확 잡아당기더니 이내 안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키가 컸던 그는 심지안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할아버지 앞에서 그렇게 티를 내고 싶었어요?”심지안은 불퉁한 모습으로 작게 중얼거렸다.“그냥 습관적으로 나도 모르게...”정적이 흐르고 그녀는 안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빈 의자에 찾아가 앉았다.방 안엔 온통 성연신의 체취로 가득했고 그녀는 ‘전여친 '이었기에 이 방이 다소 불편하기도 했다.‘할아버지께선 이따 저녁에 가시겠지?'‘안 가시고 계속 계시면, 난 계속 연신 씨랑 함께 있어야 하는 거잖아!'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착잡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고개를 떨구고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는 심지안의 모습에 성연신은 그녀가 진현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오해해 눈빛이 확 가라앉더니 서늘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그의 서늘한 아우라에 심지안도 눈치챌 수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등에 있는 상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상처엔 이미 피가 딱딱하게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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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불길한 예감

“아아악... 아빠! 아파요!”이유도 모른 채 머리채를 잡힌 심연아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비록 무슨 이유인지는 몰랐지만 심전웅이 이렇게까지 화내는 걸 보면 무언가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은옥매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놓아주지 않고 있었기에 그녀는 은연중에 무언가 깨달은 듯했다.그녀는 더더욱 심전웅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세 사람은 그렇게 병원 앞에서 한참이나 실랑이를 벌였다.“그래, 끝까지 안 들어가겠다는 거지? 두 사람 딱 기다려!”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 심전웅은 성큼 병원으로 들어가 의사 나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옆에서 말리는 심연아를 무시한 채 바로 힘으로 두 사람을 병원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병원 바로 앞엔 버블티 가게가 있었다.심지안은 그곳에서 세 사람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떨군 채 표정 관리하고 있었다.“유전자 검사는 어느 정도 걸리나요?”“일주일 정도 걸려요. 특히 이런 유전자 검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이라면 더 빨리 결과를 받을 수 있겠네요.”“그럼 오늘 구경은 여기서 끝이겠네요?”성연신이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어쩌면 마음이 급한 심전웅이 유전자 검사가 아닌 혈액 검사를 먼저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혈액형으로만 봐도 친딸인지 아닌지를 추측해낼 수 있었다.심전웅이 심연아의 혈액형이 뭐여야 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심지안은 두 눈을 반짝였다. 혈액 검사는 확실히 유전자 검사보다 더 빨랐고 보편적으로 반 시간 후에 바로 결과가 나왔다.심씨 가문은 줄곧 남자들이 돈을 벌어오고 여자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었다.그랬기에 은옥매가 살짝만 다른 짓을 저질러도 심전웅은 눈치를 채기가 어려웠다.심지안은 순간 마음속에 고마움이 밀려왔다. 그녀는 얼른 몸을 틀어 옆에 있던 남자를 보았다. 성연신은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은 채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입은 호선을 그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고마워요.”“뭐가 고마운데요?”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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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이혼

순간, 여학생과 그녀의 남자친구는 측은한 눈길로 성연신을 보았다.두 사람의 안색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어두워져만 갔다.심지안은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쥐었다. 지금 이 순간 성연신을 때리고 싶어졌던 것이었다.‘이 사람이 진짜. 뒤끝도 엄청 기네.'‘전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뒤끝이 긴 사람일 줄이야!'여학생은 불쾌한 눈길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심지어 여학생은 빈정대는 듯한 어투로 말하기도 했다.“언니, 언니가 예쁜 것도 인정하고 주변에 남자가 많아 보이는 것도 인정하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결혼하셨잖아요. 그러면 다른 이성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빠 정도면 아주 괜찮잖아요. 잘생기기도 하고, 스타일도 좋고, 돈도 많아 보이는 데 있을 때 잘하세요. 그러다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될 테니까요!”심지안은 머리를 짚으며 설명하려 했다.“너희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게 아니야...”여학생의 남자친구가 코웃음을 치면서 성연신의 편을 들었다.“그럼 설마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거예요? 형, 걱정하지 마요. 어차피 세상은 넓고 여자도 많아요. 지금 손 놓지 않으면 좋은 여자도 생기지 않을 거예요. 저희 누나가 솔로인데, 결혼 생활 포기하고 싶어지면 말하세요. 제가 바로 저희 누나를 소개해 드릴게요!”성연신은 바로 거절했다.“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내 마음속엔 오직 내 아내뿐이거든.”심지안은 더는 참지 못하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제발 성연신이 입을 다물고 있길 바랐다.‘속은 시커먼 늑대 주제에 지금 순진한 양 흉내 내는 거야?!'그는 다리도 길쭉하고 훤칠하기도 했다. 그랬기에 어디를 가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버블티 가게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니 심지안이 더욱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오빠, 아니면 저 어때요? 전 지금 대학원을 다니고 있거든요. 오빠랑 나이 차이도 크게 안 날 거예요!”“저도요! 저도요! 전 비록 1학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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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반드시 마음을 사로잡아야 해

심전웅은 당장이라도 은옥매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나에겐 이런 잡종 같은 딸이 없어. 내일 당장 이혼할 거고 얘 아빠가 누구든 말든 나랑 상관없어. 난 절대 더 이상 호구 같은 짓은 안 할 거니까.”말을 마친 두 사람을 더는 상대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나버렸다.심연아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엄마, 나 정말 아빠 친딸이 아니에요?”은옥매는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원래 무덤까지 숨길 수 있었는데, 분명 누군가가 일부러 들춘 거야.”“누군가가 일부러 들춘 거라니요... 누가 그런 짓을?”“나도 모른다. 이젠 우린 더이상 심씨 가문에 있을 수 없겠구나. 그러니 넌 반드시 남진영의 마음을 꽉 사로잡아야 해!”“그럼 재산은 어떻게 하고요? 아빠가 기부하지 않는 이상 그 재산 누구한테 줘요?”은옥매는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감싸 쥐었다. 그녀의 눈빛이 음험해졌다.“당연히 심지안 그년에게 주겠지. 여하튼 심지안은 심전웅의 친딸이니까. 심전웅이 나랑 이혼을 하면 분명 심지안을 다시 집으로 들일 거다.”그녀는 심전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심씨 가문에 몇십 년이나 살고 있게 된 것도 그녀의 약삭빠른 두뇌 덕이었으니까.심연아가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엄마, 그럼 혹시 오늘 익명으로 보낸 유전자 검사 메일도 심지안이 보낸 거 아닐까요?”“걘 이런 큰일을 할 담이 없어.”“누가 그럴 담이 없대요?”어디선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은옥매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야에 나타난 남녀에 그녀는 놀라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너너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니?”심지안은 성연신과 우산을 쓴 채 빗속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멈춰서며 딱 붙어 있었고 아주 찰떡궁합이었다.두 사람이 쓰고 있는 우산은 버블티 가게에서 만난 여학생이 성연신에게 선물로 준 것이었다. 심지안은 미소를 지으며 은옥매를 빤히 보고 있었다.“전부터 지켜보고 있었죠. 병원 안으로 끌고 들어가 유전자 검사하겠다고 할 때부터 심전웅에게 맞은 방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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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말 안 듣는 여자

심지안이 차갑게 피식 웃어버렸다.“제가 어릴 때 지갑에 손을 댔다고 누명 씌울 때는 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죠?”그뿐만이 아니었다.그건 시작에 불과하였다.은옥매의 안색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심지안은 이미 수천 번 죽어버렸을 것이다.심지안은 성연신의 팔을 꼭 끌어안고 아양을 떨며 말했다.“우리는 이만 가요. 두 마리 미친개 같은 사람과 상대하지 마요.”심연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떠나가는 성연신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심지안은 강씨 가문에서 결혼도 못 하고 쫓겨난 사람이라고요. 전에는 심지어 나이도 많은 남자랑 뒹굴다가 나중엔 또 강우석 씨 삼촌을 꼬셨죠. 정말로 더러운 성병 걸릴까 두렵지 않으세요?!”진현수를 언급하자 심지안의 표정이 순식간에 싹 굳어버렸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옆에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아무리 그딴 말을 하더라도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겁니다.”성연신이 고개를 돌려 심연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이내 담담하게 말을 보탰다.“남자한테 기대는 능력도 없다면, 그냥 자신에게 기대는 걸 추천하죠.”심지안은 그제야 숨이 트였다. 차로 돌아온 그녀는 며칠간 짙은 안개 속에 갇힌 것처럼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고 기쁜 얼굴로 다시 한번 성연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고마워요. 저도 앞으로는 꼭 연신 씨를 도와 연기를 잘할 거예요.”큰 손으로 핸들을 잡던 성연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그냥 말로만 하는 감사 인사는 필요 없어요.”심지안은 입술을 틀어 물고 뜸을 들이며 말했다.“그럼 돈으로 드릴까요?”그러나 그녀에겐 돈이 얼마 없었고, 또한 그는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성연신이 한숨을 내쉬었다.“아까 심연아 앞에서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잊었어요?”그의 말에 아까의 기억이 떠오른 심지안은 바로 두 손을 엑스자로 교차시켜 가슴에 가져다 댔다.“진심이었어요?”성연신은 애초에 장난으로 한 말이었다. 그러나 방어태세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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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끔찍하게 사랑하게 되다

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제부터는 제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요. 연신 씨가 안 도와주셔도 돼요. 그리고 전 중정원에서 인제 그만 나올 생각이거든요.”성연신은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던져버리고 싶었다.손끝이 물건에 닿은 순간, 그는 다시 손을 확 치워버렸다.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고 자신이 감정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조차 느끼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결국, 그는 한마디만 하고 바로 집으로 올라갔다.“안 됩니다. 할아버지께선 불시에 집으로 오시는 걸 좋아하시니 당신은 반드시 이곳에 있어야 합니다.”심지안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왔을 땐 성수광이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바로 자신의 작은 방으로 돌아왔다.벽 하나 사이를 두고 바로 옆방은 성연신의 방이었다.성연신은 짜증스러운 마음에 단톡방에 문자를 보냈다.「여자들은 왜 계속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따져 묻는 거냐.」손남영이 먼저 답장했다.「헤헤헤, 그건 형을 사랑하기 때문이죠.」장학수가 이어서 답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너도 똑같이 해.」「소용없어.」손남영이 바로 문자를 해왔다.「헐, 대박! 지안 씨 담대하네요! 형도 이젠 위기감 느끼시겠네요.」장학수가 답장했다.「위기감뿐이겠냐. 난 오늘 직접 보기까지 했지.」메시지 하나가 순간 1초 만에 삭제되었다.「??? 왜 삭제했어! 나도 궁금하단 말이야!」「궁금해? 형이라고 불러봐. 그럼 너한테만 보여줄게.」「꺼져! 내가 듣기론 여자가 그러는 건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하던데. 연신 형이 다른 이성과 거리를 두면 괜찮아질 거예요. 그리고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지안 씨가 형이 그 여자랑 아직도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 못 해서 그런 의심을 하는 거일 거예요. 형이 다른 여자들 앞에서 지안 씨를 챙기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면 지안 씨도 분명 형을 끔찍하게 사랑하게 될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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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사랑하지 않아

“네? 그 제안을 왜 저한테 하는 거예요? 전 연예인이 아닌데요.”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직설적으로 물었다.많은 유명 브랜드 회사에선 유명 연예인을 엠버서더로 고용했다. 또는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찾아가는 일이 과반수였고 일반인을 찾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지안 씨의 이미지가 저희 세움이 찾는 이미지와 아주 잘 맞거든요.”고청민이 나긋하고 다정하게 설명했다.“지난번 전시회 촬영팀이 현장 사진을 많이 찍었거든요. 그중에 지안 씨가 찍힌 사진도 있었는데, 저희 디자이너가 지안 씨 사진을 보고 엄청 놀라워하셨거든요. 얼른 지안 씨를 찍고 싶다고 그러더라고요.”갑자기 쏟아지는 칭찬에 심지안이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혹시 지금 엄청 유명한 신다온 디자이너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신다온은 패션 업계에서 거물급 인물이었다. 사람이 다소 괴팍하고 보는 안목이 확고해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모델은 거의 없었다.패션 업계에서 이런 말까지 떠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신다온의 눈에 들면, 그건 하늘이 기회를 내려준 것이랑 마찬가지라고.“네, 맞아요. 오디션에 통과하시면 바로 계약하게 될 거예요. 계약 기간은 3년, 총 400억을 받게 될 거고 매년 주얼리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물로 받게 될 거예요.”심지안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오디션은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전 일반인이라 그렇게 많은 광고비가 필요 없어요.”솔직한 그녀의 반응에 고청민이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지안 씨, 자신이 없는 건 그렇다 쳐도 신다온 디자이너님의 안목은 믿으셔야죠. 안 그래요?”생각에 잠긴 듯한 심지안이 답했다.“그건 그렇겠네요.”이미 이번 달에 연속 세 번이나 휴가를 신청했기에 오디션 시간을 금요일 저녁으로 맞출 수밖에 없었다.전화를 끊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청민이 바로 그녀의 카톡에 친구 신청을 보내왔다.심지안은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오디션에 통과하게 된다면 그녀가 성연신에게 빌린 돈을 한꺼번에 전부 갚을 수 있었다!퇴근 시간이 되었지만, 업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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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미심쩍은 기분

“그거라면 당연하지. 너에게 회사 지분 10%를 주마.”“그걸로는 모자라요. 20%를 주세요.”심전웅의 안색이 굳어졌다.“20%는 너무 많다.”“어차피 나중에 저한테 다 주실 거잖아요. 괜히 심연아가 회사를 넘보고 있으면 안 되죠.”그녀는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이상한 건, 20년 넘게 속고 살았던 심전웅은 심지안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은옥매는 절대 쉽게 포기하고 물러날 사람은 아니었다. 나중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할 것이었다.“그렇긴 하구나. 다만 이미 일부분의 지분이 그 여자의 명의로 되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겠구나.”심지안의 두 눈이 순간 반짝였다.“그래요. 그러면 전 일단 보광 그룹을 다니고 있을게요. 여기에 제 인맥이 많으니까 나중에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아 참, 아빠가 비록 은옥매 아주머니랑 이혼을 하셨지만 그래도 심연아와 부녀 사이를 단절한다는 소송을 제기하시는 걸 추천해요. 그래야 나중에 심씨 가문의 재산을 탐내지 못하 거든요.”“그래, 알았다. 내가 내일 당장 소송을 제기하마. 절대 한 푼이라도 넘겨주지 않을 거다!”심전웅은 이미 은옥매를 뼛속까지 증오하고 있었다. 여하간에 은옥매는 불륜을 저지르고 그를 20여 년 동안 속였으니까.심전웅은 심지안을 다시 심씨 가문으로 데려갈 심산이었지만 심지안은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자신을 박대하지 않은 심지안의 태도에 심전웅은 별생각 없이 가버렸다.이미 버스가 끊겨버린 이 시간, 심지안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생각했다. 순간, 뒤에서 자동차 불빛이 그녀를 향해 비추고 있었고 그녀의 주위가 환해졌다.성연신이 차에 기대 비스듬히 서 있었다. 이미 퇴근한 줄 알았던 성연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드넓은 어깨에 깔끔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슈트 핏, 그의 모습은 마치 톱 모델 같았고 아주 품격이 있어 보였다.“그렇게 번거롭게 지분을 자신의 명의로 바꿀 필요 없어요.”심지안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는 성연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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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뻔뻔해진 그

임시연의 안색엔 큰 변화가 없었다. 연한 화장을 하고 온 그녀의 볼은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고 젓가락을 든 오른손은 살짝 창백해져 있었다.손남영이 분위기를 띄우며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세상에, 그 딱딱하던 철벽에 꽃이 폈나 봐요. 그 연신 형이 지금 음식을 지안 씨에게 다 집어주는 걸 보니.”심지안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식사를 마치고 성연신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임시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어제 산책을 하다 우연히 강아지를 잃어버린 곳에서 펫 간식을 발견했어. 아마 누군가가 일부러 그곳에 간식을 흘려놓은 것 같아. 오레오랑 원이는 지안 씨 말대로 누군가가 훔쳐 가려고 했던 거야.”심지안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옆에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이내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오늘 이렇게 나랑 임시연 씨까지 불러놓고 설마 그 일만 말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임시연의 손이 살짝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잔뜩 죄책감이 느껴지는 어투로 말했다.“아... 그럼 우리가 지안 씨를 오해하고 있었네.”“그래.”“미안해요, 지안 씨. 그땐 너무 급해서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어요. 제가 연신이 대신 사과할게요.”임시연이 심지안을 향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심지안은 뒤끝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나직하게 답했다.“괜찮아요. 오해가 풀렸으면 됐어요.”손남영이 술 대신 차를 임시연의 잔에 따라주면서 말했다.“앞으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한테 말하면 돼요. 우린 모두 친구잖아요. 강아지를 돌봐준다든지 모든 부탁해도 돼요. 연신 형도 이미 결혼했고 할아버지께서도 계속 손주 타령을 하시니 우리도 두 사람에게 둘만의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임시연은 그에게 시선을 확 돌리며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그러니까 남영 씨 말은 제가 연신이를 방해했다는 건가요?”‘내가 연신이랑 먼저 만나는 동안 심지안은 애초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는데, 왜 심지안이 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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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사소한 일

심지안은 감히 화를 낼 수도, 때릴 수도, 욕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그를 이기지 못할 것이 뻔했으니까.그녀는 성연신을 노려보면서 전혀 위협감이 없는 어투로 말했다.“한 번만 더 때려봐요! 그땐 저도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운전석에 앉아 있던 정욱이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버렸다. 그는 성연신과 심지안의 대화 방식이 참으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드디어 그들은 중정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욱은 바로 차에서 내려 떠나버렸다. 그러나 성연신은 내리지 않았다. 그는 태연한 얼굴로 심지안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다 그제야 문제점을 의식하게 되었다.“오늘 임시연 씨를 부른 게 설마 강아지 도둑에 대한 일만 알려주려고 했던 거예요?”그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오해하고 있었으니까 오해를 풀어줘야죠.”원이와 오레오 실종 사건에 대해 그는 절대 허술하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주변 CCTV를 모아 일일이 확인하면서 심지안의 말과 일치하는지 확인해보았다.그는 눈에 보이는 증거를 믿는 사람이었다. 강아지 두 마리였기에 그는 당연히 업무를 논의하는 것처럼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말에 심지안은 다소 억울한 어투로 말했다.“쳇,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는 내가 아닌 임시연 씨 말을 믿고 있었다는 거잖아요.”“그런 거 아니에요.”“아니긴요!”성연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이를 부득 갈았다.“다음번에는 안 그럴 거예요.”“그러니까 결국 임시연 씨를 먼저 믿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신 거네요!!!”“정말로 그렇게 물고 늘어질 생각이에요?”그의 시선이 다시 한번 심지안의 엉덩이로 향했고 조금 전의 손의 감촉을 다시 회억하는 듯했다.방금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친 타격감은 아주 좋았다.심지안은 화들짝 놀라며 바로 엉덩이를 감쌌다. 그러고는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장난인 거 아시죠?”성연신은 그제야 만족한 듯 피식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샤워를 마친 심지안은 방으로 돌아가 잘 준비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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