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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도예나는 통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기분은 얼마 가지 못했다.

그녀를 붙잡는 도진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서거라.”

도진호가 화를 참으며 말했다.

그러나 도예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회의 일정이 잡혔다는 말은 사실이었고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난 18년 동안 널 키웠어. 키운 은혜는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

도진호의 말에 도예나는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몸을 돌려 섰다.

“부모는 자식을 부양할 법적 의무가 있고 자식도 부모를 돌볼 의무가 있죠. 저도 그 의무를 이행할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도설혜를 감옥에서 꺼낼 의무는 없어요.”

18년 동안 키워준 거로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네가 내 피를 물려받은 친딸이라면 널 부양하는 게 당연할지 몰라도 넌…….”

도진호가 고개를 들고 섬뜩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넌 내 친딸이 아니었어. 그러니 18년 동안 호의호식하고 자란 그 빚을 넌 갚아야만 하지. 다른걸 바라는 건 아니야. 다만 설혜를 감옥에서 꺼내준다면 이 빚은 퉁치는걸로 하자구나.”

도예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지난 4-5년 동안 도씨 가문은 그녀를 참 많이도 괴롭혔었다. 이전 18년 동안은 그나마 무난하게 지냈지만 말이다.

도예나는 도씨 가문 사람들에게 불만이랑 원한을 품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이 도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도진호가 정말 내 친아버지였다면, 그렇게 매정하게 제 딸을 대할 수가 있었을까?'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도예나는 텅 빈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서영옥은 갑자기 실마리라도 찾은 듯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래, 도예나. 도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었어도 널 18년 동안 먹이고 재우고 옷 사 입히고 공부도 시켜줬으니, 이젠 네가 그 빚을 갚을 차례야!”

도예나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쪽이 한 말을 내가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나요? 전 믿지 않아요.”

“네 엄마가 젊었을 때 따라다니는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어. 어디서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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