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9화

허태준은 나가자마자 다른 USB를 조형사에게 넘겼다. 킹 호텔의 cctv는 꺼졌지만 정철이 한 행동은 주변 차량 블랙박스에 다 찍혀버렸다. 허태준은 그 자료들을 모아 USB에 정리해 뒀다.

“보니까 정철 씨가 단순 절도가 아니더라고요.”

그가 형사에게 말했다. 형사는 정중하게 그 USB를 받아 들며 말했다.

“잘 조사해 보겠습니다.”

“그럼 수고해 주세요.”

허태준이 미소를 지었다.

“괜히 더 들쑤시는 거 아니야?”

차에 탄 후 여형민이 허태준에게 물었다. 허태준도 정철 배후의 사람을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 아니면 처음에 정철이 단순 절도라고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사건이 폭로되여서 그 사람들이 경계심을 높이게 되면 배후의 범인을 찾기가 더 힘들어진다.

“그래도 일단 정철을 그냥 풀어줄 수는 없으니까.”

허태준의 표정이 차가웠다. 그가 형사에게 넘긴 영상들을 여형민도 이미 봤다. 그러니 허태준이 왜 이렇게 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영상에서 정철은 미친 사람처럼 배트로 차창을 부쉈고 칼로 막 찔러대기까지 했다. 심유진이 무사한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영상을 보는 내내 식은땀이 났다. 근데 허태준은 오죽할까.

“그래.”

여형민은 허태준을 진정시킬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근데 유경원이라는 사람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왜 널 노리는 거지?”

“만난 적 없어.”

정철과 유경원 사이의 거래를 알고 난 후 허태준은 계속 이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보아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럴 리가. 기억 못 하는 거 아니야?”

여형민이 허태준을 질책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좀 잘하라니까. 맨날 무슨 염라대왕처럼 무섭게 굴지 말고. 넌 별생각 없이 안 좋은 소리를 하고 잊어버렸는데 상대방은 아직도 널 증오하고 있나 보지.”

허태준은 확신에 찬 말투로 부정했다.

“아니, 한 번도 만난 적 없어.”

허태준은 기억력이 좋았다. 길 가다가 마주친 사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