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411 - Chapter 420

1347 Chapters

제411화

강현석은 차를 세우고 문을 열고 내렸다.그는 도예나가 오기 전에 미리 아이를 데려가려고 5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가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저 멀리에서 가냘프고 쓸쓸한 그림자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현석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도예나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노려보면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요.”그의 말에 도예나의 입술이 굳어졌다.예전에 그녀는 강현석의 여자친구 행세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를 현석 씨라고 불렀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수아랑 제훈이는 내가 데리고 갈 테니까 예나 씨는 가서 일보세요.”강현석이 말했다.“제가 아이들의 친아버지니까 이건 전부 제가 할 일입니다.”강현석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예나 씨가 4년 동안 고생했으니 앞으로는 제가 분담할게요.”도예나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겨우 말을 이어갔다.그녀는 강현석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전 이미 익숙해졌어요.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아니요. 필요해요.”그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현석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걱정 마세요, 저는 당신과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다투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이들이 오랫동안 잃었던 부성애를 보상하고 싶을 뿐입니다.”그의 말에 도예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강현석이 재훈과 수아에 대한 마음은 사실 그녀가 강세훈과 강세윤에게 대한 마음과 같았다. 모두 아이들에게 보상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4년 동안 부족했던 부성애와 모성애는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도예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용히 유치원 입구에 서 있었다.두 사람의 어깨 위로 세월의 고요함을 밴 오렌지빛 석양이 내려앉았다••••••“우와, 제훈아, 네 아버지가 오셨어.”어린이들은 모두 창문에 엎드려 입구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빤히 쳐다봤다. “드디어 제훈이 아빠를 보게 됐어. 정말 잘생겼어. 너무 멋
Read more

제412화

수아는 선생님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아는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백만불짜리 보조개가 움푹 패어들어갔다.“자, 아빠가 안아보자.”강현석은 몸을 웅크리고 두 팔을 크게 뻗었다.“아빠.”수아가 강현석 품에 폭 안겼다.강현석은 그런 수아를 들어올려 공중에서 빙빙 돌았다.우세정은 좀 어리둥절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수아와 제훈을 데리러 온 남자는 다른 남자였는데 갑자기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선생님, 이 사람이야말로 수아와 제훈이의 친아버지입니다. 앞으로 이 사람이 아이를 데리러 오면 직접 아이를 보내면 됩니다."도예나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우세정은 그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 식구가 유치원에서 빠져나온 후에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강제훈의 아버지는 정말 멋있고 카리스마가 넘쳤다. 그녀는 왜 조금전 아이들이 그렇게 환호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마터면 그녀도 자제를 잃을 뻔했다.유치원 입구에 차 두 대가 서 있다.도예나와 강현석은 모두 차를 몰고 왔는데, 한 대는 왼쪽에 있고 다른 한 대는 오른쪽에 있었다.“수아야, 자 여기로 와. 엄마가 안아줄게. 우리 먼저 차에 타자.”그녀는 수아에게 다가가 두 팔을 내밀었다.그러자 수아는 몸을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엄마는 하루 종일 밖에서 힘들게 일했잖아요. 저까지 안으면 더 힘들어져서 안 돼요.”수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 강현석의 목을 끌어안았다.강현석의 입꼬리는 어느새 살짝 올라갔다. “수아는 혼자 걸을 수 있어요.”그때, 강제훈이 말했다.수아는 강제훈의 말에 곧바로 강현석의 품에서 벗어나 두 발로 땅에 착지했다. “수아야, 아빠 차에 탈래?”강현석이 부드럽게 말했다.“수아는 엄마 차 타는 게 더 익숙하지?”그때, 도예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울려퍼졌다.수아는 강현석과 도예나를 번갈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아빠는 일부러 너희를 보러 여기까지 온 거야. 오늘 너희들이 엄마 차를 타고 간다면 난 쓸쓸하게
Read more

제413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전 영원히 엄마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뒷좌석에 앉은 강제훈이 맹세하듯 천천히 말했다.도예나는 운전대를 잡고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제훈아, 강적을 만난 것처럼 굴지 마. 강현석은 네 친아버지니까 좀 더 잘 지내야 해. 잘지내서 너한테 나쁠 건 없어.”"하지만 엄마는 슬퍼할 거잖아요.”강제훈이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제훈아, 엄마가 왜 슬퍼하겠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때마침 신호등은 빨간불로 바뀌었다. 그녀는 그 틈을 타 강제훈의 볼을 부드럽게 만졌다.“강현석은 너랑 수아의 친아버지야. 그는 앞으로 나랑 함께 너희들을 보호하고 사랑해줄거야. 기뻐하기도 모자랄 판에 왜 슬퍼하겠어, 안 그래?”그녀의 말에 강제훈은 고개를 푹 숙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강현석이 진심으로 도예나를 좋아한다면, 그를 자기들 삶 속에 기꺼이 들여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가 도예나를 조금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강제훈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차는 평온하게 강씨 가문을 향해 달렸다.강세윤은 일찍이 문 앞에서 그들을 손꼽아 기다렸다. 원래 강세윤도 강현석과 함께 유치원에 가서 동생을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강현석이 그의 옷이 마음에 안든다고, 새거로 갈아입으라고 했었다. 그래서 강현석의 말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강현석은 그를 두고 몰래 차를 몰고 사라졌었다.강세윤은 하마터면 화가 나서 울 뻔했다.잠시 후, 강세윤을 향해 검은색 차 한 대가 천천히 다가왔다.강세윤은 서둘러 옷깃을 여미고, 허리를 펴고, 가장 멋진 모습으로 엄마와 동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차는 어느새 그의 앞에서 멈추었다.강세윤이 엄마라고 소리치기도 전에, 오연희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반대편으로 돌아가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아, 뭐예요?”강세훈이 뒷자석에서 내리는 걸 보니 강세윤은 머리가 더욱 어지러워졌다.강세훈은 예전에 저녁 8시나 9시에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지금은 6시밖
Read more

제414화

강세윤은 앞에서 달리는 차량이 누구의 차인지 잘 알고 있었다. 차가 다 멈추기도 전에 그는 잽싸게 달려가 뒷좌석 문을 열었다.“수아야, 오빠가 너무 보고 싶었어.”그는 수아를 안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세윤, 이거 놔.”그의 품에 안긴 강제훈은 발버둥을 쳤다.그러자 깜짝 놀란 강세윤은 다급히 강제훈을 풀어 주었다.“왜 너야? 수아는?”그때, 뒤에서 은방울 같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뒤를 돌아보니 뒤에 있는 차 안에서 수아가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강세훈은 재빨리 수아에게 토끼 인형을 선물했다. 수아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다.그 모습에 강세윤은 황급히 짧은 다리로 달려가 품에 안고 있던 고양이 인형을 꺼내 보물을 바치듯 수아에게 건넸다.“수아야, 이 고양이는 토끼보다 훨씬 귀여워. 이거 봐, 고양이가 울 수도 있어••••••.”고양이 인형을 한 번 주무르자, 인형에게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수아는 더 크게 웃었다.이 모습에 강현석은 오랫동안 미소를 지었다.그들은 한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웃음소리를 듣지 못했다.세 명의 아이들••••••, 한 명은 어디갔지?그가 막 고개를 돌렸을 때 마침 강제훈이 세 아이가 모여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 속에 어떤 상실감이 솟아오르고 있었다.“강세훈, 너는 수아 선물만 준비하고 제훈이 선물은 준비하지 않은 거야?”강현석이 물었다.“물론 선물을 준비했죠.”강세훈은 맏형으로서 모든 동생에게 공평해야만 했다.그는 수아 손에 토끼 인형을 쥐어준 뒤, 가방에서 상자를 꺼내 천천히 강제훈 쪽으로 걸어갔다.“이건 네 선물이야.”상자를 열자 안에는 큐브가 들어있었다.“시중에 가장 어려운 큐브는 17계단인데, 너는 진작에 맞췄을 것 같아서 특별히 33단계 큐브를 주문 제작해 만들었어.”그는 큐브를 건네주었다. ”잘 모르겠으면 내가 가르쳐 줄 수도 있어.”강제훈은 큐브를 건네받고 인사를 전했다.“고마워요, 마음에 들어요.”도예나는 그렇지
Read more

제415화

강세훈이 그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강세윤은 그의 이런 시선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수아가 전에 선물 줬잖아.”그의 말에 강세윤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이 났다.“맞아. 수아가 전에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줬어. 나한테는 수아가 선물도 줬는데 너희들은 다 없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야. 수아야, 난 우리 수아가 너무 좋아.”한껏 흥분한 강세윤은 수아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그러자 강현석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세윤을 밀어냈다.“앞으로 수아에게 뽀뽀하지 마.”그는 차갑게 말했다.“왜요?”강세윤은 억울한 듯 입을 쉽게 다물지 못했다.“수아에게 뽀뽀도 못하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너는 남자애고 동생은 여자아이잖아.”“••••••.”유치원 선생님께서도 이런 말을 하신 것 같았다. 그러면 앞으로 다시는 수아한테 뽀뽀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가만히 듣고 있던 강세훈의 얼굴도 굳어졌다ㅋ‘난 아직 한 번도 뽀뽀해본적이 없는데 그럼 앞으로 기회조차 없는 거야?’“세훈이가 무슨 선물을 줬는지나 봐요.”도예나가 말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펼쳐 확인하더니 갑자기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가 받은 것은 도씨 그룹 주식 양도서였는데 원래 그녀는 25%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주식 양도서에는 그녀에게 40%의 주식이 있다고 씌여있었다.여기에 사인만 하면 그녀는 도씨 그룹의 65%의 지분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즉 도씨 그룹의 절대적인 지도자가 된다는 소리다.그녀는 강제훈이 이런 선물을 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세훈아, 고마워.”도예나는 감동을 받아 가슴이 벅차올랐다. 순간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엄마가 좋아하면 됐어요.”그 모습에 강세훈은 피식 웃었다.“엄마, 이제 안으로 들어가 봐요.”도예나는 서류를 차에 넣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들을 데리고 별장으로 들어갔다.“엄마, 잠깐만 기다려주세요.”강세윤은 수아의 손을 잡고 도예나를 향해 달려왔다. 어느새
Read more

제416화

강현석이 콩을 씻으러 가려던 참에 도예나는 그와 부딪히고 말았다.그때, 기름방울이 그녀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녀는 아파서 얼굴을 찡그렸다.강현석은 재빨리 가스 레인지 불을 끄고,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디 데었어요? 괜찮아요?”“작은 상처 하나 났는데 괜찮아요.”도예나는 수도꼭지 물을 틀어놓고 손을 냉찜질을 했다. 요리를 오래하면 기름에 튀기는 경우가 많아 약간의화상을 입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그때, 거칠고 큰 손이 갑자기 그녀의 손끝을 잡아당겼다.“약 발라줄게요.”도예나는 다급히 자신의 손을 빼내려했지만, 강현석이 워낙 꽉 잡고 있는 탓에 좀처럼 손을 빼내기가 힘들었다.“정말 괜찮아요, 게다가 어디에 화상을 입었는지 찾을 수 있겠어요?”방금 화상을 입었는지라 작은 알갱이들은 찬물에 씻겨서 이미 보이지 않았다.강현석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손등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는 화상을 입은 흔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다만 그녀가 움직이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었던 손가락이 빨갛게 물들었을 뿐이다.그는 뒤늦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도예나의 차가운 눈동자에는 어딘지 모르게 촉촉했다.그는 갑자기 어떤 충동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는 지금 도예나와 10cm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도예나가 조금 전 토마토를 맛보아서 그런지 그녀의 입술 끝에 토마토 즙이 묻어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매우 매혹적이었다.그는 갑자기 그녀의 입술이 무슨 맛인지, 토마토처럼 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조금 숙였다.이런 그의 모습에 도예나는 머릿속이 갑자기 하얘졌다. 그녀는 이 남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것만 같았다. 그녀의 의식은 그녀에게 재빨리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두 다리는 못이 박힌 듯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강현석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졌다.“아빠, 거짓말쟁이에요.”그때, 강세
Read more

제417화

도예나는 싱크대 앞에 서서 손을 씻었다. 부엌에는 물줄기 소리만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전 네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 때문에 강씨 가문에 시집오지도 않을 겁니다.”강현석은 그런 그녀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긴 속눈썹이 얼굴을 가린 바람에 그녀 얼굴의 감정이 하나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왜요?”강현석은 입술을 오므리고 느릿느릿 물었다.도예나는 손을 슥 닦았다.그녀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런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날카로워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일을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강현석이 도예나에게 하마터면 키스를 할뻔 했다는데서 알 수 있다시피 그는 소유욕이 너무 강했다.도예나는 문득 5년 전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녀는 격렬하게 저항했고, 힘껏 발버둥쳤지만 전부 헛수고였다. 그녀는 그 남자에 의해 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졌었다.그것은 도예나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인 밤이었다.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 비록 도예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현석은 그녀의 눈빛을 보고 지금 그녀가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반감은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숨막히게 만들었다.그는 이십여 년을 살면서 여자 몇 명밖에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어디를 가든지 그는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가 거리가 되었다. 이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성남시의 명문 규수와 부잣집 아가씨를 막론하고, 여자들은 그가 원한다면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예나, 그녀만 예외였다.그는 그녀와 함께 있자고 제안했고, 그의 어머니는 두 사람을 결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모두 거절했다.그들 사이에는 이미 아이가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그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아했다.도예나는 왜 이렇게 강현석을 싫어하는걸까?“전 5년 전 그날 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만약 그때 현석 씨가 그렇게 강요하지
Read more

제418화

그건 바로 5년 전 사건 때문에 남겨진 트라우마였다.“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전 우리의 첫날밤이 그렇게 비참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예요.”도예나는 고개를 숙이고 활짝 웃었다.그날 밤만 없었어도, 정상적으로 결혼하고 정상적인 출산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는 네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아빠, 엄마, 뭐 해요?”옆에서 갑자기 강세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의 목소리에 도예나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부엌 입구에서 네 명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주방으로 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 어려있었다.그녀는 재빨리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음식이 다 되었으니, 들어와서 음식을 테이블 위로 나르고, 수저를 올려놓는 것을 도와줘.”강세훈은 세 명의 동생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와 한 그릇씩 옮기게했다.도예나도 앞치마를 내려놓고 따라 나갔다.이어서 강현석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주방을 빠져나갔다.“와우, 엄마, 엄마가 만든 음식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맛있어져요.”강세윤은 갈비찜을 한 입 맛보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만약 그에게 날개가 있었다면 그는 지금쯤 하늘을 날아다닐지도 모른다. 수아도 강세윤의 모습을 흉내내면서 갈비 한 조각을 입에 넣은 다음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맛있으면 많이 먹어.”도예나가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이내 웃음을 거둔 뒤, 고개를 숙이고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 그녀는 밥 먹는 내내 시종 담담한 표정이었다.강현석은 그녀 옆에 앉아 갈비 한 조각을 집어주었다.“당신도 많이 먹어요. 너무 말랐어요.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해요.”“우리 엄마는 갈비를 좋아하지 않아요.”도제훈은 그 갈비를 집어서 자기 그릇에 넣었다.그는 도예나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한 번에 알아차렸다. 틀림없이 조금 전 주방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 게 분명했다.그는 갈비를 먹으면서 무의식중에 강현석을 힐끗 쳐다보았
Read more

제419화

도예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후, 떠들썩하던 거실이 갑자기 썰렁해졌다.강세윤은 시무룩하게 앉아 입을 삐죽 내밀고 소파에 앉아 블록과 퍼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때, 강세훈이 강현석에게 다가가 담담하게 물었다. “아빠, 혹시 어머니를 화나게 하셨어요?”그러자 강현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건 왜?”“엄마가 부엌에서 나오자마자 기분이 좀 안 좋아보였어요. 저는 엄마가 그냥 너무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밥을 먹을 때에도 아빠랑 한마디도 하지 않았잖아요. 아빠 혹시 무슨 말실수 하셨어요?”“어른들 사이의 일은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 해.”강현석이 말했다.벌써 5년 전이다.그날 그는 얼떨결에 술을 마신 건지라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도 잘 기억하지 못했다. 만약 오늘과 같은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 어찌 되었든, 그는 취하도록 술을 마시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5년 전 그 하룻밤에 없었더라면 그와 도예나 사이에는 이 네 명의 아이들이 없었을 것이다.이 네 명의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와 그녀도 아마 평생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확률로 자신을 설레게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천만분의 1도 안 될 확률이라고 들은적이 있었다.그는 이미 그녀를 만났으니 절대 그녀를 놓지 않을 것이다.“아빠가 엄마를 화나게 한 거예요.”이때, 강세윤이 뒤늦게 화를 냈다.“어쩐지 오늘 밤 엄마가 기분이 안 좋더라니, 어쩐지 엄마가 저랑 뽀뽀도 안 했더라니, 다 아빠 잘못이었어요. 흥, 아빠가 엄마를 싫어하시는 건 상관없어요. 어쨌든 난 엄마를 좋아해요. 전 크면 엄마를 다시 데려올 거예요.”그 말에 강현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네 놈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쳇, 어쨌든 전 엄마가 너무 좋아요. 전 엄마랑 평생 함께 할 거예요. 아빠가 못 하시는 거, 제가 대신 하겠어요.”강세윤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 숨었다.강세윤의 도발에 그의 얼굴은 화가 나 발갛게 달아올랐다.‘내가 뭘 못한다는
Read more

제420화

그는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뒤져보았다. 그러자 캐서린이라는 영어 이름의 여자를 발견하게 되었다.며칠 전에 그의 어머니 생신때, 캐서린이 사람을 보내 생일 선물을 주러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캐서린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었다.오래 전에 그는 사람을 시켜 캐서린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는데, 그녀는 나이가 많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에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며 호주에서 업계 3위 안에 든다고 했다.강현석은 한참 고민하다가 캐서린에게 문자를 보냈다.그가 인사하는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니 곧이어 그녀에게서 답이 왔다.[전 대표님께서 저를 삭제한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친구가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상담하고 싶다고 해서요.]그러자, 캐서린은 익살스러운 말을 보냈다.[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진료를 받으러 올 때 모두 친구 얘기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죠.]그녀의 답장에 강현석은 조금 당황했다.그는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사생활에 대해 상담하는 것같아 기분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저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대표님께서 상상하지 못할 여러가지 사연들도 많이 접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떠한 심리적 부담없이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다만 전에 발생했던 상황을 저에게 전부 자세히 말해주세요. 환자의 비밀은 당연히 지켜드립니다.][친한 여성 친구가 남편과 관계를 가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완화할 수 있을까요?]곧, 캐서린에게서 답장이 왔다.[만약 그녀가 거부한다면, 함께 스킨십이 많이 들어간 영화나 영상을 많이 보는 게 좋습니다. 혹시 과거의 트라우마로 그런 거라면 전문 심리치료사의 문진치료가 필요합니다.]......도예나는 평일에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주말에는 자연스럽게 한 시간씩 늦게 일어난다. 따사로운 햇빛이 베란다를 통해 안으로 비쳐 들어왔다. 그녀는 이불을 당겨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계속 잠을 청했다.“쿵쿵쿵-”그때, 아래층에서 큰소리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이렇게 아침 일찍 누가 찾아온 걸까?도예나는 눈을 비
Read more
PREV
1
...
4041424344
...
13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