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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도예나는 싱크대 앞에 서서 손을 씻었다. 부엌에는 물줄기 소리만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전 네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 때문에 강씨 가문에 시집오지도 않을 겁니다.”

강현석은 그런 그녀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긴 속눈썹이 얼굴을 가린 바람에 그녀 얼굴의 감정이 하나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요?”

강현석은 입술을 오므리고 느릿느릿 물었다.

도예나는 손을 슥 닦았다.

그녀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런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날카로워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일을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강현석이 도예나에게 하마터면 키스를 할뻔 했다는데서 알 수 있다시피 그는 소유욕이 너무 강했다.

도예나는 문득 5년 전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녀는 격렬하게 저항했고, 힘껏 발버둥쳤지만 전부 헛수고였다. 그녀는 그 남자에 의해 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졌었다.

그것은 도예나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인 밤이었다.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

비록 도예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현석은 그녀의 눈빛을 보고 지금 그녀가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반감은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숨막히게 만들었다.

그는 이십여 년을 살면서 여자 몇 명밖에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어디를 가든지 그는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가 거리가 되었다. 이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성남시의 명문 규수와 부잣집 아가씨를 막론하고, 여자들은 그가 원한다면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예나, 그녀만 예외였다.

그는 그녀와 함께 있자고 제안했고, 그의 어머니는 두 사람을 결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모두 거절했다.

그들 사이에는 이미 아이가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그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아했다.

도예나는 왜 이렇게 강현석을 싫어하는걸까?

“전 5년 전 그날 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만약 그때 현석 씨가 그렇게 강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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