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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다소 넋을 잃은 표정에 두 눈빛엔 살짝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는 듯한 그의 모습을 본 유현진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강운 씨? 주 변호사님?”

그녀는 계속 그를 불렀고 주강운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는 자신이 방금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는 것을 자각했고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나직하게 말했다.

“조금 놀랍네요. 정말로 다른 사람 같아요.”

유현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저도 방금 거울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이런 메이크업을 저도 처음 해보거든요. 정말 변장술 같네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브러쉬를 정리하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만 찍는다면 누구도 알아보진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일상적인 접촉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래도 화장을 한 게 살짝 티가 날 거예요. 다만 손님분의 본판이 너무 좋으셔서 단번에 알아보진 않을 거예요.”

유현진은 바로 주강운에게 장난을 쳤다.

“뭔가 가짜를 진짜로 둔갑하는 거 같지 않아요?”

주강운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는 유현진의 등 뒤에 서서 그녀가 앉은 의자에 손을 올렸다. 고개를 든 그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더니 이내 갑자기 웃음을 살짝 터뜨렸다.

유현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요?”

“방금까지 호칭을 어떻게 정할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 현진 씨가 저한테 차현진이라고 했던 게 떠올라서요.”

“...그때 기억은 더는 꺼내지 말아 줘요.”

‘창피해.'

주강운이 웃음을 보였다.

“왜요, 그 이름도 아주 좋은데요. 오늘 저녁엔 제가 차현진 씨라고 불러드릴게요. 직업은 뭐로 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유현진이 답했다.

“인체 표면에 있는 더러운 것을 청소하는 전문가요.”

“???”

주강운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끼어들었다.

“간략하게 세신사예요.”

“...”

주강운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안 웃겨요?”

유현진은 사실 그에게 농담을 던진 것이었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주강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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