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951 - Chapter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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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송민영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방이진 사건, 강한서 외에는 누가 그런 수단을 쓸 수 있겠어요? 방이진 씨는 그저 유현진 씨에게 장난 좀 쳤던 것뿐인데, 당신은 방이진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네요. 정말로 언젠가 방이진 씨의 죽은 혼이 원귀가 되어 밤중에 찾아와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유현진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도무지 ‘장난 좀 쳤던 것뿐'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성격을 자극하기엔 아주 충분했다.그녀는 대본을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로 송민영의 멱살을 잡아 올렸고 시선을 내리깐 채 송민영을 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강한서의 마음을 얻지 못하니까 이젠 이딴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탈덕도 당신처럼 이렇게 빨리 안 해요. 그동안 강한서가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작품을 가져다줬는지 알아요? 강한서가 아니었다면, 그만한 실력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유현진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방이진 씨의 사건은 경찰 측에서 직접 조사하고 결론을 내린 거예요. 그렇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 경찰서로 찾아가서 방이진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세요. 하지만 계속 이 자리에서 개소리를 하며 강한서한테 뒤집어씌울 생각이라면, 다음으로 이 드라마에서 쫓겨나게 될 사람은 당신이 될 거예요.”그녀의 눈빛엔 독기가 서려 있었고 송민영은 겁에 질려 안색이 창백해졌다.바로 이때, 촬영장 밖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진 씨.”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손을 놓았다. 그녀는 바로 무해한 표정을 지으며 놀란 어투로 말했다.“강운 씨가 여긴 웬일이에요?”주강운이 두 손 가득 바리바리 들고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흰 셔츠에 카키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언제나처럼 단추를 맨 위까지 채웠고, 언제나처럼 지적이고 금욕적인 느낌을 주었다.“촬영장 구경하러 왔어요.”말을 마친 그는 유현진 코앞까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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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그가 다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만약 누군가가 유현진 씨 알아보는 게 두려운 거라면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모티브 메이크업 실력이 아주 뛰어나거든요. 그분이 도와주시면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도 알아보지 못할 거예요.”“...”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미리 다 생각해 두고 나한테 부탁하는 것 같지?'만약 주강운이 부탁한 일이 다른 일이었다면 그녀는 당연히 군말 없이 바로 들어줬을 것이었다. 여하간에 하현주의 재산과 유씨 가문과의 이혼에 관한 일들을 전부 주강운이 그녀를 도와 변호사로 나서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애인 행세는... 그녀는 다소 들어주기 어려웠다.물론 들어주기 어려운 원인은 그녀에게 있었다. 요컨대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래도 들어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아니면 제가... 애인 행세해 줄 수 있는 연기자분을 알아봐 드릴까요?”그녀는 원래 차미주에게 부탁해 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말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차미주는 최근 조 선생님과 좋은 진전을 보이었기에 차미주는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차미주는 긴장만 하면 연기가 아주 어색해지는 경향이 있었고 누가 굳이 묻지 않아도 스스로 말실수로 들통날 게 분명했다.주강운은 멈칫하더니 이내 입술을 틀어 물었다.“지난번에 성우는 도와주셨잖아요. 성우는 되고, 저는 안 되는 거예요?”유현진은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제야 주강운이 지난번 바에서 열린 솔로 파티 때 그 일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아, 그거요? 그건 성우 씨가 저한테 돈을 주고 고용한 거예요. 안 그러면 제가 왜 그런 델 갔겠어요?”“얼마를 받았는데요?”주강운이 나직하게 말했다.“저도 현진 씨 고용해도 될까요? 가격은 아무렇게나 제시해도 돼요.”“...”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한성우였다면 그녀는 거절했을 것이었지만 주강운은 이미 그녀를 많이 도와주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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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다소 넋을 잃은 표정에 두 눈빛엔 살짝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는 듯한 그의 모습을 본 유현진은 의아하게 생각했다.“강운 씨? 주 변호사님?”그녀는 계속 그를 불렀고 주강운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는 자신이 방금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는 것을 자각했고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나직하게 말했다.“조금 놀랍네요. 정말로 다른 사람 같아요.”유현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요. 저도 방금 거울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이런 메이크업을 저도 처음 해보거든요. 정말 변장술 같네요.”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브러쉬를 정리하며 미소를 지었다.“사진만 찍는다면 누구도 알아보진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일상적인 접촉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래도 화장을 한 게 살짝 티가 날 거예요. 다만 손님분의 본판이 너무 좋으셔서 단번에 알아보진 않을 거예요.”유현진은 바로 주강운에게 장난을 쳤다.“뭔가 가짜를 진짜로 둔갑하는 거 같지 않아요?”주강운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는 유현진의 등 뒤에 서서 그녀가 앉은 의자에 손을 올렸다. 고개를 든 그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더니 이내 갑자기 웃음을 살짝 터뜨렸다.유현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왜 그래요?”“방금까지 호칭을 어떻게 정할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 현진 씨가 저한테 차현진이라고 했던 게 떠올라서요.”“...그때 기억은 더는 꺼내지 말아 줘요.”‘창피해.'주강운이 웃음을 보였다.“왜요, 그 이름도 아주 좋은데요. 오늘 저녁엔 제가 차현진 씨라고 불러드릴게요. 직업은 뭐로 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유현진이 답했다.“인체 표면에 있는 더러운 것을 청소하는 전문가요.”“???”주강운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끼어들었다. “간략하게 세신사예요.”“...”주강운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안 웃겨요?”유현진은 사실 그에게 농담을 던진 것이었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주강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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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유현진은 그를 한번 노려보곤 캐리어를 휙 그에게 넘겼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했다. 그녀는 이미 그의 말에 화가 풀린 상태였다.그러나 그때와 똑같은 그녀의 개그를 이해하고 다시 개그로 받아치는 사람은 아마도 강한서뿐일 것이었다.유현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언제 출발하면 돼요?”주강운은 손목을 들어 확인했다.“지금이요.”호텔로 가는 길에 유현진은 휴대폰을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지만, 강한서는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강한서는 그녀에게 5시에 한주시로 도착한다고 말했었지만 6시가 넘어가도록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왜 그래요?”주강운은 휴대폰만 뚫어지게 보는 유현진을 보며 나직하게 물었다.“아니에요.”유현진은 얼른 휴대폰을 넣고 고개를 들었다.“아직도 많이 멀어요?”“도착했어요.”유현진은 멈칫했다. 그리고 바로 창밖을 내다보았다.주강운이 말한 의뢰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결혼식이 열리는 장소는 한주시에서 아주 호화로운 호텔 중 하나였기에 분명 범상치 않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호텔 근처 주차장엔 이미 각종 외제차가 세워져 자리가 없었고 주차장 상태만 보아도 얼마나 성대한 결혼식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주강운은 차에서 내려 그녀가 있는 쪽으로 빙 돌아오더니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손을 내밀며 자상하게 말했다.“내려요.”유현진은 손을 살포시 올렸고 이내 드레스 자락을 잡으며 차에서 내렸다.엘리베이터를 탈 때 우연히 신우 부부와 마주치게 되었고 유현진은 바로 무의식적으로 인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인사말을 건네기도 전에 신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분이 바로 네가 진성 형한테 말했다는 여자친구야?”유현진은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주강운이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이미 벌써 너한테 말한 거야?”신우가 웃으며 말했다.“형이 단단한 철 담장 너머로 드디어 꽃나무가 피었다길래 바로 너일 거라고 눈치챘지.”유현진은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오늘 저녁 결혼식을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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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신우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휴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그것도 괜찮은 것 같네.”두 사람이 웨딩홀로 돌아가는 길에 신우가 그녀에게 물었다.“강운이 여자친구 말이야. 아주 괜찮은 것 같은데 화장이 좀 짙더라.”고여정이 살짝 뜸을 들이며 말했다.“아직도 눈치 못 챘어?”“뭐가?”고여정이 느릿하게 말했다.“차현진 씨가 유현진 씨야.”“?!”신우는 믿지 않았다.“여보야, 최근에 안치실에서 시체를 너무 많이 봐서 혹시 귀신이라도 들린 거야? 가만히 있다가 왜 그런 이상한 소리를 해?”고여정은 그를 흘겨보았다.“지금 내 전문성을 의심하는 거야?”신우는 다시 곰곰이 생각했다. 확실히 고여정이 사람을 잘 못 볼 리가 없었다. 그녀의 직업은 매일매일 시체 모습을 관찰하는 일이었고 사람 얼굴에 대한 특징을 아주 정확하게 분별해 냈다.그는 다시 방금 만난 여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확실히 몸매는 유현진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이목구비는 완전히 달랐다.‘이게 정말 가능해?'고여정이 말했다.“차현진 씨의 안면 골격이 유현진 씨랑 똑같아. 비록 메이크업으로 얼굴형을 가린 것이겠지만 자세히 보면 티가 나거든.”“하지만 목소리가 달랐잖아.”신우가 아직도 믿기지 않은 듯 말했다.고여정은 그를 흘겨보았다.“여보, 현진 씨가 전에 성우였다는 거 잊었어? 목소리를 변조하는 건 현진 씨에게 아주 식은 죽 먹이야.”신우가 멈칫했다.“그러니까, 강운이 여자친구가 강한서 전 와이프란 말이야?”“내가 보기엔 아마도 아주버님이 소진 씨를 강운 씨에게 자꾸 소개해 주려고 하니까 강운 씨가 거절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유현진 씨를 찾아가 변장까지 하며 도와달라고 한 거고. 이 바닥에서 새로운 면모가 나타났으니 절대 의심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 거겠지.”신우는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올렸다.“여보가 의심하고 있었잖아.”고여정이 말했다.“난 그냥 직업병인 거고.”“일이 점점 재밌게 흘러가는데?”신우가 씨익 웃었다.“여보야, 만약 강한서가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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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강한서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누가 여자친구를 데려왔다고?”“강운이, 주강운이.”신우가 말했다.“둘이 사이가 그렇게 좋으면서 그것도 몰랐어?”강한서가 입술을 틀어 물었다.전에 한성우가 모임을 주최한 적이 있었다. 그는 참석했지만 주강운은 일이 바빠 참석하지 못했고 그렇게 그 후로 그들은 모인 적이 없었다.‘주강운이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 그럼 한성우가 분명 내 앞에서 말했을 텐데?'강한서는 다소 의아한 듯이 물었다.“어느 가문 여자인지 알아?”신우가 멈칫하더니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그건 아직 물어보지 않았어. 얼굴이 낯설어서 이 바닥 사람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거든. 아주 기품이 흘러넘쳤는데 음악 선생님이라고 하더라고.”강한서는 한참이나 머릿속에 비슷한 인물을 떠올려 보았지만, 전혀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는 주강운이 평범한 집안의 여자를 사귀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차피 주강운의 집안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으니까.하지만 강한서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그럼 아주 좋은 소식이네.”신우는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강한서는 그런 그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뭐야, 왜 그래?”“아니야, 그냥 우리 여보가 나한테 장난을 치고 있었거든.”고여정은 그를 흘겨보며‘장난해?'라는 눈빛을 보냈다.신우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더니 이내 살짝 살을 꼬집었다. 그는 강한서에게 말했다.“얼른 와. 결혼식 곧 시작이야.”강한서는 바로 대답을 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유현진에게서 걸려 온 부재중이 여러 개 있었다.그는 유현진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유현진의 휴대폰은 꺼져있었다.카톡에도 유현진이 그저 그에게 푹 쉬라는 문자만 와 있었다.강한서는 그녀에게 답장을 남겼다.「이따가 너한테 갈게.」그는 휴대폰을 넣고 공항을 나섰다.유현진의 휴대폰은 이미 전원을 꺼둔 채 웨딩홀 관계자에게 보관되고 있었다.주강운은 그녀에게 신진성의 신부가 다소 특별한 사람이라 현장에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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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주강운은 인맥이 아주 넓은 사람이었고 그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는 사람도 엄청 많았다.인사를 마친 사람들은 바로 그녀에 관해 물었다.주강운은 그들에게 당연히 차현진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유현진은 너무 미소만 짓고 있었던 나머지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다.그녀는 순간 강한서와 함께 이런 파티에 참석했을 때가 그리웠다. 강한서는 마치 걸어 다니는 설산 같았고 특히 친분이 없는 사람이 그에게 인사를 나누었을 때 비록 인사를 해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지만, 그는 항상 상대가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고 가버릴 때까지 차가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예전에 그녀는 강한서의 차가운 얼굴 때문에 사람들이 다가오기를 꺼린다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의 차가운 얼굴은 수많은 불필요한 대화를 없애준 것 같았다.웨딩홀은 내부는 인테리어는 낭만적인 요소들로 가득했고 현장에 배치한 꽃도 생화였다. 생화를 썼다는 부분에서 이미 이 결혼식이 얼마나 호화로운 결혼식인지 알 수 있었다.그녀가 강한서와 결혼할 때 배치한 꽃도 생화이기도 했다. 심지어 답례품마저 자단으로 만든 팔찌였고, 팔찌는 주문 제작한 것이었고 개당 몇십만 원을 초과했다.원래대로라면 결혼식 답례품은 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어야 했지만 강한서는 회사 일로 바빴고 신미정은 두 사람의 결혼식에 엄청난 불만을 보이었으며 정인월은 어르신이었기에 이런 힘든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강씨 가문에서 예물을 많이 준 것도 사실 유씨 가문에서 답례품을 준비하길 바랐던 것도 있었다.유상수는 당연히 기뻐했었다. 그러나 그가 준비한 답례품은 기껏해야 사탕과 초콜릿이었다. 조금 가격대가 있는 물건은 바로 쿠키 세트였다.결혼식 바로 전날, 그녀와 강한서가 미리 결혼식장에서 예행연습을 해볼 때에서야 유상수가 무엇을 답례품으로 준비했는지 알게 되었고 비록 정인월은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전혀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였다.그러나 유상수는 계속 자신이 답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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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아, 그래.”한성우는 유현진을 힐금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를 보면 볼수록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이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다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오른 듯했다.“아, 혹시...”말을 마치기도 전에 등 뒤에서 조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기 앉아도 될까요?”고개를 돌린 한성우의 시야엔 조준과 차미주의 모습이 들어왔다.차미주는 평소에도 잘 안 하던 화장까지 하고 예쁜 드레스까지 입고 왔다. 큰 눈에 활기찬 그녀의 모습은 마치 발랄한 소녀 같았고 평소의 보이시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한성우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차미주가 조준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에 순식간에 표정이 차갑게 굳어져 버렸다.그는 조준을 흘겨보다가 이내 차미주에 시선을 옮겼다.“네가 여긴 웬일이냐? 너도 진성 형이랑 아는 사이였어?”차미주는 당연히 신진성과 친분이 없었다. 그녀가 친분이 있는 쪽은 바로 신부 쪽이었다. 예전에 그녀는 신부와 함께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적이 있었고 사이도 나쁘지 않은 친구기도 했다. 신부가 그녀에게 청첩장을 보낸 것이었기에 그녀가 결혼식에 온 것이었고 조준과는 정말로 우연히 호텔 로비에서 만난 것이었다.차미주는 그를 훑어보았다.“너도 오는 곳을 내가 왜 오면 안 되는데?”최근엔 왠지 모르게 한성우만 보면 그녀는 짜증이 밀려왔다.한성우는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만 보면 짜증이 확 났다.그녀는 원래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조준을 만나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였다. 그러나 한성우를 보게 되자마자 바로 기분이 더러워지게 되었다.한성우는 눈썹 사이를 구겼다.“알지도 못하는 사람 결혼식에 지금 하객 행세하며 저녁 먹으러 온 거냐?”차미주는 순간 아주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누가 하객 행세를 하고 저녁 먹으러 와? 나도 축의금을 냈거든? 그리고 누가 모르는 사람 결혼식에 왔다고 너한테 말했어? 내가 누구를 알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정말 어이가 없어!”말을 마친 그녀는 조준의 팔을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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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비행기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지?'‘낙하산이라도 타고 왔나?'‘설마 내가 남긴 문자를 못 본 건가? 나인 줄도 모르는 거 아니야?'유현진이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한성우가 입을 열었다.“너 왜 혼자 왔냐? 형수님은?”강한서가 멈칫하더니 말을 고쳤다.“난 싱글이야.”아마도 자신이 주강운처럼 누군가에게 끌려가 여자를 소개받을 것이 두려웠던 그는 바로 한마디 보태었다.“지금도 마음을 되돌리는 중이고.”“...”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한서는 그녀와 한 약속대로 둘의 관계를 사람들에게 밝히지 않은 것이었다.하지만 그가 한 말은 밝히나 마나 딱히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한성우는 원래 그를 놀릴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에 유현진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때 강한서는 항상 그에게 사소한 다툼이라며 ‘부부 사이의 소소한 취미'와 같은 말로 그가 아직 유현진과 헤어지지 않았음을 알렸다.그런데 현재 강한서는 자신의 입으로 직접 싱글이라고 말했다. 그럼 단 한 가지의 가능성밖에 없었다. 바로 강한서가 이미 유현진의 마음을 되돌렸다는 것이다.‘제기랄!'‘조금 더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한성우는 속으로 투덜대고 있었다. 특히 주강운마저 여자친구를 사귄 모습을 보니 더 짜증이 났다.그는 차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 차미주는 현재 조준과 소곤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다가 다시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을 보니 그는 순간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그는 시선을 옮겨 유현진을 보았다.“차현진 씨, 혹시 학교에 여교사가 많아요? 괜찮은 여교사가 있으면 저한테도 좀 소개해 주세요.”차미주는 순간 멈칫하더니 그를 훑어보았다.“여자친구가 있는 거 아니었어?”“뭐? 누가 그래?”한성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난 솔로야.”“아니, 분명...”말을 하던 차미주는 순간 주위에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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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강운아, 이젠 좀 말해주라.”한성우는 턱을 괴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두 사람 어떻게 만나게 된 거야?”한성우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궁금하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한 사람이 바로 주강운이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여자친구를 결혼식에 데려왔으니 여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주강운은 멈칫하곤 유현진을 보았다.이 문제에 대해 입을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유현진은 오히려 덤덤한 표정으로 주스를 홀짝이더니 말했다.“주변 친구 찾기로요.”“푸흡--”차미주는 하마터면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뿜어낼 뻔했다.그녀는 맞은 편에 앉은 여자를 쳐다보았다.‘이 말투, 그리고 헛소리까지. 왜 전부 현진이랑 닮아 보이는 거지?'예전에 동창회에서도 누군가 유현진에게 남편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유현진은 아주 덤덤한 얼굴로 말했었다.“소개팅 앱에서 추천해 줬어.”한성우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하늘중학교에서 근무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거긴 강운이의 변호사 사무실과는 거리가 꽤 있을 텐데요? 이삼십 킬로미터 떨어진 거로 알고 있는데요?”유현진은 아주 침착한 얼굴로 답했다.“전에 강운 씨 사무실 근처에서 다른 변호사님께 이혼 소송을 맡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근처에서 좀 오래 살았었어요.”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주강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강운은 혹시라도 유현진이 아는 사람들 앞이라 행여라도 들킬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유현진은 마치 이곳이 자신의 무대인 것 마냥 뻔뻔하게 연기를 했다.“이... 이혼 소송이요?”한성우는 믿기지 않았다. 주씨 가문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주강운이 감히 이혼녀와 사귀고 있을 줄은 몰랐다.유현진이 침착하게 말했다.“저 말고 제 다른 가족이요.”“...”한성우는 어이가 없었다.‘무슨 말을 이렇게 오해하게 해?'강한서는 자리에 앉은 후부터 별다른 말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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