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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뻔뻔해진 그

임시연의 안색엔 큰 변화가 없었다. 연한 화장을 하고 온 그녀의 볼은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고 젓가락을 든 오른손은 살짝 창백해져 있었다.

손남영이 분위기를 띄우며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세상에, 그 딱딱하던 철벽에 꽃이 폈나 봐요. 그 연신 형이 지금 음식을 지안 씨에게 다 집어주는 걸 보니.”

심지안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식사를 마치고 성연신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임시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제 산책을 하다 우연히 강아지를 잃어버린 곳에서 펫 간식을 발견했어. 아마 누군가가 일부러 그곳에 간식을 흘려놓은 것 같아. 오레오랑 원이는 지안 씨 말대로 누군가가 훔쳐 가려고 했던 거야.”

심지안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옆에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이내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늘 이렇게 나랑 임시연 씨까지 불러놓고 설마 그 일만 말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임시연의 손이 살짝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잔뜩 죄책감이 느껴지는 어투로 말했다.

“아... 그럼 우리가 지안 씨를 오해하고 있었네.”

“그래.”

“미안해요, 지안 씨. 그땐 너무 급해서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어요. 제가 연신이 대신 사과할게요.”

임시연이 심지안을 향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심지안은 뒤끝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나직하게 답했다.

“괜찮아요. 오해가 풀렸으면 됐어요.”

손남영이 술 대신 차를 임시연의 잔에 따라주면서 말했다.

“앞으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한테 말하면 돼요. 우린 모두 친구잖아요. 강아지를 돌봐준다든지 모든 부탁해도 돼요. 연신 형도 이미 결혼했고 할아버지께서도 계속 손주 타령을 하시니 우리도 두 사람에게 둘만의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

임시연은 그에게 시선을 확 돌리며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남영 씨 말은 제가 연신이를 방해했다는 건가요?”

‘내가 연신이랑 먼저 만나는 동안 심지안은 애초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는데, 왜 심지안이 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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