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던 건 자신의 목적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목적이 들통난 이상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강현석이 퇴원을 하고 나면 어떤 폭풍이 몰아칠지 그녀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가을 아침은 해빛이 따듯하고 공기가 건조했다.따뜻한 햇빛이 창가로 들어와 강세훈의 눈 위를 감쌌다. 아이는 눈을 파르르 떨더니 번쩍 눈을 떴다.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 싱글벙글 웃어 보이는 강세윤이었다.“형, 드디어 일어났어?”강세윤이 기뻐 웃으며 말했다.사실 그는 어젯밤 몰래 방으로 들어와 형의 옆에서 잠을 잤다.평소의 강세훈은 잠귀가 밝아 강세윤이 방에 들어오면 바로 알아차렸지만 어젯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쿨쿨 잠만 잤었다.강세윤은 어젯밤 뒤통수가 피범벅으로 돌아온 제 형이 걱정되어 온밤 그의 옆을 지켰던 것이었다…….“형, 머리가 아직도 아파? 내가 약 발라줄까?”강세윤이 의약 상자를 끌어안고 다정하게 물었다.그의 다정함에 강세훈의 마음도 풀어졌다. 강세훈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괜찮아, 이제 머리도 아프지 않아.”강세윤이 입술을 매만지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형, 어젯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양 집사님한테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아…… 어제 오연희 삼촌한테 다그쳐 물어보니까 도설혜 그 마녀가 형을 납치했었다고 했어…… 형, 도설혜가 왜 형을 납치했어? 마녀를 싫어하는 건 난데, 왜 나한테 그러지 않았던 걸까?”강세훈은 혀끝이 씁쓸해지는 걸 느꼈다.“세윤아, 미안해.”“형, 형이 갑자기 뭐가 미안해?”“예전에 네가 도설혜한테 무례하게 굴면 교양이 없다고 생각했었어.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틀렸어.”강세훈이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너는 솔직하게 네 마음을 표현했지만 나는 왜 그렇게 억눌렀는지 몰라. 도설혜한테 효도하겠다고 늘 예의를 갖추고, 또 심지어…….”‘도설혜때문에 저를 낳아준 진짜 엄마를 상춰줬어…….'그렇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도예나는 그래도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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