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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양 집사는 여러 번이나 입을 벙긋거렸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면 좋을지 몰랐다.

도예나는 채소를 씻으며 말했다.

"도설혜가 친모인데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도련님은 아직 나이가 어리셔서 친모가 무슨 뜻인지 모를 거예요."

양 집사가 해석했다.

"작은 도련님은 어렸을 때부터 도설혜씨를 따르지 않았어요. 철이 들고 나서는 어머니라는 말도 하기 싫어했었죠. 큰 도련님은 그렇게 티가 나게 싫어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게 많이 어색했습니다......."

도예나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세훈이는 주장이 강한 아이라 어머니라고 부르는 게 도설혜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이겠네요."

"큰 도련님은 도설혜씨에게 잘 해드리는 편이었습니다. 매년 도설혜씨에게 각종 선물을 사주었는데 이 별장 2층에는 큰 도련님이 도설혜씨에게 사준 가방과 신발로 꽉 찬 방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던 양 집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저번 일로 화가 난 사장님께서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내다 버리시라고 하셔서......."

양 집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말이 많아졌다. 강세훈과 도설혜의 일도 스스럼없이 말을 꺼냈다. 도예나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강세훈은 자신의 어머니인 도설혜를 많이 아꼈다.

그렇지 않다면 일부러 도예나에게 함정을 파지도 않았겠지.

이렇게 모든 힘을 들여 그녀에게 함정을 파놓았는데 앞으로 이 화살이 제훈이와 수아를 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도예나가 채소를 다듬던 손을 멈추었다.

요리는 그녀에게 있어 가장 쉬운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조금도 이어갈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집 문 앞에 한 대의 차가 들어섰다. 양 집사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

"사장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그는 주방의 다른 셰프들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각자 일 보세요."

주방은 도예나와 사장님을 위해 비워두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는 사장님이 도예나를 향한 마음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으로 여자에게 이토록 많은 관심과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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