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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말 안 듣는 여자

심지안이 차갑게 피식 웃어버렸다.

“제가 어릴 때 지갑에 손을 댔다고 누명 씌울 때는 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죠?”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건 시작에 불과하였다.

은옥매의 안색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심지안은 이미 수천 번 죽어버렸을 것이다.

심지안은 성연신의 팔을 꼭 끌어안고 아양을 떨며 말했다.

“우리는 이만 가요. 두 마리 미친개 같은 사람과 상대하지 마요.”

심연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떠나가는 성연신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심지안은 강씨 가문에서 결혼도 못 하고 쫓겨난 사람이라고요. 전에는 심지어 나이도 많은 남자랑 뒹굴다가 나중엔 또 강우석 씨 삼촌을 꼬셨죠. 정말로 더러운 성병 걸릴까 두렵지 않으세요?!”

진현수를 언급하자 심지안의 표정이 순식간에 싹 굳어버렸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옆에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무리 그딴 말을 하더라도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겁니다.”

성연신이 고개를 돌려 심연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이내 담담하게 말을 보탰다.

“남자한테 기대는 능력도 없다면, 그냥 자신에게 기대는 걸 추천하죠.”

심지안은 그제야 숨이 트였다. 차로 돌아온 그녀는 며칠간 짙은 안개 속에 갇힌 것처럼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고 기쁜 얼굴로 다시 한번 성연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마워요. 저도 앞으로는 꼭 연신 씨를 도와 연기를 잘할 거예요.”

큰 손으로 핸들을 잡던 성연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말로만 하는 감사 인사는 필요 없어요.”

심지안은 입술을 틀어 물고 뜸을 들이며 말했다.

“그럼 돈으로 드릴까요?”

그러나 그녀에겐 돈이 얼마 없었고, 또한 그는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성연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심연아 앞에서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잊었어요?”

그의 말에 아까의 기억이 떠오른 심지안은 바로 두 손을 엑스자로 교차시켜 가슴에 가져다 댔다.

“진심이었어요?”

성연신은 애초에 장난으로 한 말이었다. 그러나 방어태세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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