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281 - 챕터 290

1132 챕터

제281화 찻물

심지안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웨이터가 차를 가져왔다.성연신은 정욱에게도 휴가를 주었다. 이런 자잘한 일을 처리할 필요 없이 쉬라고 했다....노래방에서, 동료들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피커의 소리가 고막을 찌를 듯 했다. 심지안도 그들과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면서 같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저녁 아홉시가 되어서야 그녀는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한 후 자기 방에 들어가 물건을 정리하고 떠나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 탄 심지안은 그제야 성연신과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라 스위트 룸의 층을 눌러서 빨리 그의 방으로 갔다.스위트 룸 카드가 없는 심지안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의 어둠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성연신이 방에 없는 줄 알고 심지안이 몸을 돌려 나가려던 그 순간. 불쑥 튀어나온 뜨거운 손이 갑자기 그녀를 붙잡았다.그리고 바로 정확히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켰다.심지안은 익숙한 체향에 이게 성연신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긴장감을 늦췄다. 하지만 성연신은 이걸로는 부족한지 뜨거운 가슴으로 그녀를 밀어붙이더니 참지 못하고 그녀의 옷을 찢어버렸다.고작 3초. 그 짧은 3초 안에 심지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서 있게 되었다. 놀란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연신이 이러는 적이 처음은 아니지만 오늘처럼 조급하고 거친 것은 처음이었다. 심지안의 입이 무슨 말을 뱉기도 전에 성연신은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키고 피부를 만지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얼마나 지났을까.성연신은 침대에서 기절이라도 한 것처럼 잠에 들었다.심지안은 바닥에 흩어진 자기의 옷을 주섬주섬 주웠다. 온몸이 자동차에 짓눌린 것처럼 아팠다.이번에는 진짜 화가 났다. 억울한 그녀의 눈가는 빨갛게 되었다가 이내 눈물을 흘렸다. 오디션을 다녀와서 하기로 했으면서 약속을 어기다니, 너무했다.....심지안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제경으로 가는 차에 탔다. 비록 몸과 마음이 다 힘들지만 이번 오디션 기회를 놓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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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하얀 시트 위의 붉은 자국

심지안은 그의 변명에 기분이 상했다.“술에 취한 게 대수인가요?”술에 취했으면 무슨 일이든지 저질러 되는가? 도덕이 없는 것인지. 선이 없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인성이 문제인지. 고청민은 하얀색 정장을 입고 앉아있었는데 마치 대나무처럼 푸르고 올곧은 느낌을 주었다. 그는 심지안을 보며 웃더니 명령을 내렸다.“끌어내요.”심지안은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금관성으로요?”“네.”“아까 그 금관성 구역의 총괄 매니저는 본부의 이사장 아들입니다.”심지안은 그제야 알았다. 이사장 아버지의 힘으로 들어간 것이다. 어쩐지 생긴 건 갓 탈옥한 범죄자처럼 생겼는데 세움의 금관성 구역의 총괄 매니저라니. 고청민은 선물함을 건네며 가볍게 웃었다.“지안 씨, 이건 우리 회사의 이번 시즌 신상입니다. 선물로 드릴게요. 세움을 대표해서 사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심지안은 선물함 안에 있는 고가의 목걸이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청민 씨가 바로 일을 해결해 주셔서 이미 만족합니다. 목걸이는 예쁘지만 마음만 받을게요. 너무 귀중한 물건이라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고청민의 갈색 눈동자에 웃음이 비췄다. 그리고 다시 얘기했다.“받으세요. 받지 않으면 제가 불안합니다. 그리고 곧 세움의 엠베서더가 될 텐데, 액세사리 하나 없이 어떻게 엠베서더가 됩니까.”그렇게 말하자 심지안은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저 건네받고 열심히 감사 인사를 올렸다.세움에서 나오니 이미 점심이었다.원래 워크숍 계획대로 오늘 오후 금관성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제경에서 금관성까지는 두 시간이 걸리니 이미 늦은 것이었다. 심지안은 차라리 돌아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리고 택시를 잡으려다가 먼저 성연신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그러다가 무의식 간에 진유진의 상태 메시지를 확인했다. 진유진은 지금 제경에 있었다....남해 별장.씻고 나온 성연신은 아직 떠나지 않은 임시연을 발견했다. 그녀는 성연신의 커다란 셔츠를 걸친 채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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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녹음 해두고 집에 가서 복습하기

전화를 받고 잠시 놀란 정욱은 왜 성연신이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빠르게 그의 명령대로 움직였다.“네, 알겠습니다.”30분 후, 성연신의 방에 도착한 정욱은 재떨이가 꽉 찰 정도로 쌓인 담뱃재를 보고 또 놀랐다.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때만 줄담배를 피는 성연신인데, 설마 회사에 문제가 생겼나? 곧 파산 위기인가?“CCTV는?”정욱은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대표님. 호텔 매니저의 말로는 5층의 CCTV가 한 달 전에 이미 고장 나서 수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성연신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얘기했다.“나가.”그는 혼자의 시간이 필요했다.어떻게 임시연을 대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심지안에게 얘기해야 하는지....심지안은 진유진이 세움 근처에 출장을 나왔다는 것을 듣고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약속 시간을 정했다.식당에서 진유진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회사에 잘생긴 남자가 들어왔는데, 금방 졸업한 애라서 엄청 어려!”심지안은 고기를 잘근잘근 씹으며 물었다.“왜, 이제는 연하남이 좋아?”“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난 그저 잘생기면 다 좋아. 게다가 얘가 남동생인 데다가 엄청 순진해. 잘생겼는데 모자란 남자라니, 너무 대박이지 않니?”“풉.”심지안은 하마터면 먹고 있는 것을 뿜어버릴 뻔했다. 웃음을 참느라고 배가 아팠다.“잘생겼는데 모자라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그래도 너무 교활한 플레이보이보다는 조금 모자란 애들이 낫지 않아? 적어도 널 속이지는 않잖아.”진유진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흠... 그렇게 말하니까 맞는 것 같네.”강우석이나 진유진의 전 남자친구나 다 교활한 놈들이었다. 능력은 별로 없으면서 지름길만 있으면 빨리 그 길로 가려고 한다. 조금 모자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에 훤히 모인다. 그래서 연애를 할때 주동권을 잡을 수 있다. “그래, 같은 곳에서 실수하지 말자. 어떻게 남자를 꼬셔야 하는지부터 알려줘!”“나도 몰라! 내가 연신 씨를 얼마나 쫓아다녔는데 결국 안 넘어왔잖아. 내가 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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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나도 심지안처럼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연신 씨는 정말 쉽지 않아.”“전에는 성연신이 강우석의 삼촌이 아니더라도 조건이 좋으니까 나쁘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네 고생을 알겠어.”심지안은 물을 마시며 목을 축였다. “말도 마. 내가 노동계약서를 쓰지만 않았더라면 어떨 때는 바로 이혼해 버리고 싶다니까.”그 시간 동안 심지안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 길을 가는 것 같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그 남자 때문에 힘들어했으니. 하지만 지금은 고진감래라고 할 수 있다.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성연신이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고 심지안은 코웃음을 쳤다. 전화를 받은 후 기분이 상한 듯 입을 비죽 내밀고 말했다.“이제야 연락해요?”성연신은 잠시 침묵하다가 쉰 목소리로 얘기했다.“어젯밤에는 일이 있어서요. 지금 어디예요?”심지안은 업무가 바빠서 그런 줄 알고 대답했다.“제경에 있어요. 오디션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요. 진유진이랑 같이 밥도 먹었어요.”“주소 보내줘요.”“여기로 오게요?”“네.”“알았어요. 그럼 지금 보낼게요.”전화를 끊자 진유진이 심지안에게 물었다.“성연신이 데리러 온대?”심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그럼 지금 잠시 나랑 같이 술자리에 가줄래? 어차피 남해 별장에서 여기까지 두 시간은 걸리잖아. 너 혼자 있는 것도 재미없지 않아? 오늘의 고객이 좀 까탈스러워 보여서 그래.”“그래. 그럴 줄 알았으면 나와서 밥 먹지 말걸.”배불리 먹고 나서 또 일을 해야 한다니. 진유진은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심지안을 보며 얘기했다.“성연신이 이렇게 다정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멀리 있어도 데리러 오고.”심지안은 마음속이 따뜻해졌다. 그가 데리러 오는 것을 봐서라도 어젯밤의 일은 따지고 들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안은 진유진과 함께 식당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성연신에게 위치를 보내주며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했다.하지만 진유진의 고객이 얼마나 진상이던지, 술을 마시지 않으면 계약서를 쓰지 않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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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진실을 알게 된 성연신

성연신은 그녀의 핸드폰을 가져와 바닥에 확 던졌다. 진유진은 그 소리에 깨서 눈을 떠 성연신을 발견하고 희미하게 웃으며 물었다.“삼촌... 삼촌이 여길 왜 왔지...”성연신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이 나왔다. 이를 꽉 깨물고 웃는 표정으로 물었다.“내가 왜 삼촌이지?”“그야... 강우석 삼촌이니까!”“심지안은 왜 그 삼촌이랑 사귀는 거야?”“바보! 당연히 강우석한테 복수하려는 거지!”비참함이 성연신의 눈에 비췄다. 하늘을 뒤덮을 듯한 분노가 속에서 들끓었다. 원래의 목표는 진현수였다. 어쩐지 진현수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과 다르더라니.결국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그를 선택한 것이었다.성연신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었다. 화를 제어하지 못해 과격한 행동을 할 것만 같아서 문을 박차고 떠나버렸다.심지안은 그를 만질 자격도 없다. 이미 성연신에게 있어 심지안은 더러운 여자로 낙인찍혔다.정욱이 급히 달려가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심지안 아가씨와 친구분은 저대로 둬도 되는 겁니까? 술 취한 여자 두 명을 저렇게 두면 위험할 것 같습니다.”성연신은 발걸음을 멈추고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심지안이 죽든 살든 나랑 무슨 상관이지? 왜, 심지안이 걱정돼?”정욱은 그대로 입을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중정원으로.”성연신은 차에 앉아 그 말 한마디만 한 후 다른 말은 더하지 않았다.중정원에 돌아온 그는 서재에서 계약서를 꺼내 읽어보지도 않고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심지안은 종업원이 깨워준 덕분에 깨어났다.“손님, 우리 곧 문을 닫을 때가 되어서요. 손님과 친구분 혹시 택시라도 불러 드릴까요?”심지안은 어두워진 창밖을 보며 왜 성연신이 아직도 오지 않았는가 보고 있었다.“알겠어요. 곧 떠날게요.”겨우 테이블에서 머리를 떼니 머리가 윙윙 울리는 것같이 아팠다. 심지안은 옆의 진유진을 불러일으켰다.진유진은 핸드폰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고개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찾았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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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이혼

심지안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기사님, 근처에 있는 호텔로 가주세요.”...하룻밤이 지나고, 심지안은 호텔에서 깨어났다.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는데 판다와 같은 다크서클이 눈 밑에 생긴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하룻밤의 고민 끝에 드디어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이 일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자기 잘못이라고 말이다.잘못을 저질렀으면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성연신이 어떻게 자기를 대하든 그녀는 똑똑히 해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심지안은 세수를 하고 중정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뜻밖에도 거기에는 임시연도 있었다.심지안은 잠깐 흠칫하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임시연에게 인사를 건넸다.하지만 임시연은 눈을 피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성연신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힐끔 보더니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오후 동사무소에 가서 이혼 절차를 밟죠. 저녁 전에 지안 씨는 짐을 모두 챙기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 줘요.”심지안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입을 열기도 전에 임시연은 그녀보다 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연신아, 나 책임질 필요 없어. 두 사람 괜히 나 때문에 싸우지 마.”심지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뭘 책임져야 하는데요?”임시연은 저도 모르게 능청을 떨며 해명하기 시작했다.“목요일 밤에 나랑 연신이가 관계를 가져서 두 사람 싸우고 있는 거 아니에요?”심지안은 몸을 흠칫 떨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성연신을 바라보며 물었다.“시연 씨 말이 사실이에요?”성연신은 넋을 잃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속이 시원했다.그는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덤덤한 말투로 가장 야속한 말을 꺼냈다.“사실이에요.”확실한 대답을 들은 후, 심지안은 놀란 마음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는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북받쳤다.“내가 떠난 후에 있은 일인가요?”“그래요, 디테일을 더 알고 싶다면 다 알려줄게요.”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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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좋아한다면 가서 붙잡아

성연신은 심지안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맑고 순수한 검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는 눈앞의 사람은 분명 그녀였다.그리고 겉으로는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며 그에게 사랑 표현을 했지만 그가 함정에 빠지는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만 있는 것 또한 그녀였다.그 생각이 머리에 스치자 성연신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그의 주위에는 단 한 번도 여자가 몰리지 않은 적이 없었기에 그가 생각한 심지안의 비열한 수법은 오히려 그의 혐오를 일으켰다.성연신이 시선을 거두고는 쉽게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알아서 동사무소로 가요, 내 차를 탈 자격이 없으니까.”심지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깥을 향해 걸어갔다.임시연은 두 눈을 반짝였다.“연신아, 두 사람 조금 더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두 사람 다 너무 흥분했잖아.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얘기해 보면 되돌릴 수 있을 거야.”“우리 사이의 일을 신경 쓸 거 없어.”임시연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럼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임시연은 점점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스페어 폰을 꺼내 들었다.그리고 번호를 입력하더니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진현수는 친구들과 골프를 치고 있었다.쉬는 사이에 휴대폰이 울려 체크를 하고 갑자기 낯빛이 확 변하더니 곧바로 친구들에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어. 난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아는 번호는 아니었지만 상대는 분명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심지안은 위로가 필요할 테고, 그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조금 더 놀다 가지,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어?”“미안해,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친구가 그에게 장난치며 말했다.“억대 비즈니스가 생겼나 봐?”진현수가 웃으며 대답했다.“비즈니스 일은 아니야.”...심지안이 거실을 나서자 원이가 그녀를 향해 달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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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빚을 모두 갚아 홀가분해지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성연신이 잠깐 고민하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젯밤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우리 사이엔 감정도 없으니 나와 결혼을 한다고 해도 너에겐 불공평해. 오히려 남은 인생만 더 지체하게 될 거고. 말만 해, 네가 원하는 보상은 다 들어줄게.”임시연은 어금니를 깨물더니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상은 필요하지 않아, 그저 네 옆에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 명분도 필요 없고, 네 사랑도 필요 없어. 그냥 나 쫓아내지만 마. 너도 알잖아, 친구는 너 하나밖에 없다는걸.”성연신은 고개를 끄덕였다.“너의 일상을 돌볼 사람을 구할게.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치료받아.”“좋아, 뭐 하나 물어봐도 돼?”“뭘?”“정말 내가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지안 씨를 아직 내려놓지 못한 거야?”“그거 아니야.”...심지안은 호텔을 하나 찾아 들어갔다.그녀에게는 아직 저축한 돈이 좀 남아있었으니 집은 천천히 구해도 되었다.다만 보광 그룹은 더는 다닐 수 없어 일자리를 다시 찾아야 했다.그리고 성연신에게 빚도 200억을 졌으니...심지안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어머니가 남긴 주얼리 중에서 더러 골라냈다.그녀는 며칠 있다가 보석 가게에 가서 시가를 물어보려고 했다. 만약 돈이 된다면 주얼리 일부를 담보로 성연신에게 갚을 돈을 구할 생각이었다.호텔에 한 것 없이 며칠 있으니, 심지안은 마음을 좀 진정시킬 수 있었다.그녀는 옥 장신구 두 과 마노 반지 하나를 챙기고는 어느 보석 가게로 들어갔다.“안녕하세요, 여쭤볼 게 있는데요. 이 물건들, 얼마에 팔 수 있을까요?”종업원은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또 매니저를 찾아왔다.매니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결국 사장이 호기롭게 가격을 제시했다.“한 벌 당 2억, 두 벌이니까 4억, 거래하시겠어요?”심지안은 흠칫 놀랐다.분명 보잘것없는 장신구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2억에 팔 수 있다니, 그럼 다른 주얼리는 더 비싼 것이 아닌가?‘엄마가 이렇게 돈이 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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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내가 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당신한테 당하지도 않았겠죠

정욱은 심지안을 보더니 너무 놀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요 며칠 동안 워낙 많은 기획팀 직원들이 고통에 시달렸기에 당연히 오기 싫어할 것이다.“대표님 지금 안 바쁘시니까 들어가셔도 돼요.”“감사합니다.”심지안은 문을 몇 번 두드리자 사무실 안에서 누군가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장 들어오지 못해!”심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서류를 성연신 테이블 위에 놓고는 일부러 거리를 두더니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대표님, 서류 수정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성연신은 시선은 계속 컴퓨터 스크린에 머물러 있었고,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심지안을 투명 인간 취급하듯이 말이다.심지안은 인내심 있게 다시 한번 반복했다.“대표님, 서류 수정했습니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내 시간이 당신 시간보다도 훨씬 귀한데 말이에요.”심지안은 입술을 씰룩거렸다.“그래서 지금 계속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시간이 얼마 걸릴지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성연신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곧 끝나요.”‘곧 끝난다던’ 성연신의 말은 거짓이었다.심지안은 무려 두 시간이나 서 있었는데 다리가 저릴 지경이었다.그녀는 성연신이 일부러 그녀를 골탕 먹이려고 이러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일이 커지길 바라지 않아 더는 재촉하지 않았다.그리고 드디어, 성연신은 시선을 컴퓨터 스크린에서부터 심지안에게로 옮겼다.그녀는 노란색 민소매에 멜빵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얀 피부가 드러나 유난히 젊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는데 전혀 이혼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예뻐졌으니 말이다.성연신의 얼굴색은 어두워졌고 그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다시 써와요.”심지안은 눈살을 찌푸렸다.“보지도 않았잖아요.”“볼 필요가 없죠. 당신은 일에 집중하지 않았으니까 수정한 서류도 당연히 어디에 내놓을 수 없겠죠.”“성연신 씨, 지금 일부러 시비 거는 건가요?”“너무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건 아니고요?”심지안은 남자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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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증손주를 약속하다

심지안은 시간이 그대로 멈춘 것 같았다.자기를 고단수의 나쁜 여자라고 비꼬는 것 같아 심지안은 발작 버튼이 눌린 듯, 그의 말에 얼굴이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우람한 몸집의 성연신은 심지안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는 분노의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지안 씨는 처음부터 아주 비열한 수법을 사용했어요, 심지어 엄청 멍청했다고도 할 수 있죠. 목적이 다 드러났는데도 난 속았고요. 내가 거의 다 넘어왔을 때 속으로 나를 바보라고 욕했겠죠?”요 며칠 흥분을 진정하고 성연신은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회상했다.처음부터 심지안은 대놓고 그를 유혹했다. 다만 성연신은 그녀의 진정성 있는 눈빛에 속아 넘었을 뿐이다.심지안은 구석에 몰려 두 손으로 성연신의 가슴팍을 힘껏 밀어내고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본인이 그렇게 억울한가 봐요? 솔직하게 말해봐요, 내가 연신 씨한테 못 해준 게 있나요? 내가 정말 마음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난 단 한 번도 연신 씨가 나를 대한 것처럼 연신 씨를 대한 적 없어요. 듣기 거북한 말은 더더욱 안 했고요. 연신 씨가 화를 내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낼까 봐 두려웠어요. 연신 씨는 싱겁게 먹는 걸 좋아하죠? 연신 씨랑 매일 같이 밥을 먹어도 아주 가끔 매운 걸 먹을 수 있었다고요. 심지어 나는 그럴 때마다 감지덕지해야 했어요.”심지안은 말할수록 억울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눈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지면서 예쁜 그녀의 얼굴도 눈물범벅으로 되었다. 마치 비와 안개로 덮인 꽃송이처럼 말이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애초에 연신 씨를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지금처럼 힘들지도 않았을 텐데.’성연신은 펑펑 우는 심지안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손을 움찔했지만 그는 끝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성연신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거리를 두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됐어요, 연기는 그만 해요. 정 연기가 하고 싶다면 할아버지가 깨신 다음에 하든가요.”심지안은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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