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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그때 가서 나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어.”

육윤엽은 연회를 여는 일에 있어서는 이골이 났다.

“천천히 하면 돼. 언젠가는 습관이 되어야 할 거야.”

심유진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재벌 집 딸의 생활에 공포감이 들었다.

“지금 후회하면 늦을까요?”

심유진은 물었다.

육윤엽은 차가운 눈으로 심유진을 노려보았다.

“후회? 꿈도 꾸지 마라!”

어렵사리 찾은 딸인데 하도 심유진이 그동안 거절했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는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심유진이 겨우 한발 물러서자 육윤엽은 파죽지세로 행동했다.

**

심유진은 집에서 휴양하는 날에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매일 아침 하은설과 별이보다 일찍 일어나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였다. 그들이 문을 나서면 김욱이 보내온 자료를 보면서 앞으로 맡게 될 업무 내용을 숙지하였다.

오후 세 시, 네 시쯤 되었을 때 심유진은 차를 타고 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간다. 심유진의 다리는 아직 다 낫지 않았기에 운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너무 오래 못 본 터라 별이는 예전보다 훨씬 심유진을 따랐다. 심유진이 집에만 있으면 시종 심유진과 붙어있으려고 했다. 그녀한테 매달리고 안으면서 손을 심유진의 몸에서 떼려 하지 않았다.

하은설은 못 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신이 질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고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고도 했지만 결국엔 세 사람이서 한데 엉켜져 웃음을 터뜨리는 것으로 끝나곤 했다.

목요일 저녁.

심유진은 곧 회사에 출근하러 간다는 일을 선포했다. 별이의 기운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심유진은 별이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아파 났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별이가 방에 돌아가서 자자 하은설은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을 꺼내면서 심유진한테 물었다.

“한잔할래?”

심유진도 가슴이 복잡하여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좋지.”

두 여인은 나란히 바닥에 앉아 쇼파에 등을 기댔다.

하은설은 맥주캔을 들어 심유진과 건배했다. 그리고 절반을 마셔버렸다.

“이렇게 빨리 출근해?”

하은설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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