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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이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좋아요.”

심유진은 흔쾌히 수락했다.

“먼저 침대 위에 누워요.”

전화기 너머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지나서 허태준은 말했다.

“됐어.”

“이야기 해줄게요.”

심유진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에 별이를 재울 때도 이야기를 들려주었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허태준한테 해줄 수 있었다.

허태준은 거절하지 않았다.

“좋아.”

심유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제일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삼림 속에 토끼 한 마리와 곰 한 마리가... ”

허태준은 호기심이 왕성한 별이보다 다루기 쉬웠다. 허태준은 중간에 그녀의 말을 자르지 않았다. 예를 들면 토끼가 어떻게 말을 하고 곰이 왜 토끼를 잡아먹지 않는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랐기에 허태준의 경청에 흡족했다.

이야기를 순리롭게 마치고 나서 심유진은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허태준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심유진은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레 물었다.

“자요?”

대답 소리가 없다.

잠들었나 보다.

심유진은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질투 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옆에 없으니 잠이 안 온다 해놓고 누구보다 빨리 잠들면 어쩌자는 건지.

심유진은 흥하더니 이를 악물면서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은 금세 울렸다. 그녀한테 계속 전화 걸었던 Allen이었다.

몇 년 동안 Allen이 자신을 돌봐준 데에 대해 감격스러웠고 계속 친구를 할 마음이었지만 이번 전화 사건은 심유진한테 반감만 안겨주었다. 심유진은 Allen을 차단하고 싶어졌고 다시는 Allen과 얽히고 싶지 않아졌다.

하지만 이 전화는 어쩔 수 없이 받아야만 했다.

심유진은 기분을 바로 잡고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Allen, 미안해요. 아까 친구랑 통화하느라... ”

심유진은 설명을 끝마치지도 못했는데 누군가가 심유진의 말을 잘랐다.

“Shen! 잘 있어요? 보고 싶어요!”

이 목소리는 Allen이 아니라 별이와 비슷한 또래인 Allen의 아들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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