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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갑자기 또 곤두선 심유진을 보면서 허태준은 자신을 믿지 않는 심유진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나한테 기대도 돼.”

허태준은 말했다.

“별이를 보호할 책임을 다 나한테로 돌려.”

그녀의 가냘픈 어깨로 모든 것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심유진은 멈칫했다. 코끝이 찡해 나자 심유진은 급히 고개를 숙여 눈물을 숨겼다.

**

“허대표와 얘기는 잘 마무리됐어?”

김욱은 썬 사과를 내와 심유진한테 한 조각 건네주었다.

심유진은 한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사과즙이 뿜어져 나오면서 새하얀 이불커버에 노란 자국을 남겼다.

“그런 셈이죠.”

심유진은 사과를 오물거리면서 말했다.

심유진의 마음속에는 사실 많은 질문들이 있었다. 왜 허태준의 아이를 임신하게 했는지, 왜 정소월한테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리고 지금 자신한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기억을 잃었다는 전제가 사라지니 예전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도 가늠할 수 없게 변해버렸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이런 것들을 물을 수는 없었다.

“무슨 계획이야?”

김욱은 물었다.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갑자기 생각나서 물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심유진도 진지하게 답장해야 했다.

심유진은 머리가 복잡했다. 오늘 마주한 메세지는 너무 많아 아직 소화할 수 없었다.

“돌아가서 얘기해요.”

심유진은 하은설과 상의를 해야 했다. 심유진 혼자서는 결정을 짓기 어려웠다.

어쨌든 허태준이 심유진한테 요구하는 것은 따로 없으니 심유진은 너무 생각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 계획대로 진행하면 된다.

“응?”

김욱은 그녀의 대답에 멍해졌다.

“뭐라고?”

심유진도 멍해졌다.

“뭐라 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김욱은 의혹스레 입을 열었다.

“허대표가 널 찾은 이유가 이소연씨때문이 아니었어?”

이소연은 조건웅의 어머니였다. 심유진의 전전 시어머니의 이름이다.

“네?”

심유진은 놀랐다. 이 일을 아예 까먹었다.

김욱은 심유진의 표정을 보니 허태준이 이 일에 관해서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머리가 아팠다. 허태준은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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