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1 - 챕터 190

1602 챕터

제181화 저 기다렸어요?

매원.권하윤이 매원으로 돌아왔을 때는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속이 안 좋다는 말만 남기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강수연은 그녀의 태도에 못마땅해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민상철의 말이 떠올라 생각을 참았다.그리고 권하윤이 사라지자 손에 쥐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화난 말투로 중얼거렸다.“저것 봐. 이래도 내가 쟤 못마땅하게 여기는 게 문제 돼 보여? 다른 집 며느리들은 몸이 아프더라도 시어머니 옆에서 시중을 들더구만 쟤는 어쩜 한마디 말만 내뱉고 쌩 올라가 버린대?”한참 동안 푸념했음에도 민승현이 넋이 나간 채로 반찬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듣지도 못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강수연은 눈살을 찌푸렸다.“내 말 듣기는 한 거야?”“네?”민승현은 그제야 반응했는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식사 한 번으로 뭐 그렇게까지 말해요?”아들이 권하윤의 편을 들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강수연은 버럭 화를 냈다.“이것들이 아주. 그래, 너희가 뭘 든 난 이제 상관하지 않을 테니가 둘이 알아서 해!”“누가 상관하라고 했어요?”낮은 목소리였지만 강수연의 귀에 콕 박힌 한 마디에 그녀는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내가 누굴 위해서 이러는데!”하지만 민승현도 울컥했는지 비아냥대기 시작했다.“아무리 저를 위한다고 해도 민정이 배웅도 못 하게 할 건 없잖아요!”“그년 배웅이 하고 싶었어? 네 할아버지가 걔를 뭐라고 부르는지 듣고도 배웅하겠다는 말이 나와? 설마 할아버지한테 대적하겠다는 거야?”…….아래층은 시끄러웠지만 위층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2층으로 올라올 때 마침 민도준이 묵었던 방문이 아직 열려 있는 걸 본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댔다.‘아직도 안 갔나?’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로 마치 우연히 지난 듯 그 옆을 지나쳤다.“작은 사모님.”그때 마침 안에서 청소하고 있던 메이드가 권하윤을 향해 인사했다.방 안은 이미 텅 빈 채 침대가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어 사람이 묵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민 사장님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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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복수

권하윤은 목을 움츠러뜨렸다.일이 이렇게 되자 그녀는 민도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가 버티고 앉아 가지 않을 거라는 직감이 확 들었다.게다가 민승현이 식사를 마치고 올라오기라도 할까 봐 할 수 없이 앞으로 다가가며 어색한 말투로 물었다.“어디 물려고요?”민도준은 마치 죽음을 받아들이기라도 하는 듯 결연한 권하윤의 표정에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어디를 물겠냐고?”“네.”권하윤은 이상하다는 걸 느끼지 못했는지 어리바리한 말투로 물었다.“아까 복수하고 갈 거라면서요?”민도준은 그녀의 말에 또 한 번 피식 웃었다.그는 단지 권하윤을 놀리려던 것뿐이었는데 그녀가 이토록 고분고분 자기 말을 따르니 그녀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그래, 어디 보자. 어디를 고르면 좋을까?”민도준은 권하윤을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키가 큰 원인 때문인지 앉아 있는데도 시선이 마침 그녀의 쇄골에 닿았다.그는 손가락으로 연약한 목덜미를 슬슬 문지르더니 손바닥으로 그녀의 목을 잡았다.뜨거운 열기가 취약한 부분을 감싸더니 손아귀로 그녀의 턱을 받쳐 들었다.권하윤은 자연스레 민도준이 그곳을 물겠다는 뜻인 줄 알고 고개를 살짝 쳐들었다.“서둘러요.”그녀의 조급함을 눈치챈 민도준은 일부러 그녀를 놀려댔다.“이렇게 가는데 부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무슨 헛소리예요?”권하윤은 조급한 마음에 계속 시계를 쳐다봤다. 그녀는 너무 오래 지체되었다간 민승현이 식사를 다 하고 올라오기라도 할까 봐 아예 민도준의 어깨에 두 손을 올려놓고는 고개를 든 채 그의 앞으로 자기 목덜미를 내밀었다.“빨리 서둘러요. 물게 한다니까요.”열정적인 권하윤의 행동에 민도준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더니 옴폭 파인 그녀의 쇄골을 깨물었다.갑자기 전해지는 고통에 참지 못한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약 두 걸음 물러난 그때 허리에 힘이 가해지더니 그녀가 주동적으로 몸을 바친 것처럼 그의 가슴에 폭 기댔다.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며 괴롭히는 동작은 콱 깨물 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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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도둑놈

“문 앞에 막고 서서 뭐 하는 거야? 당장 비켜.”발을 떡 붙이고 선 채 움직이지 않는 권하윤을 보자 강수연은 버럭 화를 냈다.‘뭐야? 들어오려는 건가?’안으로 들어오려 하는 민승현의 행동에 그녀는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하지만 강수연의 앞에서 그녀의 아들을 밖으로 내쫓을 수 없는지라 권하윤은 이를 악문 채 몸을 비켰다.생각지도 못한 건 강수연도 아들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거였다.권하윤은 순간 마음이 불안했다. ‘민승현 하나로도 충분히 벅찬데 어머님까지 들어오려 하다니…….’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그녀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강수연을 향해 미소 지었다.“어머님, 오랫동안 얘기도 나누지 못했는데 안으로 들어오세요.”안으로 들어가려던 강수연은 그녀의 말에 이내 표정을 구기며 걸음을 멈췄다. 항상 본인을 고귀하다고 생각하는 그녀가 권하윤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할 리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거절했다.“됐다. 네가 우리 승현이 잘 돌보는 게 나에 대한 효도야.”“알겠습니다.”강수연은 그녀를 째려보고는 몸을 홱 돌려 떠나버렸다.그제야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겨우 한 명 보냈네.’하지만 문을 닫고 몸을 돌리는 순간 그녀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뭐 하는 거야?”화장실 문을 열려고 하던 민승현은 그녀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씨발, 깜짝 놀랐잖아. 왜 소리 지르고 그래?”사실 몇 분 전, 방 안에 있던 권하윤은 민승현 모자의 목소리를 듣기 바쁘게 가운을 걸치고 머리를 적신 뒤 겨우겨우 빌며 사정해 민도준을 욕실로 밀어 넣었다.원래 계획은 민승현과 몇 마디 나눈 뒤 그를 못 들어오게 막는 거였는데 강수연까지 끼어드는 바람에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이에 권하윤은 눈을 딱 감고는 죽기 살기로 욕실 문을 막아섰다.“안에 내 속옷 있으니까 들어가지 마.”“여기 내 집이야.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다니지도 못해?”민승현은 참고 있던 화가 끝내 폭발하여 권하윤을 삿대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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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회 방금 재미있었어?

나란히 있는 두 문자메세지는 마치 정신이 분리한거마냥 민 씨 저택을 빠져나온 민도준을 다시 한번 기쁘게 했다.그는 어려서부터 민 씨 저택에서 자랐으면 얌전하지 않은 탓에 어느 길은 어떻게 가는지 눈을 감고도 만져낼 수 있었다.그가 원하지 않는 한 자연히 아무도 그를 발견할 수 없었다.…………다른 한편 권하윤은 한참을 기다려도 답장을 기다리지 못했다. 전화를 내려놓자 그제야 전화가 들어왔다. “자기야 방금 재미있었어?”전화한 편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웃음을 머금고 말 했다. “재밌긴 개뿔!”권하윤은 두 번이나 “흥”하고 말했다. “그걸 말이라고 해? 무서워서 혼이 다 나갔다고.”가벼운 웃음소리가 감전되어 귀로 들어오면서 오슬오슬 감겼다. “듣기에 아주 재미있던데.”눈을 부라렸다. 이런 양심 잃은 인간 조만간 벼락을 맞을 것이다. “속으로 나 욕하는 거야?” “크크……”침에 사레가 들려 권하윤은 감히 인정하지 못했다. “그럴 리가요. 민 사장님이 절 구해 주셨는데. 제가 감사해도 모자랄 따름인데요?” “그래? 난 또 네가 최수인이랑 들러부터서 내가 필요 없을 줄 알았지.”몇 초 동안 멈춘 후 권하윤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민 사장님 농담도 참 잘하시지. 제가 최 사장님과 잘 알지도 못하는데, 들러붙다니요.” “그래?”민도준은 운전대를 돌렸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널 그렇게 도와줬다고? 나까지 속이고. 보아하니 언제 최수인이랑 친분을 좀 쌓아야 할 것 같네.”그의 호의를 품지 않은 말투를 듣고. 권하윤의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끝은 굳어졌다. “저, 최 사장님 사람 좋으신 분인데, 무슨 오해가 있으면……” “최수인은 좋고. 난 나빠?” “그런 뜻이 아니라.“권하윤은 설명할수록 무기력해졌다. 말을 많이 할수록 잘못이 커졌다. 그는 목소리를 살살 녹이고 애교를 부리기 시도했다. “민 사장님 내가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화내지 말아요. 네?“ “다음에 만나면 너희들이 사기 친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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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회 불운에 마주치다?

화제가 너무 딱딱하게 전환되어 권하윤 자신조차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러니 민도준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그녀는 최수인의 지나치게 정중한 호칭에서 그의 암시를 알아들었다. 민도준이 이미 도착했다는 암시.그녀가 건 전화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았다.그야말로 맞기도 전에 자백을 한 셈이었다.권하윤이 한창 당황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을 때 민도준의 목소리가 유유히 울려퍼졌다."핑계가 너무 구려. 새로운 거로 생각해서 다음에 같이 얘기해줘."전화가 끊겼다.권하윤은 최수인이 걱정되기도 하고 자신도 걱정이 되어 길 잃은 어린양마냥 방안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하지만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천천히 냉정해졌다.이렇게 된 이상, 민도준 부모님의 유골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쨍그랑!"송나라 때의 여요 다구가 하나하나씩 땅에 팽개졌다.다구가 부서지는 소리가 날 때마다 최수인은 심장이 후들거렸다.지금의 르네시떼는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모든 도자기들이 최수인의 심장처럼 산산조각이 났다.그러다 민도준이 다시 도자기병을 들자, 최수인이 얼른 울상인 얼굴로 빌었다. "민 사장, 제발! 그것만은 절대 안 돼!""그래?"민도준이 듣더니 손으로 도자기병을 가볍게 흔들었다. 최수인의 취약한 심장도 따라서 흔들렸다.그는 두 손을 쩍 벌린 채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중한 도자기병을 보호하고 있었다."민 사장, 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내가 다시는 민 사장의 제수씨를 꼬시지 않을게. 그러니 제발 그 꽃자기만 살려줘."“꽃자기?”최수인이 말한 게 자신의 손에 들린 도자기병이라는 것을 깨달은 민도준이 애매한 웃음을 지었다."자네가 좋아하는 윤이랑 비하면 이 꽃자기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젠장! 그가 권하윤을 윤이라고 부르는 걸 들어버렸다니.참 운도 지지리 없네."민 사장, 내가 정말 잘못했어. 이번 한번만 용서해줘. 내가 남은 인생, 민 사장을 위해 소가 되고, 말이 될게...""그래."도자기병이 다시 민도준의 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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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남자 보는 눈이 없어

최수인은 무기력하게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민도준이 알려고 한다면 오래 속일 수 없을 거야."그는 동정의 눈길로 권하윤을 바라보았다."먼저 무슨 수를 대서든 그 사람을 막아. 아니면 너도 다른 사람과 별다르지 않을 거야."이는 권하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녀가 제일 걱정되는 건 민도준에게 돈을 빼돌렸다는걸 들키는 게 아니라, 그 돈이 문태훈의 입을 막기에 쓰였다는 걸 들키는 것이었다.최수인이 말했다."당신은 남자 보는 눈이 참 없어. 만약 선택한 게 나였다면 이런 마음고생은 하지 않았겠지."권하윤이 허탈하게 웃음을 보였다."그러게요. 눈이 삐었나 보죠."두 사람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최 사장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뭔데?""혹시 민도준씨 부모님 사고 원인을 아시나요?"최수인이 뜨끔 놀라며 물었다."갑, 갑자기 그건 왜 물어."권하윤도 본인이 너무 뜬금없었다는 걸 느꼈다."그냥 궁금해서요. 답하기 불편하시면 안 물어본 거로 할게요.""불편하다기보다는, 그냥..."최수인은 한참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너무 참혹했던 상황이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그의 난처한 얼굴을 보며 권하윤은 말을 삼켰다.르네시떼를 떠나며 권하윤은 어딘가 마음이 불안해졌다.참혹하다라...그렇다면 그녀가 이 발을 내딛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저녁 7시 40분.올블랙 크로스컨트리 차 한 대가 경인 지역의 마운틴뷰 빌라 근처에 도착했다."여기까지만이에요, 더 이상 들어가면 카메라에 찍혀요."이는 케빈이 처음 권하윤에게 한 말이었다.케빈이 그녀를 차에 태운 후 그 둘은 내내 침묵을 지켰었다.케빈은 평소 말수가 적었고, 권하윤은 남평 근처에서 그를 본 후 계속 의심하고 있었으니 둘은 서로 대화가 없었다.케빈의 말을 들은 권하윤이 뜸을 들였다."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케빈은 무전기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앞길을 가리켰다."저기까지 운전해서 가요, 거기서 만나죠.""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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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총소리가 어두운 밤에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권하윤은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어떻게 총소리가 들리는 거지.이미 벌어진 일과 그 뒷 일은 어둠 속에서 흐릿해져 갔다.그녀는 그 한 발의 총알이 케빈의 목숨을 이미 앗아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지금이라도 돌아서야 하는지도.만약 지금 돌아선다면 여태껏 벌인 일은 모두 물 건너 가는 게 아닌가.케빈이 죽은 게 아니라 생사를 오가는 순간인데 만약 그녀의 외면으로 한 생명이 끝을 다한다면...권하윤은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자신을 보호할 부적을 가지려 했던 것이지만 이게 다른 사람의 생명의 대가가 되게 해서는 안되었다.그녀는 마음을 먹고 멈춰서서 아까 그들이 몸을 숨겼던 나무숲 뒤로 운전했다.먼 곳의 총소리가 귀를 울렸다....케빈은 침착하게 앞서 쫓아온 몇 명을 물리쳤다. 다른 경비원들이 잠복을 선택하고 더 이상 공격하지 않자 그는 도망칠 최적의 경로를 계획하기 시작했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경비원들이 공격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그는 최대한 빠르게 이곳에서 도망쳐야 했다.행동에 옮기려는 찰나 먼 곳에서 검은색 승합차 두 대가 질주해서 달려오는 게 보였다.케빈의 표정이 굳었다.그들이 생각보다 더 빨랐다.전술 따위는 접고 케빈은 빠르게 외곽을 향해 달렸다.총소리가 또 울렸다.무심결에 들어낸 약점에 어깨에 총을 한 방 맞았다.그는 멈춰 서지 않고 계속해서 쏜살같이 달렸다.나무숲까지 달려가는데 두 대의 승합차는 거의 그를 따라잡을 듯 다가왔다.케빈이 저주를 퍼부으며 총을 피하려 몸을 숨기려는 찰나 한 여자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빨리 타요!"케빈이 고개를 확 돌리자 권하윤이 숲속에 주차한 차가 보였다.더 물어볼 겨를도 없이 그는 차의 루프를 잡고 뒷좌석으로 올라탔다.막 들어서는데 몇 발의 총성이 뒤따랐다."거기 서!"총알을 맞은 방탄유리에 금이 갔다.권하윤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풀 액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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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그는 기뻐해 할까

눈 깜짝할 사이에 승합차 중 한 대가 뒤쫓아왔고, 무섭게 그들의 차로 돌진했다.권하윤는 갈비뼈가 운전대에 부딪혀 고통에 얼굴이 파래졌다.하지만 빠르게 판단한 그녀는 두 번째 승합차의 돌진은 피할 수 있었다.그와 동시에 케빈이 말했다."큰길로 가세요."긴 경적을 뒤로 하고 권하윤의 검은색 차가 숲을 빠져나갔다.그러나 큰길로 나가자 장애가 없어진 두 대의 승합차도 기승을 부렸다.그들은 넓은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했다.액셀을 밟는 다리가 너무 긴장되어 후들후들했지만 그녀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승합차와의 거리가 이미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웠기 때문에.총소리가 바로 귓전을 때리자 권하윤은 온몸이 덜덜 떨렸다.귀 옆 창문이 거미줄처럼 조각조각이 나기 시작했고 저 총알이 언제 관통될지 알 수 없었다.또 한차례의 돌격에 차체가 일그러지며 길가의 가드레일을 드리박을뻔했다.귀를 찌를듯한 마찰음이 들려왔다.겨우 몇초 사이에 승합차 하나는 그들의 앞길을 막아섰다.다른 하나는 유령처럼 끈질기게 따라붙었다.그러자 차는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이번 생은 여기서 끝이겠구나 생각하려는 찰나 맞은편에서 눈 부신 빛이 보였다.자동차 네 다섯 대가 연이어 오고 있었다.딱 보아도 쉬워 보이는 상대가 아니자 승합차에서 내렸던 사람들은 빠르게 다시 차에 올라타서 허겁지겁 도망쳤다.드디어 끝이 났다.요단강에 발을 빠뜨릴뻔한 권하윤은 운전석에 풀썩 주저앉아 크게 숨을 헐떡였다."똑똑-"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였다."권하윤씨?"권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꺼낼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한민혁씨의 연락받고 왔습니다. 안전하게 모시라는 명을 받았습니다."운전석에서 내려온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붙잡았다. 이어서 내리는 케빈을 살피는데 그제야 그녀는 그가 상처를 입은 것을 발견했다.선홍빛 피가 그의 왼쪽 팔을 물들였고 손가락을 따라 피가 한 방울씩 땅에 떨어졌다.권하윤이 기겁하며 말했다."손 좀 봐요! 빨리 병원부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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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잠 자는 호랑이 건드리는 격

민도준은 탁 트인 창가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외로이 담뱃불을 태우는데 쓸쓸함을 숨기지 못 하였다. 그의 얼굴도 이 방의 분위기도 침울하기 그지없었다권하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을 느끼고 침을 삼켰다.“왜 불도 켜지 않고 이러고 있어요.”그녀는 급히 스위치를 키려고 했다.불이 켜지고 방 안이 밝아지자 그제야 민도준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는데 어두운 눈동자는 더없이 짙었다.그녀는 여태껏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소리 없는 위험을 내뿜고 있었다.민도준은 움직이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천천히 훑더니 시선은 그녀가 들고 있는 상자에 떨어졌다.미소를 짓기는 하였는데 온도가 없는 웃음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였다.그녀는 오늘 민도준이 매우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았다.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입을 열었다.“손에 들고 있는 거 뭐야?”“네?”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권하연은 왠지 말을 할 수가 없었다.‘네 부모님이라고 내가 어떻게 말해...... .”하여 그녀는 상자를 침대 위에 펼쳐 놓았는데 안에는 유골단 두 개가 있었다.그의 질문에 소리 없이 대답한 것과 마찬가지다.그녀는 옆에 서서 목을 움츠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민도준은 마침 마지막 담배를 다 피우고 담배꽁초를 끄고 손짓을 했다.“여기 가져 와봐.”권하연은 머뭇거리며 상자를 들고 왔다.민도준은 힐끗보던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죽은 사람을 방패로 써서 돈의 행방을 더이상 추궁하지 말라는 뜻인?”“아니면 두 분 다 모셔왔으니,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려야 하나?”마음속의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자 갑자기 우스워졌다.만약 이때 보물을 잘못 눌렀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민도준을 따른 시간이 헛된 것과 마찬가지다.하여 그녀는 오물거리며 말했다.“지난번에 북편원에 갔을 때 도준씨가 그랬잖아요. 거기서 자랐다고...... 그래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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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날 속이는 거야?

권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 몇 방울을 짜냈다.“아니요.”“정말로 잘못했습니다. 도련님께 잘 보이려는 제 생각이 분에 넘쳤어요.”“그래?”민도준은 마침내 멈추고 농락하는 말토로 물었다.“근데 방금 날 위해서 한 거라고 하지 않았어? 기쁘게 해준다고.”“날 속이는 거야?”권하윤은 중력에 의해 뒤로 젖혀져 언제든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그의 손목을 잡고 안정감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감히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약한 모습을 보였다.“도준씨한테 사랑받고 싶었습니다.”“허.”그는 얇은 입술로 조롱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뭘 생각하고 있는지 훤히 다 보이니 쓸데없는 거 하지 마.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 알았어?”병아리가 쌀을 쪼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민도준은 그녀를 창밖에서 끌어 올렸다.두 발이 다시 지면으로 떨어지자, 권하윤은 마치 재생한 것처럼 한참을 헐떡이고 나서야 호흡이 평온해졌다.무의식적에 권하윤은 그를 그냥 가게 할 수 없다고 느꼈다.예전에 아주 작은 미움을 샀을 때도 거의 반쯤 죽을 정도로 괴롭혔는데 오늘 이 일로 얼마 동안이나 괴롭힐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예전의 경험으로 보면 오늘 그를 잘 달래지 않으면 고생길이 열리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이해득실을 따져본 후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가는 건가요?”민도준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그녀를 힐끗 보았다.“왜? 뭐가 더 남았어?”방금전의 포악한 기운이 좀 사그라든 걸 보고 권하윤은 대담해져 조심스럽게 그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그럴 리가요...... 정말로 놀랬단 말이에요.”눈물은 아직도 고여있어 영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말고 아련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잘못했다고 빌던 사람이 지금은 슬그머니 작업을 걸고 있다.오늘이 지나면 그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두려운 것이 분명하다.민도준은 비웃었다.“참 대담도 하지.”“아닌데요...... 무서워 죽겠는데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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