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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사소한 일

심지안은 감히 화를 낼 수도, 때릴 수도, 욕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그를 이기지 못할 것이 뻔했으니까.

그녀는 성연신을 노려보면서 전혀 위협감이 없는 어투로 말했다.

“한 번만 더 때려봐요! 그땐 저도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

운전석에 앉아 있던 정욱이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버렸다. 그는 성연신과 심지안의 대화 방식이 참으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그들은 중정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욱은 바로 차에서 내려 떠나버렸다. 그러나 성연신은 내리지 않았다. 그는 태연한 얼굴로 심지안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다 그제야 문제점을 의식하게 되었다.

“오늘 임시연 씨를 부른 게 설마 강아지 도둑에 대한 일만 알려주려고 했던 거예요?”

그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

“오해하고 있었으니까 오해를 풀어줘야죠.”

원이와 오레오 실종 사건에 대해 그는 절대 허술하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주변 CCTV를 모아 일일이 확인하면서 심지안의 말과 일치하는지 확인해보았다.

그는 눈에 보이는 증거를 믿는 사람이었다. 강아지 두 마리였기에 그는 당연히 업무를 논의하는 것처럼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심지안은 다소 억울한 어투로 말했다.

“쳇,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는 내가 아닌 임시연 씨 말을 믿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긴요!”

성연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이를 부득 갈았다.

“다음번에는 안 그럴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임시연 씨를 먼저 믿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신 거네요!!!”

“정말로 그렇게 물고 늘어질 생각이에요?”

그의 시선이 다시 한번 심지안의 엉덩이로 향했고 조금 전의 손의 감촉을 다시 회억하는 듯했다.

방금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친 타격감은 아주 좋았다.

심지안은 화들짝 놀라며 바로 엉덩이를 감쌌다. 그러고는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장난인 거 아시죠?”

성연신은 그제야 만족한 듯 피식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샤워를 마친 심지안은 방으로 돌아가 잘 준비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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