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681 - Chapter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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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심유진은 각종 댓글들을 눈여겨보았다.아마 자신과 허태준이 대중이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는지 네티즌들이 한창 논쟁을 벌일 때 심유진은 제삼자의 관점에서 냉정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그녀가 허태준한테 어울리는지에 대해 평가할 때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분노가 치밀었고 쪽팔리기도 했다.김욱은 심유진의 저기압을 눈치챌 수 있었다. 네티즌들의 험한 댓글도 물론 봤었다.김욱은 심유진과 달랐다. 그는 모든 아픔과 눈물을 삼키지 않았다.병실에서 조용히 나와 김욱은 전화를 걸었다.반 시간 후 모든 실검은 내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된 트위터도 모두 삭제되어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심유진은 주사를 더 맞아야 했다.인터넷의 열기가 가라앉자 김욱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심유진은 마스크까지 썼다. 마스크를 하고 있는 환자들 사이에서 그녀는 평범했다.처방대로 약을 끊어주는 간호사 외에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었다.김욱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협박 어린 말투로 말했다.“조용히 주사만 맞고 갈 건데 이 병원의 간호사들은 다들 직업윤리가 있겠죠?”간호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심유진은 구석에 안배되었다. 김욱은 심유진의 사선에 앉았다. 사람들이 오해할까 봐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김욱은 심유진이 양다리를 걸친다는 검색어로 실검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았다.다행히 모든 것은 순리로웠다.하지만 호텔에서 돌아오는 길에 김욱은 그들을 따라붙은 차량을 발견했다.차는 보통 차였다. 백미러로는 차 안의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어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유진아, 손잡이를 꽉 잡아.”김욱은 심유진한테 말했다.심유진은 아직 아픈 몸이라 머리가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그녀는 머리 위의 손잡이를 겨우 잡았다.“왜...”왜요라는 두 글자를 채 말하기도 바쁘게 몸은 앞으로 쏠렸다. 김욱은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오후라서 큰길에는 차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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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오래 못 뵈었던 조아주머니는 왜인지 호텔의 청소부 제복을 입고 있었다.조아주머니는 밀대를 잡고 있었다. 심유진의 방문 앞 바닥은 아직 흥건했다.조아주머니의 등은 예전보다 더 굽어있었고 많이 말라보였다.“유진아!”조아주머니는 심유진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아냥을 떠는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얼굴의 주름은 미소 때문에 더 깊어졌다.조아주머니는 밀대를 던지고 심유진 쪽으로 다가왔다. 걸음걸이는 너무나도 빨라 도저히 그 나이대로는 보이지 않았다.심유진은 놀라서 연신 뒷걸음질 쳤다. 오른손은 무의식적으로 김욱의 어깨를 꽉 잡았다.김욱은 사진으로만 심유진의 전 시어머니를 본 적이 있었다. 사진 속의 여인은 피부 케어를 얼마나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눈앞의 이 사람보다는 훨씬 젊어 보였었다.그래서 김욱은 조아주머니를 못 알아보았다.심유진이 공포감을 드러내자 김욱은 경각성을 높였다. 김욱은 심유진의 앞에 나서서 그녀와 이상한 청소부를 갈라놓았다.조아주머니는 김욱의 행동을 보자 발걸음을 멈췄다. 조아주머니는 김욱과 심유진의 친밀한 자태를 보자 입을 삐죽하였다. 눈가에 혐오감은 언제 그랬나 싶이 금방 자취를 감추었다.“유진아!”조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말라서 가죽밖에 남지 않은 듯한 두 손은 포개졌고 얼굴에는 슬픔과 억울함이 담겨 있었다.“엄마가 밥도 안 먹고 여기서 널 하루 종일 기다렸단다.”하지만 토로해낸 어려움은 심유진한테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돌아가시지 않는다면 경비를 부를 겁니다.”심유진은 차갑게 협박했다.조아주머니는 심유진이 이렇게 매정하게 나올지 몰랐다. 조아주머니는 입술을 파르르 떨더니 이윽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유진아, 예전 일은 엄마가 잘못했다...”조아주머니는 말을 끝내기 바쁘게 바닥에 꿇었다.“엄마가 이렇게 빌게. 용서해다오!”조아주머니의 눈물은 얼굴의 주름을 타고 흘러내렸다.심유진은 차갑게 바라보기만 할 뿐 마음은 호수마냥 잔잔했다.심유진은 확신할 수 있었다. 조아주머니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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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역시 낯짝이 두꺼운 데는 조씨가족 사람이 제일이었다. 타인은 말을 타고 쫓아가려 해도 못 따라잡을 정도다.심유진이 말문이 막히자 조아주머니는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심유진, 솔직히 얘기하마.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널 신고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내 앞에서 고상한 척 하지 마!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서 다시는 무슨 총매니저를 못 하게 할 테니까!”“하세요.”심유진은 조아주머니의 협박에 신경 쓰지 않았다.조건웅의 죽음은 자살로 종결 난 안건이다. 조건웅의 가족도 인정을 하고 싸인을 했다. 이제 와서 다시 뒤집으려면 어려울 것이다.더군다나 심유진이 조아주머니가 바라던 대로 바닥까지 끌려내려 온다면 조아주머니가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조아주머니는 멈칫했다.“물...”조아주머니는 열심히 언어를 조직했다.“물론 널 신고할 수야 있지. 하지만 너한테 기회를 한번 줄 거야! 네가 건이를 위해 힘써준다면 말이다. 허대표보고 건이를 봐줘라고 해라!”심유진이 아는 허대표는 한 사람뿐이다. “허태준이요?”심유진은 이마를 찌푸렸다.이 사람이 언제부터 조씨 가족 사람과 연관이 있었지?조아주머니는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랑 허대표랑 친하다며? 뉴스에서...”조아주머니는 말하다 말고 김욱을 바라보았다.“흠...아무튼, 나를 안 도와준다면 너를 신고해 버릴 거야!”심유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조씨가문 사람한테는 절대 마음을 나약하게 먹지 않았다.“얘기했잖아요? 신고하세요.”조아주머니는 심유진의 반응에 이를 악물었다.“심유진, 이 괘씸한 것! 그때 가서 내가 언질을 안 해줬다고 탓하지 마라!”심유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욱의 뒤에 숨어서 경비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경비는 나름 빨리 도착했다. 조아주머니가 김욱을 타파해서 심유진을 잡기 전에 무사히 조아주머니를 제압했다.조아주머니는 발버둥 치면서 소리 질렀다.“살려줘요! 경비가 사람을 죽이려 들어요!”돼지 멱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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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김욱은 경찰서로 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이번 일은 호텔 경비를 탓할 일이 아니야.”김욱은 말했다.조아주머니는 실제로 킹 호텔의 청소부였다. 심유진이 귀국하기 전에 이미 입사 하였고 한달 가까이 일을 했다고 한다.“하지만 조아주머니가 킹 호텔에 오게 된 이유는 널 찾기 위해서야.”김욱은 경비팀 팀장과 얘기를 나눴었다. 경비팀 팀장은 아는 것을 모두 김욱한테 알려주었다.“저를 찾아서 뭐 하려는데요?”심유진은 이마를 찌푸렸다.김욱은 어깨를 으쓱하였다.“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대.”조아주머니는 호텔에서 며칠 소란 피웠었다. 그리고 며칠을 잠잠하다가 다시 나타났는데 그때는 이미 입사를 한 후였다.호텔은 늘 일손이 부족했다. 조아주머니는 일을 잘했기에 삼일 수습 기간을 순리롭게 통과하여 호텔과 계약을 맺었다.조아주머니의 아들한테 어떤 일이 생겼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조아주머니와 같은 시프트 근무를 하는 아줌마는 조아주머니가 늘 아들이 잘났고 CY에서 일하면서 높은 월급을 받는다고 자랑했다고 한다.“CY에서 일한다구요?”심유진은 포인트를 잡았다.그래서 조아주머니가 자신더러 허태준한테 부탁하라고 했구나.“이 일은 허대표랑 얘기해 볼게.”김욱은 말했다.“어떻게 해결할지 보자구.”“아니. 얘기하지 마요!”심유진은 급히 막아 나섰다.조건이가 CY에서 일한다는 것을 빼면 이 사건은 허태준과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심유진은 허태준과 관련도 없는 일로 허태준을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김욱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래.”김욱은 언제든지 허태준한테 얘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다른 한편.조아주머니가 경찰에 실려서 호텔을 나갈 때 허태준은 이미 소식을 받았다.허태준은 업무교대를 하고 급히 문을 나섰다.허태준은 호텔로 바로 가지 않았다.허태준과 심유진은 실검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직 많은 기자들이 CY와 킹 호텔의 문어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허태준은 파파라치가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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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그러기에 조건이가 주식을 추천한 행적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각되고 말았다.내막을 알고 하는 거래는 이미 불법인 데다가 조건이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행동했으니 이상해 할것도 없었다.조건이의 직속 상사는 경영진의 생각을 몰랐기에 당장 조건이를 짜르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경찰은 이미 수사에 들어갔고 지금은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였다.이러한 사실은 금융회사의 총책임자가 허태준을 만나고 나서야 부하직원한테서 전해 들었다.“허대표님, 죄송하게 되었습니다.”총책임자는 사과했다.“더 신경쓰지 못했습니다.”“그 사람 탓이지요.”허태준은 누군가가 조건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해서 조건이가 얌전히 근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어디 제 버릇을 남 주겠는가.“경찰의 수사에 협조를 잘해주세요. 뭐가 필요하면 다 들어주시구요.”허태준은 말을 끊고 정중히 경고했다.“다음부터는 규율을 위반하면 안 됩니다.”총책임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겁니다!”**기자를 전부 보냈다는 소식을 받고 나서야 허태준은 킹 호텔로 갔다.허태준은 예전처럼 당당히 들어가지 못했다. 호텔의 투숙객은 적지 않았기에 쉽사리 카메라에 찍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허태준은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심유진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머무르고 있는 손님이 별로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허태준은 시름을 놓고 벨을 눌렀다.한참 있다가 김욱의 경각성 높은 목소리가 전해왔다.“누구세요?”허태준은 높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저예요.”김욱이 알아듣지 못할가봐였다.허태준의 신분을 확인하고 나서야 김욱은 허태준을 들여보냈다.“찾으려던 참이었어요.”김욱은 심유진이 안에서 듣지 못하게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했다.“어떻게 된 거예요?”허태준은 방문을 닫고 김욱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안쪽을 들여다보면서 물었다.“심유진은 어때요? 좀 나았나요?”“열은 내렸어요. 기분에는 큰 타격이 없는 듯합니다.”조아주머니가 나타날 때를 제외하고 김욱은 아직 심유진의 기분에 큰 변화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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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허태준의 엄숙한 표정을 보자 심유진의 마음은 불안해 났다.심유진은 이불을 꽉 잡고 잘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얘기를요?”허태준은 심유진에게 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별이에 관해.”올 것이 왔구나.심유진은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마셔야 날뛰고 있는 심장을 가까스로 진정시킬 수 있었다.“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심유진은 말했다.“별이는 당신 아들이 아니에요.”이렇게 해야만 심유진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다.“검사 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허태준은 심유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목소리는 낮아서 걸쭉했다.“심유진, 자기기만 하지 마.”“내가 자기기만 한다고요?"이 단어는 심유진의 가슴 깊이에 있는 버튼을 누른 듯 했다. 심유진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새까만 눈동자에는 조롱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한기가 등에서부터 올라왔다. 허태준의 동공은 수축하었다. 손톱은 손바닥 안의 살을 파고들었다.“허태준씨,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요. 몇 년 동안 자기기만 해온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예전의 나약함은 온데간데없었다. 심유진의 눈빛은 매서웠고 질문은 허를 찔렀다.허태준은 심유진의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무슨 소리야?”허태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의혹스러움으로 무고함을 표시하려 했다.“하!”심유진은 더 크게 비웃었다.“기억이 나지 않나 본데요, 별이는 당신이 다쳐서 기절했을 때 가진 아이예요.”심유진의 뜻은 분명했다. 다쳐서 기절한 사람은 그녀를 임신하게 할 수 없었다.연기였다면 모를까.오랜만의 공포감은 또다시 허태준을 휩싸았다. 허태준은 평온해지려 안간힘을 쓰면서 부정했다.“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심유진은 허태준을 한참 바라보았다.허태준도 침묵으로 대응했다. 한마디도 더 설명하지 않았다.“기억이 안 난다면 그만둬요.”심유진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허태준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입을 열었다.“이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나 보죠?”풍자하는 기색이 더 짙었다.허태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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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추측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심유진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끝도 없는 분노가 그녀를 덮쳤다. 심유진은 아랫입술을 꽉 물어서야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지 않을 수 있었다.심유진은 허태준이 기절한 척한 원인이 자신한테 그런 짓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허태준은 육 년을 참고 견뎌왔다. 이 육 년 동안 CY그룹이 무너진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사실상 CY의 수익은 날로 커졌으며 오히려 같은 자리에 서 있던 YT 그룹이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더니 파산 위기에 처해있었다.심유진은 이 중에 허태준의 계략이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래서 심유진의 분노는 허태준이 기절한 척 한데에 있지 않았다. 심유진이 한을 품은 것은 허태준의 무책임한 행위로 하여 자신이 긴 시간 동안 집착하고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이 아이를 하마터면 없애버리려 했어요. 알아요?”억울함이 조금씩 밀려왔다. 심유진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목소리도 떨렸다.허태준은 소리를 내려 하였지만 결국 의미가 없는 세글자만 튀어나왔다.“미안해.”심유진은 드라마 속의 남자주인공처럼 양아치 같은 말투로 마음속의 말을 했다.“사과가 소용 있다면 경찰을 해서 뭐해요?”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미안해 세글자가 또 나오려고 하자 허태준은 이를 악물었다. 주먹을 쥔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변했다.심유진은 눈물을 닦아내면서 말했다.“한평생 속여주길 바랬어요.”심유진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허태준의 마음을 심하게 타격했다.“돌아가서 어떻게 별이를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심유진은 별이한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별이가 맨날 버릇처럼 부르던 아빠가 진짜로 친부라는 얘기를.“별이한테 가족을 이뤄주고 싶어.”허태준의 목적은 간단하고 순수했다.허태준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심유진을 한평생 모르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이라는것을.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랜 시간 동안 지지부진하게 될 것이다.허태준은 어영부영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는 평소 같이 속전속결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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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허태준의 얼굴은 가까이에 확대되었고 까만 눈동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블랙홀 같았다. 그 눈 안에는 심유진이 알 듯 말 듯한 정서가 담겨져 있었다.심유진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발버둥 치려는 것조차 까먹었다.허태준의 혀끝은 심유진의 입술을 파고들어 갔다. 한 손은 그녀의 고개를 받쳐 들면서 이 입맞춤을 더 깊게 했다.심유진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두 손은 무의식적으로 허태준의 어깨에 대고 그를 밖으로 밀어냈다.하지만 허태준은 추호도 움직임이 없었다. 심유진은 혀끝이 저려났다. 허태준은 그제야 심유진을 놓아주었다.허태준은 심유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턱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볼로 그녀의 목을 부비댔다.찌릿찌릿한 전류가 심유진의 온몸에 전해졌다. 심유진은 손끝이 오그라들었다.“그런 말 하지 마.”허태준의 낮은 목소리에는 나약함이 섞여 있었다.“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마.”무언가가 심장을 명중한 것같았다. 심유진은 아픔에 이불 시트를 부여잡았다.“잘못을 많이 저질렀어.”허태준은 고백했다.“네가 날 용서하기를 바라지 않을게. 다만 기회를 줘. 너랑 별이한테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심유진의 마음은 쉽게 녹아내렸다.허태준의 뉘우치는 모습은 또 한 번 심유진의 마음을 흔들었다.하지만...“나와 별이는 앞으로 미국에 살게 될 거예요.”그녀의 가족,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는 다 그쪽에 있다. 허태준은 아직 심유진한테 그들을 버릴 만큼 중요하지 않았다.허태준 또한 심유진을 위해 자신이 건립한 상업제국을 포기할 리 없었다.“우리는 이미 잘살고 있어요. 행복한걸요. 허태준씨가 더 잘해주지 않아도 돼요.”몇 년간 심유진은 하은설의 도움하에 혼자 별이를 데리고 무탈히 보내왔다. 별이는 그들 옆에서 지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은 것 외에는 부족함이 없었다.“요즘 미국의 게임 회사와 인수합병을 할 계획에 대해 논하고 있어. 잘 되면 사업 중심을 그쪽에 옮기게 될 거야.”허태준은 말했다.육윤엽이 심유진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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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갑자기 또 곤두선 심유진을 보면서 허태준은 자신을 믿지 않는 심유진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나한테 기대도 돼.”허태준은 말했다.“별이를 보호할 책임을 다 나한테로 돌려.”그녀의 가냘픈 어깨로 모든 것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심유진은 멈칫했다. 코끝이 찡해 나자 심유진은 급히 고개를 숙여 눈물을 숨겼다.**“허대표와 얘기는 잘 마무리됐어?”김욱은 썬 사과를 내와 심유진한테 한 조각 건네주었다.심유진은 한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사과즙이 뿜어져 나오면서 새하얀 이불커버에 노란 자국을 남겼다.“그런 셈이죠.”심유진은 사과를 오물거리면서 말했다.심유진의 마음속에는 사실 많은 질문들이 있었다. 왜 허태준의 아이를 임신하게 했는지, 왜 정소월한테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리고 지금 자신한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기억을 잃었다는 전제가 사라지니 예전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도 가늠할 수 없게 변해버렸다.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이런 것들을 물을 수는 없었다.“무슨 계획이야?”김욱은 물었다.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갑자기 생각나서 물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심유진도 진지하게 답장해야 했다.심유진은 머리가 복잡했다. 오늘 마주한 메세지는 너무 많아 아직 소화할 수 없었다.“돌아가서 얘기해요.”심유진은 하은설과 상의를 해야 했다. 심유진 혼자서는 결정을 짓기 어려웠다.어쨌든 허태준이 심유진한테 요구하는 것은 따로 없으니 심유진은 너무 생각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 계획대로 진행하면 된다.“응?”김욱은 그녀의 대답에 멍해졌다.“뭐라고?”심유진도 멍해졌다.“뭐라 했어요?”두 사람은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김욱은 의혹스레 입을 열었다.“허대표가 널 찾은 이유가 이소연씨때문이 아니었어?”이소연은 조건웅의 어머니였다. 심유진의 전전 시어머니의 이름이다.“네?”심유진은 놀랐다. 이 일을 아예 까먹었다.김욱은 심유진의 표정을 보니 허태준이 이 일에 관해서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머리가 아팠다. 허태준은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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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김욱이 예상했던 것처럼 경찰은 조아주머니를 불러 얘기를 하고 훈육을 한 후 풀었다. 심지어 그들더러 화해하라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호텔 측의 반응은 빨랐다. 당장에서 조아주머니를 짤랐다. 아마도 돌아와서 귀찮게 할 것 같아서인지 그달 월급까지 주었다.심유진이 머무른 층의 경비는 눈에 띄게 많아졌다. 호텔 부총매니저는 부하들을 이끌고 위문과 사과를 했고 선물까지 배달해 왔다.옛 동료들이었으니 심유진도 모두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다들 모여 앉아 얘기를 했다. 부총매니저는 심유진한테 물었다.“심매니저님, 앞으로 돌아올 생각이신가요?”심유진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아니요! 부총매니저님은 열심히 하면 총매니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겁니다!”부총매니저도 심유진처럼 로열호텔에서 온 사람이었다. 로열에서 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고 업무능력도 강했다.그는 심유진보다도 나이가 많았고 심유진보다 경험이 몇 년 더 많았다. 하지만 심유진이 총매니저가 된 이유는 그녀가 본부에서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부총매니저는 푸념하지 않았지만 심유진은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제가 본부에서 정식으로 이직 절차를 밟으면 재촉할게요. 부총매니저를 승진하게 하라구요!”모두들 부총매니저가 하루빨리 승진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부총매니저는 웃고 있었지만 딱히 기쁜 모습이 아니었다.**김욱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끊었다.원래 김욱은 심유진이 이 기회를 빌어 허태준과 잘해보기를 바랬기에 급히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골칫덩어리가 찾아오니 김욱이 지금 떠나지 않고 아저씨가 오라고 할 때 간다면 다리가 끊어질 것이다.심유진은 김욱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떠나는 날, 호텔 문어구에는 적지 않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심유진과 허태준의 스캔들은 랭킹에서 없어졌지만 모두들 끊임없이 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김욱은 심유진을 지하 주차장까지 데려다주고 심유진이 차에 무사히 타는 것까지 본 후 일층으로 돌아가 퇴실수속을 했다.지하 주차장의 신호는 있다가도 없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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