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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심유진이 따라갈 리가 없었다. 비록 차는 망가졌지만 김욱이 오기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심유진이 한참 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자 그 검은 옷의 사내가 화를 내며 말했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그가 곤봉으로 차창을 내리쳤다. 유리 파편이 차 내부로 튀였다. 심유진은 그 사내의 험악한 웃음이 더 잘 보였다.

“이래도 안 내려와?”

그가 위협하자 심유진은 주먹을 꽉 쥐며 침착함을 찾으려고 애썼다.

“여기 사방이 cctv예요.”

심유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경찰이 못 찾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사내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웃기까지 했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줄 알아?”

그가 우쭐거리며 심유진을 쳐다봤다.

“지금 이 주차장의 모든 cctv는 다 꺼졌어. 내가 여기서 널 죽여도 경찰은 못 찾는다는 뜻이야.”

심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거짓말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당당한데다가 차도 함부로 부수는 걸 보면...

“너 호텔 직원이지.”

심유진이 물었다. 자유롭게 호텔 주차장에 들어오고 cctv도 끌 수 있는 사람은 호텔 직원 빼고는 없었다. 사내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자 심유진은 더 확신이 생겼다. 그녀는 이때다 싶어 머리를 굴렸다.

“나한테 무슨 악감정이 있는 거야.”

사실 심유진은 호텔에서 일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대부분의 고위급 간부들과 접촉하다 보니 직원들과는 만날 기회가 적었다. 지금 이 사내와도 뭔가 안 좋은 기억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심유진은 그 어떤 직원과도 낯을 붉힌 적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아니면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건가?”

아파서 오랫동안 일을 쉬었지만 본사에서는 아직도 자신의 자리를 채울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니 경주 킹 호텔의 총지배인은 여전히 심유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그 속사정을 모른 채 호텔에 대한 불만을 자신에게 풀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사내가 다시 차창을 두드렸다.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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