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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병원에서의 시간은 항상 늦게 갔다.

심유진은 재활 외에 김욱더러 회사의 운영체계라든지 경영 범위라든지 등에 대해 수업하게 했다. 그래야 입사 전 준비를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로움이 사라지자 예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심유진은 일찍 출원하게 해달라고 했고 의사는 흔쾌히 승낙하였다. 대신 정기적으로 복진하러 와야 한다고 했고 주의 사항도 적어주었다.

심유진이 출원을 하는 날에 육윤엽은 업무를 팽개치고 직접 데리러 왔다.

“네 방은 이미 사람을 시켜서 꾸며놓았다. 생필품도 준비해 놓았으니 바로 입주해도 될 거야.”

육윤엽은 신이 났다.

“유진아, 내가 이날만을 삼십 년 넘게 기다렸단다.”

육윤엽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니 심유진은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윤엽의 호의를 거절했다.

“저도 제집이 있어요. 별이가 다니는 학교랑도 가깝구요. 그래서... 당분간은 그쪽에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육윤엽의 심정을 고려하여 심유진은 당분간이라는 어휘를 썼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주말에는 별이도 휴식하니까 집에 돌아와서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육윤엽은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어쩔 수 없지.”

육윤엽은 타협했다. 그리고 조건을 달았다.

“별이가 다니게 될 초등학교는 내가 고르마.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든 우리 쪽으로 건너와서 지내려무나.”

심유진은 대답했다.

“네.”

육윤엽의 웃음은 그제야 돌아왔다.

**

평일 점심에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유진은 문밖 카펫 아래서 하은설이 숨겨놓은 비상열쇠를 꺼내 아파트 문을 열었다.

일 년 만에 돌아와서 익숙한 풍경을 보니 심유진은 코끝이 찡해났다.

육윤엽과 김욱은 먼저 들어왔다. 그들은 신발장에서 일회용 슬리퍼를 꺼내서 갈아신고 제집 마당을 돌듯 이 작은 아파트를 돌아보았다. 이 아파트는 거실 두 개와 방 세 개로 이루어졌으며 작은 아파트였다.

육윤엽은 별이의 방에 제일 오래 머물렀다.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침대 위에 놓인 인형을 만지작거리다가 책상 위에 놓여진 회화책도 펼쳐보았다.

“애는 언제 하교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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