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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금요일.

심유진은 집에 돌아온 후 처음으로 늦잠을 잤다.

자고 싶어서 잔 게 아니라 숙취도 있었고 온밤을 울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지만 심유진은 듣지 못했다.

배고픔에 위가 저릿하면서 아파지자 그제야 심유진은 정신을 차렸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점심 열두 시가 지났다.

스크린에는 몇 통의 전화가 떴다. 전부 김욱이 걸어온 것이었다.

아마도 오랫동안 응답을 듣지 못한 탓인지 김욱은 카톡으로 통지했다.

“두 시에 집으로 갈게.”

심유진은 번개같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직 남아있던 피곤함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

김욱은 제때 도착했다.

심유진은 여전히 호두알만큼 부은 두 눈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김욱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을 살피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왜 이렇게 된 거야?”

“아니에요.”

심유진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눈가에 얹은 얼음을 더 세게 눌렀다.

“어제저녁에 하은설이 치정극을 보자고 졸라서 봤더니 좀 많이 울었어요.”

김욱은 그녀의 말을 믿는다는 뜻으로 대답했다.

“응.”

“그럼 지금 나갈 수 있겠어?”

김욱은 걱정스레 물었다.

“아니면 조금 있다가 떠날까?”

“아니에요!”

심유진은 방으로 뛰어가 서랍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자신의 초췌한 몰골을 가렸다.

“가요.”

심유진은 신을 갈아신고 씩씩하게 문을 나섰다.

그들이 가는 곳은 N 시티에서 제일 유명한 럭셔리 매장이었다.

심유진은 이 도시에서 몇 년을 일했지만 가끔 고객들과 쇼핑할 때만이 이곳에 한 번씩 들르곤 했다. 그녀는 거무튀튀한 패딩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매장 입구에 서서 생각하였다.

“이러고 들어가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심유진은 육윤엽이 말한 예복을 고르는 곳이 한때 허태준이 그녀를 데리고 간 V.style처럼 상대적으로 폐쇄되고 프라이빗한 곳인 줄 알았다. 아무렇게나 입어도 김욱만 볼 수 있는 그런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할 건 뭐 있어.”

김욱은 웃으면서 팔을 건넸다.

“같이 들어가자.”

매장 안은 사람이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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