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Chapter 1221 - Chapter 1230

1602 Chapters

제1221화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

수진은 마지막 발악을 해댔다.“그 여자는 민 사장님 속였지만, 전 속이고 싶지 않아요. 전 민 사장님 진심으로 좋아하니까 뭐든 말한 거라고요!”도준은 그 말에 같잖다는 듯 피식 웃었다.“이게 좋아하는 거라고? 이건 멍청한 거야. 내가 이 얘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할지도 모르면서 제 패를 모두 까발리다니.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저는...”수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아, 그리고 네 가족. 설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네가 나를 배신하고, 회사 기밀을 빼돌렸는데, 네 가족은 어떻게 될 것 같아?”도준의 음침한 말투에 수진은 그제야 꿈에서 확 깨어났다. 그녀는 이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했다.수진은 상대가 사실을 모두 알았는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제 고집을 부리던 시윤이 바보라고 생각했다. 그에 반해 저는 훨씬 총명하다고 자신했고. 하지만 그건 결과도 따지지 않는 순진함이었다.도준은 일전에 은우를 묶어 두었던 의자를 빤히 바라봤다.“만약 이시윤이 너였다면 끝까지 떼거나, 약을 탄 건 그냥 날 사랑해서라며 불쌍한 척 동정을 샀을 거야. 그것도 아니면 조금만 알려주고 원씨 가문을 없애주겠다고 딜을 내걸었거나.”“그런데 넌? 모든 희망을 내가 마음 약해질 거라는 데에 걸었잖아. 내가 너 같은 여자한테 관심이나 있을 것 같아?”수진은 그제야 모든 걸 알아차린 듯 부들부들 떨었다.“그러니까 혜정 이모는 제가 들킨 걸 진작 알고 있었다는 거네요?”도준은 피식 웃었다.“너무 미련한 편은 아니네.”원혜정도 따지고 보면 꽤 머리를 잘 굴린 편이다.뭐든 도준을 속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수진한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목적을 갖고 접근하던 시윤의 모습마저 똑같이 따라 하게 했으니.어찌 보면 효과는 꽤 좋았다.특히 시윤을 떠나보내고 미쳐가고 있었던 그때는.“아니야...”바닥에 주저앉은 수진은 제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는 듯 울며 빌기 시작했다.“민 사장님, 저를 이시윤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전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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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정규직 VS 임시직

다음날.잠에서 깬 시윤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어제의 기억을 되살렸다.어제 그녀는 도준과 식사를 하다가 내연녀 때문에 떠났고, 도준이 약에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 돌아왔다가 이런 일을 당해버렸다.‘이게 다 뭔 일이래...’‘아니지!’시윤은 뭔가 생각난 듯 이불을 들어 올려 제 몸을 확인했다. 개운한 걸 봐서는 도준이 이미 뒤처리를 해준 게 틀림없었다.하지만 문제라면 어제 너무 급한 상황이라 아무 조치도 없는 상태로 화장실에서 관계를 가져 버렸다는 거다.‘지금 관계도 충분히 복잡한데, 이럴 때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겠지?’“깼어?”한참 동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시윤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랬더니 아침을 사 들고 들어오는 도준이 눈에 들어왔다.어젯밤 일 때문에 시윤은 이 순간 대체 어떤 태도로 도준을 대해야 할지 막막해 대충 얼버무려 대답했다.그에 반해 도준은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씻고 나와서 밥 먹어.”도준이 밖으로 나간 뒤, 시윤은 제 가슴을 가린 채 침대에서 내려 욕실로 달려갔다.거울에 비친 제 몸의 흔적을 본 순간 시윤은 놀랐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공연이 일주일 뒤라 그사이 옅어질 수 있다는 거였다. 안 그랬으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얼마나 원망했을지 눈에 선했다.지난 1년간 남자와 한 번도 접촉한 적 없는지라 양치질하는 내내 시윤의 머릿속에는 어제의 화면들이 언뜻언뜻 지나갔다.제 몸을 꽉 감싸던 도준의 팔과 그런 그의 허리를 감던 제 다리...‘스탑!’‘어제는 사고였어. 이제 곧 이혼해야 하잖아.’스스로에게 최면이라도 걸듯 속으로 중얼거리며 찬물 세수로 겨우 얼굴의 열기를 내린 그때, 화장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그 순간 시윤은 목욕 타월로 가슴을 가리며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왜 들어왔어요?”도준은 아무 마라도 하지 않은 채 훤히 노출된 시윤의 어깨라인을 쓱 훑어보더니 물러서는 그녀에게 점점 다가갔다.마침 이마에 떨어진 욕실의 어두운 불빛 때문에 도준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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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잘 어울리네

그 시각 문 안.시윤은 도준의 몇 마디에 얼굴을 붉히며 화내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현재의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다.‘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쫓아내지 못해 안달 난 것처럼 굴었으면서, 왜 자고 일어나니 딴사람이 된 거지?’하지만 그 순간, 어제 수진을 달래려면 꽤 애먹어야 한다던 도준의 말이 떠올라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졌다.도준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저와 한수진 사이에서 저울질하는데, 저는 도준의 말 몇 마디에 가슴이 두근대는 게 한심했다.이건 시윤이 원하는 상태가 아니었다.감정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경험을 한 적이 있었기에, 그런 경험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조금 진정을 되찾은 자신을 확인한 시윤은 옷을 갈아입고 욕실 문을 나섰다.두 사람이 묵은 방은 호텔의 스위트룸이었다. 밖에 나와보니 테이블 위에는 도준이 준비한 아침이 놓여 있었고, 도준은 옆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저 입맛 없어서 아침은 됐어요. 먼저 돌아갈게요.”어제부터 지금까지 벌써 12시간이 돼가는데, 당장 피임약을 먹어야 했다.하지만 시윤이 지나갈 때, 도준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으며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어제 나 안 했어.”시윤은 고개를 홱 돌렸다.“알아요, 그래서 지금...”도준은 손에 든 약을 흔들거리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이거 사러 가게?”‘피임’이라고 쓰여 있는 약을 보자 시윤은 묵묵히 대답했다.“도준 씨 곁에 이제 한수진이 있으니 이러는 편이 우리한테 좋아요.”그 말을 듣는 순간 도준의 목소리는 확 가라앉았다.“하긴, 한수진이 있으니 내 곁에서 떠날 명분이 생겼겠네?”객관적으로 볼 때, 맞는 말이었다.그뿐만 아니라 민도준 옆에 다른 사람이 있기에 예전처럼 그를 피하지 않은 것도 있다. 안 그랬다면 도준이 저를 곁에 묶어둘까 봐 피하기 바빴을 테니까.도준은 시윤의 표정에서 답을 얻은 듯 입꼬리를 올렸다.“밥 먹어, 밥 다 먹으면 줄게.”도준은 거절하지 말라는 듯 명령조로 말했다.그래도 약을 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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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쌓여가는 오해

“아니,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말하면 말 할수록 상황이 악화하는 걸 깨달은 민혁은 당장이라도 제 귀싸대기를 세게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그가 말을 잘 조직해 제대로 설명하려고 할 때, 시윤이 차창에 기대면서 중얼거렸다.“사실 잘된 일이에요. 그런 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도준 씨랑 평화롭게 지내지 못했을 테니까.”만약 인터넷에 떠도는 도준의 스캔들을 미리 접하지 못했다면 경성으로 공연하러 오기 전 시윤은 아마 잔뜩 겁에 질려 저를 강제로 잡아두려는 도준을 피하려고 했을 거다.심지어 대체자를 찾아 무대에 내세우는 한이 있어도 경성에 발을 딛지 않았을 거다. 그러지 않는다면 경성을 떠나지 못해 앞으로의 공연을 할 수 없을 테니까.하지만 시윤은 그런 방법은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도준이 이미 그녀를 놓아주었으니까.이성적으로 진작 마음의 준비를 해왔지만, 감정적인 고통을 면할 수는 없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넋을 잃은 채 창밖을 바라보던 시윤은 고개를 돌려 아직도 출발하지 않은 민혁을 바라봤다.“왜 그래요? 혹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민혁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뻐금거리다가 끝내 말을 삼켰다.“안전벨트 안 했어요.”시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안전벨트를 맸다....시윤이 차에서 내리자 민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전화번호를 눌렀다.“가을 씨, 있어요? 있어요?”그 시각, 촬영장에서 바삐 촬영하는 와중에 짬을 내 전화를 받은 가을은 민혁의 바보 같은 물음에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바보 아니에요? 민혁 씨가 없어도 난 계속 있을 거거든요.”“에이, 사실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니 화 풀어요.”민혁은 핸드폰을 손으로 가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게 사실은 한 쌍의 남녀가 있는데,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있어 내가 풀어주려 했거든요. 그런데 풀어주는 순간 오해할 기회조차 없어지고, 안 풀어주면 두 사람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을...”“됐어요. 그만 우물쭈물해요. 민 사장님 일이라고 말하면 되잖아요.”“맞아요. 이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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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남을 비난하지?

시영은 제 앞에 놓인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더니 싱긋 웃었다.“윤이 씨는 내 상사 사모님이신데, 시간 내는 게 당연하죠. 이것도 일의 연장선인걸요.”“이제 곧 아닌데요 뭘.”시윤이 싱긋 웃으며 대답하자 시영은 이내 턱을 괴면서 눈을 깜빡였다.“어? 그럼 오늘 그 이유 때문에 저 부른 거예요?”시윤은 눈을 내리깔며 본론으로 들어갔다.“사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한수진이 도준 씨랑 어떻게 같이 있게 됐어요?”그 말에 시영은 농담하는 투로 말했다.“왜요? 전에는 도준 오빠 일에 관심 없다더니. 마음 바꿨어요?”“그런 농담하지 마요.”“그래요, 웃지 않을게요.”난감해하는 시윤을 보자 시영은 이내 제 머리를 쓸어내렸다.“하지만 나도 상세한 건 몰라요. 그냥 한수진이 괴롭힘 당하고 있다가 두 달 뒤 갑자기 블랙썬에 나타났다는 것 말고는.”“두 달이요?”“네. 처음에 한수진을 봤을 때 윤이 씨가 돌아온 줄 알고 깜짝 놀랐다니까요.”시윤은 시영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도준 씨가 정말 나랑 비슷한 한수진의 외모에 끌린 거라면, 그 당시 당장 한수진을 제 곁에 둬야 하는 거 아닌가?’“그럼 혹시 도준 씨가 한수진을 어디서 만났는지 알아요?”“제국 호텔이요. 왜요?”“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그때 시영이 시계를 흘끗 보더니 미안한 듯 말을 꺼냈다.“윤이 씨, 정말 미안한데 저 4시 반에 회의가 있거든요? 우리 내일 다시 만날까요?”“괜찮아요, 일 보세요. 저 내일이면 해원으로 돌아가요. 그동안 고마웠어요.”시영은 싱긋 웃었다.“내외할 거 없어요. 윤이 씨도 나 많이 도왔잖아요.”떠나기 전 시영은 뭔가 생각나기라도 한 듯 걸음을 우뚝 멈췄다.“참, 생각났다. 한수진이 도준 오빠 만났을 때 6월이었어요. 그때 도준 오빠가 마침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두 달간 입원했거든요.”“네? 교통사고요? 어쩌다가요? 왜 저한테 안 알렸어요?”갑자기 흥분한 듯 따져 묻는 시윤의 말투에 시영은 난감한 듯 말했다.“그때 윤이 씨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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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그만 제 아내 돌려주세요

“이게 마음에 들어요.”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도준이 들어온 순간 말없이 자리를 피해 현재 분장실에는 도준과 시윤 두 사람뿐이었다.도준은 옷걸이에 걸려 있는 드레스를 손으로 만지작거렸다.“그걸 좋아해서 입은 거 맞아? 내가 다른 걸 좋아할 것 같아 일부러 안 고른 건 아니고?”“도준 씨, 지금 이런 얘기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대답하는 시윤을 보며 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 그럼 어떤 얘기를 할 때인데?”‘언제 이혼할지. 혹은 언제 한수진한테 자리 물려줄지!’시윤은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묵묵히 도준을 바라봤다.사실 그 외에도 그때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아팠는지, 지금 회복은 잘 됐는지도 묻고 싶었다.하지만 지난 1년간 무관심하다가 지금 이런 걸 묻는 게 너무 가식적이라는 생각에 결국 입을 다물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침묵하던 시윤은 끝내 말머리를 돌렸다.“시간 늦었는데 우리도 나가요.”...민씨 가문에서 파티를 여는 횟수는 극히 드물었지만 가문의 지위가 있는 만큼 도준이 무슨 파티인지 제대로 밝히지도 않았는데 경성에 있는 재벌가들이 모두 참석했다.다행히 민도준이 제국 호텔 전체를 빌려 자리가 모자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문을 열고 파티장에 들어선 순간, 시윤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분명 진호중 공장장과 사업 얘기로 다시 미팅을 잡았다고 했으면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초대했지? 뭐 축하받자고 한 건 아닡 텐데.”시윤이 묻기도 전에 누군가 다가와 도준에게 인사를 건넸다.“민 사장님, 오랜만입니다.”“그러게 말이에요. 백제 그룹에서 요즘 새로운 핸드폰 시스템을 만들었다던데, 이건 제 명함입니다. 우리 브랜드에서 그 핸드폰에 매우 관심 있습니다.”“저희도 마찬가지인데. 시간 나실 때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사람들의 인사에 도준은 시윤을 바라보며 손을 저었다.“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을 듯하네요. 아내와 같이 있어 줘야 해서.”그제야 도준의 뒤에 있는 시윤을 발견한 사람들은 하나둘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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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공개

사람들의 수다 속에서 시윤은 도준을 바라봤다.“이거 도준 씨가 틀었어요?”“응.”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고 홀 안의 불이 켜지자 민지훈이 싱긋 웃으며 무대 위로 올라왔다.“지난 1년간 저의 둘째 형수가 수석 발레리노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젤’ 발레극을 연출해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랬던 둘째 형수가 이번에 경성에 돌아와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저희 민씨 가문은 이를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서 우리 둘째 형수를 맞이하기 위해 여러분을 초대했으니 함께 환영해주시기 바랍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무대 아래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민 사장님이 이혼한 거 아니었네요.”“그러게 말이에요. 전에 기사가 너무 많이 나서 전 진짜인 줄 알았다니까요.”“...”사람들의 수군대는 와중에 지훈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일전에 있었던 사실이 아닌 소문에 대해 저희가 이미 증거를 수집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니, 만약 또 누군가 함부로 소문을 내고 다니면 백제 그룹에서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경고가 담긴 말에 사람들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 순간 떠들썩하던 파티장도 이내 조용해졌다.하지만 파티장 안이 조용하다는 건 밖도 조용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늘 현장에 수많은 기자들이 참석한 지라, ‘지젤’ 발레극의 수석 발레리노가 민도준의 아내라는 소문은 곧바로 인터넷에 퍼졌다.“왜 이러는 거예요?”시윤은 도준을 바라봤다.“왜 우리 혼인 관계를 공개하는 거예요?”일전에 도준은 대외적으로 결혼한 사실만 밝혀 경성 명문가를 제외하고 대체 누가 민 사모님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때문에 시윤도 도준한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던 거고.하지만 지금, 도준의 곁을 떠나 해원으로 간다 해도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민도준의 아내로 볼 거다.‘대체 왜 이러는 거지?’시윤의 질문에 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나랑 결혼한 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야? 아니면 나랑 결혼했다는 걸 밝히면 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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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지금 저 죽이려는 거예요?

알바생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만약 말 하나 잘못했다가 민도준의 혼인에 문제라도 생기면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테니까.그때 먼저 말을 꺼냈던 남자 알바생이 연신 사과하기 시작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사모님. 아까는 저희가 헛소리를 지껄인 겁니다. 저희는 한수진이란 사람도 모르고 민 사장님 만난 적도 없어요, 다 지어낸 말이에요.”잔뜩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상대를 보자 시윤은 위로했다.“그렇게 긴장할 거 없어요. 저도 한수진 알고 있으니까.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다 알고 있어요. 그냥 그날 도준 씨와 함께 왔던 친구가 누구인지만 알려줘요. 그러면 방금 건 못 들은 거로 할게요.”그 말에 또 서로 눈빛을 교환하던 알바생들은 결국 이름 하나를 내뱉었다.“엄청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성이 최씨였어요.”‘최수인.’시윤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답을 얻은 시윤은 다시 파티장에 돌아가는 대신 휴게실로 돌아와 제 옷으로 갈아입었다. 당장 최수인을 찾아가 캐물으려는 생각에. 하지만 이제 막 문을 나서려 할 때, 제 앞을 막아서는 도준과 마주치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왜 여기 있어요?”“그건 내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파티도 안 끝났는데 안주인이 도망치면 어쩌자는 거야?”“공장장님도 안 오셨으니 제가 남아있다 한들 아무 의미 없잖아요.”말을 마친 시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도준을 바라봤다.“오늘 그런 일 꾸민 거 혹시 공장장님과의 합작 건 때문이에요?”시윤의 눈은 경계와 탐색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한편으로 위험을 감지했는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꼭 바람의 움직임에도 화들짝 놀라 도망가는 작은 동물 같았다. 시윤의 눈빛에 도준은 가볍게 대답했다.“당연한 거 아닌가?”하지만 시윤도 쉽게 믿지 않은 듯 캐물었다.“한수진 달래려면 꽤 애먹어야 할 거라면서요?”“응, 진호중도 마찬가지야.”“...”그 대답에 시윤은 진호중과의 합작건이 매우 중요하다는 거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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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답을 알면 마음을 되돌릴 거예요?

시윤이 르네시떼에 도착했을 때 대문은 이미 닫혀 있었고 최수인은 뒤뜰 흔들의자에 앉아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그러다 시윤을 보자 이내 눈을 뜨며 눈을 반짝거렸다.“윤이 씨, 오랜만이에요. 어째 점점 더 이뻐지네요? 이런 야심한 시각에 찾아온 거 설마 저랑 바람피우려는 거예요?”시윤은 수인의 앞에 앉으며 싱긋 웃었다.“그럴 배짱은 잊고요?”수인은 앞에 놓인 컵을 들어 뜨거운 물을 홀짝이며 중얼거렸다.“상상하는 게 불법은 아니잖아요.”이윽고 턱을 괴며 느긋하게 물었다.“말해요. 왜 찾아왔는데요? 물건 찾으러? 아니면 뭔가를 알아보러?”시윤은 제 가방을 꽉 쥐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도준 씨가 한수진을 처음 만났을 때 수인 씨가 같이 있었죠?”수인은 이내 흥미를 보이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설마 내연녀 뒷조사하는 거예요?”하지만 시윤은 웃는 대신 한층 더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그날 한수진을 도와준 게 수인 씨예요? 아니면 도준 씨예요?”“그게 뭐가 달라요?”“네.”시윤은 수인을 바라봤다.“말 안 해줘도 돼요. 거짓말만 하지 마요.”수인은 흔들의자에 다시 눕더니 부채를 흔들었다.“혹시 뭔가 알고 이래요?”“도준 씨가 뭔가 좀 이상해요. 한수진이 도준 씨한테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어요.”시윤은 솔직히 말했다.만약 도준이 정말 수진을 좋아한다면 그녀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테니.하지만 그 반대라면...“윤이 씨.”수인의 목소리는 시윤의 생각을 끊었다.“만약 답을 알면 마음을 되돌릴 거예요? 만약 아니라면 차라리 묻지 마요. 오히려 잊기 어려우니까.”주위는 순간 적막이 흘렀다.그러다 한참 뒤, 시윤은 복잡한 마음으로 끝내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그날 한수진을 도운 게 수인 씨라는 거죠?”“네.”수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사실을 털어놓았다.“윤이 씨도 알잖아요. 저는 예쁜 여자가 슬퍼하는 거 못 지나친다는 거. 그때 한수인이 하도 처연하게 울길래 웨이터더러 도와주라고 했어요.”답을 들은 시윤은 마음이 뒤엉켜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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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사모님이 쳐들어왔어요

늦은 밤.호텔 침대에 누운 시윤은 제 목을 조르던 도준이 자꾸만 떠올라 계속 몸을 뒤척였다.그때 도준의 눈은 아무런 감정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미친 사람 같았다.심지어 민혁이 그를 뜯어말릴 때, 분명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는데 한마디 설명도 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시윤은 생각할수록 불안해졌다.시윤은 점점 피어섬에서 봤던 피비린내 나고 잔인했던 장면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날 시윤은 링 안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본 뒤, 시윤은 한 달 내내 악몽에 시달렸었다. 특히 코를 찌르던 피비린내는 몇 번이고 몸을 씻었지만 계속 코 주위를 맴도는 것만 같았다.그건 후각과 시각적으로 오는 충격일 뿐만 아니라 세계관이 붕괴하는 느낌이었다.고작 하루를 본 그녀조차 이 정도 트라우마가 남았는데, 도준은 오죽했을까?심지어 도준은 인간 지옥이라 불리는 참혹한 현장에서 살아남아 아버지가 죽어가고, 어머니가 심장 보관 도구로 전락하는 걸 지켜봤다.그리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던 도련님에서 하루아침에 빛도 볼 수 없는 짐승이 되어버렸다.그런 일을 겪고도 아무렇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한 거다.2년 전, 두 사람이 싸운 뒤 시윤이 북쪽 별채를 청소할 때도 도준은 이성을 잃었던 적이 있다.하지만 그때의 도준은 이제 막 지옥문을 지나온 악마 같았다. 그는 민씨 가문에 피바람이 불게 만들겠다는 목적이 명확했다.때문에 그런 광기를 고스란히 내비쳤고, 사람을 죽이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데다, 남들이 서로 죽이는 걸 지켜봤었다.그러다 나중에 도준은 점점 변해갔다.점점 인간미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일반인 같은 다정함이 생기기까지 했다.해원에서 함께 지냈던 시절, 시윤은 저와 도준도 남들과 같이 평범한 부부가 되었다고 생각했었다.헬스장에서 휘두르던 주먹에도 살기가 담기는 대신 장난기가 담겨 있었다.‘분명 모든 게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지?’...뜬눈으로 밤을 새운 시윤은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눈꺼풀이 미친 드싱 뛰기 시작했다.세수할 때마저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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