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Bab 301 - Bab 310

1347 Bab

제301화

양 집사는 여러 번이나 입을 벙긋거렸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면 좋을지 몰랐다.도예나는 채소를 씻으며 말했다."도설혜가 친모인데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도련님은 아직 나이가 어리셔서 친모가 무슨 뜻인지 모를 거예요."양 집사가 해석했다."작은 도련님은 어렸을 때부터 도설혜씨를 따르지 않았어요. 철이 들고 나서는 어머니라는 말도 하기 싫어했었죠. 큰 도련님은 그렇게 티가 나게 싫어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게 많이 어색했습니다......."도예나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세훈이는 주장이 강한 아이라 어머니라고 부르는 게 도설혜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이겠네요.""큰 도련님은 도설혜씨에게 잘 해드리는 편이었습니다. 매년 도설혜씨에게 각종 선물을 사주었는데 이 별장 2층에는 큰 도련님이 도설혜씨에게 사준 가방과 신발로 꽉 찬 방이 있었습니다."여기까지 말하던 양 집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저번 일로 화가 난 사장님께서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내다 버리시라고 하셔서......."양 집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말이 많아졌다. 강세훈과 도설혜의 일도 스스럼없이 말을 꺼냈다. 도예나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강세훈은 자신의 어머니인 도설혜를 많이 아꼈다.그렇지 않다면 일부러 도예나에게 함정을 파지도 않았겠지.이렇게 모든 힘을 들여 그녀에게 함정을 파놓았는데 앞으로 이 화살이 제훈이와 수아를 향할 수도 있지 않을까?도예나가 채소를 다듬던 손을 멈추었다.요리는 그녀에게 있어 가장 쉬운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조금도 이어갈 수가 없었다.바로 그때, 집 문 앞에 한 대의 차가 들어섰다. 양 집사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사장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그는 주방의 다른 셰프들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각자 일 보세요."주방은 도예나와 사장님을 위해 비워두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되었다.그는 사장님이 도예나를 향한 마음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처음으로 여자에게 이토록 많은 관심과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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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그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하루하루 미뤘던 건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랐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도예나가 말을 꺼낸 이상 그는 반드시 입을 열어야 했다."세훈이와 세윤이의 친모가 바로 도설혜입니다."강현석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도예나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비록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입에서 직접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더없이 가라앉았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어쩐지 세윤이가 나를 엄청나게 따르더니 내가 큰이모라서 그랬던 거였군요. 아이들도 모두 사촌이니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요."그녀는 애써 가볍게 말했다.그러나 강현석은 그녀의 말에서 조금의 풍자를 느꼈다.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5년 전 그날, 저는 손동원때문에 인사불성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한 여자와 한방을 쓰게 되었고 저는 도설혜와 기억에도 없는 하룻밤을 보냈어요. 그날 이후로 도설혜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도설혜는 증발이라도 된 것처럼 사려졌지요. 그런데 8개월 후 두 아이를 안고 별장 앞으로 찾아왔어요. 저는 그제야 제게 두 아들이 생겼다는걸 알았고요......."몇 마디 말이었지만 그는 5년 전의 일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냈다.도예나는 자기 심장이 욱신거리는 걸 느꼈다. 그가 뱉은 매 한마디 말이 사슬이 되어 그녀의 심장을 옥죄어왔다. 그 질식감은 천천히 온몸으로 퍼져갔다.그녀는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알 수 없었다.5년 전의 그날 밤에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몰랐다.도설혜와 이 남자의 과거가 그녀와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저한테 이런 말해 주실 필요 없어요."도예나가 입을 열었다. 낮은 목소리에 감정이 하나도 담겨있지 않았다."제가 오늘 몸이 좀 불편해서요, 먼저 돌아가도 될까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주방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강현석이 그녀의 팔목을 잡아당겼다.손이 닿는 순간, 도예나는 강현석과 도설혜가 침대 위를 뒹굴던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순식간에 속이 메슥거렸다.그녀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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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강세윤은 바닥에 앉아 두 눈을 반짝였다.그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도예나가 자신을 다시 안아줄 것이라 믿었다.그런데 도예나는 이런 그를 보며 점점 뒷걸음질 했다.그녀는 갑자기 머릿속에 일찍 죽어버린 두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태여나자마자 죽어버린 아이는 그녀에게 있어 가장 큰 고통이었고 평생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도설혜의 아들은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왜 그의 아들은 죽어야 했는가?왜 도설혜의 아들은 존귀한 강씨 가문 도련님이 되었는데 그의 아들은 이 세상을 볼 기회도 없었는가?그리고 그녀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도설혜의 아들을 위해 저녁밥을 차리고 있었다! 그녀는 도설혜의 아들을 마치 제 아들인 것처럼 아꼈다!죽은 두 아이를 볼 얼굴이 없었다!도설혜만 아니었다면 두 아이가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도예나의 눈가가 붉어지고 눈물이 고여왔다."예나 이모 왜 그래요?"강세윤이 다급하게 바닥에서 일어나 도예나의 손을 잡아 흔들었다.감았던 눈을 다시 뜨자 세상이 밝게 보였다.그녀는 강세윤의 손을 뿌리치고 덤덤히 말했다."강세윤, 앞으로 이모가 다시 밥을 해주지 못할 것 같아."강세윤이 그 자리에 굳었다."왜요?""일이 너무 바빠서 그래. 밥을 해서 배달시켜 줄게."도예나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제훈아, 수아야. 집에 돌아가자."도제훈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분위기가 어두워진 걸 느꼈으나 그는 말없이 동생의 손을 잡고 도예나에게 걸어갔다.수아의 손에는 핑크 토끼 인형이 들려있었다. 이는 강현석이 그녀에게 준 선물이었다.도수아는 인형을 손에 쥐고 얌전히 오빠를 따라 차에 올랐다.......차가 별장 앞에서 사라지자......."엉엉-"강세윤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그는 빨간 눈으로 강현석을 노려보며 소리 질렀다."다 아빠 탓이에요! 아빠가 예나 이모를 화나게 해서 그냥 가버린거라고요!""예나 이모가 세윤이라고 불러주지 않았어요! 저를 강세윤이라고 불렀다고요! 예나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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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강현석의 얼굴이 더없이 차가웠다.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굳게 닫은 모습에서 그의 기분도 많이 가라앉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양 집사는 이런 그의 얼굴에서 어쩔 줄 모르는 당혹감을 읽어냈다.당혹감?사장님도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예상하지 못한 걸까?그게 아니라면, 이런 일이 생길 줄 예상했으나 해결 방법을 모르는 걸까?양 집사가 턱을 긁적거리다가 머리가 지끈거려 한숨을 내쉬었다.여자를 달래는 방법을 그가 알 리 없었다. 그걸 알았다면 십몇년을 홀로 지내지 않았겠지.......웅웅-그때, 강현석의 전화가 울렸다.수신자는 손동원이었다.그가 전화를 거는 이유는 무조건 술자리에 참석하라는 것뿐이었다. 전화를 끊으려다가 그가 잠시 멈칫했다.손동원, 손 도련님, 성남시의 소문난 카사노바. 세날에 한번 여자 친구를 바꾸는 그가 여자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것이다.강현석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누르고 별장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반 시간 후, 강현석이 ROCK 바에 도착했다. 손동원과 이민성은 이미 술을 몇잔 마신 모습이었다."현석아, 웬일로 네가 모임에 다 나오고, 영광이야."손동원이 그에게 술을 건넸다.강현석이 술을 받아쥐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그는 굳은 얼굴로 벌컥벌컥 술을 비웠다. 그리고 빈 잔을 손동원에게 건네 술을 부으라고 했다."표정은 어둡지만 볼은 발그레 한 게 딱 보니 여자 문제로 온 것이구먼!"강현석이 그를 노려봤다."닥쳐!""에이, 다 친구끼리 못 할 말이 뭐 있어."손동원이 자연스레 그의 옆에 앉아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내가 한번 맞춰볼게. 혹시 도예나 그 여자 때문인가?"도예나라는 이름에 이민성도 관심을 보였다."현석아, 도예나 씨가 보낸 프로젝트 기획서를 봤는데 진짜 대박이야. 우리 그룹 직원들도 깜짝 놀랐어. 그 새로 만든 프로그래밍 공식 있잖아, 진짜 대단해......"이민성이 그녀의 칭찬을 늘여놨다.강현성은 왠지 자부심이 들었고 굳은 표정도 조금 풀어졌다."쯧!"손동원이 그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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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손동원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슬며시 입꼬리를 올린 그가 입을 열었다."너도 참 한심하다, 한심해. 멀쩡히 잘 지내다가 왜 아이들 친모 이야기를 꺼내고 그래? 세상에 그 어떤 여자도 과거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아 할 거야. 더구나 너흰 아이도 둘이 있으니 자꾸 떠오르고 싶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게 되겠지......."강현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여자들은 과거에 대해서 듣고 싶지 않아 하는데?"손동원이 콧방귀를 뀌었다."여자가 남자를 사랑할수록 과거의 인연에 대해 집착하게 돼. 과거의 연인을 거론하면 자꾸 마음에 그 여자를 담아두고 있는 줄 알고 질투하게 되지. 질투하면 화가 나고 화가 나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지고......."강현석이 고개를 들었다."그 말은 그 사람도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말이지?""당연하지. 관심이 없는데 왜 화를 내겠어?"손동원이 그를 흘겨보았다."현석아, 내가 하는 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네 조건이면 황실의 공주도 만날 수 있을 텐데 왜 도예나 같은 여자한테 이렇게 쩔쩔매는 거냐?"이민성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그래도 도예나 씨는 성남시 최고 미녀잖아......."손동원이 반박했다."미녀는 무슨, 아주 그냥 무서운 사람이야. 만약 현석이랑 잘된다면 나는 앞으로 현석이네 집 문 앞도 무서워서 지나가지 못할 거야......."이민성과 손동원이 수다를 떨었다.술잔을 쥔 강현석의 표정이 점점 풀어졌다.......도예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내키는 대로 반찬 세 개와 국 하나를 만들었다.수아는 그릇에 머리를 파묻고 밥을 먹었지만 도제훈은 도예나의 눈치를 살폈다.밥을 먹고 나서 도수아는 피아노를 연습하러 갔지만 도제훈은 그녀를 따라 주방으로 돌아갔다."엄마, 제가 설거지할게요."그 말에 도예나는 싱크대에서 비켜서서 식탁을 닦으러 갔다.도제훈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설거지를 시작했다."엄마, 오늘 왜 갑자기 별장에서 나왔는지 이유 물어봐도 돼요?"도예나의 손이 멈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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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도설혜가 세훈이와 세윤이의 엄마라서 앞으로 강 씨 별장을 가지 않을 거예요?"도제훈이 고개를 들고 진지하게 물었다.도예나가 입술을 매만지다가 물었다."나는 도설혜의 아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정도로 배포가 크지 않아.""그래도 그들은 현석 삼촌 아들이잖아요."도제훈이 계속해서 말했다."엄마한테 현석 삼촌은 특별한 존재 아니에요?"도예나는 가슴이 철렁했다.그러나 아무렇지 않은 듯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특별할 게 뭐 있어? 그냥 파트너일 뿐이지."도제훈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손의 물기를 닦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메일로 보내온 친자 확인 보고서였다.그는 말없이 이메일을 열고 마지막 한 줄로 시선을 돌렸다.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는 핸드폰을 거두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수아가 자꾸 삼촌을 아빠라고 부르는데 엄마는 현석 삼촌이랑 잘해볼 생각 없어요? 수아가 정식으로 삼촌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게요."도예나가 그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제훈아,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한 거야?"그녀는 강현석에게 조금이나마 호감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나, 아이에게 아버지를 만들어주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제훈아, 나는 너희들에게 새아버지를 만들어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도예나가 강조해서 말했다."수아는 너무 어려서 아빠라는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래. 내가 잘 설명해주면 이해할 거야."도제훈이 핸드폰을 매만지며 말했다."만약 우리 친부가 나타나면요?"도예나의 심장이 또 철렁 내려앉았다.진톈건의 일을 꼭꼭 숨겨왔었다. 기사가 나도 몇 시간 안에 해결했으니 도제훈이 모르는 게 당연했다.그런데 도제훈이 이런 물음을 한다는건 어디서 들은 게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찾아와도 소용없어. 나는 너희들의 친부와 다시 합칠 생각이 없어. 만약 너와 수아가 정말 아버지가 필요하다면......."아이들이 아버지를 찾아가고 싶어 한다면...... 그녀가 막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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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강세윤 어린이 집에 있어요?"배달 아저씨가 도시락을 들고 별장 앞에 서서 외쳤다.강세윤이 허둥지둥 달려갔다."제가 강세윤이에요.""여기 도시락 받아 가세요."배달부는 도시락을 건네고 큰길에서 사라졌다.강세윤은 도시락을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도시락을 열자 익숙한 향이 풍겨왔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다."아이고, 작은 도련님. 왜 또 울어요?"양 집사가 티슈를 뽑아 들고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예나 이모가 보낸 도시락이네요. 닭볶음탕에, 제육볶음, 계란말이. 모두 도련님이 좋아하는 것들이네요. 울지 말고 따뜻할 때 빨리 먹어요......"강세윤이 훌쩍이며 말했다."예나 이모 정말 안 오나 봐요. 왜 갑자기 오지 않는 거예요? 이모가 보고 싶어요. 수아도 너무 보고 싶어요. 엉엉...... 양 집사님, 제가 뭘 잘못해서 예나 이모가 화난 걸까요?"양 집사도 머리가 지끈거려 죽을 것 같았다.이 일은 그 역시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머리 아프던 차에 검은색 승용차가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 강현석이 돌아왔다."작은 도련님, 사장님이 돌아왔어요, 이제 그만 뚝 그치세요."강세윤은 눈물이 그렁그렁 달린 모습으로 강현석과 강세훈이 차에서 내리는 걸 보았다.강세훈의 손에 들린 상자안에는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핑크 장난감이 가득했다.......형이 수아에게 줄 선물을 산 모양이었다. 그런데 수아는 다시 이 집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강세훈이 선물을 들고 들어오며 인상을 쓴 채로 물었다."왜 울어?"강세윤이 울면 강세훈도 기분이 나빴다. 마치 쌍둥이의 텔레파시 같은 느낌이었다......."예나 이모랑 수아가 다시 오지 않을 거래!"강세윤이 강세훈의 목을 끌어안고 울었다."아빠가 예나 이모를 화나게 해서 예나 이모가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했어......."강세훈이 고개를 들어 함께 돌아온 강현석을 바라보았다.강현석은 차갑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강현석이 말했다."그만 울어, 내가 전화 걸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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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강현석이 차가운 눈초리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지금 나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냐!"강세윤의 기세가 꺾였다.그는 작은 소리로 구시렁거렸다."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강세훈이 인상을 썼다."아버지가 뭘 잘못했는데?"강현석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몹시 알고 싶었다.강세윤이 쳇-하고 소리를 냈다."몰라, 그냥 모두 아빠 탓이야. 그게 아니면 예나 이모가 갑자기 화내지 않았을 거야!"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도시락을 우걱우걱 입에 넣었다."음, 맛있어! 너무 맛있어! 예나 이모가 만든 닭볶음탕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그는 닭고기를 입안 가득 넣으며 우물거렸다. 그 모습이 마치 다람쥐 같았다.강세훈은 편식하는 강세윤의 모습만 봐왔었다.그런데 맛있게 먹는 그 모습에 닭볶음탕의 맛이 궁금해졌다.......자신의 도시락에 눈독을 들인 걸 알아차린 강세윤이 다급하게 도시락을 품에 안고 말했다."형! 이건 예나 이모가 나를 위해 해준 도시락이에요! 나 혼자 먹을 거라고요! 절대 뺏으면 안 돼요. 그러게 왜 이 며칠 동안 집을 비웠어요. 예나 이모 음식을 못 먹은걸 후회할 거예요. 진짜 너무너무 맛있어요. 우리 집 셰프들이 한 것보다 백배 맛있어요.......""......"주방의 셰프들과 강세훈은 할 말을 잃었다.주방에는 강세윤이 닭볶음탕을 먹는 소리만 퍼졌다.......강현석이 입술을 매만졌다.도예나의 요리 실력은 정말 인정할 수 있었다.그녀의 요리를 먹고 나니 다른 셰프들이 한 음식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강세윤도 식탐을 부렸다."사장님, 이건 오늘 경매장에서 구매한 조선시대 옥기입니다. 언제 호주로 보낼까요?"양 집사가 미소를 지으며 걸어왔다,"사모님께서 조선시대 물건을 가장 좋아하시니 이 옥기를 아주 좋아하실 겁니다."강세훈이 고개를 돌렸다."올해도 할머니는 호주에서 생일을 보내시나요?""할머니 올해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생일 보낸다고 하셨어요."강세훈은 닭 다리 하나를 뜯으며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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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호주 국제 연주 홀.이건 도설혜가 해외에서의 마지막 투어였다.검은색 실크에 진주 보석이 박힌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조명 아래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무대에서 그녀는 등을 곧게 펴고, 길쭉한 손가락으로 거침없이 건반을 두드렸다.모든 관중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하고, 그녀는 마치 이곳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연주가 끝나고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도설혜가 몸을 일으켜 환호 소리에 허리 굽혀 감사를 표했다.고개를 들자 자신을 향한 강한 시선이 느껴졌다.시선을 따라가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강 부인, 강현석의 모친. 지금까지 세 번째 만남이었다.첫 번째는 강세훈과 강현석의 백일잔치였고 두 번째는 아이들의 첫돌 생일이었다.생각해보니 벌써 3년 동안 강 부인을 만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런 해외 연회장에서 그녀를 만날 줄이야.......도설혜는 황급히 자신이 무대에서 실수한 게 없는지 되짚어보았다.실수한 게 없이 완벽했다. 강 부인도 문제 삼을 것이 없을 것이다.......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강 부인을 향해 웃어 보였다."어머님, 저기 젊은 여성 피아니스트를 아세요?"캐서린이 호기심을 못 참고 물었다.강 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아까까지도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는데 나를 향해 웃어 보이는 모습에 생각이 났다. 바로 내 두 손자의 친모이구나."캐서린이 멈칫했다."저 여성분 기품도 있으시고 아주 아름다우세요."강 부인이 무덤덤한 표정이었다.예쁘긴 예쁜 얼굴이었다. 그러니 강세훈과 강세윤의 이목구비도 뚜렷한 것이겠지.다만 가문이 조금 아쉬웠었다. 강 부인은 이익을 추구하는 편이었고 저런 사람은 강씨 가문의 사모님을 맡기에는 부족했다.그러나 저 여자가 강세훈과 강세윤의 친모라는 이유로 순리롭게 강현석과 결혼할 수 있었던 건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그때 아무리 강현석을 달래도 강현석은 도설혜와 결혼하기를 거부했었다.......연주회가 끝나고 도설혜가 강 부인은 대기실로 초대했다. 캐서린이 강 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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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저도 한국으로 돌아가 멋진 풍경 구경하고 싶지만 요즘 너무 바빠서 성남시로 직접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캐서린이 미안한 표정을 담아 말했다."그래도 제 심리 상담 센터가 곧 성남시에도 설립될 예정이라 때 되면 어머님이랑 현석이 오빠랑 함께 식사할 수 있을 거예요."도설혜가 미간을 찌푸렸다.어머님? 현석이 오빠?이 여자는 왜 강 부인과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 거지? 그리고 강현석과도 가깝게 지내는 듯 싶고.대체 누구지?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없이 캐서린을 훑어보았다."성남시에 오면 저한테 연락하세요. 제가 성남시에 유명한 곳을 잘 알아요. 남산 같은 경우에 세훈이와 세윤이를 데리고 자주 가서 익숙한 곳이죠......."그녀는 일부로 두 아이를 언급했다. 관계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였다.캐서린의 두 눈이 빛이 났다."맞아요. 성남시에는 세훈이와 세윤이도 있겠네요. 매일 어머님께서 두 아이 말을 건네 들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빨리 상담 센터를 성남시에 옮겨가면 매일 아이들을 볼 수 있을 텐데!"도설혜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세훈이가 조금 낯을 가려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괜찮아요. 당신이 세훈이 엄마잖아요. 저랑 좋은 친구가 되면 세훈이도 저를 받아들이지 않을까요?"캐서린이 자연스레 도설혜의 팔에 팔짱을 끼었다.그 모습에 도설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여자는 자신이 강현석의 두 아이를 낳은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런데도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하는 건 강현석에게 다른 마음이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그녀는 드디어 진심으로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성남시로 돌아오면 제가 세훈이 세윤이 데리고 공항으로 갈게요."강 부인이 차를 한 모금 들이키며 말했다."피아노는 언제부터 배운 거니?"도설혜가 천천히 고민하며 말했다."어렸을 때부터 10년 배우긴 했어요. 그 후에 회사에서 일하면서 피아노는 잠시 접었다가 요즘 일이 생겨서 도 씨 그룹 이사회에서 나오다 보니 여유가 생겨 다시 피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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