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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심유진이 막아서기도 전에 별이는 영상통화가 연결된 폰을 들고 나왔다.

“아빠, 아빠!”

별이는 신이 나서 말했다. 좋은 소식을 빨리 알리고 싶었다.

“엄마가 내일 저를 데리고 디즈니로 간대요!”

“그래.”

신호가 안 좋았지만 허태준의 저음 목소리는 여전히 듣기 좋았다. 나른한 말투에는 담담한 웃음이 묻어있었다.

“그런데 왜 아직 안 자? 열 시가 넘었겠는데.”

“곧 자요!”

별이는 심유진의 곁으로 달아와 슬리퍼를 벗어 던지고 쇼파 위에 기어 올라왔다. 별이는 익숙한 듯 심유진의 품을 파고 들어가 핸드폰의 카메라를 심유진의 얼굴에 맞췄다.

“아빠, 엄마랑 얘기할래요?”

심유진은 당황했다. 핸드폰 속 허태준의 시선을 마주치자 어쩔 바를 몰랐다. 한참 지나서야 겨우 한마디 했다.

“하이~”

“하이.”

허태준은 답장했다.

허태준도 놀란 듯 했다. 얼굴의 미소는 이 초 동안 경직되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돌아왔다.

“당신도 왜 아직 안 잤어요?”

심유진의 머리는 멍한 상태다. 할 말이 없어 어색하지 않으려고 제일 일상적인 화제를 꺼냈지만 입에 내뱉자마자 갑자기 그쪽은 아직 낮이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앗! 미안해요! 시차가 있다는 걸 까먹었어요!”

심유진의 사과를 듣자 허태준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아득한 눈동자에는 부드러운 기운이 묻어있었다.

“졸리긴 해. 손안에 업무를 마무리하면 잠깐 쉬려고.”

허태준은 심유진의 말에 맞춰주려고 노력했다.

“네.”

심유진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도저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럼... 일보세요. 별이 데리고 잘게요.”

맞은켠에 서 있던 하은설은 눈을 흘겼다. 그리고 높은 소리로 말했다.

“잠깐, 허 대표님! 끊지 말아봐요!”

허태준은 멈칫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소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하은설 씨?”

허태준은 하은설의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심유진은 하은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괴상한 웃음을 보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은설은 물었다.

“허 대표님, 모레 저녁에 연회가 있는데 오실 건가요?”

허태준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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