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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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도예나는 그를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귓가에는 오늘 아침 그가 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난 당신과 양육권 다툼을 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네 아이는 당신이 목숨을 걸고 낳은 아이인데 그런 아이들을 빼앗는 건 그쪽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 다른 점이 뭐가 있겠어요. 저는 그런 비열한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네 아이가 강씨 가문에 남고, 또 당신도 네 아이 옆에 있으려면 우리가 함께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에게 아빠도 생기고 엄마도 생길 텐데요.”“도예나씨,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도예나는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그녀는 입을 오므리고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하루 만에 어떻게 결정을 할 수 있겠어요?”강현석이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래요, 천천히 고민해봐요.”그리고 그는 뒷좌석 문을 열고 수아를 품에 안았다.“아빠 보고 싶었어?”아이는 부끄러운 듯 목을 파고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보고 싶었어요.”“수아야, 내려와.”도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아빠의 오른손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어. 상처가 덧나지 않게 내려와.”그리고 도예나가 아이를 향해 팔을 뻗었다.강현석은 이런 그녀를 보며 가슴속이 따듯해지는 걸 느꼈다.네 사람이 천천히 입구로 걸어가고 있는데 강세윤이 별장안에서 토끼처럼 폴짝 뛰어나왔다.요즘 집에 잘 들어오지 않던 강세훈도 그의 뒤에서 걸어나왔다. 강세훈은 도예나 앞에 서서 잠시 고민하다가 수줍게 엄마라고 그녀를 불렀다.양 집사는 입구에서 이 광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지금껏 아이들을 지켜봐 왔던 양 집사는 큰 도련님이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루빨리 도예나씨와 사장님이 날을 잡아야 할 텐데…….”아이들이 집으로 들어가 매트에 모여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고, 도예나는 주방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둘렀다.그녀의 요리 솜씨는 예전부터 좋은 편이었으나 강세훈과 강세윤에게 못 해준 사랑을 갚기 위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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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동생도 뺏겨버렸어. 이 세상엔 나 혼자뿐이야…….'여섯 식구가 화기애애하게 식사하고 있는데 별장 입구에서 갑자기 메이드의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안녕하세요!”강 부인이 돌아온 것이었다.며칠 전 강 부인은 생일 연회를 마치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친구들과의 약속에 집을 자주 비웠었다.오늘 이 시간에 돌아온 건 그나마 이른 편이었다.도예나가 고개를 돌리자 드레스 차림의 강 부인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그녀는 온몸이 뻣뻣해졌고 어떤 표정으로 강 부인을 만나야 할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할머니, 돌아왔어요?”강세윤이 싱글벙글 웃으며 의자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이는 강 부인이 있는 곳으로 폴짝폴짝 뛰어가 강 부인의 손을 잡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다.“할머니, 저 엄마랑 여동생이 생겼어요. 아, 남동생도요.”“……”‘나는 그렇게 반갑지 않은가 보지?'도제훈은 그 말을 듣고 못마땅해졌다.“할머니 빨리 와봐요. 제 여동생 정말 귀엽죠?”강세윤이 수아를 가리키며 오두방정을 떨었다.“제 여동생 목소리도 엄청 예뻐요. 말랑말랑 솜사탕 같아요…….”강세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강 부인의 시선이 점차 도예나와 아이들에게로 향했다.강 부인은 제 가문에 핏줄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을 시켜 조사를 했었다.그해 도예나는 네 쌍둥이를 낳았고 그중 두 아이는 도설혜, 이 악독한 여자의 신분 상승 용도로 쓰였었다.남은 두 아이는 도예나와 함께 해외로 가서 살았고 한 달 전에 성남시로 돌아왔다…….도제훈 이 아이는 총명하고 다부져 보였고, 도수아는 예쁘장하고 얌전해 보였다. 이 두 아이는 척 보아도 강씨 가문의 핏줄이 틀림없었다…….“사모님, 안녕하세요.”도예나는 강 부인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으며 몸을 일으켰다.도제훈은 말없이 일어서서 수아를 몸으로 가렸다. 강 부인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시선에서 지켜주기 위해서였다.“이 아이들이 바로 제훈이와 수아인거지?”강 부인의 목소리가 온화했고 눈빛도 부드러웠다.“너희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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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강 부인이 고개를 돌려 양 집사를 향해 눈짓했다.양 집사가 바로 강 부인의 뜻을 알아차리고 빠른 걸음으로 서재로 갔고 이어 두 선물 상자를 가지고 나왔다.“제훈아, 수아야. 이건 할머니가 첫 만남 선물로 주는 거야. 마음에 들어?”도제훈은 도예나를 힐긋 쳐다보았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는 그제야 두 상자를 건네받았다. 핑크 상자는 수아의 손으로 넘어갔다.도제훈의 상자는 갈색의 상자였고 안에 담긴 건 고급 서예 세트였다. 그러나 종이, 붓, 벼루, 먹 외에 봉투 하나가 더 들어있었다.도제훈은 봉투를 꺼내 들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서예 세트는 감사히 받을게요. 그런데 이 봉투는 받지 못할 것 같아요.”그리고 아이는 봉투를 식탁 위로 올려놓았다.강 부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를 쳐다보다가 도예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도예나씨, 가정 교육을 아주 훌륭하게 시켰나 보군요.”강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강씨 가문 사람의 예의바름이 보였다.수아도 제훈이를 따라 봉투를 꺼내 식탁 위로 올려놓았다. 수아의 핑크 상자에는 핑크 다이아몬드가 담겨있었다. 보석은 조명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도예나는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며 가격이 최소 억 단위일 것이라 생각했다.‘저 두 봉투에 담겨있는 건 현금이 아니라 수표거나 은행 카드일 가능성이 높아.'‘도제훈의 서예 세트도 어림잡아 몇천만원은 할 테고.'강 부인이 첫 만남 선물을 신경을 써서 준비한 듯 보였다. ‘그렇다면 제훈이와 수아를 중요히 생각한다는 게 아닐까?'도예나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사모님,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봉투는 받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강 부인이 두 걸음 다가가 도제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는데 아이는 빠르게 도예나의 뒤로 몸을 숨기고 까만 눈동자를 깜빡거렸다.강 부인이 조금 실망한 듯 손을 거두며 말했다.“세훈이와 세윤이도 태어나서 이 봉투를 받았네. 강씨 가문의 아이들은 응당 받는 거니 부담을 가지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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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강 부인이 의자를 당겨 앉으며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무슨 말을 꺼낼지 예상은 가지?”강현석이 입술을 매만지며 눈썹을 찡그렸다.“어머니, 이 일은 저와 도예나씨가 해결 방법을 상의할 테니 어머니가 개입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도예나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강세훈과 강세윤이 제 아들이라는 걸 알았던 순간부터 그녀는 해결 방법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었다.‘한 아이도 잃고 싶지 않아,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사랑을 주고 싶어…….'“너희 둘 일이니 나는 개입하지 않을 거야. 다만 의견을 건넬 뿐이지.“강 부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강씨 가문의 아이이니 강씨 성을 가져야 해요. 이 점에 대해서 도예나씨의 생각은 어떤가요?”도예나는 입술을 오므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사모님, 계속 말씀하시지요.”“강씨 가문의 아이들이니 강씨 가문의 법대로 아이들을 키워야 해요. 두 아이를 강씨 별장으로 보내세요.”강 부인이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도예나씨는…….”강 부인이 조용히 도예나를 살피며 말했다.“두 가지 선택이 있어요. 첫 번째, 아이를 강씨 가문에 넘기고 아이들 없이 살아가는 겁니다.”도예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사모님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진씨 어르신하고 다를 게 뭐야…….'강현석의 얼굴도 차가워졌다.“어머니, 내일 호주로 돌아가시죠. 사람을 보내드릴게요…….”“아직 두 번째 선택을 말하지 않았어.”강 부인이 차갑게 그의 말을 끊었다.“아주 간단해. 둘이 결혼을 하는 거야.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겠지.”강 부인의 말에 도예나와 강현석은 자리에 굳어버렸다.“네 아이는 모두 같은 날에 태어났으니 응당 같이 살아가야 해. 어른들의 실수로 4년 동안 떨어져 지낸 것도 아이들에게 있어 너무 불공평한 일이야..”“나는 네 아이가 떨어져 지내는걸 용납 못 해!”강 부인이 조금 언성을 높여 말했다.“사람들이 강씨 가문을 아무리 욕해도 도예나씨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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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네 아이가 함께 살 수 있다면 나는 흔쾌히 악당이 되겠어.”강 부인은 굳은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강현석이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두 번째 선택을 할 거예요.”“뭐라고?”강 부인은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제 말은 저는 두 번째 선택을 할거하라고요.”강현석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어머니도 슬슬 준비를 시작하시는 게 좋겠어요.”강 부인이 할 말을 잃었다.첫 번째 선택을 밝힐 때만 해도 자신을 호주로 돌려보내겠다고 하던 강현석이 순순히 두 번째 선택을 따르겠다고 하니 강 부인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아까 내가 두 번째 선택을 뭐라고 했던가?'강 부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도예나씨와 결혼을 하겠다는 거니?”강 부인이 어떻게 설득해도 강현석과 도설혜를 맺어줄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 부인은 제 아들이 비혼주의자가 아닌지 고민도 했었다.‘그런데 지금 결혼하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야!'강현석이 표정 변화 없이 말을 이었다.“이 일은 성급해서는 안 돼요. 제가 천천히 알아서 할게요.”강 부인의 표정이 착잡해 보였다.‘현석이가 도예나씨를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군.'‘도예나씨라서 참 다행이야. 다른 여자였다면 아이들이 많이 걱정되었을 거야…….'……도예나가 운전하는 차는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도예나가 운전대를 잡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제훈아, 너는 세훈이와 세윤이를 어떻게 생각해?”도제훈이 눈을 깜빡이며 물어왔다.“엄마는 어떤 점을 묻고 싶은 거에요?”“예를 든다면, 같이 노는 게 좋아?”도예나가 떠보듯 물었다.“만약 같이 산다면 어떨 것 같아?”도제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저랑 동생을 강씨 별장으로 보내시려고요?““당연히 아니지.”도예나가 웃으며 말했다.“강세훈과 강세윤이 우리 집에 살수도 있잖아. 미리 네 의견을 물어보는 거지.”도제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저는 좋아요. 우리 집에 손님으로 오는 건 환영해요.”도예나가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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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집으로 돌아온 후 수아는 자연스레 피아노를 연습하러 갔고 도예나는 노트북을 꺼내 방찬이라는 이름을 검색했다.방찬이라는 사람때문에 그녀는 옐리토스 그룹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그러나 네 아이와 함께하려면 그녀는 옐리토스 그룹과 손을 잡아 강해져야 했고 그렇게 해야만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었다…….‘방찬이라는 사람이 아무리 두려워도 나는 꼭 이겨내야 해.'도예나는 마우스로 끊임없이 방찬에 대한 기사를 클릭해갔다. 그러나 방찬을 검색하면 연예인 방찬에 대한 기사가 겹쳐서 나왔다.그녀는 연예인의 기사를 모두 지우고 수천 수만개의 기사 속에서 옐리토스 그룹의 방찬이라는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방찬, 옐리토스 그룹 한국 지사 대표로, 1년 재임 동안 한국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켰다…….”짧은 한마디는 방찬이 그룹에 대한 공여를 밝힌 말이었으며 방찬에 관한 개인적인 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다.“엄마, 방찬이라는 사람의 정보는 일부러 지운 것 같아요.”어느새 도제훈이 그녀의 옆에 붙어 말을 걸었다.“엄마, 제가 찾아줄까요?”도예나가 노트북을 넘기며 말했다.“찾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찾아줘.”미래 파트너가 될 사람을 샅샅이 알아야 했다. 아이들의 엄마인 그녀는 그 어떤 모험도 하고 싶지 않았다.도제훈은 노트북을 받고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트북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하얀색 바이트만 덩그러니 남았다.“방찬은 바꾼 이름이에요. 예전에 사용했던 이름은 찾기가 힘들어요…….”도제훈이 인상을 쓰며 깊게 숨겨진 정보를 조금씩 파냈다.“보육원에서 8년 동안 살았고…… 그 이후 정보는 철저히 지워져 인터넷에 흔적도 남지 않았어요…….”“방찬 이름으로 회사 하나가 있는데, 온갖 불법적인 일만 하는 회사에요.”도제훈의 말에 도예나는 인체실험을 떠올렸다.‘그게 바로 방찬의 회사인가 보네…… 그 회사는 도대체 뭘 하는 회사인 거지? 옐리토스 그룹이랑 어떤 연관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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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도예나는 손가락을 움찔거리다가 황급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하던 일을 멈추고 빠르게 문 쪽으로 걸어갔다.사무실 창문을 통해 도진호와 서영옥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게 보였다.그녀는 헛웃음이 나왔다.도설혜에게 일이 생긴 지 이틀이 지났고 두 사람은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도예나를 찾아온 게 틀림없었다.“예나야!”도예나의 등장에 서영옥은 감격에 겨워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눈물겨운 모녀 상봉인 줄 알았을 것이다.도예나의 얼굴은 차가웠다.“여기까지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그녀는 시계를 흘깃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조금 있다가 회의가 잡혀서 하실 말씀 있으시면 빨리하세요.”도진호가 갑자기 불같이 화를 냈다.“네 동생이 지금 감옥에 있는데 너는 언니가 되어서 일할 여유가 있어? 도예나, 지금 당장 도설혜를 꺼낼 방법을 생각해!”도예나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런 처지가 된 게 저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그녀는 눈앞의 사람을 향해 차가운 조소를 날렸다.“잊으셨나 본데 도설혜가 납치한 건 제 아들이에요. 제 아들이 하마터면 도설혜한테 죽임을 당할뻔했는데 지금 저더러 도설혜를 꺼내올 방법을 찾으라고요? 제가 성모마리아도 아니고, 저는 그렇게 넓은 마음씨를 가지지 못했네요.”그녀의 말에 도진호는 빠르게 손을 들었다.도예나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를 쳐다봤다.“여보, 손대지 마요…….”서영옥이 도진호의 팔을 감싸며 애원했다.“예나야, 나도 설혜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아. 아직 어려 철이 없어서 그래…… 내가 설혜 대신 사과를 할 테니 용서해주면 안 될까? 예나야, 설혜는 네 친동생이잖아, 감방에서 평생 살아도 아무렇지 않겠어?”도예나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날 밤 도설혜의 작전이 성공했다면 저는 물론이고 제 아들도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예나야, 4년 전 네가 아이를 낳던 날, 세훈이와 세윤의 목숨이 아주 위태로웠던 거 기억해? 설혜가 좋은 마음으로 병원에 데려가 아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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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도예나는 통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기분은 얼마 가지 못했다.그녀를 붙잡는 도진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 서거라.”도진호가 화를 참으며 말했다.그러나 도예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회의 일정이 잡혔다는 말은 사실이었고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난 18년 동안 널 키웠어. 키운 은혜는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도진호의 말에 도예나는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그녀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몸을 돌려 섰다.“부모는 자식을 부양할 법적 의무가 있고 자식도 부모를 돌볼 의무가 있죠. 저도 그 의무를 이행할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도설혜를 감옥에서 꺼낼 의무는 없어요.”18년 동안 키워준 거로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네가 내 피를 물려받은 친딸이라면 널 부양하는 게 당연할지 몰라도 넌…….”도진호가 고개를 들고 섬뜩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넌 내 친딸이 아니었어. 그러니 18년 동안 호의호식하고 자란 그 빚을 넌 갚아야만 하지. 다른걸 바라는 건 아니야. 다만 설혜를 감옥에서 꺼내준다면 이 빚은 퉁치는걸로 하자구나.”도예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지난 4-5년 동안 도씨 가문은 그녀를 참 많이도 괴롭혔었다. 이전 18년 동안은 그나마 무난하게 지냈지만 말이다.도예나는 도씨 가문 사람들에게 불만이랑 원한을 품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이 도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도진호가 정말 내 친아버지였다면, 그렇게 매정하게 제 딸을 대할 수가 있었을까?'‘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도예나는 텅 빈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서영옥은 갑자기 실마리라도 찾은 듯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래, 도예나. 도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었어도 널 18년 동안 먹이고 재우고 옷 사 입히고 공부도 시켜줬으니, 이젠 네가 그 빚을 갚을 차례야!”도예나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그쪽이 한 말을 내가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나요? 전 믿지 않아요.”“네 엄마가 젊었을 때 따라다니는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어. 어디서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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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도예나는 서영옥의 울부짖는 소리를 무시하고 텅 빈 눈으로 도진호를 바라보았다.“제가 정말 당신 딸이 아니에요?”도진호가 화를 삼키며 말했다.“네 엄마와 약속했었다, 이 일을 죽을 때까지도 꺼내지 않기로. 하지만 설혜에게 이렇게 큰일이 생겨버렸으니 나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이렇게 말을 꺼내게 되었어. 네 엄마가 세상을 뜨고 난 너를 보육원에 보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18살까지 우리 가문에서 키웠지. 그것만으로도 난 아버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허허…….”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예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자신이 도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제 딸한테 이런 말을 하겠는가.그러나 그녀는 도진호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왜 보육원에 보내지 않았는데요? 저한테 도씨 그룹 주식이 있었기 때문 아니에요?”도진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래. 그러나 지금 도씨 그룹 주식은 모두 공중분해 되고 주인도 곧 바뀌어버릴 거야. 난 남은 게 하나도 없어. 유일하게 내 딸 설혜만 지키고 싶어. 그러니 제발 우리 도씨 가족에게 숨 쉴 구멍이라도 만들어주면 안 되겠니?”도예나가 인상을 썼다.도씨 그룹의 상황에 대해서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주식이 폭락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파산할거라는것만 알고 있었다.‘이 시기에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 있다니…….'“설혜는 세훈이와 세윤이를 살려주었고 난 널 18년 동안이나 키워주었으니 조금만 봐주면 안 될까?”도진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화를 삼키는 목소리에 애원이 담겼다.도예나가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도설혜가 납치한 건 강씨 그룹 큰 도련님이에요. 이 일은 제가 손을 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강씨 그룹의 강현석씨나 찾아가 보세요.”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사무실 안으로 또각또각 걸어갔다.그녀의 뒤로 절망에 잠긴 도진호와 서영옥이 있었다.도예나는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지난달의 총결산 보고와 다음 달 업무계획에 관한 회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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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도예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엄마가 임신한 상태로 도진호와 결혼을 한게 사실이었어.'도진호가 엄마와 결혼을 한 목적은 아주 분명했다. 외가는 돈이 많았고 명문대가의 딸과 결혼한다면 앞으로의 인생은 탄탄대로일 게 분명했으니…….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엄마와 결혼을 한 지 2년 만에 도씨 그룹이 창립되었고 엄마가 살아있던 2년 동안 도씨 그룹은 승승장구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세상을 떴지만 도씨 그룹에 남긴 자금이 많았고, 도씨 그룹은 그 자금으로 계속해서 발전해갔다.하지만 엄마가 없었다면 도씨 그룹도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도예나가 없었다면 엄마와 도진호가 결혼할 리가 없었다…….도예나는 입술을 매만지며 떠보듯 물었다.“외할머니, 엄마가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다른 사람이랑 연애를 한 적이 있었나요?”“없었지.”외할머니가 고개를 저었다.“네 엄마는 참 단순한 아이였어. 연애가 뭔지 잘 알지도 못했지. 네 엄마가 학교를 다닐 때 내가 연애를 금지했었거든. 대학에 입학하고 도진호를 만나더니 걷잡을 수 없이 사랑에 빠져버리더구나. 그럴 줄 알았다면 연애를 금지하지 말고 여러 남자를 만날 수 있게 내버려 뒀던 걸 하고 후회가 돼.”외할머니가 긴 한숨을 내쉬며 먼 산을 내다보았다.‘딸을 너무 사랑해서 지켜주고 싶어 했던 행동이 딸을 더 다치게 했었다…….'‘만약 도진호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지도 않았을 텐데…….'도예나는 외할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진 걸 보고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외할머니, 오늘은 그냥 외할머니 얼굴을 보려고 온 거에요. 저는 이만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해요. 외할머니도 일찍 쉬세요. 다음엔 제훈이와 수아도 함께 올게요.”외할머니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래, 내 걱정은 하지 말고.”도예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유치원으로 향했다.그녀는 외할머니가 했던 말을 한참이나 곱씹었다. 반드시 유전자 검사는 해봐야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도진호의 친딸이 아니라는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른 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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