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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손동원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슬며시 입꼬리를 올린 그가 입을 열었다.

"너도 참 한심하다, 한심해. 멀쩡히 잘 지내다가 왜 아이들 친모 이야기를 꺼내고 그래? 세상에 그 어떤 여자도 과거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아 할 거야. 더구나 너흰 아이도 둘이 있으니 자꾸 떠오르고 싶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게 되겠지......."

강현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여자들은 과거에 대해서 듣고 싶지 않아 하는데?"

손동원이 콧방귀를 뀌었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할수록 과거의 인연에 대해 집착하게 돼. 과거의 연인을 거론하면 자꾸 마음에 그 여자를 담아두고 있는 줄 알고 질투하게 되지. 질투하면 화가 나고 화가 나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지고......."

강현석이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은 그 사람도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말이지?"

"당연하지. 관심이 없는데 왜 화를 내겠어?"

손동원이 그를 흘겨보았다.

"현석아, 내가 하는 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네 조건이면 황실의 공주도 만날 수 있을 텐데 왜 도예나 같은 여자한테 이렇게 쩔쩔매는 거냐?"

이민성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그래도 도예나 씨는 성남시 최고 미녀잖아......."

손동원이 반박했다.

"미녀는 무슨, 아주 그냥 무서운 사람이야. 만약 현석이랑 잘된다면 나는 앞으로 현석이네 집 문 앞도 무서워서 지나가지 못할 거야......."

이민성과 손동원이 수다를 떨었다.

술잔을 쥔 강현석의 표정이 점점 풀어졌다.

......

도예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내키는 대로 반찬 세 개와 국 하나를 만들었다.

수아는 그릇에 머리를 파묻고 밥을 먹었지만 도제훈은 도예나의 눈치를 살폈다.

밥을 먹고 나서 도수아는 피아노를 연습하러 갔지만 도제훈은 그녀를 따라 주방으로 돌아갔다.

"엄마, 제가 설거지할게요."

그 말에 도예나는 싱크대에서 비켜서서 식탁을 닦으러 갔다.

도제훈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엄마, 오늘 왜 갑자기 별장에서 나왔는지 이유 물어봐도 돼요?"

도예나의 손이 멈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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