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로 망했다. 한쪽에서는 계획이 망했다는 소식을 들고 오고 다른 쪽에서는 늙은이들이 압력을 주면서 자신이 회사 직무를 내려놓기를 바라고 있다. 사면초가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막막했다. “허태준... 다 너 때문이야.” 허태서가 이를 갈며 허태준을 원망했다. 증오심이 하늘로 치솟았다. 허태서는 테이블을 발로 찼다. 의자가 뒤로 밀려 책장에 부딪혔다. 허태서는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하고는 혼자 또 열이 받아 의자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사무실은 난장판이 돼버렸고 발 디딜 틈도 없었다. 허태서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택양아, 형 한 번만 도와줘라.” 굽신거리는 모습이 회사 대표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아버지가 잡혀간 후 이제 의지할 구석은 동생밖에 없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회사를 관리하는 면에서 허택양은 자신보다 훨씬 실력이 있었다. 로열은 YT그룹 산하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였다. “딱 마지막으로 5천만.”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없어요.” “형, 로열은 은행이 아니에요. 전 도울 수 있는 정도에서 최선을 다해 도왔어요. 저번에 공금도 아직 메꾸지 못했는데 이러다가 들키면 저희 둘 다 회사에서 쫓겨나요.” “택양아, 형 그냥 이렇게 무너지게 내버려 둘 거니?” 허태서가 물었다. “그래도 그동안 회사에서 일하면서 널 많이 도와줬었는데 이제 내가 힘드니까 그냥 모른 척할 거야?” “형님, 전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만 찾으세요. 저도 이젠 형님 도울 능력 없습니다.” 허택양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택양아! 택양아! 택양? 여보세요?” 끊긴 전화를 붙잡고 허태서는 또 분노했다.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전화를 던지려는 찰나 허태서는 뭔가 번뜩 떠오르는 게 있어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직접 허태준을 노리는 거야.” 비행기가 착륙하고 온밤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한 심유진은 하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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