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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김욱의 차는 철저히 고장이 나서 더 이상 운전 할 수가 없었다. 허태준은 김욱의 요구에 따라 그들을 가장 가까운 병원에 데려다줬다. 심유진은 가는 길 내내 저항했다.

“이제 피도 안나.”

“아프지도 않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져.”

“이러다 비행기 놓치겠어.”

하지만 차 안의 누구도 심유진의 말에 대꾸를 해 주지 않았다. 병원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매우 많았다. 허태준은 아는 사람을 통해 심유진이 먼저 진료를 받게 하려고 했지만 심유진은 그를 말렸다.

“어차피 비행기는 이미 놓쳤는데요.”

심유진의 눈빛에 원망이 가득했다. 허태준은 불만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허태준은 웃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따뜻하게 말했다.

“화내지 마요.”

허태준이 심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료받고 나면 공항으로 데려다 줄게요. 오늘 꼭 갈 수 있을 거예요.”

심유진은 불쾌했던 감정이 허태준 덕분에 말끔하게 사라졌다. 심유진은 얼굴이 빨개져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복도에서 기다리는 1시간 동안 허태준은 전화를 몇 통이나 쳤다. 허태준이 자꾸 멀리 떨어져서 전화를 받는 데다가 병원에 사람이 많았기에 심유진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허태준의 표정이 자신을 대할 때와는 다르게 확연히 어두워졌다는 것만 볼 수 있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일이 바쁜 줄 알고 몇 번이나 먼저 돌아가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허태준은 번번이 거절했다.

“중요한 일 아니에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꼭 제가 공항까지 데려다줄게요.”

드디어 심유진이 진료를 받을 차례가 왔다. 심유진은 진료실로 들어가서 다친 손을 의사에게 보여줬다. 의사는 나이가 좀 있는 중년 여성이었는데 말투나 행동이 매우 부드러웠다.

“어쩌다 이렇게 심하게 다쳤어요?”

심하게 라는 말이 나오자 두 남성이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많이 심각한가요?”

허태준이 물었다.

“혹시 입원해야 하는 건가요?”

김욱도 말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 때문에 의사가 웃음을 터뜨렸다.

“입원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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