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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육윤엽이 사영은을 버린 것은 아니다. 육윤엽이 죽음과 맞서 싸울 때 사영은이 남몰래 벌인 짓이였다.

육윤엽은 사영은을 몇 년이나 찾았다. 두 사람이 또다시 만나기 전까지 줄곧 그녀를 찾고 있었다.

심유진의 마음속에 육윤엽에 대한 미움은 이 몇 달간의 지극정성인 보살핌과 관심 속에서 점차 사라졌다. 이제는 미움 대신 가슴만 아팠다.

육윤엽은 심유진한테 보상하고 싶었다.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고 싶었다. 심유진 또한 육윤엽한테 보상하고 싶었다. 그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다.

“사실 별이는 제가 어릴 때랑 많이 달라요.”

심유진은 앞으로 다가가 육윤엽의 시선이 멈춰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별이의 오관은 심유진과 허태준의 좋은 점만 모아놓았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두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저 보면 누구를 닮았는지 말하기 곤란하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심유진은 별이와 허태준을 연관 짓지 못했다.

“제가 어릴 때는 진짜 못났어요. 저를 못 본 것도 어찌 보면 잘된 일이에요.”

심유진은 육윤엽을 위로하였다.

육윤엽은 심유진을 노려보았다.

“얘는 무슨 말을! 네 엄마 아빠가 다 잘났는데 네가 어떻게 못났을 수 있겠니?”

심유진은 멈칫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김욱도 육윤엽을 거들었다.

“삼촌이 젊었을 적 사진이 집에 있는데. 어느 스타 못지않아.”

사실 심유진도 육윤엽의 얼굴에서 왕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실 사영은의 허영심으로는 육윤엽이 어지간히 잘생기지 않고서야 가난하기 그지없는 육윤엽에게 시집가지 않았을 것이다.

심유진은 육윤엽이 자기 자랑을 이렇게 할 줄 몰랐다. 육윤엽을 달리 보게 된다.

“맞다.”

육윤엽은 갑자기 생각났다.

“네 어릴 적 사진첩이... 있을까?”

심유진 얼굴의 미소는 옅어졌다.

“없어요.”

심유진이 어릴 때에는 사처에 사진관이 들어섰었다. 심훈은 옛날식 카메라도 여러 대를 샀었다.

하지만 심유진의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다.

사영은이 심유진을 욕할 때 늘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얼굴만 봐도 재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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